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당시 매출이 급감해 임대인과 협의로 상가 월세를 낮췄던 임차인이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경기가 회복되면서 임대인이 원래 수준으로 월세를 되돌리려 할 때 벌어집니다. 많은 임차인이 "차임 증액은 5%를 넘길 수 없다"는 원칙만 알고 있다가, 임대인이 그보다 훨씬 큰 폭으로 인상을 요구하면 당황합니다. 실제로 법은 감염병으로 감액된 차임에 한해 5%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 구간을 따로 두고 있는데, 이 구간은 무제한이 아니라 감액 전 원래 금액까지만 인정됩니다. 이 글에서는 그 구간이 정확히 어디서 시작해 어디서 끝나는지, 임대인과 임차인이 각각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코로나로 낮춘 상가 월세, 다시 오를 때 무엇이 문제인가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상가 임차인 다수가 매출 감소를 이유로 임대인과 협의해 차임을 일시적으로 낮췄습니다. 이런 감액은 기존 계약서를 다시 쓰거나 별도 합의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처리된 경우가 많았고, 임차인 입장에서는 당장의 위기를 넘기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문제는 몇 년이 지나 매출이 회복되고 임대인이 원래 수준으로 월세를 되돌리려 할 때 발생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는 차임을 올릴 때 시행령이 정한 비율, 즉 5%를 초과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서, 상식적으로는 임대인이 감액분을 단번에 회복시키지 못하고 여러 해에 걸쳐 조금씩만 올릴 수 있어야 맞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원칙에 예외가 있습니다. 감염병으로 인해 감액된 차임에 한해서는, 임대인이 원래 수준으로 되돌리는 구간에서는 5% 상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예외를 모르고 "5%를 넘게는 절대 못 올린다"고 확신했다가 임대인의 인상 요구를 제대로 다투지 못하는 임차인이 있고, 반대로 이 예외를 몰라 정당한 인상 요구를 스스로 포기하는 임대인도 있습니다.
이 예외 규정이 만들어진 배경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사정 변동을 차임 감액 사유로 명시한 조항 자체가 없었고,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감액을 요구할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국회는 2020년 9월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사정 변동도 증감청구 사유에 포함시키는 개정을 단행하면서, 동시에 감액된 차임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임대인의 권리도 함께 배려하는 차원에서 제3항의 예외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감액 청구권과 재인상 시 5% 예외가 같은 개정에서 함께 도입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 — 차임 증액은 원칙적으로 5%까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 제1항은 조세·공과금 등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차임이 상당하지 않게 된 경우 당사자가 장래의 차임에 대해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단서로 "증액의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른 비율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제한합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4조는 이 비율을 100분의 5, 즉 5%로 규정하고 있어, 임대인이 한 번에 청구할 수 있는 증액 폭은 원칙적으로 직전 차임의 5%를 넘을 수 없습니다. 이 5%라는 비율은 상가 소재지나 보증금 액수와 관계없이 전국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수치여서, 지역마다 기준이 달라지는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여기에 더해 제11조 제2항은 증액청구를 임대차계약 체결 또는 직전 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할 수 없도록 시간적 제한도 두고 있습니다. 비율 상한과 1년 간격 제한, 이 두 장치는 임차인이 예측하지 못한 급격한 차임 인상에 흔들리지 않도록 설계된 것으로, 상가임대차 실무에서 가장 기본적인 방어선으로 통합니다.
이 규정은 보증금 액수와 무관하게 적용된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3항은 환산보증금이 지역별 기준을 초과해 법의 전면 적용을 받지 못하는 상가라도 제11조의 차임증감청구권 규정만큼은 그대로 적용된다고 정하고 있어, 사실상 거의 모든 상가 임대차가 이 5% 상한의 적용을 받습니다.
감염병으로 감액된 차임엔 예외가 있다 — 제11조 제3항
2020년 9월 29일 개정으로 신설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 제3항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제1급감염병에 의한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차임 등이 감액된 후 임대인이 제1항에 따라 증액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증액된 차임 등이 감액 전 차임 등의 금액에 달할 때까지는 같은 항 단서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같은 개정으로 제1항 본문의 증감청구 사유에도 "제1급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사정의 변동"이 명시적으로 추가되어, 코로나19처럼 국가가 제1급감염병으로 지정한 질병으로 인한 매출 급감이 차임 감액 청구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음을 법 문언 자체로 확인해 줍니다.
이 조항이 만든 것은 정확히 말하면 무제한 인상권이 아니라, 원상회복 구간에서만 5% 상한을 쉬게 하는 예외입니다. 임대인이 감염병으로 낮춘 차임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는 한 번에 5%를 넘겨 올려도 위법하지 않지만, 원래 수준에 도달한 뒤에도 계속 그 이상으로 올리려 한다면 그 초과분에는 다시 통상적인 5% 상한이 걸립니다.
