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지분 합산이 90㎡를 넘어도 분양대상자가 될 수 없다
— 서울고등법원 2025. 9. 12. 선고 2024누71710 판결 해설(한남3구역)
들어가며
주택재개발사업 구역에서 공유지분권자가 단독으로 공동주택을 분양받으려면 일정한 면적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서울시의 경우 구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이하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27조 제2항 제3호 단서가 적용되는 사업장에서는 "2003. 12. 30. 전부터 공유지분으로 소유한 토지의 지분면적이 90㎡ 이상"이어야 단독 분양대상자로 인정됩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정비구역 내 여러 필지에 걸쳐 공유지분을 보유하고, 개별 필지의 지분면적은 각각 90㎡에 미치지 못하지만 이를 합산하면 90㎡를 넘는 경우, 그 공유자가 단독 분양대상자로 인정될 수 있을까요?
서울고등법원 2025. 9. 12. 선고 2024누71710 판결(이하 '이 사건 판결')은 이에 대해 명확히 "아니다"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물론 위 판결 이전에도 동일한 취지의 판례는 존재하였으나, 마침 한남3구역에 대한 상담요청이 있었기에 이 기회에 포스트를 작성합니다.)
1. 사건의 기초사실
원고는 서울 용산구 소재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구역 내 세 필지(D 도로 53㎡, E 도로 516㎡, F 도로 23㎡)에 대하여 각각 1/6 지분권자입니다. 이 지분은 2020년 증여를 원인으로 취득되었으나, 피상속인이 1972년 사망하였고 2004년에 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으며 이 사건 조례의 권리산정기준일(2003. 12. 30.) 이전부터 공유 상태가 존재하였습니다.
원고의 각 필지별 지분면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D 도로(53㎡) 중 1/6 지분: 8.83㎡
E 도로(516㎡) 중 1/6 지분: 86㎡
F 도로(23㎡) 중 1/6 지분: 3.83㎡
합계: 98.66㎡
원고는 세 필지의 지분면적 합계가 98.66㎡로 90㎡를 초과하므로 단독 분양대상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조합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원고를 현금청산대상자로 분류하였고, 원고는 관리처분계획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관련 법령의 구조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27조의 체계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1항: 분양신청자가 소유하는 종전토지의 총면적이 서울특별시 건축조례 제29조 제1호에 따른 규모(주거지역 90㎡) 이상인 경우 분양대상자에 해당합니다.
제2항 제3호 본문: 하나의 주택 또는 한 필지의 토지를 수인이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수인의 분양신청자를 1인의 분양대상자로 봅니다.
제2항 제3호 단서: 다만, 2003. 12. 30. 전부터 공유지분으로 소유한 토지의 지분면적이 90㎡ 이상인 자는 위 원칙의 예외로서 단독 분양대상자가 됩니다.
제3항 제3호: 위 제1항 제2호의 종전 토지 총면적 산정에 있어, 1필지의 토지를 2003. 12. 30. 이후 분할 취득하거나 공유지분으로 취득한 토지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6호 및 제7호 가목은 위 조례 규정의 위임법령으로 기능합니다.
즉, 공유의 경우 원칙적으로 공유자 전원을 합산하여 1주택만 공급하되, 시·도 조례가 따로 정하는 경우에는 조례에 따라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필지별 판단' 원칙
가. 단서 조항의 체계적 해석
이 사건 판결의 핵심 논리는 조문의 체계적 해석에 있습니다.
법원은, 제2항 제3호의 본문이 "하나의 주택 또는 한 필지의 토지를 수인이 소유하고 있는 경우"를 규율 대상으로 하는 만큼, 그 예외를 정한 단서 역시 동일한 전제 아래 해석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단서의 "공유지분으로 소유한 토지의 지분면적"이란 여러 필지를 합산한 전체 지분면적이 아니라, 한 필지의 토지를 공유하는 경우 그 단일 필지에 대한 지분면적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토지 공유자가 공동분양대상자인지 단독분양대상자인지 여부는 개별 토지별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이 도출됩니다 (서울고등법원 2024누71710).
원고가 보유한 세 필지 중 각 필지에 대한 지분면적은 8.83㎡, 86㎡, 3.83㎡으로, 그 어느 하나도 90㎡에 이르지 못합니다. 이에 법원은 원고가 단독 분양자격을 갖추지 못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나. 원고의 '제1항 제2호 총면적' 주장에 대한 배척
원고는 다음과 같은 논리를 전개하였습니다.
제2항 제3호 본문은 '한 필지'를 공유하는 경우를 규율하므로, 수 필지를 공유하는 경우에는 제2항 제3호가 애초에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러한 경우에는 제1항으로 돌아가게 되고, 제1항 제2호의 '종전토지의 총면적' 요건(90㎡ 이상)은 공유토지 지분의 합산 면적으로도 충족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두 가지 이유에서 배척하였습니다.
