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서 죽여버린다고 한 말도 협박죄가 되나요
화나서 죽여버린다고 한 말도 협박죄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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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서 죽여버린다고 한 말도 협박죄가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가족·연인·이웃 사이의 다툼이 격해지면서 “죽여버린다”, “가만 안 둔다” 같은 말이 튀어나오고, 이 말 한마디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는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화가 나서 홧김에 한 말인데 그것도 처벌되나요”, “진짜로 그럴 생각은 전혀 없었다”는 반응을 보이십니다. 그런데 막상 고소가 접수되고 조사를 받다 보면, 단순히 화가 나서 한 말이었다는 항변만으로는 넘어가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협박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말의 표면적 내용뿐 아니라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와 당사자 관계, 전후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화가 난 상태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도, 반대로 무조건 처벌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화가 나서 한 말이 언제 협박죄가 되고 언제 되지 않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협박죄의 ‘협박’이란 상대방이 공포심을 느낄 만한 구체적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뜻합니다

말의 내용이 구체적일수록 ‘해악의 고지’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형법 제283조는 사람을 협박한 자를 처벌합니다. 여기서 협박이란 일반인을 기준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그 해악이 생명인지 신체인지 재산인지 명예인지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협박죄는 상대방이 실제로 겁을 먹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해악의 고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고 그 의미를 인식하면 성립하는 위험범입니다. 즉 “정말 죽일 생각은 없었다”는 행위자의 속마음이 있었더라도, 그 말 자체가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구체적 해악의 고지로 인정되면 협박죄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죽여버린다”, “가만 안 둔다”처럼 생명·신체에 대한 해악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말은, 그 자체만 놓고 보면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구체적 해악의 고지에 해당할 여지가 큽니다. 다만 그 표현이 실제로 협박죄의 ‘협박’으로 평가되는지는 다음 단계, 즉 고의 판단에서 다시 걸러집니다.

협박죄의 ‘협박’은 실행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상대방이 공포심을 느낄 만한 구체적 해악을 고지했는지로 판단됩니다.


2. 다만 흥분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말은 협박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말다툼 중 감정적으로 내뱉은 욕설은 해악을 고지한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해악을 고지한다는 인식, 즉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언성을 높이며 말다툼을 벌이던 중 흥분한 나머지 나온 말이라면, 그것이 단순한 감정적 욕설이나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할 뿐 해악을 고지한다는 인식을 갖고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사람을 사서 쥐도 새도 모르게 파묻어버리겠다, 너까지 쉽게 죽일 수 있다”고 말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언성을 높이면서 말다툼으로 흥분한 나머지 단순히 감정적인 욕설 내지 일시적 분노의 표시를 한 것에 불과하고 해악을 고지한다는 인식을 갖고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도546 판결).

여기서 주의할 점은, “화가 나서 한 말”이라는 사정 자체가 자동으로 면책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법원이 무죄로 본 사안들은 발언이 다툼 중 우발적으로 튀어나왔고, 구체적 실행 방법이나 시기가 없는 추상적 표현이었으며, 이후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사정이 함께 인정된 경우입니다. “화나서 한 말이다”라는 주장만으로 조사 단계에서 곧바로 무혐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말다툼 중 흥분해서 나온 추상적 욕설은 협박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지만, 그것이 자동 면책 사유는 아닙니다.


3. 그러나 구체적이고 반복적인 발언이라면 화가 났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발언의 구체성·반복성·전후 정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협박의 의사가 있었는지를 판단할 때 행위의 외형뿐 아니라 그러한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기준을 반복해서 밝혀 왔습니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1017 판결). 이 기준은 피해자 본인이 아니라 그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제3자에 대한 해악을 고지한 경우에도 그 내용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하다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볼 만큼 폭넓게 적용됩니다.

