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병역판정검사 시즌이 되면 “체중을 얼마까지 빼면, 혹은 얼마까지 찌우면 4급이 나온다”는 식의 정보가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퍼지고, 실제로 이를 따라 했다가 병역법위반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해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도 “이 정도 체중 변화는 다이어트를 열심히 한 것뿐이다”, “원래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으로 검사에 임했다가, 막상 조사가 시작되자 그 설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당혹스러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병역법이 정한 ‘신체손상’의 개념을 상해와 다르게, 등급을 바꾸려는 인위적 조작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해석하고 있고, 체중을 줄인 경우든 늘린 경우든 방향과 무관하게 유죄를 인정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기도 했습니다.
아래에서는 체중 조작으로 신체등급을 바꾼 것이 적발됐을 때 어떤 법리로 처벌되는지, 형량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조사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체중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등급을 바꾸는 행위도 병역법 위반이 됩니다
‘신체손상’은 다치는 것만을 뜻하지 않고, 등급을 바꾸려는 인위적 조작까지 포함합니다.
병역판정검사에서는 신장과 체중을 기준으로 체질량지수(BMI)를 산출해 신체등위를 판정하는데, 과체중이나 저체중 구간에서는 4급 이하로 등급이 내려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기준을 알고 검사를 앞두고 단기간에 체중을 극단적으로 줄이거나 늘려 등급을 바꾸려는 시도가 반복적으로 적발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행위가 “다이어트를 열심히 했다”거나 “체질 때문이다”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병역법 제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을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신체손상’은 형법상 상해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 개념을 다음과 같이 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신체손상의 개념은 신체의 완전성을 해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상해의 개념과 반드시 일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병역의무의 기피 또는 감면사유에 해당하도록 신체의 변화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도8247 판결).
이 법리에 따르면 문신처럼 몸에 직접적인 흔적을 남기는 행위뿐 아니라, 식이조절이나 폭식 등으로 체중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신체등급을 바꾸는 행위도 ‘신체손상’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체중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법으로 신체등급을 바꾸려는 시도는 병역법이 정한 ‘신체손상’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 됩니다.
2. ‘의도한 게 아니다’, ‘체질 때문이다’라는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짧은 기간의 부자연스러운 체중 변화는 그 자체로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됩니다.
병역법 제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목적범입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 목적을 체중 변화의 속도, 시기, 병역판정검사 일정과의 관련성 등 정황을 통해 판단합니다.
실제로 체중을 늘려 신체등위 4급 판정을 받은 사건에서, 법원은 검사를 앞두고 고칼로리 음식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며 운동과 활동을 자제한 정황, 짧은 기간 동안의 체중 변화 추이가 질병이나 생활환경 등 다른 사정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고의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고, 이 판단은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도15682 판결로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반대로 체중을 줄인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검사 통보를 받은 직후부터 식사량과 수분 섭취까지 극단적으로 제한해 짧은 기간에 체중을 큰 폭으로 감량한 정황이 확인되면, “원래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라는 주장만으로는 고의를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병역법 제86조에는 벌금형이 없고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만 규정돼 있어, 유죄가 인정되면 최소한 집행유예를 포함한 징역형이 선고된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체중 변화가 병역판정검사 일정에 맞춰 부자연스럽게 나타났다면,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3. 살을 뺀 경우든 찌운 경우든, 방향과 무관하게 처벌됩니다
등급을 낮추려 체중을 줄이든, 높이려 체중을 늘리든 법적 평가는 같습니다.
실제 적발 사례를 보면 방향은 다양합니다. 체중을 극단적으로 줄여 저체중 판정을 노린 사건도 있고, 반대로 고도비만 기준에 맞춰 체중을 불린 사건도 있습니다.
한 사건에서는 20대 남성이 병역판정검사 재통보를 받은 뒤 식사와 수분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해 체중을 40㎏대까지 줄였고, 체질량지수가 급격히 낮아진 사실이 드러나 병역법위반으로 기소돼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반대 방향의 사례도 있습니다. 신체등위 4급 기준에 맞춰 체중을 100㎏ 이상으로 불린 사건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가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이 선고됐고, 이 판단은 앞서 본 대법원 2019도15682 판결로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병역판정검사 일정을 인지한 시점부터 체중 변화가 시작됐고 그 변화의 폭과 속도가 통상적인 체중 변동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방향이 아니라 검사 통보 시점과의 연관성, 변화의 부자연스러움, 다른 합리적 설명의 부재를 기준으로 고의를 판단합니다.
