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대금 조정 신청, 원자재값 오른 뒤 언제까지 어떻게 요구해야 하나
하도급대금 조정 신청, 원자재값 오른 뒤 언제까지 어떻게 요구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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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대금 조정 신청, 원자재값 오른 뒤 언제까지 어떻게 요구해야 하나 

강대현 변호사

철근이든 시멘트든 반도체 부품이든, 계약 당시보다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 그 물량을 실제로 만들어 납품하는 하도급업체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도급법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명문으로 두고 있지만, 어떤 경우에 신청할 수 있는지, 원사업자가 언제까지 협의에 응해야 하는지,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까지 정확히 아는 사업자는 많지 않습니다. 신청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른 채 시간만 흘려보내다 손실을 그대로 떠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원자재값 상승을 이유로 하도급대금 조정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신청 절차, 원사업자가 협의를 미룰 때 밟을 수 있는 다음 단계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하도급대금 조정 신청권 — 하도급법이 인정하는 두 가지 사유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 조정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는 하도급법 제16조의2(공급원가 등의 변동에 따른 하도급대금의 조정)입니다. 이 조항은 수급사업자가 제조등의 위탁을 받은 후 하도급대금의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원사업자에게 서면으로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조정 신청 사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목적물등의 공급원가, 즉 원자재값·부품값 등이 변동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수급사업자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로 납품 시기가 지연되면서 관리비 등 공급원가 외의 비용이 변동되는 경우입니다.

원자재값 상승은 이 중 첫 번째 사유에 정확히 해당합니다. 철근·형강·레미콘 같은 건설자재 가격이 계약 체결 이후 급등해 원래 산정한 공사비로는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는 상황, 반도체 부품이나 원단·화학원료 가격이 급등해 납품 원가가 계약금액을 웃돌게 된 상황이 대표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권리가 원사업자의 재량이나 시혜가 아니라 법이 명문으로 인정한 신청권이라는 점입니다. 원사업자가 "계약은 계약이니 끝까지 그 금액대로 이행하라"고 하더라도, 요건을 갖췄다면 수급사업자는 조정을 신청할 권리 자체를 갖고 있습니다.

  • 사유 1 — 목적물등의 공급원가(원자재값·부품값 등) 변동

  • 사유 2 — 수급사업자 책임 아닌 납품 지연으로 인한 관리비 등 공급원가 외 비용 변동

  • 신청 방식 — 반드시 서면으로, 원사업자에게 신청

하도급대금 조정 신청권은 원사업자의 선의에 기댄 부탁이 아니라, 하도급법 제16조의2가 수급사업자에게 부여한 법적 권리다.

원자재값이 얼마나 올라야 조정 신청 요건을 충족하나

실무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은 "원자재값이 얼마나 올라야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가"입니다. 하도급법령이 정한 기준은 특정 원재료에 소요되는 재료비가 해당 하도급 계약금액의 1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그 원재료의 가격이 실제로 변동된 경우입니다. 즉 계약금액 전체가 아니라 문제된 원재료가 계약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원재료 자체의 가격 변동 폭을 함께 봐야 합니다. 두 요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조정 신청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약금액 5억원짜리 철근콘크리트 하도급 공사에서 철근 재료비가 1억원, 즉 계약금액의 2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철근 단가가 계약 체결 시점 대비 상당 폭 상승했다면 조정 신청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원재료비 비중이 계약금액의 5퍼센트에 불과하다면, 그 원재료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이 조항에 따른 조정 신청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재료비 명세가 따로 기재돼 있지 않다면, 표준품셈이나 실제 발주 내역, 거래명세서를 근거로 비중을 소급해 산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계약서·내역서상 문제된 원재료의 재료비 비중부터 확인

  • 계약 체결 시점과 현재 시점의 원재료 단가를 비교할 자료(거래명세서·세금계산서·물가정보지 등) 확보

  • 재료비 비중이 명확하지 않다면 실제 조달 내역으로 소급 산정

조정 신청, 서면으로 무엇을 갖춰 제출해야 하나

조정 신청은 구두로는 효력이 없고 반드시 서면으로 해야 합니다. 신청서에는 조정을 요구하는 사유, 변동된 공급원가 항목이 무엇인지, 그 변동을 뒷받침하는 근거자료, 그리고 요구하는 조정 금액과 그 산정 근거가 담겨야 합니다. 근거자료로는 원자재 공급업체가 발행한 세금계산서·거래명세서, 한국은행이나 물가정보지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 발표하는 가격 지수, 계약 체결 당시와 현재의 단가를 비교한 내역서 등이 활용됩니다. 자료가 구체적일수록 협의에서 유리한 입지를 갖게 됩니다.

