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이라며 나선 사람과 계약을 맺고 서명까지 마쳤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에게 애초에 대리권이 없었다면 계약은 어떻게 될까요? 이런 무권대리 계약은 본인이 추인해야만 비로소 효력이 생기는 구조라, 상대방은 본인이 추인할지 거절할지 알 수 없는 채로 계약의 운명이 붕 떠버린 상황에 놓입니다. 본인이 몇 달이고 대답을 미루면 상대방은 지급한 대금을 돌려받을 수도, 계약을 그대로 이행받을 수도, 다른 거래로 넘어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집니다. 민법은 이런 상대방을 위해 본인에게 확답을 재촉하는 최고권과, 아예 계약관계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는 철회권이라는 두 가지 수단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무권대리 계약에서 상대방이 처한 지위와, 최고권·철회권을 실제로 어떻게 행사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무권대리란 무엇인가 — 대리권 없는 계약의 효력
대리제도는 대리인이 본인을 대신해 법률행위를 하고 그 효과를 본인에게 직접 귀속시키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대리인이라고 나선 사람에게 애초에 대리권이 없었다면, 그 계약은 대리행위로서 성립 요건을 온전히 갖추지 못한 것이어서 특수한 취급을 받습니다. 민법 제130조는 "대리권 없는 자가 타인의 대리인으로 한 계약은 본인이 이를 추인하지 아니하면 본인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즉 무권대리 계약은 처음부터 완전히 무효인 계약이 아니라, 본인이 추인하면 유효해질 여지가 남아 있는 계약입니다. 이 점에서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처럼 애초에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계약과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실무에서 무권대리는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합니다. 자녀가 부모의 위임장 없이 부모 명의 부동산 매매계약을 대신 체결하거나, 배우자 한쪽이 다른 배우자 명의 예금이나 부동산을 처분하겠다며 나서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회사 직원이 대표이사의 명시적 위임 없이 회사 명의로 거래처와 계약서에 서명하는 경우, 형제자매 중 한 명이 공동상속받은 부동산 전체를 다른 상속인들의 동의 없이 매도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사례에서 계약 상대방은 계약 당시에는 상대편이 정당한 대리권을 가진 것으로 믿고 서명·계약금 지급까지 마치는 경우가 많아, 뒤늦게 대리권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당혹스러운 처지에 놓입니다.
무권대리 계약이 특수한 이유는 계약의 다른 성립 요건, 즉 당사자·목적·의사표시는 모두 온전한데 오직 '대리권'이라는 요건 하나만 빠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인이 나중에 추인하면 이 하나의 흠이 치유되어 계약은 처음부터 유효했던 것처럼 취급됩니다. 학계와 실무는 이런 상태를 '유동적 무효'라 부르는데, 본인의 추인이라는 조건이 성취되기 전까지 계약의 효력이 붕 떠 있다는 뜻입니다. 이 유동적 무효 상태가 상대방에게 어떤 불이익을 주는지는 다음 항목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무권대리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인 계약이 아니라, 본인의 추인 여부에 따라 유효와 무효가 갈리는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다.
붕 뜬 상태 — 본인 추인 전 상대방이 놓인 불안정한 지위
본인이 추인하면 민법 제133조에 따라 그 효력은 원칙적으로 계약 체결 시로 소급합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유효했던 계약을 이행받거나 이행하면 되므로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추인을 거절하면 계약은 그 순간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고, 상대방은 이미 지급한 계약금이나 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하며 원상회복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문제는 본인이 추인할지 거절할지 스스로 결정하기 전까지, 상대방은 둘 중 어느 결과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는 채로 기다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더 곤란한 점은 본인이 이 결정을 언제까지 내려야 한다는 기한이 법에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대답을 미루면 상대방은 계약 목적물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팔거나 활용할 계획을 세울 수도, 계약을 완전히 접고 다른 거래를 알아볼 수도 없는 상태로 묶여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사려던 매수인이 전매 계획까지 세워뒀는데 매도인 측의 무권대리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 본인의 추인 여부가 정해질 때까지 전매도 계약 해제도 진행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부동산처럼 가격 변동이 큰 거래일수록 이런 불확실성 자체가 곧바로 경제적 손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상대방의 불안정한 지위를 방치하지 않도록, 민법은 상대방이 스스로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두 가지 수단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하나는 본인에게 결정을 재촉하는 최고권이고, 다른 하나는 아예 계약관계에서 빠져나오는 철회권입니다. 두 권리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아 상대방은 상황에 맞춰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순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권리가 각각 어떤 요건과 효과를 가지는지 다음 항목부터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본인이 추인하면 계약은 체결 시로 소급해 유효가 되고(제133조), 거절하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다 — 상대방은 그 사이에서 아무 것도 확정하지 못한 채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최고권 — 상당한 기간을 정해 확답을 요구하는 방법
민법 제131조는 "대리권 없는 자가 타인의 대리인으로 계약을 한 경우에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본인에게 그 추인여부의 확답을 최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최고권은 상대방이 본인을 상대로 '추인할 것인지 거절할 것인지 이 기간 안에 답을 달라'고 요구하는 권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당한 기간'은 법이 며칠이라고 못박아두지 않고, 계약의 성질·규모와 본인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종합해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는 기간으로 정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짧은 기간을 정해 사실상 확답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최고로서 적법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최고는 법이 특정 방식을 요구하지 않아 구두로도 가능하지만, 실무에서는 발송 사실과 내용을 뒤에 명확히 증명할 수 있도록 내용증명우편을 활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최고서에는 문제 된 계약과 무권대리 사실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확답을 받을 상당한 기간을 명시하며, 그 기간 안에 확답이 없으면 추인을 거절한 것으로 본다는 법률효과까지 함께 고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렇게 서면으로 남겨두면 이후 본인이 최고 사실 자체를 다투거나 기간 산정을 두고 분쟁이 생기더라도 대응하기 수월해집니다.
