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성범죄 사건에서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하면서 그 자리에서 곧바로 피고인을 구속하는 이른바 ‘법정구속’ 사례가 잇따라 알려지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과 가족들 사이에서 “우리도 이렇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고인분들 중 상당수는 “그동안 계속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아왔으니 이번 선고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선고기일을 별다른 준비 없이 맞이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재판장이 실형을 선고하며 “피고인을 법정구속한다”고 고지하면, 방청석의 가족과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그대로 구치소로 인치되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최근 법원은 법정구속을 재판장의 재량에만 맡기지 않고, 형사소송법상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개별적으로 심사한 경우에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실무 기준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 보호와 재범 방지라는 요소가 특히 무겁게 고려되는 만큼, 다른 범죄에 비해 법정구속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아래에서는 성범죄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 법정구속이 정말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결정되는지, 그리고 법정구속 이후에는 어떤 절차로 대응할 수 있는지 최근 실무 기준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실형이 선고된다고 해서 법정에서 자동으로 구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정구속은 재판장의 재량이 아니라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심사한 결과입니다.
법정구속이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피고인이 1심(또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없는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별도의 구속영장 청구 절차 없이 재판장이 선고 직후 법정에서 곧바로 구속영장을 발부해 구금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실형이 선고됐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법정구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 내부 지침인 인신구속사무의 처리에 관한 예규 제57조는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을 통해, 종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구속한다”는 태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법정구속한다”는 방향으로 실무 기준을 바꿨습니다.
그래서 실무상 변호인은 선고기일 이전부터 재직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필요한 경우 진단서 등 도주 우려가 낮다는 사정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실형이 선고되는 순간 재판부에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형 선고가 곧 구속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법정구속 여부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별도로 인정되어야 결정됩니다.
2. 법정구속 여부는 형사소송법 제70조의 구속사유 심사로 결정됩니다
주거부정·증거인멸 염려·도망할 염려 중 하나라도 인정돼야 구속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은 피고인이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다음 세 가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해야 구속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다. 법원은 이 구속사유를 심사함에 있어서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우려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70조).
도망할 염려는 예상되는 형벌의 무게 같은 도주 유인요소와 주거 안정성·가족관계 같은 도주 억제요소를 비교형량해 판단하고, 증거인멸 염려는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거나 피고인이 혐의를 다투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2007년 6월 신설된 제70조 제2항은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우려까지 함께 고려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정구속은 주거부정·증거인멸 염려·도망할 염려 중 하나가 인정되고,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과입니다.
3.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와 재범 위험성이 특히 무겁게 고려됩니다
합의 여부, 2차 가해 정황, 재범 방지 조치 병과 여부가 구속 판단에 함께 반영됩니다.
성범죄는 형사소송법 제70조 제2항이 정한 ‘피해자 및 중요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우려’가 실무상 특히 크게 작용하는 범죄 유형입니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지인·연인·직장동료 등 관계가 있는 사건에서는 보복이나 2차 가해에 대한 우려가 도주 염려·증거인멸 염려 판단에도 함께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 법원은 재범 방지 대책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구속의 필요성을 더 무겁게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진지한 반성, 재범방지 서약, 치료 이력 등 구체적인 자료는 완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전자장치 부착명령이나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등 부가처분이 함께 선고되거나 검사가 청구한 사건에서는 재범 위험성이 이미 재판부 판단의 전제로 작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런 부가처분 병과 여부와 법정구속 여부가 실무상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 위해 우려와 재범 위험성이라는 요소가 다른 범죄보다 무겁게 작용해, 실형 선고 시 법정구속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지 않습니다.
4. 선고 형량과 도주 우려 정도에 따라 법정구속 가능성은 달라집니다
짧은 실형·집행유예 경계선 사건과 장기 실형 사건은 구속 판단이 다르게 이뤄집니다.
법원은 예상되는 형벌이 무거울수록 도주 유인이 크다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형 기간이 짧고 집행유예 여부를 다툴 여지가 있는 경계선 사건이라면, 상대적으로 도주 유인이 낮게 평가돼 항소심까지 불구속 상태가 유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장기 실형이 예상되거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가중처벌 구간에 해당하는 사건이라면, 도주 유인이 크다고 평가돼 구속 가능성이 함께 높아집니다.
