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없으면 손해배상은 어떻게 되나요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없으면 손해배상은 어떻게 되나요
법률가이드
매매/소유권 등계약일반/매매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없으면 손해배상은 어떻게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동산 매매, 인테리어 공사, 용역 계약 등 여러 계약서를 검토하다 보면, 정작 손해배상이나 위약금에 관한 조항이 아예 없거나 형식적으로만 되어 있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많은 분들이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없으니 상대방이 계약을 어겨도 어쩔 수 없다”거나, 반대로 “계약금만 포기하면 그만 아니냐”고 안심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상대방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거나 이행을 미루면, 위약금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자체를 포기하거나, 계약금 몰수로 모든 책임이 끝났다고 오해해 정작 받아야 할 손해액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별도 특약이 없더라도 채무불이행 사실과 손해 발생이 인정되면 실손해를 기준으로 배상받을 권리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계약금 등 금원이 오갔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손해배상액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없을 때 손해배상 청구가 어떤 법리로 이루어지는지, 계약금과 손해배상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손해액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위약금 조항이 없어도 손해배상 청구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위약금 조항의 유무는 청구권의 존부가 아니라 입증책임의 난이도를 가르는 문제입니다.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민법 제390조에 따라 손해배상청구권이 당연히 발생합니다.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않으면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이 원칙은, 계약서에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별도 문구가 있는지와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위약금(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이 있는 계약과 없는 계약의 차이는 “배상받을 수 있는지”가 아니라 “배상받기까지 무엇을 입증해야 하는지”에 있습니다. 위약금 조항이 있으면 실제 손해액과 무관하게 정해진 금액을 청구할 수 있어 입증 부담이 크게 줄어들지만, 조항이 없으면 채권자가 손해가 발생한 사실, 손해액, 채무불이행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민법 제393조).

실무에서는 이 구분을 놓치고 “위약금 조항이 없으니 청구할 방법이 없다”고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히는 청구 자체가 막히는 것이 아니라 입증의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뿐입니다. 오히려 위약금 조항이 없다는 것은 손해배상액에 상한이 없다는 뜻이기도 해서, 실제 손해가 크다면 위약금 조항이 있는 경우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위약금 조항이 없다고 손해배상 청구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다만 손해 발생과 손해액을 채권자가 직접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 달라질 뿐입니다.


2.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몰수하는 것과 손해배상은 별개로 판단됩니다

계약금은 원칙적으로 해약금일 뿐, 특약이 없다면 손해배상액의 상한이 되지 않습니다.

부동산 매매계약이나 공사도급계약에서 계약금을 주고받았다면, 이 계약금은 민법 제565조 제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해약금으로 추정됩니다. 해약금은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배액을 상환하는 방법으로 계약을 자유롭게 해제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일 뿐, 채무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과는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성격을 가지려면, 계약서에 “계약을 위반하면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한다”는 등 이를 위약금으로 하기로 하는 별도의 특약이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 판례도 유상계약에서 계약금 등이 오갔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볼 수 없고, 위약금으로 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성질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법리가 실무에 갖는 의미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위약금 특약이 없다면 계약금을 몰수당하거나 배액을 지급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손해배상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 손해가 계약금보다 크다면 그 초과분을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위약금 조항이 없으므로 계약금 액수와 무관하게 실손해 전액을 청구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손해액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함께 커진다는 점입니다.

계약금은 해약금이 원칙이며, 위약금으로 하기로 하는 특약이 없다면 계약금 액수가 손해배상의 상한도 하한도 되지 않습니다.


3.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를 구분해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분명해집니다

통상손해는 비교적 쉽게 인정되지만, 특별손해는 상대방의 예견가능성까지 입증해야 합니다.

위약금 조항이 없을 때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민법 제393조가 정한 손해의 종류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제1항의 통상손해는 그 종류의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사회통념상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손해로, 별도의 특별한 사정을 입증하지 않아도 비교적 쉽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 매매계약이 파기된 경우라면 계약 해제 시점의 시가와 계약가액의 차액, 대체 매물을 구하는 데 든 통상적인 비용 등이 여기 해당합니다.

