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요구 전화 받으면 하지 말아야 할 것
사건 개요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던 중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 옵니다. "OO경찰서 수사관인데, 사건 관련해서 확인할 게 있어 나오셔야 합니다." 이런 전화를 받아 본 사람은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다고 말합니다. 무슨 사건인지, 내가 왜 연락을 받는지도 제대로 듣지 못한 채 "네, 알겠습니다. 언제 가면 되나요"부터 답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중에는 당황한 나머지 전화기에 대고 "그건 제가 안 그랬는데요, 사실은 그날…" 하며 상황을 해명하려는 분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출석요구 전화를 받고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일단 통화로 다 설명해 버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문제는 이 통화 한 통이 이후 조사 방향과 진술의 틀을 미리 정해 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식 조사실에 앉기도 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 이미 사건 기록의 일부가 되어 버리는 셈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출석요구 전화는 조사의 시작이지 잡담이 아닙니다. 이 통화에서 무엇을 확인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을지가, 이후 조사에서 어떤 진술 전략을 쓸 수 있는지를 좌우합니다. 그리고 그 전략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 변호인을 선임해 진술의 방향을 미리 설계해 두는 일입니다.
핵심 쟁점
이 국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전화를 건 쪽이 나를 피의자로 보는지 참고인으로 보는지입니다. 피의자 신문에는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에 따른 진술거부권 고지 의무가 있지만, 참고인 조사는 그 고지 대상이 아니어서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보호 장치 없이 진술하게 됩니다. 둘째, 통화 내용 자체가 이후 조사에서 어떻게 쓰이는지입니다. 셋째, 출석요구가 형사소송법 제199조·제200조에 따른 임의수사라는 점에서, 준비를 위한 일정 조율(연기 신청)이 실제로 가능한지입니다. 넷째, 조사 당일이 아니라 전화를 받은 시점부터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조사 당일 선임과 무엇이 다른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전화를 끊는 순간 이미 절반쯤 결정됩니다. 통화 중에 신분을 확인하지 않고, 준비 없이 해명부터 하고, 일정을 미리 조율하지 않으면 뒤에서 되돌리기가 훨씬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전화를 받은 그 순간, 하지 말아야 할 것부터 지키기
출석요구 전화는 짧으면 1~2분에 끝나지만, 그 안에서 지켜야 할 원칙은 분명합니다. 이런 전화를 받은 의뢰인에게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세 가지를 가장 먼저 안내합니다.
1) 신분과 사건 정보부터 정확히 확인하고 기록합니다.
통화 중에는 내가 피의자인지 참고인인지, 어떤 죄명·사건번호로 연락이 온 것인지, 담당 수사관의 소속과 이름·연락처를 반드시 확인합니다. 이 정보 없이 무작정 "네, 나가겠습니다"라고만 답하면, 정작 조사실에 들어가서야 자신이 어떤 혐의로 조사받는지를 알게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통화 직후 날짜·시간과 함께 이 내용을 메모해 두면, 이후 변호인과의 첫 상담에서 그대로 자료가 됩니다.
2) 전화로 사실관계를 해명하거나 설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당황한 마음에 "저는 그런 적 없어요, 사실은 이런 상황이었고요"라며 전화로 정황을 풀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가장 위험한 행동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말은 앞뒤가 어긋나기 쉽고, 그 어긋남은 나중에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는 근거로 불리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통화에서는 사실관계에 대한 답을 일체 보류하고, "정리해서 조사 때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도로만 답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3) 출석 일정을 그 자리에서 확정하지 않고 준비 시간을 확보합니다.
출석요구는 형사소송법 제199조·제200조에 근거한 임의수사로,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일정 조율이 가능합니다. 변호인 선임과 상담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유는 실무상 인정되는 편이며, 통상 1~2회 정도의 연기 요청은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해서 응하지 않으면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에 따라 체포영장 청구의 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무기한 회피'가 아니라 '준비를 위한 조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일정을 다시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진술 전 변호인 선임의 실익 —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에 달라지는 것들
많은 분들이 "일단 조사를 받아 보고, 불리해지면 그때 변호사를 찾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서에 이미 남은 진술은 이후 변호인이 아무리 애써도 완전히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진술 전에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조사 후 선임보다 실질적으로 다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보 비대칭을 먼저 해소하고 진술 방향을 설계합니다.
수사기관은 이미 상당한 증거와 진술을 확보한 상태에서 신문을 시작합니다. 반면 의뢰인은 자신이 어떤 근거로 조사 대상이 되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조사 전 변호인 선임을 통해 사건의 경위·확보된 자료의 범위를 최대한 파악하고, 어느 부분을 인정하고 어느 부분을 다툴지를 미리 정리해 두면, 조사 당일 즉흥적으로 답하다 스스로 불리한 진술을 만드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진술거부권을 언제, 어떻게 행사할지를 함께 결정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피의자 신문 전 진술거부권·변호인 조력권을 고지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 권리는 질문 전체가 아니라 개개의 질문 단위로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전면 묵비가 능사가 아니라, 유리한 부분은 진술하고 불리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거부하는 선별적 진술 전략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전략은 조사 당일 즉석에서 세우기 어렵고, 사전에 사건을 파악한 변호인과 함께 준비해야 실효성이 있습니다.
3) 신문에 변호인을 참여시켜 절차의 공정성을 지킵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피의자 신문에 변호인을 참여시킬 권리를 보장하며, 참여한 변호인은 신문 중 부당한 신문방법에 이의를 제기하고 신문 후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변호인이 조사에 동석하면, 유도성 질문이나 답변을 왜곡해 조서화하는 상황을 그 자리에서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이 참여권은 조사 당일 갑자기 신청해서는 준비된 형태로 활용하기 어렵고, 전화를 받은 직후부터 사건을 파악해 온 변호인이라야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결론
경찰 출석요구 전화는 사건의 예고편이 아니라 이미 사건이 시작되었다는 신호입니다. 그 전화에 어떻게 답하느냐, 그리고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무엇을 준비해 두느냐에 따라 이후 진행이 크게 달라집니다.
전화를 받은 순간 신분과 사건 정보를 확인하고,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은 보류하며, 필요하다면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진술 전에 변호인부터 선임해 진술의 방향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결과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지금 그런 전화를 받은 상황이라면, 조사 일정을 잡기 전에 먼저 상담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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