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간 무혐의, 억울함으로는 부족(블랙아웃과 항거불능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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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간 무혐의, 억울함으로는 부족(블랙아웃과 항거불능의 차이) 

정우람 변호사

안녕하세요. 정우람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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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준강간에 관한 내용입니다.

강간이든 강제추행이든, 이 유형의 사건은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지점이 많다고 보는 편이라 늘 조심스럽게 다루게 됩니다.

준강간은 강간과 조문상 처벌이 같습니다.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자를 강간죄와 동일하게, 즉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벌금형이 아예 없는 구조라, 유죄가 인정되면 감경 사유를 최대한 끌어모아 집행유예 선을 다투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가 되는 사건입니다.

그래서 혐의를 인정하는 사안이라 하더라도 초범이 법정구속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유죄 확정 시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 사안에 따라 공개·고지까지 뒤따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인정 사건보다 훨씬 까다로운 것은 부인하는 사건입니다.

그리고 준강간에서 부인 사건의 승패는 대부분 한 지점에서 갈립니다.

바로 피해자가 그 당시 정말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가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하는 것이 이른바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입니다.

흔히 "술을 마셔 기억이 없다"는 진술이 곧 준강간의 근거처럼 여겨지는데, 법리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대법원(2018도9781)은 단순히 사후에 기억이 남지 않는 알코올 블랙아웃과, 당시 의식 자체를 잃거나 정상적인 판단·대응 능력을 상실한 상태를 명확히 구분합니다.

블랙아웃은 기억이 저장되지 않았을 뿐 당시에는 대화도 하고 스스로 걷기도 하는, 겉으로는 정상적인 행동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반면 준강간이 성립하려면 그 수준을 넘어, 성적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없을 만큼 판단·저항 능력이 결여되어 있었어야 합니다.

헌법재판소 역시 항거불능을 "별다른 유형력 없이도 침해가 가능할 정도로 판단·대응 능력이 결여된 상태"로, 심신상실에 준하는 수준으로 좁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인 사건의 방어는 "기억이 없다"는 진술 자체를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억 없음이 법적 의미의 항거불능과는 다르다는 점을 객관적 정황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됩니다.

사건 직전 CCTV에 찍힌 보행 상태, 스스로 모텔에 걸어 들어갔는지, 대화나 결제 같은 정상적 행동을 했는지, 성관계 전후에 스스로 옷을 입고 벗는 등의 행동이 있었는지 같은 정황들입니다.

이 하나하나가 "만취해 기억은 흐릿했을지언정 당시 판단·행동 능력까지 상실한 것은 아니었다"는 논증의 재료가 됩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반드시 짚어야 할 함정이 있습니다.

"상대가 사실은 깨어 있었으니 무죄"라는 접근은 위험합니다. 대법원(2018도16002 전합)은 피해자가 실제로는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더라도, 피고인이 항거불능 상태라고 인식하고 이를 이용해 간음했다면 준강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상대가 멀쩡했다"는 주장이 오히려 "그렇다면 너는 상대가 취해 저항 못 하는 상태라고 여기고 범행한 것 아니냐"는 방향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진술의 결을 대단히 정교하게 잡아야 합니다.

또 하나 준강간에서 자주 보는 것이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의 고소입니다.

연인 관계였다가 헤어지고 수년이 흐른 뒤 고소에 이르는 사안도 있었는데, 이 경우 물적 증거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사실상 진술 대 진술로 흐르게 됩니다. 그만큼 진술의 일관성, 고소에 이른 경위, 사건 이후 두 사람의 연락과 행동이 진술과 모순되지 않는지가 승부처가 됩니다.

여기까지가 법리라면, 이제 현실적인 이야기를 좀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피의자분들 중에는 변호인의 조력 자체를 꺼리는 분들이 계십니다.

"내가 당당한데 변호사를 선임하면 오히려 더 의심받는 것 아니냐", "억울한 입장인데 돈까지 써야 하느냐"는 생각입니다. 후자에 대해서는 저 역시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억울한 사람이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마음 편한 일은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조력이 필요한 이유는 이 사건 유형의 흐름 자체에 있습니다.

강간·준강간 혐의는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기에 부담이 큰 사안이라, 판단을 유보한 채 송치하고 검사의 판단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검사 역시 상당수 사안에서 경찰 의견을 존중해 기소로 가는 편이라, 결국 대부분의 부인 사건은 법정에서 무죄를 다투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좁혀집니다.

문제는 재판까지 가면 아무리 억울한 사람이라도 심리가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겁이 나고 지쳐서, 혹은 형이라도 줄여보려는 마음에 뒤늦게 인정으로 돌아서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애초에 다툴 자리가 분명했던 사건이 그렇게 무너지면 그보다 아까운 일이 없습니다.

여기에 솔직히 덧붙이면, 부인을 강하게 이어가는 사건에는 이른바 괘씸죄라 불리는 부담도 따라붙습니다.

끝까지 다투다 유죄가 나오면 반성하지 않았다는 평가로 양형에서 불리해질 수 있고, 뒤늦게 합의로 전환하려 해도 그 시점에는 합의금 눈높이가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무혐의를 다투는 사건은 처음부터 "이 사건이 실제로 다툴 실익이 있는가"를 냉정하게 판단한 뒤, 다툴 자리가 분명할 때 그 부담까지 계산에 넣고 들어가야 합니다.

비용 이야기도 말씀드리자면, 저는 사건 하나하나를 끝까지 직접 챙기는 방식이라, 부인 사건은 인정 사건보다 품이 배 이상 듭니다.

진술 분석, 정황 자료 수집, 증인신문 준비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하다 보니 그렇습니다.

그래서 평균보다 낮은 선에서 비용을 제시드려도, 무혐의를 다투는 사건은 인정 사건보다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억울한 분 입장에서는 그마저도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상담 단계에서 다툴 실익이 있는지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다퉈볼 자리가 없는 사건을 무리하게 다투자고 권하지 않고(술 먹은 여성을 업어가는 행위 등..), 반대로 다툴 지점이 분명한 사건이라면 어디를 어떻게 다툴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드립니다.

준강간 사건으로 고소를 당하셨거나 경찰조사를 앞두고 계신 상황이라면, 본인 사안이 블랙아웃과 항거불능 중 어느 쪽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지부터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편하게 상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우람 변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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