제11조 제3항이 배제하는 것은 감액 전 차임 수준에 이를 때까지의 5% 상한뿐이다 — 그 지점을 넘어서면 다시 통상의 증액 제한이 적용된다.
5% 상한이 풀리는 구간, 정확히 어디부터 어디까지인가
실무에서 가장 헷갈리는 지점은 이 구간의 경계입니다. 시작점은 감염병으로 인해 실제로 감액되기 직전의 차임, 즉 '감액 전 차임 등의 금액'이고, 끝점도 똑같이 그 금액입니다. 다시 말해 임대인이 5% 규칙 없이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구간은 지금의 감액된 차임에서 감염병 이전 원래 차임 사이뿐이며, 이 구간을 벗어나 원래 차임보다 더 높게 올리려는 부분에는 예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구간의 시작점과 끝점을 정하는 기준이 '감액 전 차임 등의 금액'이므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감염병으로 차임을 낮추기 직전의 계약서나 합의서에 적힌 금액을 명확히 특정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감액이 여러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졌다면 최초 감액 직전의 금액이 기준이 되는지, 각 단계별로 별도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다퉈질 수 있는 지점이므로 감액 합의서에 감액 사유와 원래 금액을 함께 기재해 두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구간의 시작 — 현재 감염병으로 인해 낮춰진 차임 금액.
구간의 끝 — 감염병으로 감액되기 직전 원래 차임 금액.
구간 안(감액분 회복 구간) — 5% 상한 적용 안 됨(제11조 제1항 단서 배제).
구간 밖(원래 금액을 넘는 초과분) — 통상의 5% 상한·1년 간격 제한이 그대로 적용됨.
구체적 적용 예시 — 가정 사례로 보는 계산
이해를 돕기 위해 가정 사례로 살펴보면, 원래 월 차임이 300만원이던 상가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해 2021년경 임대인과 협의로 월 차임을 200만원으로 낮췄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후 매출이 회복되어 임대인이 차임을 다시 올리려 할 때, 통상의 5% 상한 원칙대로라면 200만원의 5%인 10만원씩만 올릴 수 있어 300만원으로 되돌리는 데만 여러 해가 걸립니다.
그러나 제11조 제3항이 적용되면 임대인은 20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 구간에서는 5% 상한에 얽매이지 않고 한 번에 300만원까지 증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300만원을 넘어 310만원, 320만원처럼 원래 금액보다 더 올리려 한다면 그 초과분에는 다시 통상의 5% 상한과 1년 간격 제한이 적용되어, 300만원의 5%인 15만원 이상을 한 번에 올릴 수 없고 직전 증액으로부터 1년이 지나야 합니다.
이 예시에서 중요한 것은 감액 전 금액이 300만원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입니다. 최초 임대차계약서, 감액 합의서, 계좌이체 내역 등으로 원래 차임이 얼마였는지를 명확히 특정해 두지 않으면, 임대인의 증액 청구가 실제로 원상회복 구간 안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원래 금액을 넘어선 것인지를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예외가 적용되려면 — 감액 사유의 인과관계가 핵심
제11조 제3항이 적용되려면 차임 감액의 원인이 반드시 '제1급감염병에 의한 경제사정의 변동'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경기가 좋지 않아서, 또는 임차인의 개인 사정으로 임대인과 협의해 차임을 낮춘 경우라면 이 조항이 정한 특례가 아니라 통상적인 계약 변경으로 취급되어, 이후 재인상 시에도 처음부터 5% 상한과 1년 간격 제한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애초에 차임을 감액할 때 그 사유를 감염병으로 인한 매출 감소·영업 제한 조치 등으로 명확히 기재해 두는 것이 이후 재인상 국면에서 임대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반대로 임차인 입장에서는, 임대인이 5% 상한 배제를 주장하며 큰 폭의 인상을 요구할 때 그 감액이 실제로 감염병으로 인한 것이었는지, 감액 전 금액이 얼마였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감액 합의서에 감염병 관련 사유가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당시 매출 자료, 영업제한 행정명령, 임대인과 주고받은 협의 내역 등 정황 증거로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다툼이 생겼을 때 별도 자료를 새로 확보하기보다는, 애초에 감액 합의 시점에 사유를 문서화해 두는 편이 분쟁 가능성을 크게 줄입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은 이 특례가 월 차임뿐 아니라 보증금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11조는 처음부터 "차임 또는 보증금"의 증감청구권을 함께 규정하고 있고, 제3항의 "차임 등"이라는 표현도 이 둘을 포괄합니다. 코로나19 시기 매출 급감을 이유로 보증금까지 함께 낮춰준 사례가 있다면, 이후 보증금을 원래 금액으로 되돌리는 구간에서도 같은 논리로 5% 상한 예외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감액 당시 차임과 보증금 중 어느 항목이 얼마나 조정되었는지를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1년 간격 제한·계약갱신요구권과는 별개 문제
제11조 제3항이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같은 조 제1항 단서, 즉 5% 비율 상한뿐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이 정한 "증액청구는 계약 체결 또는 직전 증액 후 1년 이내에는 할 수 없다"는 시간적 제한은 조문상 별도로 배제되지 않았으므로, 감염병 특례가 적용되는 상황이라도 직전에 차임 증액이 있었다면 그로부터 1년이 지나야 다시 증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문언에 충실한 해석입니다.
