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여행 사고 손해배상, 여행사 안전배려의무 인정 기준
기획여행 사고 손해배상, 여행사 안전배려의무 인정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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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여행 사고 손해배상, 여행사 안전배려의무 인정 기준 

강대현 변호사

패키지여행 중 사고를 당하면 많은 여행자가 "여행사는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해준 것뿐인데 사고까지 책임지나"라고 의문을 갖습니다. 그러나 판례는 기획여행업자에게 단순한 중개자를 넘어서는 신의칙상 안전배려의무를 인정하고, 이 의무를 위반했다면 여행자의 생명·신체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 책임이 항상 인정되는 것은 아니어서, 사고의 위험이 여행 고유의 것이었는지, 여행사가 그 위험을 예견하고도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이 글에서는 기획여행 사고에서 여행사의 안전배려의무가 어떤 기준으로 인정되는지, 손해배상 범위는 어디까지 미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기획여행업자의 안전배려의무 — 계약서에 없어도 발생하는 신의칙상 의무

기획여행계약은 기본적으로 여행사가 항공권·숙박·현지 일정을 짜서 제공하는 계약이지만, 대법원은 여기에 명시적으로 적혀 있지 않은 의무를 하나 더 인정합니다. 신의성실의 원칙(민법 제2조)에 근거한 안전배려의무입니다. 대법원 1998. 11. 24. 선고 98다25061 판결은 기획여행업자가 여행자의 생명·신체·재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여행목적지·여행일정·여행서비스기관의 선택 등을 미리 충분히 조사·검토하고, 여행자가 마주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거나 고지할 신의칙상 주의의무를 진다고 처음 판시했습니다. 이 법리는 이후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330 판결 등을 거치며 확고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안전배려의무의 내용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는 여행 시작 전 위험 조사·검토 의무로, 여행지의 치안·자연환경·현지 서비스기관의 안전성을 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둘째는 위험 고지 의무로, 조사 결과 위험이 발견되면 이를 여행자에게 알려 스스로 그 위험을 받아들일지 선택하게 해야 합니다. 셋째는 위험 제거·예방조치 의무로, 여행 진행 중 위험 발생이 우려되면 일정을 변경하거나 안전조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현지에서 여행자를 직접 인솔하는 국외여행인솔자는 이 의무를 대신 이행하는 이행보조자로 취급되므로, 인솔자의 부주의는 곧 여행사의 책임으로 이어집니다.

기획여행업자는 여행계약서에 없더라도 여행자의 생명·신체·재산 안전을 확보할 신의칙상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현지 인솔자의 과실은 이행보조자의 과실로서 여행사의 책임으로 귀속된다.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세 가지 요건

안전배려의무가 있다고 해서 여행 중 발생한 모든 사고에 여행사가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세 가지 요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첫째, 문제된 사고와 여행사의 계약상 채무이행 사이에 직접 또는 간접적인 관련성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그 사고 위험이 여행과 무관하게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것이어서는 안 되고,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된 위험이어야 합니다. 셋째, 여행사가 그 사고 발생을 예견했거나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세 요건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고 함께 판단됩니다. 예컨대 여행 일정에 없는 자유시간에 여행자가 개인적으로 위험한 행동을 했다면 채무이행과의 관련성부터 약해지고, 설령 관련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위험이 누구나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면 여행 고유의 위험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여행사가 사전에 위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나머지 요건이 갖춰졌을 때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 기준이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갈리는지는 아래 두 판례를 비교하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 요건 1 — 사고와 여행사의 계약상 채무이행 사이의 직·간접적 관련성.

  • 요건 2 — 사고 위험이 여행과 무관한 일상적 위험이 아니라 여행 고유의 위험일 것.

  • 요건 3 — 여행사가 위험을 예견했거나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을 것.

책임이 인정된 사례 — 현지 서비스기관 관리 소홀

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4다213387 판결은 기획여행 중 현지 식당에서 발생한 화상 사고를 다뤘습니다. 여행사의 현지인솔자가 안내한 식당에서 여행자들이 알코올버너로 음식을 조리하던 중, 불이 켜진 상태에서 다른 일행이 알코올을 추가로 주입하다가 화염이 치솟아 화상을 입은 사안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인솔자가 이런 위험한 조리 방식을 사전에 통제하거나 안전 수칙을 안내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본 원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이 판결이 보여주는 지점은 명확합니다. 사고가 벌어진 장소가 여행사가 직접 지정한 현지 식당이라는 점에서 채무이행과의 관련성이 인정됐고, 불붙은 알코올버너에 알코올을 추가하는 행위의 위험성은 여행 일정 중 식사라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여행 고유의 위험으로 평가됐습니다. 또한 인솔자가 현장에 있으면서도 위험한 조리 방식을 막지 않았다는 점에서 예견가능성과 조치 해태도 인정됐습니다. 세 요건이 모두 충족된 전형적인 책임 인정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책임이 부정된 사례 — 여행자 스스로 위험을 받아들인 경우