최고권의 특징은 상대방이 계약 당시 대리권 없음을 알았는지(악의) 몰랐는지(선의)를 전혀 따지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조문 어디에도 상대방의 선의를 요구하는 문구가 없어, 대리권이 의심스럽다는 사실을 알고 계약했던 상대방도 최고권만큼은 그대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뒤에서 살펴볼 철회권이 선의인 상대방에게만 인정되는 것과 뚜렷이 대비되는 지점이며, 자신이 계약 당시 대리권 유무를 의심했는지 불분명한 경우라도 최고권은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수단이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고권은 상대방의 선의·악의를 묻지 않고 누구나 행사할 수 있다 — 이 점이 철회권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확답이 없으면 거절로 간주 — 최고의 실무적 효과
민법 제131조 후단은 "본인이 그 기간내에 확답을 발하지 아니한 때에는 추인을 거절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본인이 최고를 받고도 침묵하면, 법이 그 침묵에 '거절'이라는 법률효과를 강제로 부여하는 것입니다. 본인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무기한 기다리게 하지 않으려는 취지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확답을 발하지 아니한 때'라는 문구가 도달이 아니라 발신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본인이 정해진 기간 안에 확답을 발송하기만 하면 이 요건은 충족되고, 그 확답이 상대방에게 실제로 도달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취급됩니다. 다만 추인이나 거절의 의사표시로 상대방에게 대항하려면 민법 제132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이루어져야 하므로, 본인 입장에서도 확답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실제로 전달되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최고서를 6월 1일에 발송하며 확답 기한을 6월 15일로 정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본인이 6월 15일까지 아무런 확답도 발송하지 않으면, 그다음 날부터 이 무권대리 계약은 법률상 당연히 추인이 거절된 것으로 확정됩니다. 이렇게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면 상대방은 더 이상 본인의 추인 여부를 기다릴 필요 없이, 이미 지급한 계약금 등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하거나 다른 거래를 곧바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최고 기간 안에 본인이 확답을 발송하지 않으면 법률상 당연히 추인을 거절한 것으로 확정된다 — 상대방이 무한정 기다릴 필요가 없어지는 지점이다.
철회권 — 계약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는 방법
민법 제134조는 "대리권없는 자가 한 계약은 본인의 추인이 있을 때까지 상대방은 본인이나 그 대리인에 대하여 이를 철회할 수 있다. 그러나 계약당시에 상대방이 대리권없음을 안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합니다. 최고권과 달리 철회권은 계약 체결 당시 상대방이 대리권 없다는 사실을 몰랐던 경우, 즉 선의인 경우에만 인정됩니다. 대리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계약을 맺었다면 그 위험을 스스로 감수한 것으로 보아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조문이 배제하는 것은 '안 때', 즉 실제로 알았던 경우뿐이어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지만 확인하지 않아 몰랐던 경우(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까지는 철회권을 막지 않는 것이 문언의 해석입니다.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다213838 판결은 철회권의 취지에 대해, 무권대리행위는 본인의 추인 여부에 따라 효력이 좌우되어 상대방이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므로 대리권이 없었음을 알지 못한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해 부여된 권리라고 설명합니다. 같은 판결은 상대방이 유효하게 철회하면 무권대리행위는 그 즉시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어, 이후 본인이 뒤늦게 추인하겠다고 해도 더는 추인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나아가 상대방이 계약 당시 대리권 없음을 알았다는 사실은 철회의 효과를 다투려는 본인 쪽에서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밝혀,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의 선의를 증명할 부담까지 지지는 않는다는 점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실무적으로 철회권은 최고권보다 즉각적이고 강력한 수단입니다. 최고는 본인의 반응을 기다려야 하지만, 철회는 상대방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만으로 곧바로 계약을 확정적으로 무효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고권과 달리 대리권 없음을 몰랐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으므로, 나중에 본인 쪽에서 상대방이 계약 당시 대리권 없음을 실제로 알고 있었다고 다투면 철회권 행사 자체가 무효로 뒤집힐 위험이 있습니다. 계약 당시 정황(위임장을 확인했는지, 대리권을 의심할 사정이 있었는지 등)을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나중에 유리합니다.
