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방뇨로 공연음란 입건됐다면 — 과다노출로 다투는 법
사건 개요
늦은 밤 술자리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갑자기 참기 힘든 요의를 느껴 골목이나 전봇대 뒤에서 소변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순간을 지나가던 행인이 목격해 신고하거나, 인근 CCTV·방범카메라에 그대로 찍혀 남는 데서 시작됩니다. 경찰이 출동해 조사를 진행하면서 적용하는 죄명이 단순한 경범죄가 아니라 형법 제245조 공연음란죄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취해서 잠깐 실수한 것뿐인데 왜 성범죄 취급을 받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담이 상당히 많습니다. 배뇨라는 생리현상과 성적 노출은 본질이 다르다고 느끼지만, 그 느낌만으로는 처분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이 문제를 억울함이 아니라, 노출 행위에 성적 흥분을 유발할 만한 '음란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지라는 틀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노상방뇨가 곧바로 공연음란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배설이라는 목적이 분명하고 성적 도발의 정황이 없다면, 형이 훨씬 가벼운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로 처리될 여지가 큽니다. 다만 이 구분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조사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와 진술을 어떻게 구성해 두었는가에 따라 최종 결과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처분을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노출 행위에 성적 흥분을 유발할 만한 '음란성'이 인정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공연음란죄의 음란한 행위를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대법원 2000. 12. 22. 선고 2000도4372 판결). 둘째, 노출의 동기가 배뇨라는 생리현상이었는지, 아니면 성적 의도가 개입되었는지입니다. 셋째, 노출 부위·방법·지속시간·장소·시간대 등 정황이 종합적으로 어떻게 읽히는지입니다. 넷째,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가 정한 '과다노출' — 여러 사람의 눈에 뜨이는 곳에서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가려야 할 곳을 내놓아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경우 — 에 그친다고 볼 수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앞 단계에서 음란성이 부정되면 뒤는 다툴 필요조차 없어집니다. 실제로 하급심에서는 공중이 보는 곳에서 막걸리 통에 소변을 본 사안에 대해 "성행위와 관련이 없고, 일반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정도로 인정할 수 없다"며 공연음란죄를 인정하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19. 9. 5. 선고 2018노2872 판결). 그래서 이 사건의 승패는 말솜씨가 아니라, 조사 초기부터 음란성을 뒷받침할 정황이 아니라 배뇨 목적을 뒷받침할 정황을 얼마나 남겨 두었는가에서 사실상 결정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노출 행위의 '음란성 결여'를 사실관계로 구성하기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하는 것이 "이 행위에 음란성이 있었다"는 수사기관의 전제입니다. 억울하다는 호소만으로는 이 전제가 바뀌지 않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배뇨라는 생리적 목적을 객관적 정황으로 뒷받침합니다.
CCTV·블랙박스 영상, 목격자 진술, 사건 발생 장소(인근에 화장실이 있었는지, 접근이 가능했는지)를 확보해 성적 목적이 아니라 배뇨 목적이었음을 소명합니다. 음주량과 그날의 이동 경로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해, 갑작스럽고 급박한 요의였다는 정황을 함께 제시합니다. 앞서 본 판례가 성행위와 무관한 배설행위는 성욕을 자극하는 정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만큼, 이 정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남기느냐가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2) 노출의 방법·지속시간을 성적 과시와 분명히 구분해 정리합니다.
벽이나 담을 향해 등을 돌린 채 배뇨했는지, 특정인을 향해 신체를 노출하거나 접근·응시한 정황이 있었는지, 노출 시간이 배뇨에 필요한 최소한에 그쳤는지를 CCTV 화면과 목격자 진술로 시간대별로 재구성합니다. 특정인을 겨냥하거나 뒤따라간 정황이 없다면, 이는 성적 도발이 아니라 부주의하고 비위생적인 행위에 가깝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
3) 만취 상태의 인식능력을 '음란성 인식' 부재의 근거로 함께 제시합니다.
판례는 성욕 자극이나 만족의 목적이 없어도 행위의 음란성에 대한 인식만 있으면 처벌될 수 있다고 봅니다(2000도4372). 그래서 반대로, 혈중알코올농도나 당시 행동 양상 등을 통해 자신의 노출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 인식하기 어려운 만취 상태였고, 급박한 생리현상에 따른 즉흥적 행동이었다는 사정을 함께 제시해 음란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음을 다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수사·처분 단계에서 경범죄 처리로 유도하는 절차 대응
사실관계를 아무리 잘 정리해도, 그것이 담당 수사관·검사에게 제때 전달되지 않으면 처분은 바뀌지 않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조사 초기 의견서로 죄명 자체를 다툽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이 사안은 공연음란이 아니라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의 과다노출에 해당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하고, 판단기준이 되는 대법원 판례와 유사 사례를 근거로 소명합니다. 초기 입건 죄명이 그대로 검찰에 송치되면 이후 단계에서 뒤집기가 훨씬 어려워지므로, 조사 단계에서의 선제적 대응이 결과를 가르는 분수령이 됩니다.
2) 검찰 단계에서 죄명 변경 및 통고처분 전환을 요청합니다.
검사가 사안의 경미성을 인정하면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처리해 즉결심판에 회부하거나 통고처분(범칙금)으로 종결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1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 수준에서 정식 형사절차 없이 마무리될 수 있어, 정식 기소와 재판을 거치는 공연음란(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과는 절차와 기록 양쪽에서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3) 기소되더라도 약식명령을 통한 종결과 감경을 도모합니다.
만약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가 이루어지더라도, 음란성이 낮다는 정황과 초범이라는 사정,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함께 제시해 정식 재판 대신 약식명령(벌금형)으로 종결되도록 합니다. 약식명령의 형이 부당하게 무겁다고 판단되면 정식재판을 청구해 무죄 내지 형량 감경을 다투는 절차도 함께 준비합니다.
결론
노상방뇨와 공연음란은 종이 한 장 차이처럼 보이지만, 실제 처분은 범칙금 수준의 경범죄와 형사처벌·전과가 남는 성풍속 범죄 사이를 오갈 만큼 크게 갈립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억울함의 크기가 아니라, 음란성을 부정할 정황을 조사 초기부터 얼마나 구체적으로 남겨 두었는가입니다.
이미 공연음란으로 입건되어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진술을 하기 전에 무엇을 남기고 어떤 순서로 소명해야 할지 대응의 방향을 먼저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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