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경법 사기 이득액 산정, 담보를 제공했어도 대출금 전액이 편취액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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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경법 사기 이득액 산정, 담보를 제공했어도 대출금 전액이 편취액인 이유 

강대현 변호사

자금을 빌려주면서 담보를 확보해 뒀으니 손해는 담보가액을 뺀 만큼뿐이라고 여기는 피해자와, 담보를 넉넉히 잡혔으니 사기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채무자가 있습니다. 그러나 형법 제347조 사기죄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될 때, 담보 제공 여부는 이 판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담보를 제공하거나 대가 일부를 지급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편취액을 깎아주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실제 교부받은 금원 전부를 이득액으로 계산해 왔습니다. 이 기준이 왜 이렇게 정해졌는지, 그리고 이득액 산정에서 예외적으로 담보가 고려되는 경우는 없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특경법 사기, 이득액 하나로 형량 구간이 갈린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기죄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 즉 이득액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특경법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해져 있고, 여기에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도 있습니다. 액수 하나가 일반 사기죄의 벌금형 가능성에서 특경법의 최소 3년 실형 구간, 나아가 무기징역까지 가를 수 있는 구조인 셈입니다.

그렇다 보니 수사·재판 실무에서는 유죄냐 무죄냐 못지않게 이득액을 얼마로 볼 것인가가 실질적인 쟁점이 됩니다. 특히 대출사기나 투자사기처럼 피해자가 담보를 확보해 두거나 일부라도 돈을 돌려받은 사건에서는, 피고인 측이 담보가치만큼 또는 회수한 금액만큼은 이득액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5억원 문턱을 넘는지, 50억원 구간에 들어가는지가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 주장은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형이 무거워진다 — 담보나 회수액을 둘러싼 다툼이 치열한 이유다.

담보를 제공했어도 사기죄 성립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사기죄가 언제 성립하는지부터 짚어야 합니다. 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3도5382 판결은, 자금 용도나 상환 계획을 사실과 다르게 말해 돈을 빌렸다면 그 자체로 사기죄가 성립하고, 차용금 채무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결론을 달리할 것이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즉 채무자가 부동산이나 채권을 담보로 걸어줬다는 사실이 있다고 해서, 애초에 기망행위로 돈을 빌린 사실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결론이 나오는 이유는 사기죄가 보호하는 법익과 관련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서는 기망행위로 인한 재물 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곧바로 범죄가 성립한다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유지해 왔습니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5도203 판결 등).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담보가 충분했는지, 피해자의 전체 재산 상황에 실제로 손해가 발생했는지는 사기죄가 이미 성립한 뒤에 문제되는 별개의 사정일 뿐, 성립 여부 자체를 좌우하지 않습니다. 채무자 입장에서 담보를 넉넉히 잡혔으니 사기는 아니라는 항변이 잘 통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득액 산정의 원칙 — 담보 상당액을 뺀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금원 전부

사기죄의 성립을 넘어 특경법 이득액 산정 단계에서도 같은 논리가 이어집니다.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7도12649 판결은 사기죄에서 그 대가가 일부 지급되거나 담보가 제공된 경우에도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금원에서 그 대가 또는 담보 상당액을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금원 전부라고 보아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 법리는 이 판결에서 처음 나온 것이 아니라 1995년 95도203 판결 무렵부터 일관되게 유지돼 온 확립된 판례 입장입니다.

구체적으로 풀면 이렇습니다. 피해자가 10억원을 빌려주면서 시가 6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담보로 잡았다면, 실제 손해는 담보가치를 뺀 4억원 아니냐는 계산이 상식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득액 산정에서는 이 6억원을 공제하지 않고, 피해자가 실제로 교부한 10억원 전부를 이득액으로 봅니다. 담보를 얼마나 잡았는지, 그 담보가 나중에 실제로 얼마에 환가됐는지는 이득액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채권의 평가액 — 시가나 감정가와 무관하게 공제되지 않음.

  • 사후에 담보권을 실행하거나 일부 변제를 받아 실제 회수한 금액 — 편취 이후의 사정이라 이득액에 영향 없음.

  • 차용 당시 선이자·수수료 명목으로 미리 뗀 금액 — 실제 교부받은 원금 자체가 산정 기준.

  • 공범들 사이에서 이득을 나눠 가진 내부 배분 비율 — 이득액은 피해자 기준으로 산정, 공범 각자의 실수령액과는 별개.

판례는 대가가 일부 지급되거나 담보가 제공된 경우에도 편취액을 교부받은 금원에서 그 대가·담보 상당액을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금원 전부로 본다 — 담보의 존재는 이득액을 줄이지 못한다.

