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수사 여죄 추궁, 진술거부권과 방어권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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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수사 여죄 추궁, 진술거부권과 방어권의 균형 

김강희 변호사


마약 수사 여죄 추궁, 진술거부권과 방어권의 균형


사건 개요


단순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으러 간 자리에서, 정작 신문이 그 사건 하나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한 번뿐이었냐", "약은 누구에게서 구했냐", "같이 한 사람은 없었냐", "예전에도 한 적이 있지 않냐"는 질문이 이어지면서, 애초 통보받은 혐의의 범위를 넘어서는 '여죄' 추궁이 계속됩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어디까지가 오늘 조사받으러 온 그 사건이고, 어디서부터가 별개의 새로운 혐의인지조차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의 공통된 고민은 "가만히 있자니 비협조적으로 보일까 걱정되고, 다 말하자니 사건이 커질까 두렵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여죄 추궁에 성실히 답하다 보면 단순 투약 한 건이 매매·수수·공범 관계까지 얽힌 사건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진술거부권은 사건 전체를 한 덩어리로 침묵하거나 전부 진술하거나 하는 양자택일이 아닙니다. 질문 단위로 나누어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고, 그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가 이후 사건의 크기 자체를 좌우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진술거부권이 사건 전체 단위가 아니라 개개의 질문 단위로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라는 점을 신문 현장에서 실제로 관철할 수 있는지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1항 제1호). 둘째, 최초 고지받은 혐의를 넘어서는 여죄로 신문의 범위가 확장되는 시점에 새로운 고지와 답변 기재 절차가 지켜지는지입니다(같은 조 제2항). 셋째, 진술거부권을 행사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이 실제 조사·양형 실무에서 지켜지는지, 아니면 침묵이 은연중 "비협조"로 읽혀 불리하게 작용하는지입니다. 넷째, 단순 투약과 매매·알선·수수는 같은 법 조문 안에 있어도 실무상 처단형과 구형 수준이 크게 갈린다는 점을, 여죄 진술 하나가 뒤집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어서, 신문 현장에서 이 구분을 놓치면 조서가 작성된 뒤에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응은 조사를 받는 그 순간, 질문이 어느 지점을 넘는지 스스로 구분해 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신문을 '사안별'로 쪼개 진술거부권을 설계하기


여죄 추궁이 계속될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어디까지가 오늘 사건인지"에 대한 감각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신문 자체를 사안 단위로 쪼개어 접근합니다.

1) 최초 고지받은 혐의의 범위를 먼저 확인하고 기록해 둡니다.

수사기관은 신문 전에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을 고지할 의무가 있고(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1항), 이 고지는 통상 그날 조사하기로 예정된 혐의를 전제로 이루어집니다. 그 범위를 먼저 명확히 확인해 두면, 이후 질문이 그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을 스스로 포착할 수 있습니다. 조사 시작 시 어떤 사건으로 출석했는지를 조서 첫머리에서 분명히 확인하는 것이 그 출발점입니다.

2) 여죄에 해당하는 질문에는 개별적으로 진술거부를 선언합니다.

진술거부권은 "일체의 진술을 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형태로 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같은 조 제1항 제1호). 즉 오늘 사건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진술하면서도, 그 범위를 넘는 특정 질문—과거 투약 이력, 공급자 신원, 제3자 관여 여부 등—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진술을 거부하는 것이 법적으로 온전히 가능합니다. 이 선택을 조서에 그때그때 명확히 남겨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3) 변호인참여권을 실질적으로 활용해 부당한 확장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변호인은 신문에 참여해 신문 후 의견을 진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문 도중에도 부당한 신문방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3항). 최초 고지 범위를 벗어난 질문이 새로운 고지 없이 계속될 때 그 지점에서 이의를 제기해 조서에 남기면, 이후 그 부분의 진술이 임의로 이루어진 것인지 다툴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방어권을 지키면서도 정상관계는 살리는 진술 전략


침묵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자수·반성의 태도는 실제 양형에서 의미 있게 작용하므로,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보여줄지를 나누어 설계하는 것이 두 번째 단계입니다.

1) 자백할 부분과 침묵할 부분을 조사 전에 미리 구분합니다.

오늘 사건의 사실관계—투약 사실 자체, 시기, 장소 등—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과, 수사기관이 확대해 묻는 공급 경로·제3자 관여 등 여죄성 질문에 응답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조사에 들어가기 전, 어느 부분까지는 사실대로 인정하고 어느 부분은 변호인 조력 없이는 답하지 않을지를 미리 정리해 두면, 신문 현장의 압박 속에서 즉흥적으로 답하다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자수·반성의 정황은 여죄 자백과 분리해 별도로 구성합니다.

형법 제52조의 자수 감경은 오늘 조사받는 그 범죄에 대해 수사기관에 자발적으로 알린 사실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 여죄까지 남김없이 털어놓아야만 인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반성문·경위서 등에서 인정 사실과 반성의 취지를 명확히 담되, 이를 여죄 진술의 확대와 뒤섞지 않도록 구분해 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부당한 신문방식은 조서에 이의를 명시해 추후 다툼의 토대로 남깁니다.

고지 없이 별건으로 신문이 확장되었거나 강압적으로 여죄를 추궁받은 정황이 있다면, 그 사실을 조서 열람·서명 단계에서 이의로 명확히 기재해 둡니다.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수집된 진술은 증거능력이 배제될 수 있는데(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그 다툼은 조사 당시 이의를 남겨 두었는지에서 사실상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


마약 수사에서 여죄 추궁은 예외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절차입니다. 문제는 추궁이 계속된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순간 어디까지 답하고 어디서부터 멈출지를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진술거부권은 전부 아니면 전무의 권리가 아니라, 질문 단위로 나누어 설계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 정상관계를 살리고, 확대될 여지가 있는 부분은 신중히 구분해 지키는 균형이 사건의 크기 자체를 바꿉니다. 지금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여죄 추궁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어디까지 진술하고 어디서부터 진술을 거부할지 그 경계를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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