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상담 사례를 보면, 상대방이 병원에서 전치 2주 진단서를 발급받아 제출했다는 통보를 받고 “이게 상해죄가 되는 건지, 아니면 폭행죄로 끝나는 건지” 막막해하며 문의하시는 분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래도 전치 2주밖에 안 되니까 폭행죄로 끝나겠지”, “합의만 하면 아예 없던 일이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을 미루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런데 막상 사건이 진행되면 진단서 한 장의 무게가 생각보다 훨씬 크게 작용하기도 하고, 반대로 진단서가 있어도 상해로 인정되지 않아 전혀 다른 결론이 나기도 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상해진단서가 제출됐다는 사정만으로 상해죄 성립을 곧바로 인정하지 않고, 진단서의 발급 경위와 신빙성까지 면밀히 살펴 실질적으로 판단하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전치 2주 진단서가 상해죄와 폭행죄 중 어느 쪽으로 이어지는지 가르는 기준과, 그 결과에 따라 대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전치 2주 진단서가 나왔다고 곧바로 상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단서는 상해 여부를 가르는 유일한 증거가 아니라, 법원이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자료 중 하나일 뿐입니다.
실무에서는 병원에서 통증을 호소하기만 해도 전치 2주 진단이 비교적 쉽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이 부딪히거나 눌린 부위를 짚으며 통증을 호소하면, 의사는 환자의 진술에 상당 부분 의존해 진단 기간을 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전치 2주 진단서가 나왔으니 무조건 상해죄로 처벌된다”고 단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형사 절차에서 진단서는 상해 사실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일 뿐 그 자체로 상해 여부를 확정 짓는 서류는 아닙니다.
최근 대법원도 진단서의 증명력을 판단할 때 진단서 작성 경위와 상해 발생 시점의 근접성, 상해 부위·정도와 피해자가 주장하는 경위의 일치 여부까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상해진단서는 피해자의 진술과 더불어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으나, 상해진단서가 주로 통증이 있다는 피해자의 주관적인 호소 등에 의존하여 의학적인 가능성만으로 발급된 때에는 진단서 발급 경위의 신빙성, 상해 부위 및 정도가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의 원인·경위와 일치하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 논리와 경험법칙에 따라 증명력을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즉 전치 2주 진단서가 있다고 해서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곧바로 상해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진단서가 실제 상해 사실을 얼마나 신빙성 있게 뒷받침하는지를 별도로 심사한다는 의미입니다.
전치 2주 진단서 한 장이 상해죄를 자동으로 확정 짓지는 않습니다.
2. 상해와 폭행을 가르는 진짜 기준은 신체 기능이 실질적으로 훼손됐는지입니다
상해란 신체의 완전성을 해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뜻하며, 그 판단은 진단명이 아니라 실질에 있습니다.
형법 제257조는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260조는 신체에 대해 폭행을 가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두 조문을 가르는 결정적 요소는 유형력 행사에 그쳤는지, 아니면 그로 인해 신체 기능에 실질적 장애가 생겼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상해를 신체의 완전성을 해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정의해 왔습니다(대법원 1982. 12. 28. 선고 82도2588 판결). 이 기준에 따르면 멍이나 찰과상처럼 눈에 보이는 흔적이 없어도, 실신이나 심리적 충격처럼 신체·정신 기능이 실제로 훼손됐다면 상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진단서가 발급됐더라도 그 상처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정도이고 별도 치료 없이도 자연히 낫는 수준이라면, 상해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입니다.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판단은 객관적·일률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성별·체격 등 신체, 정신상의 구체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폭행에 수반된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굳이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고 시일의 경과에 따라 자연히 치유될 수 있는 정도라면 상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305 판결).
실제로 몸싸움 도중 상대를 실신에 이르게 한 사건에서는 외부 상처가 전혀 없었음에도 생리적 기능이 훼손됐다는 이유로 상해가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도2529 판결). 결국 전치 몇 주라는 숫자보다, 실제로 어떤 기능이 어떻게 훼손됐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상해와 폭행을 가르는 것은 진단서의 병명이 아니라, 신체·정신 기능이 실제로 훼손됐는지 여부입니다.
3. 상해죄와 폭행죄는 합의의 효과와 처벌 절차가 완전히 다릅니다
폭행죄는 합의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상해죄는 합의해도 공소권 자체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형법 제260조 제3항은 폭행죄에 대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수사기관은 공소권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거나 검사가 불기소 처분을 내리게 됩니다.
그런데 상해죄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해로 의율되면 합의서를 제출하더라도 절차상 곧바로 사건이 종결되지 않고, 검사가 기소 여부를 독자적으로 판단하며, 실제 기소된 이후에도 재판은 그대로 진행됩니다.