왜 담보 가액도, 사후 변제액도 공제하지 않는가

이런 산정방식이 나오는 이유는 사기죄를 어떤 성격의 범죄로 보는지와 맞닿아 있습니다. 판례와 통설은 사기죄를 피해자 전체 재산의 증감이 아니라 기망행위로 인해 개별 재산이 이전된 사실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삼는 범죄로 이해합니다. 기망에 속아 돈을 내준 순간 재산침해와 범죄는 이미 완성되고, 그 이후에 담보를 실행해 얼마를 회수했는지, 채무자가 일부라도 갚았는지는 범죄가 끝난 뒤에 벌어지는 사후 정산의 문제일 뿐입니다. 사후 정산이 어떻게 되든 이미 완성된 범죄의 성립이나 그 액수 자체가 바뀌지는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고려도 있습니다. 만약 담보가 제공됐다는 이유로 이득액을 깎아준다면, 편취범이 형식적으로 가치가 낮은 담보만 걸어두고도 실제 편취액과 무관하게 이득액을 낮춰 특경법 적용 구간을 피해 가는 길이 열립니다. 특경법이 애초에 거액의 경제범죄를 일반 사기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진 법률인 점을 생각하면, 이런 결과는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합니다. 그래서 판례는 담보의 존재나 사후 변제 여부를 이득액 산정에서 철저히 배제하는 쪽으로 법리를 정립해 온 것입니다.

예외로 갈리는 지점 — 부동산 자체가 편취물이면 실질가치설이 적용된다

다만 이 원칙에는 한 가지 구별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앞서 본 교부받은 금원 전부 법리는 금전을 빌려주면서 담보를 확보한, 즉 돈이 편취의 목적물인 사안에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반면 부동산 자체를 이중으로 담보 잡히거나 매도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자체가 편취의 목적물이 된 사안에서는 산정 방식이 달라집니다.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런 경우 부동산에 이미 근저당권이나 압류·가압류가 설정돼 있다면 아무 부담이 없는 상태의 시가에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압류·가압류의 청구금액 등 기존 부담액을 뺀 실제 교환가치를 그 부동산의 가액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부동산을 이중저당·이중매매하는 유형의 특경법 사기·배임 사건에서는 그 부동산에 원래부터 걸려 있던 담보 부담을 이득액에서 공제하는 실질가치설이 적용되지만, 금전을 빌려주면서 별도로 담보를 새로 제공받은 대출사기 유형에서는 그 담보가치를 공제하지 않는 교부받은 금원 전부설이 적용됩니다. 두 법리가 다루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결론이 갈리는 것이지, 서로 모순되는 판례는 아닙니다. 사건이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를 먼저 구분하는 것이 이득액 다툼의 출발점입니다.

  • 대출사기·차용사기 — 편취물은 금전. 담보 제공·사후 변제와 무관하게 교부받은 금원 전부가 이득액.

  • 이중저당·이중매매형 사기·배임 — 편취물은 부동산 자체. 기존 근저당·압류 등 부담을 공제한 실질 교환가치가 이득액.

  • 어느 유형인지는 피해자가 실제로 내준 것이 현금인지, 부동산 자체(소유권·담보권)인지로 구분.

금전 대출사기의 이득액은 담보가치를 공제하지 않은 교부받은 금원 전부이지만, 부동산 자체가 편취물인 이중저당·이중매매형 사건에서는 기존 부담을 공제한 실질 교환가치가 이득액이 된다 — 두 기준을 혼동하면 방어 전략이 어긋난다.

구체적으로 이득액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구체적인 숫자로 살펴보면 이 법리가 실무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해집니다. 甲이 사업자금 명목으로 乙에게 접근해 30억원을 빌리면서 실제로는 상환할 자금 계획이 없었고, 시가 15억원 상당의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해 담보로 제공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후 乙이 그 담보권을 실행해 12억원을 회수했더라도, 이득액은 30억원에서 담보가치나 회수액을 뺀 금액이 아니라 애초에 교부받은 30억원 전부로 산정됩니다. 이 경우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구간에 해당해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2호가 적용되고,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이 기준점이 됩니다.