등급을 낮추려 체중을 줄이든, 높이려 체중을 늘리든 인위적 조작이라는 평가는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4. 초범이라도 실형이 선고될 수 있고, 기존 병역처분도 다시 문제됩니다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규정돼 있어, 사안에 따라 법정구속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병역법 제86조는 벌금형 선택 없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재산범죄처럼 벌금형으로 마무리될 여지가 애초에 없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는 초범이고 문신·자상처럼 적극적인 신체손상까지 나아가지 않은 단순 체중조절 사안이라면 집행유예로 선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체중을 늘려 신체등위 4급 판정을 받고 이미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마친 사건에서도, 초범이고 적극적인 신체손상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이 양형에서 유리하게 고려된 바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사위행위·신체손상으로 받은 병역처분 자체가 문제 되어 재검사·재판정 절차를 거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이미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돼 복무 중이거나 복무를 마친 뒤라도 처분이 다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브로커나 병원을 끼고 조직적으로 체중조작을 시도한 정황이 확인되면 가담 정도에 따라 형이 더 무거워지고, 조력한 제3자도 공범이나 방조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5.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이 순서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사 초기 진술이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병역법위반 의심 사안은 통상 ①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의 내사·조사 또는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인지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체중 변화의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지가 초기 대응의 핵심입니다. 감량이나 증량이 병역판정검사 일정과 무관하게 시작됐다는 점, 혹은 질병·치료 등 합리적인 사유가 있었다는 점을 소명할 자료가 있다면 조사 초기부터 정리해 제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역판정검사 통보를 받은 시점과 체중 변화가 시작된 시점을 날짜별로 정리합니다.
병원 진료기록, 식단·운동 기록, 통화·문자 등 체중 변화의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합니다.
이미 처분보류나 재검사 통보를 받은 상태라면, 추가 진술이나 재검사에 앞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습니다.
병역판정검사는 형사처벌 여부뿐 아니라 이후 병역의무 이행 방식 자체를 좌우하는 절차이므로, 의심을 받는 상황이라면 초기 단계부터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며
병역판정검사를 앞두고 체중을 조절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검사 일정에 맞춰 등급을 바꿀 목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체중을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정황이 드러날 때입니다. 이런 사안일수록 “다이어트였을 뿐”이라는 생각에 조사에 안일하게 임했다가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로 다이어트나 생활습관 변화로 체중이 바뀌었을 뿐인데 검사 시기와 겹쳐 의심을 받는 분도 있고, 반대로 등급을 바꿀 목적이 있었지만 그 이후 상황을 어떻게 소명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는 분도 있습니다.
저는 병역법위반 사건에서 조작 의도가 없었음을 소명해야 하는 쪽과, 조작 정황이 확인된 상황에서 양형을 다퉈야 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자료로 뒷받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해 왔습니다.
병역판정검사 관련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진술 전에 먼저 상황을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시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체중을 늘려서 등급을 바꾼 경우도 처벌되나요? 살을 뺀 경우만 문제되는 줄 알았습니다.
A. 방향과 관계없이 처벌됩니다. 대법원은 체중을 늘려 4급 판정을 받은 사건에서도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병역법 제86조의 ‘신체손상’은 등급을 바꾸려는 인위적 조작 전반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Q. 실제로 자연스럽게 살이 빠진 건데 시기가 겹쳤을 뿐이라고 항변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병역판정검사 통보 시점과 체중 변화 시작 시점, 변화 속도 등 정황으로 판단되므로, 질병·생활환경 등 다른 합리적 사유를 뒷받침할 자료를 갖춰야 소명이 됩니다.
Q. 벌금형으로 끝날 수도 있나요?
A. 어렵습니다. 병역법 제86조는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만 규정하고 있어, 유죄가 인정되면 집행유예를 포함한 징역형이 선고됩니다.
Q. 이미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데 나중에 체중조작이 적발되면 어떻게 되나요?
A. 형사처벌과 별개로 기존 병역처분 자체가 다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재검사·재판정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복무 중이라도 안심할 사안이 아닙니다.
Q. 병원이나 브로커의 도움을 받은 경우는 더 무겁게 처벌되나요?
A. 가담 정도에 따라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고, 조력한 병원이나 제3자도 공범 또는 방조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아직 처분보류 상태이고 최종 등급이 확정되지 않았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괜찮은가요?
A. 안심할 수 없습니다. 인위적 조작 행위 자체가 문제 되므로, 처분보류나 재검사 단계에서 정황이 발각돼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체중 변화의 경위를 어떻게 소명하느냐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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