유효한 철회가 있으면 무권대리행위는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어, 이후 본인은 더 이상 추인할 수 없다.
최고권과 철회권, 언제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나
두 권리는 요건과 효과가 뚜렷이 다르므로, 상대방이 처한 상황에 따라 선택 기준도 달라집니다. 대리권 없음을 계약 당시 실제로 알고 있었다면 철회권 자체가 처음부터 봉쇄되므로 최고권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계약 당시 대리권을 정당하게 믿고 있었고 지금 당장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면, 본인의 반응을 기다릴 필요 없이 철회권으로 곧바로 확정적 무효를 만드는 편이 빠릅니다.
대리권 없음을 계약 당시 몰랐고, 신속히 계약관계를 끊고 싶다 — 철회권을 바로 행사.
대리권 없음을 의심은 했지만 확신이 없거나, 아직 계약을 완전히 포기하고 싶지 않다 — 최고권으로 본인의 확답을 먼저 요구.
대리권 없음을 계약 당시 실제로 알고 있었다 — 철회권은 봉쇄되고 최고권만 행사 가능.
본인의 소재나 의사를 전혀 확인할 수 없다 — 최고를 먼저 보내 무응답을 거절 확정으로 연결하는 편이 안전.
두 권리를 함께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리권 없음을 몰랐던 상대방이라도 곧바로 철회하지 않고 먼저 최고를 보내 본인의 입장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이 확답 없이 기간을 넘기면 자동으로 거절이 확정되므로 별도로 철회권을 행사할 실익이 없어지고, 만약 본인과 연락이 되지 않거나 결론을 빨리 낼 필요가 있다면 그 시점에 철회권으로 전환하면 됩니다.
무권대리인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방법 — 이행 또는 손해배상 청구
본인이 추인을 거절하거나 최고 기간 도과로 거절이 확정되면, 상대방은 계약을 함께 맺었던 무권대리인 개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민법 제135조 제1항은 "다른 자의 대리인으로 계약을 한 자가 그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또 본인의 추인을 얻지 못한 경우에는 그는 상대방의 선택에 좇아 계약의 이행 또는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상대방은 계약 이행과 손해배상 중 유리한 쪽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책임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상대방이 계약 당시 대리권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과실 포함), 또는 무권대리인이 제한능력자(미성년자 등)였을 때는 이 책임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앞서 살펴본 철회권의 배제 사유가 '안 때'(실제 인식)만인 것과 달리, 이 책임은 '알 수 있었을 때', 즉 과실로 몰랐던 경우까지 배제 사유에 포함시켜 상대방에게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판례와 통설은 이 무권대리인 책임을 법이 정책적으로 인정한 법정 무과실책임으로 봅니다. 무권대리인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었더라도,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본인의 추인도 받지 못한 이상 책임을 지게 된다는 뜻입니다. 실무적으로는 부동산처럼 특정물을 이전해야 하는 계약이라면 이행책임을 실제로 이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상대방이 손해배상을 선택하는 사례가 흔합니다.
무권대리인의 책임(제135조)은 대리인의 고의·과실을 묻지 않는 법정 무과실책임이다 — 다만 상대방이 대리권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표현대리가 성립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 상대방이 유효를 주장하는 예외적 경로
무권대리 사안이라고 해서 상대방이 곧바로 최고·철회로만 대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리권이 없는데도 대리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외관이 갖춰져 있고, 그 외관을 본인이 어떤 형태로든 만들어냈거나 방치했다면,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해 그 계약을 유효한 대리행위로 인정하는 표현대리 제도가 있습니다. 민법은 표현대리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규정합니다.
제125조 대리권 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 — 본인이 제3자에게 대리권을 주었다고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주지 않은 경우.