첫째,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27조 제3항 제3호는 제1항 제2호의 종전 토지 총면적 산정에서 "1필지의 토지를 2003. 12. 30. 이후 분할 취득하거나 공유지분으로 취득한 토지"를 제외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원고가 해당 지분을 2020년 증여로 취득한 이상, 이 지분은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총면적 산정에서도 배제됩니다
둘째, 설령 수 필지 공유를 제2항 제3호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보더라도, "수 필지의 토지를 수인이 공유하는 경우도 각 필지별로 보면 '한 필지를 수인이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제2항 제3호가 여전히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수 필지 공유라는 이유만으로 제2항 제3호의 적용을 회피할 수 없습니다.
다. 원고의 대법원 판례 원용에 대한 배척
원고는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두15852 판결을 들어, 동일한 공유자들이 수 필지 토지를 함께 공유하는 경우 이를 '한 필지의 토지를 수인이 소유하고 있는 경우'와 동일하게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대법원 판결은 재개발사업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면서 토지등소유자 수의 모수(母數)를 산정하는 문제를 다룬 것으로, 공동주택 분양 과정에서의 단독분양 인정 여부와는 사실관계와 쟁점이 전혀 다른 사안임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라. 개발이익 균등 분배 주장에 대한 배척
원고는 "지분면적 합산이 90㎡ 이상이면 단독 분양대상자로 보아야 형평에 맞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오히려 반대 결론을 도출합니다. 만약 합산 방식을 허용하면, 이 사건처럼 합계 592㎡의 세 필지에 대해 최대 6명의 단독 분양대상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발이익의 균등한 배분이라는 취지에 오히려 반하고, '지분 쪼개기'를 방지하려는 해당 조항의 입법 목적을 몰각시키는 결과라고 보았습니다.
4. 이 판결의 위치: 관련 판례와의 비교
이 사건 판결은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27조 제2항 제3호 단서 해석에 관한 일련의 판례군 속에서 필지별 판단 원칙을 명확히 확인한 사례입니다.
같은 단서 조항을 해석하면서도 서로 다른 쟁점을 다룬 대법원 판결들도 존재합니다.
대법원 2025. 5. 29. 선고 2024두31185 판결은 피상속인이 권리산정기준일 전에 사망한 경우 상속에 의한 소유권 취득에는 단서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 즉 상속 시 소급효의 맥락에서 같은 단서를 다루었습니다.
그 판결 역시 단서의 적용 단위는 '한 필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이 사건 판결과 규범적 전제를 공유합니다.
또한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두33877 판결은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27조 제2항 제5호(동일인 소유 토지와 주택의 분리 소유에 관한 단서)에서도 상속 시 소급효를 인정하여 원심을 파기하였는데, 여기서도 분양 적격 판단은 개별 부동산 단위로 이루어집니다.
비교 검토가 필요한 또 다른 시각으로는, 서울고등법원 2024. 4. 19. 선고 2023누42012 판결이 있습니다. 그 판결은 복수 필지 공유자가 각 필지별 지분면적 합산이 90㎡ 이상인 상황에서 단독 분양대상자로 인정받지 못한 사례로, "예외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가. 공유지분권자의 분양 전략
재개발 구역 내에서 복수 필지에 공유지분을 보유한 토지등소유자라면, 이 판결이 제시하는 원칙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 필지별로 90㎡ 이상의 지분면적이 확보되지 않는 한, 아무리 여러 필지의 지분면적 합산이 기준면적을 초과하더라도 단독 분양대상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이는 개별 필지에 관한 공유지분 가치가 각각 독립적으로 평가된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나. 분양신청 이전 권리관계 정리의 중요성
이 사건에서 원고는 E 도로(516㎡) 지분면적이 86㎡에 불과하여 90㎡를 겨우 4㎡ 차이로 충족하지 못하였습니다. 만약 분양신청 이전 시점에 해당 필지에서 9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그 취득 시기가 권리산정기준일(2003. 12. 30.) 이후라면 제3항 제3호에 의해 배제되는 문제가 다시 발생하므로, 결국 핵심은 기준일 이전부터의 소유 여부입니다.
다. 상속 사안에서의 예외적 구제 가능성
다만, 피상속인이 권리산정기준일 이전에 사망하였고 상속으로 인하여 특정 한 필지에서 90㎡ 이상의 지분면적을 취득하게 된 경우에는, 설령 상속등기가 기준일 이후에 이루어졌더라도 단서 조항의 보호를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이 구제의 범위 역시 '한 필지 단위'의 지분면적을 기준으로 하므로, 여러 필지를 합산하는 방식은 이 맥락에서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결 어
이 사건 판결은 재개발 분야에서 오랜 논란이 되어온 '복수 필지 공유자의 지분면적 합산 가부'에 관하여 명확한 답을 제시하였습니다. 분양대상 여부는 개별 필지를 단위로 판단하여야 하며, 필지를 초월한 지분면적의 합산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 원칙은 투기 목적의 지분 쪼개기를 방지하고 개발이익의 균등 배분을 도모하는 도시정비법 체계의 근본 취지에 부합합니다.
따라서 정비구역 내에서 복수 필지에 공유지분을 보유한 분들은 물론, 조합 실무를 담당하는 분들도 관리처분계획 수립 시 이 판결의 법리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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