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사건으로 휴대폰 압수됐는데 삭제한 텔레그램도 복구되나요
마약 사건으로 휴대폰 압수됐는데 삭제한 텔레그램도 복구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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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사건으로 휴대폰 압수됐는데 삭제한 텔레그램도 복구되나요 

김강희 변호사


마약 수사 중 휴대폰 압수 — 지운 텔레그램도 복구될까


사건 개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조사를 받게 된 분들 중 상당수가 같은 순간을 떠올리며 상담을 청해 옵니다. 텔레그램으로 거래 상대와 대화를 나눴는데, 수사가 시작될 것 같다는 낌새를 채고 그 대화방을 통째로 지운 순간입니다. 그런데 며칠 뒤 압수수색이 들이닥쳐 휴대폰을 가져가고, 조사 과정에서 형사가 "삭제하신 텔레그램 대화, 이미 복구해서 다 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지웠으니 없어진 줄 알았다"는 오해가 이런 사건에서 가장 흔한 실수로 이어집니다. 삭제 버튼을 누른 것과 데이터가 물리적으로 사라지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복구됐다니 이제 다 끝났다"고 지레 포기하는 것 역시 성급합니다. 복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그 복구 과정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복구된 내용이 실제로 혐의를 뒷받침할 만큼 명확한지는 전혀 다른 세 개의 질문이고, 이 세 질문 중 어느 하나라도 무너지면 결과는 달라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삭제한 텔레그램 대화도 상당 부분 복구될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복구됐다는 사실 자체가 곧 유죄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압수수색 절차에 하자가 있었는지, 복구된 대화가 정말 본인의 것이고 그 내용이 혐의사실을 뒷받침하는지를 하나씩 따져야 승패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툼이 벌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 기술적으로 그 대화가 정말 복구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었는가입니다. 텔레그램의 일반 대화(클라우드 채팅)와 '비밀대화(시크릿 챗)'는 저장 방식 자체가 다르고, 삭제 시점부터 압수 시점까지 흐른 시간과 그 사이의 휴대폰 사용 빈도에 따라 복구율이 크게 달라집니다. 둘째, 휴대폰을 압수하고 그 안의 전자정보를 탐색·복구한 과정이 적법했는가입니다. 압수수색은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관련된 범위로 제한되고, 피압수자에게는 그 과정에 참여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셋째, 복구된 대화가 실제로 누구와 어떤 내용을 주고받은 것인지가 명확한가입니다. 텔레그램 계정은 본인 명의 인증 없이도 만들 수 있어, 복구된 대화의 발신·수신 계정이 정말 피의자 본인의 것인지, 대화 속 은어가 실제로 어떤 거래를 의미하는지는 별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세 갈래 중 어느 하나라도 흔들리면 검찰이 그리는 혐의사실 전체가 흔들립니다. 그래서 이 사건들의 실제 결과는 "삭제했느냐 안 했느냐"가 아니라, 복구·압수·증명의 세 단계를 각각 얼마나 정확하게 되짚어 보았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압수수색 절차의 적법성을 정면으로 다투기


복구된 대화가 아무리 혐의를 강하게 시사해도, 그것을 얻어낸 과정 자체가 위법하면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압수수색 기록을 처음부터 되짚는 데서 시작합니다.

1) 압수수색의 '관련성' 범위를 따집니다.

대법원은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도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관련된 범위로 제한되어야 하며, 그 범위를 벗어난 정보가 압수됐다면 준항고를 통해 그 부분만 취소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마약 사건에서는 휴대폰 전체를 이미징한 뒤 혐의사실과 무관한 대화방·사진·연락처까지 광범위하게 탐색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압수수색확인서와 전자정보 상세목록을 확보해, 실제 탐색 범위가 영장 기재 혐의사실을 벗어나지 않았는지부터 검토합니다.

2) 참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됐는지 확인합니다.

휴대폰이 영장 집행으로 압수됐든,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어갔든, 피압수자에게는 전자정보를 탐색·복구·출력하는 과정에 참여할 권리와 압수 목록을 교부받을 권리가 있습니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 실무에서는 조사받으러 간 사이 별도 공간에서 포렌식이 진행되거나, 복구된 목록을 나중에야 통보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절차가 생략되거나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졌다면 그 자체가 증거능력을 다툴 근거가 됩니다.

3) 절차 위반이 확인되면 위법수집증거 배제를 주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정합니다. 관련성 범위를 벗어난 탐색이나 참여권 침해가 확인되면, 복구된 텔레그램 대화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해 증거능력을 배제해 달라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시합니다. 이 단계가 통과되지 못하면 그 뒤에 다룰 내용 자체를 다툴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는, 방어의 첫 관문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복구된 대화의 실체와 의미를 실질적으로 다투기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확인되더라도, 복구된 대화가 곧바로 유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단계에서는 그 대화가 정말 무엇을 말해 주는지를 정면으로 따집니다.

1) 일반 대화와 비밀대화를 구분해 복구 가능성 자체를 짚습니다.

텔레그램의 일반 대화는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되어 다른 기기 로그인 시에도 복원되는 반면, '비밀대화(시크릿 챗)'는 종단간 암호화가 적용되어 서버에 남지 않고 해당 기기에만 저장됩니다. 어느 방식으로 대화했는지에 따라 애초에 복구될 수 있는 대화의 범위 자체가 달라집니다. 또한 삭제된 데이터는 기기 저장공간의 미할당 영역에 흔적으로 남아 있다가 다른 데이터로 덮어써지면 복구가 불가능해지므로, 삭제 시점부터 압수 시점까지 휴대폰을 얼마나 사용했는지도 복구율에 영향을 미칩니다. 포렌식 보고서에 기재된 복구 방식과 범위를 검토해, 제시된 대화가 기술적으로 온전히 복구된 것인지 일부만 복원된 것인지부터 확인합니다.

2) 대화 당사자의 동일성과 내용의 의미를 다툽니다.

텔레그램은 전화번호 인증만으로 가입할 수 있어 대포폰·차명 계정으로 대화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복구된 대화의 발신·수신 계정이 실제로 피의자 본인이 사용한 것인지, 대화 속 은어나 숫자가 검찰이 해석하는 것처럼 매매·투약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자동으로 증명되지 않습니다. 계정 가입 이력, 접속 IP, 함께 저장된 사진·위치정보 등 정황 증거와 대조해, 검찰이 제시하는 해석이 유일하게 가능한 해석인지를 따져 묻습니다.

3) 삭제 행위 자체가 불리하게 확대 해석되지 않도록 방어합니다.

대화를 지운 사실 자체가 별도의 범죄가 되는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형법 제155조의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경우에 성립하고, 자기 사건의 증거를 없앤 행위는 피의자·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와 상충한다는 이유로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다만 삭제 시점이 수사 개시를 인지한 직후였다는 정황은 재판부의 심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삭제한 이유와 시점의 맥락을 사실대로 정리해 불필요한 오해를 미리 차단합니다.


결론


텔레그램 대화를 지웠다고 마음을 놓을 일도 아니고, 복구됐다는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포기할 일도 아닙니다. 복구가 기술적으로 어디까지 가능했는지, 그 복구가 적법한 절차로 이루어졌는지, 복구된 내용이 실제로 무엇을 증명하는지는 각각 따로 검토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휴대폰이 이미 압수됐거나 조사 일정이 잡혀 있다면, 포렌식 결과와 압수수색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짚어 어느 지점에서 절차와 증명이 흔들리는지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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