다만 합의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상해죄에서 피해자와의 합의, 치료비 지급·배상 등은 기소 여부를 정하는 검사의 재량 판단과 이후 양형 단계에서 중요하게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즉 상해로 인정되면 “합의했으니 끝”이 아니라 “합의는 했지만 처벌 여부는 별도로 판단된다”는 구조로 바뀝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전치 2주 진단서를 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이 사건이 상해로 갈지 폭행으로 갈지에 따라 합의의 실익과 시점, 대응 전략 자체가 달라집니다.
4. 상해 정도와 수단에 따라 처벌 수위는 크게 벌어집니다
위험한 물건을 사용했는지, 상해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폭행죄부터 특수상해죄까지 형량 구간이 크게 달라집니다.
단순 폭행이라면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그치지만, 몸싸움 중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했다면 형법 제261조 특수폭행이 적용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상해로 인정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 상해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단체·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상해를 가했다면 형법 제258조의2 특수상해가 적용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훨씬 무거운 구간으로 넘어갑니다.
여기에 더해 상해의 정도, 즉 치료 기간이 짧은지 길고 후유증이 남는지, 피해자가 다수인지 등도 검사의 구형과 법원의 양형에 실질적으로 반영됩니다. 초범인지 여부, 사건 경위, 합의·반환 여부는 상해죄의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양형 단계에서는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결국 전치 2주라는 숫자 하나만으로 처벌 수위를 가늠할 수 없고, 어떤 수단이 쓰였는지와 상해 여부가 함께 확정돼야 실제 처벌 구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가 상해와 폭행 중 어느 쪽으로 정리될지를 좌우합니다.
상대방이 전치 2주 진단서를 첨부해 고소하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상해로 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폭행으로 처리되고 합의가 이뤄지면 ②나 ③ 단계에서 공소권없음으로 종결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으로부터 진단서 제출 사실을 통보받았거나 조사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CCTV·목격자 진술·문자메시지 등 객관적 자료를 최대한 빨리 확보합니다.
상대방이 제출한 진단서의 발급 병원·발급 시점·진단 내용을 확인해, 사건 발생 시점과의 근접성이 있는지 살핍니다.
위험한 물건 사용 여부, 상해 부위와 정도, 쌍방 폭행 정황 등 처벌 수위를 좌우할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상해·폭행 사건을 다뤄온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혐의 자체를 다툴 지점과 합의·양형을 통해 대응할 지점을 구분해 실질적인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상대방이 진단서를 냈다는 통보를 받으면, “이게 상해죄가 되는 건지 폭행죄로 끝나는 건지”부터 막막해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서를 받은 쪽 입장에서는 진단서만 믿고 합의를 서두르기보다, 그 진단서가 실제로 상해에 해당하는지, 발급 경위에 신빙성 문제는 없는지부터 짚어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상해를 주장하는 쪽 입장에서도 진단서 한 장만으로 충분하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발급 경위와 상해 부위·정도가 사건 경위와 일치하는지에 따라 증명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상해·폭행 사건에서 진단서를 받은 쪽과 진단서를 낸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와 법리 구성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전치 2주라는 숫자 하나로 결론을 예단하지 마시고, 그 판단이 필요한 지금 이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치 2주 진단서가 있으면 무조건 상해죄로 처벌되나요?
A. 아닙니다. 진단서는 유력한 증거이지만, 대법원은 진단서의 발급 경위와 신빙성, 실제 신체 기능 훼손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상해 해당 여부를 판단합니다.
Q. 폭행죄는 합의만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공소권없음으로 종결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해죄로 판단되면 합의해도 절차가 자동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Q. 눈에 보이는 상처가 없어도 상해로 인정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외부 상처가 없더라도 실신처럼 신체·정신 기능에 실질적 훼손이 있었다면 상해로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Q.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형이 무거워질 수 있나요?
A. 상해 정도가 크거나 치료 기간이 길수록, 초범 여부와 합의 여부에 따라 같은 상해죄 안에서도 구형·양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진단서를 냈다는 통보만 받았는데 지금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가능하면 조사 출석 전 선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 방향이 이후 상해·폭행 여부 판단과 양형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Q. 쌍방폭행으로 진행되면 상해죄 여부와 무관하게 저도 불리해지나요?
A. 쌍방의 유형력 행사 정도와 선제공격 여부, 정당방위 성립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상대방 진단서와 별개로 본인 쪽 자료도 함께 확보해야 합니다.
Q. 진단서 발급 병원이 사건 발생 장소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 불리한가요?
A. 그 자체로 불리한 것은 아니지만, 진단 시점과 사건 발생 시점의 근접성은 진단서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로 함께 고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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