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부당파기 대응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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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혼 부당파기 대응 방법 

박수범 변호사

"혼인신고를 안 했으니 아무것도 못 받는다"는 말, 사실이 아닙니다

10년을 함께 살았고, 양가 부모님도 오갔고, 주변에서는 모두 부부로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관계를 끝내고 집을 나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담을 오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서류상 남남인데 방법이 있나요."

있습니다. 우리 법원은 혼인신고가 없더라도 부부로서의 실체가 있었다면 그 관계를 보호합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관계를 깨뜨린 쪽에는 책임을 묻습니다.


청구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부당파기에 대한 위자료입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사실혼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행위는 불법행위가 됩니다. 관계를 유지해 온 기간, 파탄에 이른 경위, 상대방의 유책 정도, 자녀 유무 등에 따라 금액이 정해집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파기에 가담한 제3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부모가 적극적으로 관계를 깨뜨린 사안, 상간자가 개입한 사안에서 공동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둘째, 재산분할입니다.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 부분인데, 사실혼이 해소된 경우에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함께 사는 동안 형성한 재산에 대해, 명의가 누구 앞으로 되어 있든 기여도에 따라 나누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는 위자료보다 재산분할이 결과를 좌우하는 사건이 훨씬 많습니다. 상대방 명의의 아파트나 예금이 문제 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승패는 여기서 갈립니다: "사실혼이 맞는가"

소송의 8할은 이 쟁점입니다.

상대방은 거의 예외 없이 같은 주장을 합니다. "결혼한 게 아니라 그냥 같이 산 것뿐이다." 동거와 사실혼을 가르는 선에서 사건 전체가 결정됩니다.

법원이 보는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서로 혼인할 의사가 있었는지, 그리고 실제로 부부로서의 공동생활이 있었는지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로는 다음이 있습니다.

  • 결혼식이나 상견례의 흔적 — 청첩장, 예식 사진, 하객 명단, 예물·예단 관련 자료

  • 양가와의 교류 — 명절이나 가족 행사 참석 사진, 가족 단체 대화방, 경조사 기록

  • 주변의 인식 — 부부로 호칭한 대화 내용, 지인·직장 동료·이웃의 진술

  • 생활의 결합 — 동일 주소의 주민등록, 임대차계약, 공동 계좌나 생활비 이체 내역, 보험 수익자 지정, 의료기관 보호자란 기재

  • 자녀 — 출산과 양육 관련 자료

  • 함께 형성한 재산의 흐름 — 매수 자금의 출처, 대출 상환 내역

한두 가지로는 부족합니다. 여러 자료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사실혼이 인정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흩어져 있는 자료를 하나의 그림으로 구성하는 작업이 이 사건의 본질입니다.


상대방이 반드시 꺼내는 두 번째 반박

사실혼이 인정되고 나면 다음 방어선이 나옵니다. "헤어진 건 저 사람 잘못 때문이다."

파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은 폭언이나 폭력, 외도, 경제적 무책임, 가족과의 갈등 등을 이유로 내세웁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관계가 끝나기 직전 몇 개월의 기록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어느 쪽이 먼저 나갔는지, 나가면서 무슨 말을 했는지, 생활비가 언제부터 끊겼는지, 다른 사람이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결론을 바꿉니다.

관계가 흔들리는 시점의 대화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나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유입니다.


반드시 알아두셔야 할 함정

상대방이 사망하여 관계가 끝난 경우에는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오랜 세월 함께 살았더라도, 혼인신고가 없으면 상속권이 없습니다. 그리고 사망으로 종료된 사실혼에 대해서는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 이혼과 사별의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지점입니다.

이 경우에는 다른 경로를 찾아야 합니다. 함께 재산을 형성한 부분에 대한 별도의 법률관계, 유족연금이나 주택임차권 승계처럼 사실혼 배우자에게 인정되는 제도들을 개별적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결론이 사안마다 크게 갈리므로 반드시 개별 상담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 상대방에게 법률상 배우자가 따로 있는 상태에서 형성된 관계는 원칙적으로 보호받지 못합니다. 다만 그 법률혼이 사실상 형해화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 사례들이 있습니다.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재산분할 청구는 사실혼이 해소된 날부터 2년 안에 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권리 자체가 사라집니다. 소멸시효처럼 중단시킬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어서, 놓치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손해배상 청구에도 별도의 기간 제한이 따릅니다.

마음을 추스르는 데 1년, 2년을 보내다 상담을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타깝지만 그사이에 가장 큰 권리가 사라져 있는 사건을 실제로 접합니다. 당장 소송을 결정하지 못하셨더라도, 기간만은 확인해 두셔야 합니다.


정리하며

사실혼 부당파기 사건은 감정을 다투는 소송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사실관계 중심적인 사건입니다. 결혼식을 했는지, 양가가 오갔는지, 생활비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재산은 누구 돈으로 샀는지 — 이런 구체적인 사실들이 결과를 만듭니다.

혼인신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하지 마십시오. 반대로, 오래 함께 살았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어떤 자료가 남아 있는지에 따라 사건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관계가 정리된 지 오래되지 않았다면, 상대방이 자료를 정리하기 전에 검토받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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