이 때문에 실무상 변호인은 선고기일 이전부터 도주 우려가 낮다는 자료를 준비하고, 실형이 선고되는 즉시 이를 근거로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는 의견을 진술할 준비를 해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5. 법정구속되더라도 즉시항고와 보석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구속 이후에도 즉시항고, 항소심 보석 청구 등 절차적 대응이 남아 있습니다.
법정구속된 사건은 통상 ①선고 당일 법정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피고인이 그 자리에서 관할 구치소로 인치되고 → ②변호인은 3일 이내(형사소송법 제405조)에 관할 법원(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해 구속의 당부를 다투거나 → ③항소장 제출과 함께 항소심 재판부에 보석 또는 구속집행정지를 청구하며 → ④항소심(수원지방법원 형사항소부 또는 관할 고등법원)에서 구속사유와 필요성을 다시 심리해 유지 또는 석방 여부를 결정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법정구속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마주한 경우,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고 전이라면 주거 안정성·가족관계·출석 이력 등 도주 우려를 낮추는 자료(재직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진단서 등)를 미리 정리해둡니다.
이미 법정구속됐다면 즉시항고 기간(3일)이 도과하기 전에 항고 여부와 근거자료를 확인합니다.
항소심 대응을 위해 보석 청구 요건(보증금 납입 능력, 신원보증인, 주거 등)과 구속집행정지 사유를 함께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성범죄 형사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즉시항고·보석뿐 아니라 항소심에서의 감형·집행유예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실형 선고 자체도 충격적인데 그 자리에서 구속까지 이뤄지면, 피고인과 가족 모두 아무 준비 없이 상황을 맞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초기 대응이 늦어지고, 정작 필요한 즉시항고나 보석 청구 시기를 놓치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을 마주한 피고인 입장에서는 억울함과 당혹감이 클 수 있지만, 준비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면 항소심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응 방법도 함께 줄어듭니다.
반대로 피해자 입장에서도 법정구속이 곧 사건이 끝났다는 뜻은 아닙니다. 항소심에서 구속이 취소되거나 형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여전히 지켜보고 대응해야 할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방어가 필요한 피고인 측과, 안전과 보호가 필요한 피해자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선고 직후의 대응 속도가 이후 결과를 얼마나 크게 바꾸는지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법정구속은 그 자리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그 다음 절차를 어떻게 준비하느냐로 결과가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지금 상황이 급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범죄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면 무조건 법정구속되나요?
A. 아닙니다. 실형 선고 자체가 자동 구속을 의미하지는 않고, 형사소송법 제70조의 구속사유(주거부정·증거인멸 염려·도망할 염려)와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법정구속됩니다. 다만 성범죄는 피해자 위해우려·재범위험성이 무겁게 고려돼 실무상 구속 비율이 낮지 않습니다.
Q. 집행유예를 다투는 경계선 사건도 법정구속될 수 있나요?
A.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실형 기간이 짧더라도 도주 우려나 피해자 위해우려가 인정되면 구속될 수 있으므로, 선고 전 도주 우려가 낮다는 자료를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법정구속을 당하면 그 자리에서 항소는 할 수 없나요?
A. 항소는 선고일로부터 별도의 기간 안에 제기하면 되고, 구속 자체에 대한 불복은 즉시항고(형사소송법 제405조, 3일 이내)로 다툴 수 있습니다. 두 절차는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법정구속을 피할 수 있나요?
A. 합의는 재범 위험성과 피해자 위해우려를 낮추는 유리한 사정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구속을 배제하는 절대적 기준은 아닙니다. 도주 우려·증거인멸 염려 등 다른 사유도 함께 심사됩니다.
Q. 법정구속된 이후에는 계속 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아야 하나요?
A. 항소심 재판부에 보석이나 구속집행정지를 청구할 수 있고,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청구 시점과 소명자료 준비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Q. 초범이면 법정구속 가능성이 낮아지나요?
A. 초범이라는 사정은 재범 위험성 판단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범죄의 중대성이나 피해자 위해우려가 크다고 판단되면 초범이라도 법정구속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