만약 같은 사안에서 대출금이 60억원이었다면 어떨까요. 담보가치나 회수액과 무관하게 이득액은 60억원으로 산정되어 이번에는 50억원 이상 구간, 즉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적용되는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1호 사안이 됩니다. 담보를 얼마나 잡았는지는 이 구간 판단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오직 피해자에게 교부된 금원의 총액만이 기준이 됩니다. 그래서 대출사기·투자사기 사건에서 변호인이 다투는 지점은 담보가 있었으니 이득액을 깎아 달라는 주장이 아니라, 애초에 교부받은 금원의 총액 자체를 어떻게 계산할 것인지, 혹은 기망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교부인지를 다투는 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실무에서 실제로 다툴 수 있는 지점

그렇다고 방어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실제로 다툼이 벌어지는 지점은 담보가치 공제 주장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습니다. 첫째, 애초에 피해자의 처분행위와 기망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었는지입니다. 이미 정상적으로 이행된 대가관계가 있어 기망이 없었어도 어차피 그만큼은 지급했을 거래라면, 그 부분은 편취액 산정 이전에 애초에 처분행위 자체가 기망에 의한 것인지부터 다퉈야 합니다. 둘째, 앞서 살펴본 대로 사건이 금전 편취형인지 부동산 자체가 목적물인 이중저당형인지를 먼저 구분해, 후자에 해당한다면 실질가치설에 따른 담보 부담 공제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셋째, 공범이 여러 명 관여된 사건에서는 전체 이득액 중 각자가 실제로 취득하거나 취득하게 한 부분이 얼마인지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특경법 제3조는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이득액을 기준으로 하므로, 공모관계나 가담 정도에 따라 개별 피고인에게 적용되는 이득액 구간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지점들은 사건 초기에 계좌 흐름, 계약서, 담보설정 경위 등 객관적 자료를 함께 검토해야 승산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라, 수사 단계부터 이득액 산정 근거 자료를 세밀하게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담보를 제공받았는데도 왜 사기죄가 성립하나요?

A. 사기죄는 기망행위로 재산을 교부받은 순간 성립하며, 상당한 담보가 제공되었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에 실질적 손해가 없더라도 성립에 영향이 없습니다. 담보 유무는 형사책임 성립 여부가 아니라 사후 피해회복의 문제일 뿐입니다.

Q. 담보권을 실행해 돈을 상당 부분 회수했는데도 이득액이 줄지 않나요?

A. 네, 판례는 사후 회수액을 이득액에서 공제하지 않습니다. 다만 실제로 피해를 상당 부분 회복했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어, 이득액 산정과 양형 판단은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Q. 부동산을 이중으로 담보 잡힌 사건에서는 왜 다르게 계산하나요?

A. 그 사건에서는 부동산 자체가 편취의 목적물이기 때문에, 기존 근저당·압류 등 부담을 공제한 실질 교환가치를 이득액으로 봅니다. 반면 금전을 빌리며 담보를 별도로 제공받은 대출사기는 담보가치를 공제하지 않는 별개 기준이 적용됩니다.

Q. 이득액이 5억원에 조금 못 미치면 형법상 사기죄로만 처벌받나요?

A.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지 않아 형법 제347조의 일반 사기죄 법정형이 기준이 됩니다. 다만 이득액 산정 자체가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아 5억원 문턱을 넘는지 여부가 수사·재판의 핵심 쟁점이 되곤 합니다.

Q. 이자나 수수료 명목으로 미리 뗀 돈도 이득액에 포함되나요?

A. 판례는 대가가 일부 지급된 경우에도 그 대가 상당액을 공제하지 않고 교부받은 금원 전부를 이득액으로 보므로, 선이자·수수료 명목으로 공제된 부분도 원칙적으로 이득액 산정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다만 정상적인 반대급부로 볼 수 있는 거래 부분이 별도로 있다면 그 성격을 개별적으로 다툴 필요가 있습니다.

Q. 여러 피고인이 관여된 사건에서는 이득액을 어떻게 나누나요?

A. 특경법 제3조는 행위자가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이득액을 기준으로 하므로, 공모 관계와 가담 정도에 따라 개별 피고인별로 적용되는 이득액과 처벌 구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계좌 흐름과 역할 분담을 구체적으로 규명해야 판단할 수 있는 사실관계 문제입니다.

맺음말

특경법 사기 사건에서 이득액은 형량 구간을 가르는 숫자이지만, 담보를 제공했다거나 일부라도 회수했다는 사정은 이 숫자를 낮추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대법원은 사기죄 성립 단계에서도, 이득액 산정 단계에서도 일관되게 담보나 사후 변제를 편취액에서 공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다만 부동산 자체가 편취의 목적물인 이중저당형 사건처럼 실질가치설이 적용되는 예외가 있고, 인과관계나 공범별 취득액처럼 실제로 다툴 수 있는 지점도 따로 존재합니다.

결국 관건은 사건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를 먼저 정확히 구분하고, 그에 맞는 산정 기준으로 이득액을 다시 계산해 보는 작업입니다. 수원지검을 비롯한 수사기관이 산정한 이득액에 이의가 있다면, 계좌 흐름과 담보설정 경위, 처분행위와 기망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초기 단계부터 세밀하게 정리해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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