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아동을 대상으로 신체 접촉 없이 말로만 이루어진 성적인 언사, 즉 성희롱성 발언이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입건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그냥 농담으로 한 말인데 무슨 학대냐”, “손 한 번 안 댔는데 성범죄까지는 아니지 않냐”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동보호전문기관 신고나 고소장이 접수되고 나면,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는 해명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행위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신체 접촉 여부나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그 발언이 아동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객관적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주체를 부모 등 법률상 보호자로 한정하지 않고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 전체로 넓게 규정하고 있어, 생각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사람들이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됩니다.
아래에서는 성적인 말만 한 경우에도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로 인정되는 기준과, 실제로 문제가 됐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신체 접촉이 없어도 성적인 말만으로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가 성립합니다
아동복지법이 금지하는 성적 학대행위에는 언어적 성희롱도 포함됩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제2호는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은 신체 접촉이 있는 추행이나 간음만을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즉 말이나 표정, 몸짓만으로도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준다면 그 자체로 금지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성범죄’라고 하면 신체 접촉이 있는 강제추행이나 준강간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손도 안 댔는데, 말만 몇 마디 한 건데’라는 생각으로 사안을 가볍게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동복지법은 형법상 성범죄와 별도로, 아동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언사 자체를 규율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동복지법 제3조제7호는 아동학대를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체는 부모나 어린이집·학교 교사 등 법률상 보호자에 한정되지 않고, 아동을 마주하는 성인 전반을 포함합니다. 친척, 이웃, 학원 강사, 지인 등 보호자가 아닌 성인이 한 성적인 말도 이 조항의 규율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신체 접촉이 없고 행위자가 보호자가 아니더라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적인 말 자체가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2. “장난이었다”, “교육 차원이었다”는 해명은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성적 학대행위 여부는 행위자의 의도가 아니라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됩니다.
조사 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해명은 “장난이었다”, “버릇을 고쳐주려고 한 말이었다”, “아이가 못 알아들을 줄 알았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성적 학대행위 성립 여부는 행위자가 어떤 마음으로 그 말을 했는지가 아니라, 그 발언이 객관적으로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위험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 및 피해아동의 의사·성별·연령, 피해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그 행위가 피해아동의 인격 발달과 정신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0도12419 판결).
즉 아이가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는지, 그 자리에서 항의하거나 싫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는지는 성립의 필수 조건이 아닙니다. 오히려 대법원은 아동이 명시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에 기인한 것은 아닌지를 가려보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장난이었다”, “그런 뜻이 아니었다”는 해명은, 발언 당시 이미 성립한 성적 학대행위를 지워주지 못합니다.
3. 신체 접촉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말로 이루어진 성희롱도 형법상 추행죄와 별개로 아동복지법위반죄가 성립합니다.
“몸에 손을 대지 않았으니 형법상 강제추행은 아니지 않냐”는 주장은 형법 관점에서는 일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동복지법 제17조제2호는 형법상 추행·간음죄와 별개의 독자적인 금지행위이고, 신체 접촉을 성립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중학교 체육교사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 앞에서 신체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발언을 한 사안에서, 신체 접촉이 전혀 없었음에도 그 발언 자체가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으로서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1. 7. 21. 선고 2021도5328 판결).
여러 아동 앞에서 한 발언인지, 특정 아동 한 명을 상대로 한 발언인지도 성립 여부를 좌우하는 절대적 기준은 아닙니다. 발언의 구체적 내용과 상황, 반복성, 그로 인해 아동이 실제로 느낀 불쾌감·수치심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뿐입니다.
“몸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사정은 형법상 추행죄 성립 여부와는 별개로, 아동복지법위반죄 성립을 막는 방어 논리가 되지 못합니다.
4. 발언의 반복성과 대상 아동 수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한 번의 발언도 처벌 대상이지만, 반복되거나 다수 아동을 상대로 했다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아동복지법 제71조제1항제1호의2는 제17조제2호를 위반해 아동에게 성적 학대행위를 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신체 접촉이 있는 강제추행 등에 비해 가볍게 여겨지기 쉽지만, 법정형만 놓고 보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닙니다.
특히 같은 아동 또는 여러 아동을 상대로 성희롱성 발언을 반복한 경우에는 상습범으로 형이 가중될 수 있고, 피해 아동이 다수라면 각 아동에 대한 범행이 별도로 평가되어 처벌 수위가 함께 올라갈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한두 마디 한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신고나 진정이 접수된 뒤에야 비로소 그동안의 발언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는 사실이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초범인지, 발언 경위,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등은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양형 단계에서는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5. 조사 통보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 태도와 자료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아동복지법위반 사건은 통상 ①아동보호전문기관 또는 학교 등을 통한 신고·고소장 접수(관할 경찰서, 수원 지역 사업장·거주지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피의자·참고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안에 따라 아동학대 관련 사건 처리 절차가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상황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가 된 발언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몇 차례 있었는지 기억나는 대로 시간 순서로 정리합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사람, 문자·메신저 대화 등 발언 경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합니다.
피해를 주장하는 아동 및 보호자와의 관계,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를 객관적으로 파악합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아동복지법 및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성적 학대행위 해당 여부에 대한 법리적 다툼과 양형 대응을 함께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아동에게 한 말 몇 마디 때문에 아동복지법위반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나 제자가 성적인 말을 들었다고 호소하는 보호자 입장에서는 그 발언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내용으로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고, 목격자나 대화 기록을 확보하는 것이 신고와 이후 대응 모두에서 중요합니다.
반대로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도 “장난이었다”는 해명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발언의 구체적 경위와 맥락, 그 발언이 실제로 아동에게 미친 영향을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아동복지법위반 사건에서 피해 아동 측과 조사를 받는 당사자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법리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말 몇 마디였을 뿐”이라는 생각으로 넘기기에는 법정형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에게 성적인 말만 하고 몸에는 손도 대지 않았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제2호는 신체 접촉이 아니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 자체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어, 말로만 이루어진 성적 언사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그냥 농담으로 한 말인데도 아동학대가 되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그 발언이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주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Q. 저는 부모도 아니고 어린이집 교사도 아닌데, 아동복지법위반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의 주체는 법률상 보호자에 한정되지 않고,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 전체를 규율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Q. 아이가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은데도 성립하나요?
A. 아동이 발언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는지, 그 자리에서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는지는 성립의 필수 조건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Q. 딱 한 번 한 말인데, 여러 번 반복한 경우와 처벌에 차이가 있나요?
A. 한 번의 발언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같은 아동이나 여러 아동을 상대로 반복했다면 상습범으로 형이 가중되거나 다수 피해자에 대한 범행이 함께 평가되어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Q. 형사처벌 외에 다른 불이익도 있나요?
A.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과 별도로 일정 기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이 제한되는 등 행정상 불이익이 따를 수 있어, 형사 대응 단계에서부터 이 부분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Q. 피해 아동 보호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합의나 처벌불원 의사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합의 여부와 그 경위는 이후 양형 단계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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