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술자리 다툼이나 층간소음, 채권 회수 과정에서 화가 난 나머지 흉기를 들고 상대를 위협했다가 특수협박 혐의로 입건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상당수는 “칼을 휘두르거나 실제로 다치게 한 게 아니니 큰 문제는 안 될 것”, “그냥 겁만 주려던 거지 진짜 쓸 생각은 없었다”는 생각으로 사건을 가볍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를 받아보면 단순 협박이 아니라 형이 훨씬 무거운 특수협박 혐의가 적용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특수협박죄에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였다’는 요건을 실제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폭넓게 인정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협박죄 자체도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무관하게 기수에 이른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흉기를 들고 협박했을 때 어떤 요건으로 특수협박죄가 성립하는지, 형량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흉기를 들고 위협하면 단순 협박이 아니라 특수협박이 성립합니다
흉기를 휴대한 상태에서 상대를 겁준 것만으로도 특수협박죄는 성립합니다.
형법 제283조 제1항은 사람을 협박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형법 제284조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이 협박죄를 범한 경우, 형을 크게 높여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은 흉기로 분류되는 칼이나 도끼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물건 자체의 성질상 사람을 살상할 수 있는 도구뿐 아니라, 구체적인 사용 상황에 비추어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폭넓게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부엌칼이나 회칼은 물론, 각목, 유리병, 드라이버처럼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도 협박에 사용된 정황에 따라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흉기를 실제로 휘두르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특수협박죄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태로 해악을 고지한 것만으로 성립하고, 그 물건을 실제로 사용했는지는 성립 여부와 무관합니다.
흉기를 실제로 휘두르지 않았더라도,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태에서 상대를 겁준 것만으로 특수협박죄는 성립합니다.
2. 실제로 다치게 하지 않았어도 겁을 준 순간 범죄는 완성됩니다
상대방이 해악의 의미를 인식한 순간, 특수협박죄는 이미 기수에 이릅니다.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상대방이 실제로 공포심을 느꼈는지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로써 구성요건은 충족되어 협박죄의 기수에 이른다(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
즉 흉기를 들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을 던진 시점에 상대방이 그 의미를 알아들었다면, 실제로 다치게 하거나 그 자리에서 도망가지 않았더라도 특수협박죄는 이미 완성된 범죄입니다. 여기에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이 결합되면 단순 협박이 아니라 형이 두 배 이상 무거운 특수협박으로 처벌됩니다.
단순 협박죄는 형법 제283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그러나 이 조항은 특수협박을 정한 제284조에는 준용되지 않습니다. 즉 흉기를 들고 협박한 경우에는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그 자체로 처벌을 피할 수 없고, 합의는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뿐입니다.
흉기를 들고 겁을 준 순간 특수협박죄는 이미 완성되고, 피해자와 합의해도 처벌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3. “휘두르지 않고 들고만 있었다”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손에 쥐지 않고 곁에 두기만 했어도, 즉시 쓸 수 있는 상태였다면 ‘휴대’로 인정됩니다.
특수협박 사건에서 가장 흔한 방어 논리는 “물건을 들고 있었을 뿐 실제로 휘두르지는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휴대’의 의미를 물리적으로 손에 쥐고 있는 상태로 한정하지 않습니다.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였다고 하기 위하여는 범행 현장에 있는 위험한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언제든지 그 물건을 곧바로 범행에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에 두면 충분하고, 그 물건을 현실적으로 손에 쥐고 있는 등 물리적으로 부착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3도18812 판결).
예를 들어 차량 조수석에 실어 둔 야구방망이를 눈짓으로 가리키며 “계속 이러면 재미없다”고 말한 경우, 식탁 위에 놓인 흉기를 손으로 짚으며 위협한 경우 모두 ‘휴대’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범행 현장에서 사용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는 범행 동기, 물건을 소지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전후 정황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따라서 “꺼내지도, 휘두르지도 않았다”는 항변만으로는 특수협박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고, 물건을 소지하게 된 경위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방어의 핵심이 됩니다.
손에 쥐지 않고 곁에 두기만 했어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면 특수협박죄의 ‘휴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다중이 함께 위협하거나 상습적으로 반복하면 형이 더 무거워집니다
가담 인원과 반복 여부에 따라 처벌 수위는 계단식으로 높아집니다.
형량은 사안의 형태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단순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그치고 반의사불벌죄여서 합의로 사건을 종결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단체·다중의 위력을 보인 경우에는 형법 제284조가 적용되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고, 앞서 본 대로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상습성이 인정되면 형법 제285조에 따라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상습으로 흉기를 휴대해 협박한 경우라면 이론상 징역 10년 6개월, 벌금 1천500만원까지도 선고될 수 있는 셈입니다.
만약 흉기를 휴대한 상태에서 실제로 상대를 때리거나 다치게 했다면 협박죄를 넘어 특수폭행죄(형법 제261조) 또는 특수상해죄(형법 제258조의2)가 함께 적용되어 처벌 수위는 한층 더 높아집니다. 단순히 겁을 준 것과 실제로 신체에 위해가 가해졌는지는 적용 법조 자체가 달라지는 지점이므로, 혐의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대응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합니다.
5. 고소·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에 확보한 자료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특수협박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 또는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정황이 뚜렷하고 재범 우려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혐의를 받았거나 반대로 위협을 당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협박 당시 상황을 뒷받침할 문자메시지, 통화 녹음, CCTV, 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 자료부터 확보합니다.
문제된 물건이 실제로 어떤 물건이었고 당시 어떤 상태·용도로 있었는지(생활용품인지, 실제 흉기인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피해를 당한 쪽이라면 진단서, 심리상담 기록 등 정신적 피해를 뒷받침할 자료도 함께 준비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특수협박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혐의의 성립 여부와 양형 방향을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흉기를 들고 홧김에 던진 말 한마디가 특수협박 혐의로 번지는 경우, 당사자들은 “그냥 화가 나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흉기로 위협을 당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다치지 않았다고 해서 사건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당시 정황을 구체적으로 남겨두는 것이 이후 형사·민사 대응 모두에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혐의를 받는 쪽 입장에서도 “들고만 있었을 뿐 휘두르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물건을 소지하게 된 경위와 당시 상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흉기 휴대 협박 사건에서 위협을 당한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흉기를 들고 있었지만 실제로 휘두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특수협박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위험한 물건을 현장에서 사실상 지배하며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두었다면 실제로 휘두르지 않았어도 ‘휴대’로 인정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건을 손에 쥐고 있었는지보다 즉시 사용 가능한 상태였는지가 중요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단순 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라 합의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지만, 특수협박죄는 그 규정이 준용되지 않아 합의해도 처벌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다만 합의 여부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상대방이 실제로 무섭지 않았다고 주장하면 무죄가 되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해악의 고지로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무관하게 협박죄는 기수에 이른다고 보고 있습니다.
Q. 부엌칼이나 각목처럼 흔한 물건도 ‘흉기’로 인정되나요?
A. 인정될 수 있습니다. 물건 자체의 성질뿐 아니라 사용 상황에 비추어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위험한 물건으로 폭넓게 인정됩니다.
Q. 술에 취해서 홧김에 한 말인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음주 상태였다는 사정은 양형 단계에서 검토될 여지는 있지만, 특수협박죄의 성립 자체를 부정하는 사유는 아닙니다.
Q. 여러 차례 흉기를 들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면 형이 얼마나 무거워지나요?
A. 상습성이 인정되면 형법 제285조에 따라 특수협박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어, 이론상 징역 10년 6개월까지도 선고될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 내용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고, 흉기 소지 정황이 뚜렷하면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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