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약 기간이 남았는데 전근, 입주 일정 변경, 가족 사정으로 먼저 이사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차인이 나가겠다고 통보하면 즉시 계약이 끝나고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기간을 정한 임대차는 원칙적으로 약정한 만료일까지 존속합니다. 임차인에게 중도해지권을 준 특약, 임대인의 동의, 법정 해지사유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새 임차인을 구했다는 사정과 기존 계약의 종료도 자동으로 같은 뜻은 아닙니다. 종료일, 보증금 반환일, 중개보수와 공실비용 부담, 주택 인도 시점을 서면으로 확정해야 불필요한 공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 기간이 정해진 계약인지 확인합니다
계약서의 시작일과 종료일, 갱신계약 여부, 중도해지 특약을 봅니다. 민법은 기간을 정하지 않은 건물 임대차에서 임차인의 해지 통고 후 일정 기간이 지나 효력이 생기는 구조를 두지만, 기간을 정한 임대차에서는 당사자가 기간 중 해지권을 유보한 경우에 그 규정을 준용합니다. 따라서 2년으로 정한 전세계약에 아무런 특약이나 해지사유가 없다면 임차인의 단순 통지만으로 즉시 끝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묵시적으로 갱신된 주택임대차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특별 규정이 적용됩니다.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 통지를 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는 처음부터 기간이 남아 있는 고정기간 계약의 중도해지와 다른 제도입니다.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 갱신된 계약의 해지, 합의갱신서에 별도 기간을 둔 경우도 계약 문언과 주택임대차보호법을 함께 검토합니다. ‘갱신’이라는 말만 보고 모두 3개월 규칙을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 중도해지 특약의 문구를 좁혀 읽습니다
‘임차인의 사정으로 중도해지할 수 있다’, ‘새 임차인이 정해지면 반환한다’, ‘전근 시 해지할 수 있다’ 같은 특약이 있다면 발동 요건과 효과를 살핍니다. 통지 기간, 증빙자료, 새 계약 체결 여부, 중개보수 부담이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단순히 ‘협의한다’는 문구는 곧바로 일방적 해지권을 준 것인지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약에 위약금이나 일정 기간의 비용 공제가 있다면 실제 손해와 별개로 지급하기로 한 위약금인지,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한 것인지 구별해야 합니다.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 예정에 해당하는지도 문제 됩니다. 임대인이 요구하는 모든 비용이 계약서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두로 ‘언제든 나가도 된다’고 합의했다면 통화녹음, 문자, 중개사 대화와 후속 행동을 보존합니다. 다만 표현이 모호하면 종료 자체는 동의했는지, 반환일만 협의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우므로 다시 서면으로 정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 합의해지는 종료일과 돈을 함께 정합니다
임대인과 합의해지하는 경우에는 ‘중도해지에 동의한다’는 한 줄만 남기지 않습니다. 정확한 종료일, 주택 인도일, 보증금 반환액과 지급일, 인정할 공제, 열쇠 교부 방법을 적습니다. 새 임차인 계약을 조건으로 한다면 언제까지 어떤 상태가 돼야 조건이 충족되는지 명시합니다.
중개보수는 기존 임차인이 법률상 언제나 부담하는 비용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중도해지 경위와 특약, 실제 중개의뢰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합의서에 부담 주체와 상한을 정합니다. 도배·청소·수리비도 통상 손모와 임차인 책임 훼손을 나눠 근거자료를 확인합니다.
임대인이 일부 보증금만 먼저 주는 경우에는 수령액, 남은 원금, 최종 지급일과 권리유보를 적습니다. 일부 지급을 받았다는 이유로 나머지 반환청구나 지연손해금까지 포기한 것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정산 범위를 분명히 합니다.
🏠 새 임차인 모집과 기존 계약을 분리합니다
실무에서는 임차인이 새 임차인을 구해 오면 보증금을 반환하기로 협의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후속 임차인의 계약금 지급, 잔금일, 입주일이 각각 다를 수 있습니다. 어느 시점에 기존 계약을 종료하고 보증금을 지급할지 정하지 않으면 새 계약이 깨졌을 때 책임을 놓고 다시 분쟁이 생깁니다.
기존 임차인이 중개업소에 매물을 내놓을 때에는 임대인의 권한과 희망 조건을 확인합니다. 임대인을 대신해 새 계약을 체결하거나 계약금을 받을 권한까지 있다고 오해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기존 임차인이 새 임차인에게 직접 보증금을 받는 방식은 채권양도·상계·3자 합의가 얽힐 수 있으므로 당사자 모두가 금액과 지급 효과를 서면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후속 임차인이 구해지지 않았다고 임차인이 무조건 만료일까지 실제 거주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계약이 존속한다면 차임 상당액·관리비·목적물 보관 의무 문제가 남을 수 있습니다. 빈집으로 두더라도 열쇠와 점유를 누구에게 넘겼는지 기록합니다.
🔑 보증금과 인도는 실행 순서를 맞춥니다
합의해지로 계약이 끝나도 보증금 반환과 주택 인도는 동시이행 관계가 문제 됩니다. 임차인은 이사일, 열쇠 교부, 짐 반출 완료를 구체적으로 알리고 반환계좌를 제시합니다. 임대인은 보증금 지급 준비와 공제내역을 알려야 합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먼저 전출해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고 등기가 완료됐는지 확인한 뒤 이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도해지 합의가 있다는 것만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자동 보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환보증에 가입했다면 합의해지가 보증사고 요건과 보증기관의 승인·통지 절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먼저 확인합니다.
✅ 중도해지 기록표를 만듭니다
계약 만료일, 해지 통지일과 도달일, 특약 문구, 임대인의 동의일, 합의 종료일, 새 임차인 계약일, 주택 인도일과 보증금 지급일을 한 표에 적습니다. 통지와 합의를 섞지 않고 각 단계의 증거를 붙입니다.
기간 중 이사는 개인 일정의 문제지만 보증금 반환일은 계약 종료의 법적 근거에 달려 있습니다. 특약상 해지인지, 합의해지인지, 묵시적 갱신 후 해지인지, 임대인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지인지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그 구분이 끝나야 공제 가능한 비용, 반환기한과 지연손해금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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