반면 제2항의 특별손해는 당사자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로, 채무자가 계약 당시 또는 이행기까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만 배상 대상이 됩니다. 매매 목적물을 즉시 되팔아 얻으려던 전매차익, 입주 지연으로 발생한 별도 임차료, 공사 지연으로 인한 영업 손실 등은 특별손해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상대방이 그 사정을 인식했거나 인식할 수 있었다는 점까지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이 구분을 하지 않고 손해 항목을 뭉뚱그려 청구했다가, 특별손해 부분에 대한 예견가능성 입증이 부족해 그 부분만 기각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손해 항목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나누어 정리하고, 특별손해 항목에 대해서는 계약 체결 당시 상대방에게 그 사정을 알렸다는 문자메시지, 이메일, 계약서 특약사항 등 증빙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해 항목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나누어, 특별손해는 상대방의 예견가능성을 뒷받침할 자료까지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4. 손해액을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청구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손해 발생 사실만 분명하면, 법원이 손해액을 재량으로 정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위약금 조항 없이 실손해를 입증해야 하는 사건에서 가장 큰 난관은 손해액을 정확한 숫자로 특정하는 일입니다. 특히 영업손실이나 신용훼손처럼 성질상 정확한 금액 산정이 어려운 손해는,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청구 전체가 배척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2016년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손해배상 액수의 산정)가 신설되었습니다. 이 조항은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손해의 구체적인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액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대법원도 그 이전부터 손해 발생은 인정되나 액수 증명이 곤란한 사건에서 법원이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해 손해액을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혀 왔습니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다6951, 6968 판결 참조).

다만 이 제도는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한데 액수만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작동하는 보완장치입니다.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 자체가 다투어진다면 이 조항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므로, 견적서, 시세 자료, 지출 영수증, 대체거래 내역 등 확보 가능한 자료는 최대한 갖춰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손해액 계산이 어렵다는 사정 자체는 청구를 막지 못하지만, 손해 발생 사실만큼은 스스로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5. 위약금 조항 없는 계약의 손해배상 청구는 이런 절차로 진행됩니다

내용증명 발송부터 소송 제기까지, 초기 자료 정리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위약금 조항이 없는 계약에서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이 확인되면, 통상 ①내용증명 우편으로 채무불이행 사실을 특정하고 이행을 최고하거나 계약 해제 의사를 명확히 통지하는 단계 → ②손해 항목별로 시세 자료, 견적서, 지출 증빙 등 손해액 산정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 → ③당사자 간 협의나 조정으로 해결을 시도하는 단계 → ④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할 법원(예컨대 수원 지역 계약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단계로 진행됩니다. 소가와 상대방 재산 상황에 따라 가압류를 함께 검토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절차를 시작하기 전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1. 계약서, 문자메시지, 통화 녹음 등으로 상대방의 채무불이행 사실과 그 시점을 구체적으로 특정합니다.

  2. 손해 항목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나누고, 항목별로 시세 자료·견적서·지출 영수증 등 뒷받침 자료를 모읍니다.

  3.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원칙 10년,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5년)와 계약 해제 여부에 따른 청구 우선순위를 함께 검토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위약금 조항이 없는 계약 분쟁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를 구분해 청구 범위를 최대화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위약금 조항이 없는 계약서를 앞에 두고 있으면, “이래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항이 없으니 어차피 안 될 거라는 생각, 혹은 계약금만 포기하거나 몰수하면 끝이라는 생각 때문에 정작 손해액을 뒷받침할 자료를 놓치는 시기를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손해배상을 청구받는 입장에서도 위약금 조항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손해를 입은 입장에서도 위약금 조항이 없다고 해서 청구를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결국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를 구분해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저는 부동산 매매·임대차·공사계약 등에서 위약금 조항 없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쪽과, 반대로 그런 청구를 방어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통상손해·특별손해의 구분과 입증자료 정리 방식에 따라 인정되는 금액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없다고 지레 포기하기보다는, 지금 있는 자료로 무엇을 입증할 수 있는지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판단이 필요한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아예 없는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위약금 조항은 손해액 입증 부담을 줄여주는 장치일 뿐이고, 민법 제390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조항 유무와 관계없이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발생합니다. 다만 손해 발생 사실과 손해액을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

Q. 계약금을 포기했는데도 추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하기로 하는 특약이 없었다면 가능합니다. 계약금은 원칙적으로 해약금일 뿐이므로, 실제 손해가 계약금보다 크다면 그 차액을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손해액을 정확한 금액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청구가 기각되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손해가 발생한 사실 자체가 인정되면,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라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해 상당한 금액을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손해 발생 여부 자체는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Q. 전매차익처럼 특수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도 배상받을 수 있나요?

A. 특별손해로 분류되어, 상대방이 계약 당시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까지 입증해야 인정됩니다. 계약 체결 과정에서 그 사정을 알렸다는 문자나 이메일 등 증빙을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위약금 조항이 없으면 손해배상 상한도 없다는 뜻인가요?

A. 그렇습니다. 위약금(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이 있으면 정해진 금액을 초과해 받기 어렵지만, 조항이 없으면 실제 손해를 입증하는 한 그보다 많은 금액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만큼 입증 부담도 커집니다.

Q. 계약 해제와 손해배상을 같이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민법 제551조에 따라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계약금 반환이나 원상회복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소멸시효는 얼마나 되나요?

A.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원칙적으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지만,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라면 5년으로 단축될 수 있습니다. 시점을 넘기지 않도록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8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