신청서는 원사업자에게 실제로 도달해야 신청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도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해 도달 시점을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이후 10일이라는 협의 개시 기한을 계산하는 데도, 원사업자가 신청 자체를 받은 적 없다고 다투는 상황을 막는 데도 유리합니다. 구두로 몇 차례 요청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하도급법상 정식 조정 신청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아무리 관계가 원만하더라도 서면으로 남기는 절차를 생략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정 신청은 구두 요청이 아니라 근거자료를 갖춘 서면으로, 원사업자에게 도달한 시점부터 법적 절차가 시작된다.

협의 개시 기한 10일 — 원사업자가 미루면 벌어지는 일

조정 신청서가 도달하면 원사업자는 신청이 있은 날부터 10일 안에 조정을 신청한 수급사업자와 하도급대금 조정을 위한 협의를 개시해야 합니다. 하도급법은 이 기한을 명문으로 못박으면서,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협의를 거부하거나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협의 개시"는 조정 금액에 합의하라는 뜻이 아니라, 최소한 협의 테이블에 앉아 논의를 시작하라는 의미입니다. 금액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과, 아예 협의 자체를 시작하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원사업자가 이 10일이라는 기한을 무시하고 별다른 응답도 없이 시간을 끄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이 경우 단순히 "협의가 늦어진 것"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협의 개시 의무를 위반하는 것 자체가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이나 하도급법 제25조의3에 따른 과징금(하도급대금의 2배를 넘지 않는 범위)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수급사업자 입장에서는 신청서 발송일과 도달일을 정확히 기록해 두고, 10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응답이 없다면 그 사실 자체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협의가 안 되면 —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 신청

원사업자가 10일이 지나도록 협의를 개시하지 않거나, 협의를 시작했더라도 도무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모두 하도급법 제24조에 따른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협의회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등에 설치돼 양측의 주장과 자료를 검토해 조정안을 제시하고 합의를 유도하는 기구입니다. 소송보다 절차가 간명하고 비용 부담도 적어, 원자재값 상승분을 둘러싼 다툼처럼 금액 산정이 관건인 사안에서 실무적으로 자주 활용됩니다.

협의회를 통한 조정이 갖는 강점은 단순한 화해 권고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협의회에서 조정이 성립돼 작성된 조정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즉 원사업자가 조정 결과를 이행하지 않으면 수급사업자는 별도로 소송을 다시 제기할 필요 없이 조정조서를 근거로 곧바로 강제집행 절차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아울러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그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효력도 발생하므로, 협의가 지지부진하다고 해서 조정 신청 자체를 서두르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 협의회 조정 신청 요건 — 신청일로부터 10일 경과 후에도 협의 미개시, 또는 협의는 했으나 합의 불성립

  • 조정 성립 시 효력 — 조정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 불이행 시 곧바로 강제집행 가능

  • 부수 효과 — 분쟁조정 신청 시점부터 소멸시효 중단

협의회에서 성립된 조정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져, 원사업자가 이행하지 않으면 소송 없이 강제집행으로 넘어갈 수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한 공동 조정 신청

개별 수급사업자가 혼자 나서 조정을 신청하기 부담스러운 상황도 많습니다. 거래가 끊길 것을 우려하거나, 개별 협상력이 약해 원사업자를 상대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하도급법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수급사업자가 속한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조합원을 대신해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길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조합을 통한 신청은 개별 신청과 요건이 다소 다릅니다.

조합을 통한 조정 신청은 원재료 가격 상승액이 향후 납품해야 할 하도급대금의 3퍼센트 이상인 경우에 가능하고, 원칙적으로 하도급계약 체결일로부터 90일이 경과한 이후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 자체가 90일 이내에 완료되는 단기 계약이라면 90일 경과를 기다리지 않고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조합은 협의해야 할 조합원의 범위와 신청요건이 충족되는 근거를 구체적으로 기재한 서면으로 신청해야 하며, 이렇게 접수된 신청 역시 원사업자의 협의 개시 의무를 발생시킵니다. 여러 하도급업체가 같은 원사업자와 거래하며 동일한 원자재값 상승 문제를 겪고 있다면, 개별 대응보다 조합을 통한 공동 신청이 협상력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도급대금 연동제 — 애초에 분쟁을 막는 장치