반대로 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6다6293 판결은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부정한 사례입니다. 베트남 기획여행 중 자유일정 시간에 여행자들이 숙소 인근 해변에서 야간 수영을 하다 파도에 휩쓸려 사망한 사건으로, 현지 가이드는 사고 전 "해변이 위험하니 빨리 나오라"고 경고했지만 여행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수영을 하다 변을 당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안에서 같은 세 요건 중 예견가능성과 조치 부분을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가이드가 이미 위험을 고지하고 나오라고 경고한 이상 여행사 측은 안전배려의무가 요구하는 조치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성인인 여행자들이 야간 수영의 위험성을 몰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고를 무시하고 수영을 계속한 것은 스스로 위험을 받아들인 선택으로 평가됐습니다. 이 판결은 여행사의 안전배려의무가 여행 일정에 내재한 모든 추상적 위험을 방지할 의무가 아니라, 구체적 상황에서 통상 요구되는 조치를 다할 의무에 그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여행사가 위험을 사전에 고지하고 경고했는데도 여행자가 이를 무시했다면, 그 결과는 여행사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이 아니라 여행자 스스로의 위험 인수로 평가될 수 있다.

손해배상 범위 — 무엇을, 얼마나 청구할 수 있나

안전배려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여행자는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 또는 제750조(불법행위)를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두 청구권이 경합적으로 인정되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배상 범위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치료비·향후 치료비·개호비 등 실제로 지출했거나 지출이 예상되는 적극적 손해, 사고로 노동능력을 상실해 장래에 얻지 못하게 된 수입인 소극적 손해(일실수익), 그리고 사고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입니다. 사망 사고라면 유족의 위자료도 별도로 인정됩니다.

다만 배상액이 청구한 금액 그대로 인정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여행자 본인이 사고 발생이나 확대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그 비율만큼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과실상계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경고를 무시하고 위험 지역에 들어갔거나, 음주 상태였거나, 안전장비 착용을 거부한 사정 등은 모두 과실상계 사유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 발생 경위와 당시 정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배상 협상이나 소송 모두에서 유리한 위치를 만드는 데 중요합니다.

일실수익을 산정할 때는 사고 당시의 소득(급여소득자라면 실제 소득, 무직·학생 등이라면 통계상 일용노임 등 대체 자료)을 기초로, 노동능력상실률과 가동연한까지 남은 기간을 곱해 계산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널리 쓰입니다. 후유장해가 남았다면 노동능력상실률을 정하기 위해 신체감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고, 그 결과에 따라 배상액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고 이후 진단서·후유장해진단서를 시기를 놓치지 않고 확보해두는 것이 이 단계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여행사 책임과 별개로 확인할 것 — 보증보험·공제 가입 여부

안전배려의무 위반이 인정돼도 여행사가 무자력 상태라면 실제 배상을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를 대비해 관광진흥법 제9조와 같은 법 시행규칙 제18조는 여행업 등록을 한 사업자에게 여행계약 이행과 관련한 사고로 여행자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배상할 보증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하거나 관광협회에 영업보증금을 예치하도록 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

이 보증보험·공제는 여행사의 안전배려의무 위반과는 별개의 제도이지만, 실제 배상을 받는 국면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는 그 여행사가 어느 보증보험·공제에 가입했는지, 사고 관련 보상 한도가 얼마인지를 함께 확인해두면 협상이나 소송 이후 실제 회수 단계에서 도움이 됩니다. 등록되지 않은 무자격 여행사이거나 보증보험이 만료된 상태였다면 별도의 책임 추궁 방법을 검토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부딪히는 지점 — 위탁·재판매 여행과 자유일정

