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신체 접촉을 동반한 성범죄 사건에서, 피의자가 범행 당시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단순 강제추행이 아니라 특수강제추행으로 입건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흉기를 휘두르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준 적이 없는데도 가중처벌 대상이 되었다는 상담 문의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그냥 주머니에 있던 물건을 손에 들고 있었을 뿐 휘두르거나 위협한 적은 없다”, “애초에 피해자가 흉기를 보지도 못했는데 그게 무슨 문제냐”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조사 단계에서 특수강제추행 혐의를 통보받고서야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범행했는지를 판단할 때, 실제로 그 물건을 사용하거나 피해자가 이를 인식했는지가 아니라 범행 현장에서 언제든지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지니고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흉기를 들고 있기만 한 경우에도 특수강제추행이 성립하는지, 어떤 사정이 가중처벌 여부를 가르는지, 그리고 형량과 대응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흉기가 더해진 강제추행은 특수강제추행으로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강제추행에 흉기·위험한 물건이라는 사정 하나만 더해져도 법정형 자체가 바뀝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때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필요는 없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태도입니다.
그런데 이 강제추행이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또는 2명 이상이 합동하여 이뤄지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되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집니다. 벌금형이 아예 선택지에 없고 하한 자체가 5년이라는 점에서, 단순 강제추행과는 처벌의 체급이 다릅니다.
법이 이렇게 흉기·위험한 물건이라는 요건을 별도로 무겁게 다루는 이유는, 흉기의 존재 자체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저항을 사실상 봉쇄하는 효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사용했는지와 무관하게, 그 물건이 현장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도 피해자가 느끼는 공포와 무력감은 훨씬 커집니다.
강제추행에 흉기나 위험한 물건이 더해지는 순간, 처벌은 벌금형이 있는 10년 이하 징역에서 벌금형 없는 5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바뀝니다.
2. “그냥 들고만 있었다”는 말은 특수강제추행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지닌 채’란 실제 사용이 아니라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소지했는지를 뜻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항변은 “흉기를 손에 들고 있기는 했지만 피해자를 향해 휘두르거나 겨눈 적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폭력처벌법 제4조 제2항이 정한 ‘지닌 채’라는 요건은 실제 사용 여부를 묻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형법상 특수폭행·특수협박 등 같은 구조의 가중요건에 관해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고, 이 해석은 흉기 등을 ‘지닌 채’ 범행할 것을 요건으로 하는 성폭력처벌법 제4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법리입니다.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란 범행 현장에서 그 범행에 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거나 몸에 지니는 것을 의미하고, 실제로 범행에 사용하였는지는 별도로 묻지 아니하며, 범행 현장에서 이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언제든지 곧바로 범행에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3도18812 판결).
즉 손에 쥐고만 있었을 뿐 휘두르지 않았더라도, 범행 현장에서 그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며 마음만 먹으면 곧바로 쓸 수 있는 상태였다면 가중요건은 충족됩니다. 물건을 손에 들고 있었던 경위, 그 자리에 있었던 이유, 추행 행위와의 시간적·장소적 근접성 등이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휘두르지 않았다”, “보여주지 않았다”는 사정은 방어논리가 되지 못합니다. 사용 가능한 상태로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가중요건입니다.
3. 피해자가 흉기를 보지 못했어도 특수강제추행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기본범죄인 강제추행은 폭행행위 자체로도 성립하고, 가중요건은 별도로 판단됩니다.
강제추행죄는 폭행·협박으로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 추행하는 경우뿐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로 평가되는 이른바 ‘기습추행’도 포함합니다. 이 경우의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면 충분하고, 힘의 세기는 따지지 않습니다.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후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하고, 이 경우의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으면 충분하며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
여기에 더해 행위자가 그 순간 흉기를 사용 가능한 상태로 지니고 있었다면, 피해자가 그 흉기를 미처 보지 못했거나 위협으로 느끼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가중요건 판단이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중요건은 피해자의 인식이 아니라 행위자가 물건을 어떤 상태로 지니고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는 그 물건이 실제로 ‘범행에 사용하려는 의도’ 아래 지녀졌다는 점이 인정될 때의 이야기입니다. 작업 도구나 조리도구처럼 범행과 무관하게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라면 ‘지닌 채’ 요건 자체가 부정될 여지가 있고, 이 부분이 실제 수사·재판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피해자가 흉기를 인식했는지가 아니라, 행위자가 그 물건을 어떤 의도와 상태로 지니고 있었는지가 가중처벌 여부를 가릅니다.