매번 원자재값이 오를 때마다 서면 신청과 10일 협의, 나아가 협의회 조정까지 거쳐야 한다면 번거로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사전에 줄이기 위해 2023년 10월 4일부터 시행된 것이 이른바 하도급대금 연동제입니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계약을 체결할 때 미리 연동계약을 맺어,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당사자가 10퍼센트 이내의 범위에서 협의해 정한 비율 이상 변동하면 그 변동분이 자동으로 하도급대금에 반영되도록 정해두는 제도입니다. 연동계약서에는 연동 대상 물품, 주요 원재료, 조정요건, 가격의 기준 지표, 연동 산식, 기준시점과 비교시점, 조정일과 조정주기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됩니다.

다만 모든 계약에 연동계약이 강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사업자가 소기업인 경우, 하도급거래 기간이 90일 이내인 단기 계약인 경우, 하도급대금이 1억원 이하인 소액 계약인 경우, 그리고 당사자가 합의해 연동하지 않기로 정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됩니다. 연동계약을 맺어두지 않았다고 해서 앞서 살펴본 제16조의2에 따른 조정 신청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연동계약이 있다면 원자재값이 정해진 비율만큼 오를 때마다 별도의 신청·협의 절차 없이도 대금이 자동으로 조정되므로 분쟁의 소지 자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새로 하도급계약을 체결한다면 연동계약 조항을 미리 검토해 두는 편이 이후의 다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도급대금 조정 신청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나요?

A. 개별 수급사업자는 원자재값 변동 등 사유가 발생하면 별도의 시기 제한 없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한 공동 신청은 원칙적으로 계약체결일로부터 90일이 지나야 하고, 계약이 90일 이내에 끝나는 단기 계약이라면 이 요건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Q. 원사업자가 협의 요청을 아예 무시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신청일로부터 10일 안에 협의를 개시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하도급법 위반이 되어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10일이 지나도록 협의가 시작되지 않으면 수급사업자는 곧바로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조정 신청을 하면 반드시 대금이 오르나요?

A. 신청은 협의의 출발점일 뿐, 신청 자체가 자동으로 증액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조정 금액은 협의나 분쟁조정협의회의 조정을 거쳐 확정되며, 원자재 가격 변동을 뒷받침하는 근거자료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갖췄는지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Q. 연동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조정 신청도 못 하나요?

A. 아닙니다. 연동계약 체결 여부와 무관하게 하도급법 제16조의2에 따른 조정 신청권은 별도로 인정됩니다. 연동계약은 정해진 비율만큼 가격이 변동하면 자동으로 대금을 조정해 주는 사전 장치일 뿐, 조정 신청권을 대체하거나 제한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Q. 조정 신청 근거자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A. 원자재 공급업체가 발행한 세금계산서·거래명세서, 물가정보지 등 공신력 있는 자료로 확인되는 가격 변동 내역, 계약서상 재료비 비중을 뒷받침하는 내역서가 기본입니다. 자료가 구체적일수록 협의나 협의회 조정에서 유리한 근거가 됩니다.

Q. 분쟁조정협의회에서도 합의가 안 되면 소송밖에 없나요?

A. 협의회 조정이 불성립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거나 민사소송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분쟁조정 신청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중단되므로, 협의회 절차를 거치는 동안 시효가 임박했다는 이유만으로 조급하게 소송부터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맺음말

원자재값 상승은 하도급업체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지만, 그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는 법이 이미 절차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공급원가가 계약금액의 일정 비중 이상을 차지하는 원재료 가격이 실제로 변동됐다면, 서면으로 조정을 신청할 권리가 있고, 원사업자는 신청일로부터 10일 안에 협의를 시작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협의회 조정으로, 협의회에서도 합의가 안 되면 조정조서의 강제집행력을 근거로 이어갈 수 있는 다음 단계가 마련돼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시흥 시화·정왕이나 화성 향남·남양 같은 공단 밀집지역에서 제조·건설 하도급 계약을 맺고 있는 업체라면, 원자재값이 오르는 시기마다 이런 절차를 반복적으로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신청서 작성부터 협의, 필요하다면 분쟁조정협의회 단계까지 근거자료를 갖춰 대응하는 것이 결국 손실을 최소화하는 길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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