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매매나 임대차 계약을 진행하면서, 한 명의 중개사가 매도인과 매수인, 또는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 모두에게서 중개수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는 “같은 중개사님이 양쪽 다 맡아서 하니 알아서 공평하게 해주시겠지”, “수수료를 두 배로 받는 만큼 더 신경 써주실 것”이라는 생각으로 계약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막상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면, 시세보다 눈에 띄게 불리한 가격이었거나 권리관계·하자에 대한 설명이 통째로 빠져 있었거나, 상대방에게만 유리한 특약이 슬쩍 들어가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인중개사의 조사·확인의무와 신의성실의무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개사가 양쪽 모두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 자체는 법이 이미 예정해 둔 것이지만, 그 지위를 이용해 어느 한쪽에 불리한 계약을 유도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중개사가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는 것이 그 자체로 위법한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불리한 계약을 떠안았을 때 어떤 민사·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최근 법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중개사가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는 것 자체는 원칙적으로 적법합니다
문제는 ‘양쪽 수수료’가 아니라 그 지위를 이용한 편파적 행위입니다.
부동산 거래에서 매도인과 매수인, 또는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을 한 명의 중개사가 동시에 중개하는 것을 실무에서는 흔히 ‘쌍방중개’라고 부릅니다. 공인중개사법령은 중개보수를 중개의뢰인 쌍방으로부터 각각 받는 구조를 전제하고 있고, 매매·교환은 거래금액의 1천분의 9, 임대차 등은 1천분의 8 이내에서 각 당사자가 자신을 중개한 중개사에게 보수를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 명의 중개사가 양쪽 모두로부터 각자 법정 한도 내의 수수료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위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위법 여부가 문제 되는 것은 공인중개사법 제33조 제1항 제6호가 금지하는 ‘중개의뢰인과의 직접 거래’ 또는 ‘거래당사자 쌍방대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대리’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고 계약 성사를 돕는 중개를 넘어, 계약 체결 여부나 조건을 결정할 권한까지 사실상 위임받아 양쪽 당사자의 의사표시를 중개사 혼자서 만들어내는 상태를 뜻합니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공인중개사법 제48조 제3호).
그런데 상담 사례를 보면, 진짜 문제는 ‘쌍방대리’라는 개념 자체보다 중개사가 양쪽에서 돈을 받는 지위를 이용해 사실상 한쪽 편만 들었다는 점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컨대 매도인 쪽 사정(급매·하자·세금 문제 등)을 매수인에게 숨기거나, 반대로 매수인의 자금 사정을 매도인에게 유리하게만 전달해 계약을 서둘러 성사시키는 식입니다. 이런 행위는 좁은 의미의 ‘쌍방대리’가 아니라 확인·설명의무 위반이나 거짓된 언행에 해당해 별도로 규율됩니다.
중개사가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는 것 자체는 적법하지만, 그 지위를 이용해 한쪽에만 불리하게 정보를 다뤘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2. 확인·설명의무를 어기고 불리한 계약을 유도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조사·확인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중개사는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공인중개사법 제25조는 중개사에게 중개가 완성되기 전 권리관계, 법령상 이용제한, 시설물의 상태 등 중개대상물에 관한 중요사항을 조사해 중개의뢰인에게 성실·정확하게 설명할 의무를 지웁니다. 또한 제29조는 중개사가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양쪽 모두에게 수수료를 받는 구조라 하더라도, 이 두 의무는 매도인·매수인, 임대인·임차인 각각에게 동등하게 적용됩니다.
만약 중개사가 이 의무를 게을리해 한쪽 당사자가 시세보다 불리한 가격에 계약하거나, 몰랐던 하자·권리제한을 떠안게 됐다면,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라 중개사는 그로 인한 재산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개업공인중개사는 이런 배상책임에 대비해 법인은 2억원 이상, 개인은 1억원 이상의 보증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할 의무가 있으므로, 실제로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공제 등을 통해 먼저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는 지점은, 중개사가 확인설명서에 실제로 무엇을 기재했고 무엇을 빠뜨렸는지, 그리고 그 누락이 손해와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중개업자는 위임 취지에 따라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조사·확인할 의무가 있고, 그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중개의뢰인에게도 거래관계를 조사·확인할 책임을 게을리한 부주의가 인정되고 그것이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면 과실상계를 할 수 있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다만 이 판례가 보여주듯, 손해배상 액수를 정할 때는 중개의뢰인 스스로 거래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부주의도 함께 따져 과실상계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 당시 중개사로부터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확인설명서에 어떤 내용이 기재·누락되었는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남겨두는 것이 배상 범위를 정하는 데 결정적입니다.
확인·설명의무 위반으로 불리한 계약을 떠안았다면, 중개사는 물론 공제·보증보험을 통해서도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3. 한쪽 편만 들며 거짓 설명을 했다면 계약 자체를 취소할 수도 있습니다
중개사가 상대방과 동일시될 정도로 편들었다면 계약 취소가 한결 쉬워집니다.
손해배상을 넘어 계약 자체의 효력을 다투고 싶다면 민법상 착오(제109조) 또는 사기(제110조)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를 검토해야 합니다. 그런데 중개사는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 제3자이기 때문에, 민법 제110조 제2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상대방이 중개사의 기망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만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중개사가 아무리 거짓 설명을 했어도, 계약 상대방이 이를 전혀 몰랐다면 취소가 막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상대방과 사실상 동일시할 수 있는 자의 기망행위는 ‘제3자의 사기’로 보지 않는다는 법리를 확립해 두고 있습니다. 중개사가 형식적으로는 양쪽을 중개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한쪽 당사자의 의사결정을 사실상 대신하다시피 했다면, 그 중개사는 더 이상 중립적인 제3자가 아니라 그 당사자와 동일시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생깁니다.
