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물건 중개한 중개사에게 배상 책임 물을 수 있나요
전세사기 물건 중개한 중개사에게 배상 책임 물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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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물건 중개한 중개사에게 배상 책임 물을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전세사기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계약을 진행한 사람은 분명히 있었는데, 알고 보니 자격증도 없는 사람이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전세사기 조직이 매물을 물색하고 세입자를 끌어들이는 과정에 이른바 컨설팅업체나 브로커를 앞세우고, 계약서에는 등록된 공인중개사 명의만 빌려 도장을 찍는 구조가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임차인분들 중에는 “사무실 간판에 공인중개사라고 써 있었으니 당연히 그 사람이 중개한 줄 알았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사람이니 당연히 자격이 있는 사람이겠거니 믿었다”는 생각으로 계약을 진행했다가, 나중에야 실제로 매물을 안내하고 계약을 종용한 사람은 무자격 직원이었고 등록된 공인중개사는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알고 난 뒤 “그 직원은 우리 소속이 아니었다”, “나는 서류에 도장만 찍었을 뿐이다”라는 식으로 발뺌하는 개업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실제 배상을 받아낼 수 있는지입니다.

최근 법원은 실제 중개행위를 누가 했는지와 무관하게, 등록된 개업공인중개사 명의로 계약이 진행된 이상 그 공인중개사가 손해배상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자격자를 앞세워 매물을 소개하게 하고 형식적으로 도장만 찍었다는 사정은 오히려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를 가중시키는 사정으로 평가되는 추세입니다.

아래에서는 전세사기 매물을 실제로 소개·중개한 사람이 무자격자였던 경우에도 등록된 공인중개사에게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그 법적 근거와 배상 범위, 그리고 실제로 청구하는 절차까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물건을 실제로 소개한 사람이 무자격자여도 개업공인중개사가 책임을 집니다

중개보조원이나 무자격 직원의 업무상 행위는 법적으로 그를 고용한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간주됩니다.

전세사기 조직이 흔히 활용하는 구조를 보면, 매물 물색과 현장 안내, 임대 조건 협상까지는 이른바 “실장”이나 컨설턴트가 진행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단계에서만 등록된 개업공인중개사가 등장해 계약서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서명·날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인중개사법 제15조 제2항은 “소속공인중개사 또는 중개보조원의 업무상 행위는 그를 고용한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입자 입장에서 실제로 누가 중개행위를 했는지 구별하기 어려운 구조적 특성을 고려해, 대외적으로 등록돼 있는 명의자에게 책임을 고정시키는 규정입니다.

이 규정 덕분에 세입자는 실제로 매물을 소개하고 계약을 진행한 사람의 자격 유무를 별도로 입증할 필요 없이, 계약서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된 개업공인중개사를 상대로 곧바로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그 직원은 무자격자였다”, “나는 도장만 찍었을 뿐이다”라는 항변만으로는 책임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매물을 소개하고 계약을 진행한 사람이 무자격자였더라도, 그 업무는 법적으로 명의를 빌려준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간주됩니다.


2. 중개사무소 명의만 빌려준 경우에도 손해배상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자기 명의의 중개사무소를 다른 사람의 중개행위 장소로 제공한 것만으로도 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자격증 대여”나 “사무소 명의 대여” 구조도 전세사기 사건에서 자주 확인됩니다. 무자격 브로커가 실제로는 활동하지 않는 개업공인중개사의 등록증과 간판만 빌려 별도의 사무실이나 상담 공간에서 영업을 하는 형태입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2항은 “개업공인중개사는 자기의 중개사무소를 다른 사람의 중개행위의 장소로 제공함으로써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명의를 빌려준 것 자체를 별도의 책임 발생 원인으로 규정한 것으로, 실제 중개행위에 관여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입니다.

실무에서는 계약서에 찍힌 인장,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서명, 사무소에 게시된 자격증과 등록증, 사업자등록 명의 등을 먼저 대조해 실제로 계약을 진행한 사람이 등록된 개업공인중개사가 맞는지, 아니면 명의만 빌려준 것인지를 가려야 합니다.

중개업자는 위임 취지에 따라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조사·확인할 의무가 있고 그 주의의무를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이 법리는 매물을 실제로 소개하고 안내한 사람이 누구인지와 무관하게, 계약서에 이름을 올린 개업공인중개사에게 조사·확인의무가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명의만 빌려줬다는 사정은 오히려 그 조사·확인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았다는 근거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개사무소 명의를 다른 사람의 중개행위 장소로 제공한 것만으로도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2항에 따른 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무자격자가 실제로 매물을 소개했더라도 중개행위로 인정되어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중개행위인지 여부는 자격이나 등록 여부가 아니라 사회통념상 거래를 알선한 행위인지로 판단합니다.

소송 과정에서 개업공인중개사 측이 자주 내세우는 방어 논리는 “그 사람은 원래 우리 직원이 아니었다”거나 “정식 중개행위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소개해준 것뿐”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어떤 행위가 중개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나 자격·등록 여부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로 인정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개업자의 행위가 중개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거래당사자의 보호에 목적을 둔 법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그 행위를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 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5다40853 판결).

이 기준에 따르면, 매물을 물색해 현장을 안내하고 계약 조건을 조율한 행위는 그 행위자가 정식 직원으로 신고돼 있었는지, 자격증을 보유했는지와 무관하게 중개행위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그 중개행위가 이루어진 사무소의 개업공인중개사가 책임을 지는 구조로 이어집니다.