차임 증액 폭을 둘러싼 다툼과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는 서로 다른 절차라는 점도 구분해야 합니다. 임대인이 요구하는 인상 폭이 과도하다고 생각되더라도, 그 자체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임대인과 임차인이 새로운 차임에 합의하지 못하면 각자 상당한 차임을 정해달라는 청구를 법원에 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감액 전 금액과 감액 사유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게 됩니다.
같은 법에 있는 제11조의2의 폐업 해지권과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 조항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집합 제한·금지 조치를 3개월 이상 받아 경제사정이 중대하게 변동해 폐업한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자체를 해지할 수 있도록 한 규정으로, 통고 후 3개월이 지나면 해지 효력이 발생합니다. 제11조 제3항이 '계약을 유지한 채 차임을 어떻게 조정하는가'의 문제라면, 제11조의2는 '계약 자체를 끝낼 수 있는가'의 문제여서 적용 국면이 다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감염병으로 낮춘 상가 월세를 임대인이 한 번에 원래대로 올려도 되나요?
A.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 제3항에 따라 감액 전 차임 금액에 이를 때까지는 5% 상한이 적용되지 않아 한 번에 원래 수준까지 증액을 청구하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그 이상으로 더 올리려면 다시 통상의 5% 상한과 1년 간격 제한을 지켜야 합니다.
Q. 코로나19가 아니라 그냥 경기가 안 좋아서 월세를 깎아준 경우에도 이 예외가 적용되나요?
A.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11조 제3항은 제1급감염병에 의한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감액된 경우에 한정되므로, 통상적인 경기 침체나 개인 사정으로 인한 감액이라면 처음부터 5% 상한과 1년 간격 제한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Q. 감액 합의서에 감염병 관련 사유를 적어두지 않았다면 이 예외를 못 쓰나요?
A. 합의서에 사유가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당시 매출 감소 자료나 영업제한 행정명령 등 정황 증거로 인과관계를 증명할 여지는 있습니다. 다만 분쟁을 줄이려면 감액 시점에 사유를 문서로 남겨두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Q. 임대인이 원래 금액보다 더 높게 올리려 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감액 전 차임 금액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 인상 요구 중 어느 부분이 원상회복 구간을 넘어서는지 구분해 다투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그 초과분에는 5% 상한과 1년 간격 제한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그 범위를 벗어난 인상 요구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고, 협의가 안 되면 초과분에 한해 차임 증액을 다투는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Q. 환산보증금이 높은 상가라 상가임대차법 적용을 못 받는데도 이 예외가 적용되나요?
A. 적용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3항에 따라 제11조의 차임증감청구권 규정은 환산보증금이 지역별 기준을 초과하는 상가에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5% 상한과 감염병 예외 모두 보증금 액수와 무관하게 판단됩니다.
Q. 임대인이 인상 폭 때문에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도 있나요?
A. 차임 인상 폭에 관한 다툼과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는 별개 절차입니다. 인상 요구가 과도하다는 이유만으로 갱신 자체를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되지는 않으며, 합의가 안 되면 법원에 상당한 차임 결정을 구하는 절차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맺음말
감염병으로 낮아진 상가 월세를 임대인이 다시 올릴 때는, "5%를 넘게 못 올린다"는 원칙과 "감액 전 금액까지는 예외가 있다"는 특례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임대인은 정당한 인상 요구를 스스로 포기하게 되고, 임차인은 부당한 인상 요구에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게 됩니다.
핵심은 결국 두 가지입니다. 감액이 실제로 감염병에 의한 경제사정 변동 때문이었는지, 그리고 감액 전 원래 차임이 얼마였는지. 이 두 가지를 뒷받침할 자료를 갖추고 있는지에 따라 협상의 결과가 크게 달라지고, 원상회복 구간을 넘어선 인상 요구인지 여부도 결국 이 자료를 근거로 판가름 납니다.
광교를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는 코로나19 시기에 차임을 조정했던 상가 임대차 계약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어, 재인상 국면에서 이런 다툼이 종종 발생합니다. 감액 전후 금액과 사유를 정리해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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