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을 발견하고도 계속 교제했습니다. 지금 고소해도 될까요?
불법촬영 피해 상담을 하다 보면 정말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남자친구가 몰래 찍은 영상을 발견했는데, 그때는 신고하지 못했어요.”
“그 사실을 알고도 계속 만났는데, 지금 고소하면 불리하지 않을까요?”
“헤어진 지 몇 년이나 지났는데 이제 와서 고소해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이유만으로 고소를 포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1. 계속 만났다고 촬영에 동의한 것은 아닙니다.
연인 사이였다는 것.
성관계에 동의했다는 것.
불법촬영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한동안 계속 교제했다는 것.
이러한 사정과 촬영에 동의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상대방이 마음대로 촬영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불법촬영 사실을 발견한 뒤 관계를 바로 끝내지 못했다고 해서, 이미 이루어진 촬영에 뒤늦게 동의한 것으로 바뀌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하나입니다.
촬영 당시, 촬영에 동의했는가.
저는 이 부분부터 확인합니다.
2. “그런데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나요?”
이 질문 때문에 고소를 망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해자가 사랑했던 연인이라면 피해를 알게 된 즉시 신고하고 관계를 끊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상대방의 사과를 믿어보기도 하고, 당장 관계를 끝내지 못하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덮어두었다가 헤어진 뒤 시간이 지나서야 고소를 결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해자가 반드시 범행 직후 신고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제가 진행한 사건 중에도 교제 중 불법촬영 사실을 발견했지만 당시에는 고소하지 못하고, 헤어진 뒤 고소를 진행한 사건들이 여러 건 있습니다.
그중에는 헤어진 뒤 고소하여 1억 3천만 원의 피해회복으로 마무리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헤어진 지 약 3년이 지난 뒤 고소를 진행해 포렌식 절차까지 마치고, 7,500만 원의 피해회복으로 마무리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때 신고하지 않았으니 이제 늦었다.”
먼저 그렇게 단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3. 오히려 시간이 지났다면 ‘증거’부터 봐야 합니다.
다만 오래된 사건이라면 준비 없이 고소장부터 접수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불법촬영물을 어떻게 발견했는지
촬영물 또는 캡처 등 남아 있는 자료가 있는지
상대방이 촬영 사실을 인정하거나 사과한 대화가 있는지
당시 피해 사실을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는지
촬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정황이 있는지
상대방이 “이미 영상을 삭제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 듣고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건에 따라 압수수색이나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4. 상대방의 반박도 미리 예상해야 합니다.
연인 사이에서 발생한 불법촬영 사건에서는 상대방이 이렇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촬영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동의하고 찍은 것이다.”
“그렇게 문제였다면 왜 계속 만났느냐.”
“헤어진 지 몇 년이나 지나서 왜 이제 고소하느냐.”
그래서 시간이 지난 사건일수록 상대방이 어떤 주장을 할 것인지까지 예상하고 고소를 준비해야 합니다.
고소장에 피해 사실만 적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반박에 대응할 수 있도록 증거와 사실관계를 처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5. 계속 만났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아닌 것이 아닙니다.
이건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불법촬영 사실을 알고도 계속 교제했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아닌 것이 아닙니다.
헤어진 뒤 고소했다고 해서 당연히 보복성 고소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몇 년이 지났다고 해서 무조건 늦은 것도 아닙니다. 다만 시간이 지난 만큼 남아 있는 증거가 무엇인지, 어떤 순서로 사실관계를 설명할 것인지, 상대방의 반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더 꼼꼼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과거 연인에게 불법촬영 피해를 입었지만 당시 바로 신고하지 못했다면,
“너무 늦었나?”부터 고민하지 마세요.
지금 무엇이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자료를 토대로 고소가 가능한 사건인지, 어떤 증거부터 확보해야 하는지를 검토한 뒤 움직이시길 권합니다.
법무법인 정향 이현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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