중개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의 자격이나 신고 여부가 아니라 객관적·사회통념상 거래를 알선한 행위인지로 판단됩니다.


4. 배상 범위는 공제금 한도와 과실 비율에 따라 달라집니다

공제금 한도를 넘는 손해는 개업공인중개사 개인 재산에 대해 별도로 청구해야 합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3항에 따라 개업공인중개사는 업무를 개시하기 전에 보증보험 또는 공제(한국공인중개사협회 공제 등)에 가입해야 하고, 보장금액은 법인인 개업공인중개사가 2억원 이상, 법인이 아닌 개업공인중개사는 1억원 이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전세사기 피해액은 보증금 규모 자체가 억 단위를 넘는 경우가 많아, 공제금만으로는 실제 손해를 다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공제금 한도를 초과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공제조합이 아니라 개업공인중개사 개인을 상대로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해 재산을 특정하고 강제집행해야 합니다.

또한 임차인 스스로 등기부등본이나 권리관계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거나,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조건임에도 별다른 의심 없이 계약한 경우에는 과실상계가 적용돼 배상액이 일부 감액될 수 있습니다. 계약 당시 어떤 자료를 요청하고 확인했는지를 기록해 두는 것이 이후 배상 비율을 다투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5. 손해배상 청구는 이런 절차로 진행됩니다

공제금 청구와 별도로, 초기에 증거를 확보해두는 것이 배상액을 키우는 핵심입니다.

전세사기 중개사 책임 사건은 통상 ①계약서·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손해배상책임 관계 증서(공제증서 사본) 확보 → ②등록된 개업공인중개사 및 실제 계약을 진행한 담당자를 특정해 내용증명 발송 → ③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 공제기관에 공제금 지급 청구 → ④공제금으로 회복되지 않는 손해는 개업공인중개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사업장 소재지가 수원이라면 수원지방법원)을 제기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소송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1. 계약서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공제증서 사본을 확보해 실제 계약을 담당한 개업공인중개사 명의와 연락 경위를 정리합니다.

  2. 매물을 실제로 안내하고 계약을 권유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문자메시지·통화 녹음·명함 등으로 특정합니다.

  3. 등기부등본상 권리관계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된 내용을 대조해 설명 누락이나 허위 기재 여부를 확인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는 공제금 청구는 물론, 공제금을 초과하는 손해에 대한 민사소송, 그리고 필요한 경우 사기방조 등 형사 고소까지 함께 검토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됩니다.


마치며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임차인분들은 “그 중개사무소는 계약서에 도장만 찍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오히려 더 큰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저런 사람을 상대로 뭘 받아낼 수 있겠나”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개업공인중개사 입장에서도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직원을 채용하고 관리했을 뿐인데 그 직원의 일탈행위까지 전부 책임지라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입자로서는 사무소 간판과 자격증, 계약서에 적힌 명의를 신뢰할 수밖에 없고, 그 신뢰를 보호하기 위해 법이 개업공인중개사에게 관리·감독 책임을 지운 것이라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임차인 측과, 반대로 직원의 일탈행위로 곤란을 겪는 개업공인중개사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서에 서명한 명의자가 누구인지, 실제 업무를 처리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해 왔습니다.

계약 과정에서 누가 실제로 매물을 소개하고 계약을 진행했는지가 애매하다면, 그 지점부터 다시 정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그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공인중개사가 “그 직원은 우리 소속이 아니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래도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물을 수 있습니다. 소속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의 업무상 행위는 공인중개사법 제15조 제2항에 따라 그를 고용한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간주되고, 실제 소속 여부는 등록관청 신고 자료 등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중개사무소를 다른 사람에게 명의만 빌려준 경우에도 배상 책임이 있나요?

A.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2항은 자기의 중개사무소를 다른 사람의 중개행위 장소로 제공해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개업공인중개사가 배상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Q. 공제금만으로 피해액이 다 회복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A. 공제금 한도(법인 2억원, 비법인 1억원 등)를 초과하는 손해는 개업공인중개사 개인을 상대로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해 재산을 특정하고 강제집행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Q. 저도 등기부등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배상받을 수 있나요?

A. 받을 수 있지만 과실상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스스로 확인할 수 있었던 위험 요소를 확인하지 않은 정도에 따라 배상액이 일부 감액될 수 있습니다.

Q. 실제로 매물을 소개한 사람이 무자격자였다는 사실은 어떻게 입증하나요?

A. 문자메시지, 통화 녹음, 명함, 현장 방문 당시 동행자 진술 등으로 실제 업무를 처리한 사람을 특정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이를 계약서·확인설명서상 명의자와 대조해 차이를 밝히면 됩니다.

Q. 공제금 청구와 민사소송, 형사 고소를 함께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제금 청구로 우선 일부를 회수하면서, 초과 손해에 대한 민사소송과 필요시 사기방조 등 형사 고소를 병행하는 것이 실무상 일반적입니다.

Q. 개업공인중개사가 폐업하거나 연락이 끊기면 배상받을 방법이 없나요?

A. 공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한 경우 그 공탁금은 개업공인중개사가 폐업·사망한 날부터 3년간 회수가 제한되므로, 그 기간 내라면 공탁금에 대한 권리행사가 가능합니다. 다만 개인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은 소재 파악이 관건이므로 조기에 재산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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