상대방의 대리인 등 상대방과 동일시할 수 있는 자의 사기 또는 강박은 민법 제110조 제2항 소정의 제3자에 의한 사기·강박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다60828, 60835 판결).
이 법리는 은행 직원의 기망행위가 문제 된 사건에서 나온 것이지만, 중개사가 한쪽 당사자의 이익을 대변하다시피 하며 반대쪽에 불리한 정보를 숨겼다는 사정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면 같은 논리가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몰랐더라도 착오 또는 사기를 이유로 한 계약 취소를 다퉈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사실관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하느냐에 달린 문제여서, 중개 과정에서 오간 문자·통화 내용, 계약 체결 경위를 최대한 상세히 남겨두어야 합니다.
중개사가 한쪽 편에 사실상 동일시될 정도로 개입했다면, 몰랐던 상대방을 상대로도 계약 취소를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4. 위반 유형에 따라 처벌 수위와 반환 범위가 달라집니다
거짓 설명, 초과 수수료, 쌍방대리는 각각 다른 조항으로 처벌됩니다.
공인중개사법은 위반 행위의 성격에 따라 처벌 수위를 달리 정하고 있습니다. 거래상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된 언행 등으로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행위(제33조 제1항 제4호)와 법정 한도를 초과해 금품을 받는 행위(같은 항 제3호)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합니다(제49조 제1항 제10호). 반면 중개의뢰인과의 직접 거래나 거래당사자 쌍방대리(같은 항 제6호)는 이보다 무거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제48조 제3호).
초과 수수료를 받은 경우에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법정 한도를 넘은 금액은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중개사가 “양쪽에서 다 받았으니 정상”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각 당사자로부터 받은 금액이 각자의 법정 한도(매매 1천분의 9, 임대차 1천분의 8 이내)를 넘었는지는 당사자별로 따로 따져야 합니다.
여러 위반이 겹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예컨대 초과 수수료를 받으면서 그 대가로 한쪽에 유리한 거짓 설명까지 했다면 두 조항이 함께 적용되어 처벌이 더 무거워질 수 있고, 여기에 자격정지·업무정지·등록취소 같은 행정처분까지 병과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그것대로 별도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5. 피해를 확인했다면 이 순서로 대응해야 합니다
증거부터 정리한 뒤 민사·형사·행정 대응을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불리한 계약을 떠안았다는 의심이 들면, 통상 ①계약서·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문자 및 통화 기록 등 증거 확보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형사고소 및 관할 시·군·구청에 행정처분 신고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필요시 법원(수원지방법원)에 손해배상 또는 계약취소 소송 제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초과 수수료나 쌍방대리 정황이 뚜렷하다면 수사 초기부터 형사고소를 병행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다만 감정적으로 항의부터 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계약 체결 당시 교부받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와 중개보수 영수증을 다시 확인해, 어떤 사항이 빠지거나 사실과 다르게 기재됐는지 정리합니다.
중개사가 상대방 쪽과 주고받은 문자·통화·메신저 기록, 계약 조율 과정에서 남은 대화 내용 등 편파적 정황을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합니다.
실제 시세, 계약 조건, 지출한 비용을 비교해 손해액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산정해 둡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중개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손해배상 청구와 형사고소, 필요한 경우 계약 취소까지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중개사에 대한 신뢰 때문에, 계약이 끝난 뒤에도 “설마 일부러 그랬겠나” 하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리한 계약을 떠안은 의뢰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어떤 설명이 빠지거나 왜곡됐는지를 자료로 남기는 것이 먼저입니다. 확인설명서, 문자 기록, 계약 조율 경위가 쌓일수록 손해배상과 계약 취소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정상적으로 양쪽을 중개했을 뿐인데 쌍방대리로 몰려 억울함을 호소하는 중개사 입장에서도, 실제로 어느 한쪽의 의사결정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부동산 중개 관련 분쟁에서 불리한 계약을 떠안은 의뢰인 쪽과, 반대로 중개 행위의 적법성을 다투는 중개사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계약서에 이미 도장을 찍었더라도, 늦지 않았는지는 상담을 통해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중개사가 매도인과 매수인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신고할 수 있나요?
A. 그것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법정 한도 내에서 양쪽으로부터 각각 수수료를 받는 것은 원칙적으로 적법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문제 삼을 수 있는 것은 그 지위를 이용해 확인·설명의무를 어기거나 거짓 설명을 한 부분입니다.
Q. 이미 계약서에 서명했는데 지금이라도 취소할 수 있나요?
A. 중개사의 기망 정도, 계약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는지, 중개사가 한쪽과 사실상 동일시될 정도로 개입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서명 후라도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다면 착오·사기 취소 여부부터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Q. 법정 한도를 넘는 수수료를 냈다면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네, 초과분은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고, 중개사는 별도로 형사처벌(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손해배상은 중개사 개인과 공제조합 중 어디에 청구해야 하나요?
A. 보통 중개사가 가입한 보증보험·공제(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에 먼저 청구하고, 보장금액을 넘는 손해는 중개사 개인을 상대로 별도 청구합니다.
Q. 쌍방대리에 해당하는지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A. 단순히 양쪽을 안내하고 조율한 것인지, 아니면 계약 조건 결정 권한까지 실질적으로 위임받아 행사했는지가 기준입니다. 문자·통화 기록에 남은 개입 정도가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Q. 형사고소와 민사 손해배상, 계약취소소송을 같이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절차에서 확보되는 수사 기록이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계약취소 소송의 입증자료로 함께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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