실무에서 유죄로 판단되는 경우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 번의 우발적 발언이 아니라 문자·메신저 등으로 같은 취지의 말을 반복해서 보냈는지, “언제, 어디서, 무엇으로” 해치겠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시간·장소·수단이 언급됐는지, 과거에 실제 폭력을 행사한 전력이 있어 피해자가 실행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느낄 만한 관계였는지가 판단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다툼 중 한 번 “죽여버린다”고 말했더라도, 그 뒤에 문자로 구체적 위해 방법을 언급했거나 같은 표현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면 “화가 나서 한 말”이라는 항변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자신이 그런 말을 들은 피해자 입장이라면, 발언의 반복 여부와 구체성을 정리해 두는 것이 고소 단계에서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4. 협박죄는 벌금형부터 실형까지 가능하고,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거나 존속을 상대로 하면 형이 무거워집니다

기본 협박죄도 벌금형에 그치지 않고, 특수협박은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집니다.

형법 제283조 제1항은 협박죄를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상대로 협박했다면 존속협박죄가 적용되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형이 무거워집니다.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협박했다면 형법 제284조 특수협박죄가 적용되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손에 흉기를 들고 있었거나, 여러 명이 함께 협박한 정황이 있다면 단순 협박죄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협박죄(제283조 제1항·제2항)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특수협박은 그렇지 않습니다. 초범인지,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발언 이후 실제 위해 행위로 이어졌는지 등은 유·무죄 판단과는 별개로 양형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5. 고소부터 처벌까지, 절차와 지금 확인해야 할 자료

발언 당시 정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협박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인지수사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위험한 물건이 동원됐거나 반복된 협박이라면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협박 발언으로 조사 대상이 됐거나, 반대로 협박을 당해 고소를 준비 중이라면 다음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문자·카카오톡·통화녹음 등 발언이 남아 있는 자료를 삭제하지 말고 캡처·보존합니다.

  2. 그 말이 나오게 된 경위(다툼의 원인, 발언 전후 대화, 당사자 관계)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3. 발언을 들은 목격자가 있는지, 이후 실제 위해 행위나 접근 시도가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협박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발언의 고의 유무를 다투거나 반대로 반복성·구체성을 입증해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협박 사건은 “그냥 화가 나서 한 말인데 이걸로 조사까지 받아야 하나”라는 억울함과, “그 말을 듣고 정말 무서웠다”는 두려움이 동시에 존재해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박을 당한 쪽에서는 발언이 우발적 욕설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반복적이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문자·녹음·목격자 진술이 쌓일수록 고소와 이후 절차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화가 나서 한 말 때문에 조사를 받게 된 쪽에서도 “그럴 생각은 없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발언 당시 정황, 관계, 그 이후 실제 행동으로 이어졌는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협박 사건에서 협박을 당한 쪽과 반대로 조사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말 한마디도 정황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접 만나서 말한 게 아니라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죽여버린다”고 보낸 것도 협박죄가 되나요?

A. 됩니다. 협박죄는 표현 수단을 가리지 않으며, 오히려 문자·메신저는 발언 내용과 반복 여부가 그대로 남아 구체성·반복성을 판단하는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Q.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한 말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음주는 심신미약 등 양형 참작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그 자체로 협박의 고의를 부정하는 사유는 아닙니다.

Q. 상대방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기본 협박죄와 존속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위험한 물건을 동원한 특수협박은 합의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Q. 캡처된 메시지 한 장만 있어도 협박죄로 인정되나요?

A. 메시지 자체가 구체적 해악을 고지하고 있다면 그 한 장만으로도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발언 전후 정황이 함께 확인되면 고의 판단이 더 명확해집니다.

Q. 경찰에서 출석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발언 경위와 당시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는지가 고의 인정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Q. 협박죄로 조사를 받으면 접근금지 같은 조치도 함께 이루어지나요?

A. 사안에 따라 스토킹처벌법이나 가정폭력처벌법 등 별도 법률에 따른 접근금지·긴급임시조치가 함께 진행될 수 있습니다. 관계와 반복성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지므로 초기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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