4. 특수강제추행은 벌금형 없이 5년 이상 징역부터 시작합니다
법정형 하한이 집행유예 가능 여부 자체를 바꿔놓습니다.
단순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벌금형으로 사건이 마무리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특수강제추행은 벌금형 자체가 법정형에 없고,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하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를 선고하는 경우에만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수강제추행의 법정형 하한은 5년이므로, 작량감경 등으로 형을 낮추지 않는 이상 원칙적으로 집행유예 자체를 선고받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실무에서는 초범인지,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졌는지, 흉기를 지니게 된 경위에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등이 작량감경 여부에 영향을 미치고, 감경이 인정되어야 비로소 집행유예를 고려할 수 있는 형량 범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등록대상 성범죄에 해당해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처분도 함께 검토됩니다.
5. 수사부터 재판까지, 이렇게 절차가 진행됩니다
초기 조사 대응이 흉기 소지의 의도를 어떻게 소명할지를 결정합니다.
흉기 소지가 문제되는 특수강제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인지수사 개시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흉기 소지가 인정되면 도주·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흉기로 지목된 물건을 그 상황에서 지니게 된 경위를 소명하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므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범행 현장에 있었던 물건이 무엇이고, 어떤 경위로 그 자리에 있었는지(작업·조리 등 본래 용도)를 정리하고 관련 사진·영수증 등을 확보합니다.
피해자 조사에서 흉기 관련 진술이 어떻게 나왔는지, 위협이나 협박으로 사용했다는 진술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초기 조사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지닌 채’의 의도성 여부를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특수강제추행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기본범죄인 강제추행의 성립 여부와 가중요건인 흉기 소지 여부를 각각 나눠 다투는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흉기를 들고 있었다는 사정은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냥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라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고, 그래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당한 쪽 입장에서는 흉기가 눈앞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항할 수 없었던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형사 절차와 손해배상 청구 모두에서 중요합니다. 반대로 흉기 소지를 의심받는 쪽 입장에서도 “그냥 손에 있었을 뿐”이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그 물건이 그 자리에 있었던 경위, 범행과의 관련성을 구체적 자료로 소명해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피해를 당한 쪽과 흉기 소지 혐의로 조사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대응과 자료 정리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흉기를 들고 있었다는 사정 하나로 사건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흉기를 그냥 손에 들고만 있었고 휘두르거나 겨눈 적은 없는데도 특수강제추행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범행했는지를 실제 사용 여부가 아니라 범행 현장에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지니고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휘두르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가중요건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Q. 흉기가 아니라 우연히 손에 있던 물건이었는데도 해당되나요?
A. 범행과 무관하게 우연히 소지하게 된 물건이라면 ‘지닌 채’ 요건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그 경위를 구체적 자료로 소명해야 하고, 단순한 진술만으로는 인정받기 쉽지 않습니다.
Q. 피해자가 흉기를 보지 못했다고 하는데도 가중처벌되나요?
A. 가능합니다. 가중요건은 피해자의 인식이 아니라 행위자가 그 물건을 어떤 의도와 상태로 지니고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Q. 특수강제추행도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나요?
A. 법정형 하한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 원칙적으로는 어렵습니다. 초범 여부, 합의, 흉기를 지니게 된 경위 등이 인정되어 작량감경이 이뤄져야 비로소 집행유예를 고려할 수 있는 범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Q.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초범 여부와 합의는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양형과 작량감경 여부에는 중요하게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흉기를 지니게 된 경위에 대한 초기 진술이 사건의 방향을 크게 좌우하고, 흉기 소지가 인정되면 구속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