실제 분쟁에서는 계약서에 이름을 올린 여행사와 현지에서 실제 서비스를 제공한 업체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여행사가 기획여행을 모객해 다른 여행사에 운영을 위탁하거나, 여러 여행사가 공동으로 모객해 진행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런 구조에서도 계약을 체결한 여행사는 이행보조자의 과실에 대해 책임을 지므로, 실제 현지 운영을 누가 했는지와 무관하게 계약 상대방인 여행사를 상대로 우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여행 일정표상 '자유일정'으로 표시된 시간에 발생한 사고는 채무이행과의 관련성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어 앞서 본 야간 수영 사고처럼 책임이 부정되기 쉽습니다. 다만 자유일정이라도 여행사가 추천한 장소·업체를 이용하다 사고가 났거나, 자유일정 자체가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위험지역에서 부여된 것이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고 당시 일정표, 여행사·인솔자의 안내 내용, 현장 사진이나 목격자 진술을 최대한 확보해두는 것이 이후 관련성과 예견가능성을 다투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청구 시효도 챙겨야 할 부분입니다. 채무불이행을 근거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162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반면, 불법행위를 근거로 하면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이라는 더 짧은 기간이 적용됩니다. 두 청구권이 경합한다고 해도 실무에서는 시효가 더 짧은 불법행위 구성이 함께 문제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고 발생 후 협의가 길어지더라도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을 넘기지 않도록 시효 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 사고 직후 사고 경위, 시간, 장소를 구체적으로 기록해둘 것.

  • 여행사·인솔자의 사전 고지·경고 여부(문자·안내방송·현장 발언)를 확인해둘 것.

  • 해당 일정이 여행사가 짠 일정인지 자유일정인지 구분해둘 것.

  • 치료비 영수증·진단서 등 손해를 증명할 자료를 처음부터 챙길 것.

자주 묻는 질문

Q. 기획여행이 아니라 개인이 직접 항공권과 숙소만 예약한 여행에서 다쳤다면 여행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여행사가 단순히 항공권·숙박을 중개만 하고 일정 전체를 기획·운영하지 않았다면 안전배려의무의 전제가 되는 기획여행업자로 보기 어려워 책임을 묻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여행사가 특정 숙소나 액티비티를 적극적으로 추천·알선했다면 그 범위에서 별도의 주의의무 위반을 다툴 여지는 있습니다.

Q. 현지 가이드의 개인적인 실수로 사고가 났어도 여행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국외여행인솔자나 현지 가이드는 여행사의 안전배려의무 이행을 대신하는 이행보조자로 취급되므로, 이들의 과실은 원칙적으로 여행사의 책임으로 귀속됩니다. 계약 상대방이 여행사인 이상 가이드 개인이 아니라 여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면 여행사에 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필요가 없나요?

A. 여행자보험은 보험계약에 따라 정해진 보험금을 지급하는 별개의 제도로, 여행사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보험금을 수령했더라도 실제 손해액이 그보다 크다면 그 차액에 대해 여행사를 상대로 별도 청구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Q. 사고 직후 여행사와 합의서를 썼는데 나중에 후유증이 나타나면 추가 청구가 가능한가요?

A. 합의서에 어떤 손해까지 포함해 합의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합의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후유장해가 새로 발생했다면 추가 청구 가능성을 다툴 여지가 있지만, 합의서 문구가 포괄적이라면 다투기 어려울 수 있어 합의서 작성 전 손해 범위를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

Q. 해외에서 다쳐 현지 병원비를 냈는데 이것도 배상받을 수 있나요?

A. 사고와 안전배려의무 위반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현지에서 지출한 치료비도 적극적 손해로 배상 대상에 포함됩니다. 영수증과 진단서 등 지출을 증명할 자료를 현지에서부터 꼼꼼히 챙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여행사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사고 경위, 여행사·인솔자의 사전 고지 여부, 현장 자료를 정리해 내용증명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협의가 안 되면 민사소송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관광진흥법상 여행사가 가입한 보증보험·공제가 있다면 그 절차를 통한 배상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기획여행 중 사고를 당했다고 해서 여행사에 곧바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고와 여행사의 채무이행 사이의 관련성, 그 위험이 여행 고유의 것인지, 여행사가 예견하고도 조치를 게을리했는지라는 세 요건을 함께 충족해야 안전배려의무 위반이 인정됩니다. 같은 해변 사고라도 여행사가 위험을 고지하고 조치를 다했다면 책임을 벗어날 수 있고, 반대로 현지 서비스기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사고를 당했다면 사고 경위와 여행사·인솔자의 사전 고지·조치 여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록해두는 것이 손해배상 청구의 성패를 가릅니다. 자유일정 여부, 현지 서비스기관의 선정 주체, 보증보험 가입 여부까지 함께 확인해두면 협상이나 소송 단계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억울하게 손해를 떠안기 전에 안전배려의무 위반 여부부터 차분히 따져보시길 권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도 해외 패키지여행 중 사고를 겪고 여행사와 배상 문제로 다투는 사례가 꾸준히 있는 만큼, 사고 초기 자료 확보와 법리 검토를 함께 진행해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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