제126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 대리인에게 어느 정도 기본대리권은 있었으나, 그 범위를 넘어선 행위를 상대방이 권한 있다고 믿을 정당한 이유가 있었던 경우.
제129조 대리권 소멸 후의 표현대리 — 과거에는 대리권이 있었지만 소멸한 뒤에도 상대방이 선의·무과실로 그 대리권이 남아있다고 믿은 경우.
실무적 함의는 분명합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무권대리라고 판단되더라도 곧바로 최고나 철회로 넘어가기 전에, 이 세 가지 표현대리 요건에 해당하는지부터 검토해 볼 실익이 있습니다. 표현대리가 인정되면 그 계약은 처음부터 본인에게 유효하게 귀속되므로, 최고나 철회 같은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계약 내용 그대로 이행을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회사 직원이 실제로 유사한 계약을 여러 차례 체결해 온 관행이 있었고 회사가 이를 알면서도 방치했다면, 제126조의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로 계약의 유효를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표현대리 성립을 주장하려면 상대방 스스로 정당한 이유나 선의·무과실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 입증이 쉽지 않고 결국 소송으로 가야 확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표현대리 성립 여부가 불투명한 사안이라면, 그 판단을 기다리느라 시간을 지체하기보다는 최고권부터 먼저 행사해 본인의 확답을 받아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무권대리 계약, 상대방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본인이 스스로 추인이나 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계약은 계속 유동적 무효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상대방이 최고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이 불확실한 상태가 사실상 무기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빨리 결론을 내고 싶다면 최고권을 행사해 확답을 재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최고권을 행사할 때 반드시 내용증명을 보내야 하나요?
A. 법이 특정 방식을 요구하지는 않아 구두로도 가능하지만, 실무에서는 발송 사실과 기간 도과 여부를 뒤에 증명하기 위해 내용증명우편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분쟁이 생겼을 때 최고 사실 자체를 다투는 경우가 많아 서면 증거를 남기는 편이 유리합니다.
Q. 철회권을 행사했는데 나중에 본인이 추인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유효한 철회가 있으면 그 즉시 무권대리행위는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어 본인은 더 이상 추인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17다213838 판결도 상대방의 적법한 철회 후에는 본인의 추인권 자체가 소멸한다고 판시했습니다.
Q. 계약 당시 대리권 없음을 의심은 했지만 확신하지 못한 경우도 철회권을 쓸 수 있나요?
A. 민법 제134조는 계약 당시 대리권 없음을 '안 때'만을 배제 사유로 규정해, 의심만 하고 확신하지 못한 경우처럼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까지는 철회권을 막지 않는 것이 조문의 문언입니다. 다만 실제로 알고 있었는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다투어질 수 있어 계약 당시 정황 증거가 중요합니다.
Q. 무권대리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어떤 범위까지 받을 수 있나요?
A. 민법 제135조에 따른 책임은 법정 무과실책임으로, 계약이 유효했다면 상대방이 얻었을 이익까지 포함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구체적 범위는 계약의 성격과 손해 발생 경위에 따라 사안별로 다르게 판단됩니다.
Q. 무권대리인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A. 민법 제135조 제2항은 무권대리인이 제한능력자인 경우 상대방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이런 경우 무권대리인 개인에게 이행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사안에서는 오히려 본인을 상대로 표현대리 성립 여부를 검토하는 편이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무권대리 계약은 본인이 추인할 때까지 상대방을 불확실한 상태에 묶어두지만, 민법은 상대방 스스로 그 상태를 정리할 수 있는 최고권과 철회권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최고권은 본인에게 결정을 재촉해 무응답을 거절로 확정짓는 간접적 수단이고, 철회권은 상대방이 스스로 계약을 확정적으로 무효화하는 직접적 수단입니다. 계약 당시 대리권 없음을 알았는지, 신속히 관계를 끊고 싶은지에 따라 어느 권리를 행사할지 판단이 달라집니다.
두 권리 모두 시기를 놓치면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상대방이 대리권 존재를 의심할 정황을 발견했다면 계약 이후라도 최대한 빨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곧바로 최고·철회로 넘어가기 전에 표현대리 성립 여부까지 함께 검토해 계약 자체를 살릴 수 있는지 따져보는 것도 실익이 있습니다.
특히 광교를 비롯한 수원·경기남부 지역처럼 가족 간 부동산 처분이나 상속재산 정리 과정에서 대리권 유무를 둘러싼 분쟁이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만큼, 계약 상대방이 실제로 정당한 대리권을 갖췄는지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면 계약 초기 단계에서부터 확인하고 대응 방향을 잡아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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