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상 보상청구권, 계약이 끝나도 내가 개척한 거래처 실적을 받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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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상 보상청구권, 계약이 끝나도 내가 개척한 거래처 실적을 받는 법 

강대현 변호사

대리점이나 총판 계약을 맺고 몇 년간 발로 뛰며 신규 거래처를 뚫어놓았는데, 계약이 끝나자마자 본사가 그 거래처들과 계속 거래하며 이익을 챙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법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해 대리상에게 계약 종료 후에도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지만, 이 권리는 계약이 끝난 날로부터 단 6개월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그대로 소멸해 버립니다. 문제는 자신이 법적으로 대리상에 해당하는지, 보상받을 요건을 갖췄는지조차 모른 채 6개월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대리상 보상청구권이 인정되는 요건, 보상금액이 정해지는 방식, 그리고 6개월의 기한을 놓치지 않고 청구하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대리상이란 누구인가 — 상업사용인·위탁매매인과 다른 점

상법 제87조는 대리상을 "일정한 상인을 위하여 상업사용인이 아니면서 상시 그 영업부류에 속하는 거래의 대리 또는 중개를 영업으로 하는 자"로 정의합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회사에 소속되어 급여를 받는 직원(상업사용인)이 아니라 자기 사업체를 운영하는 독립된 상인이어야 합니다. 둘째, 특정 회사 한 곳을 위해 계속·반복적으로 거래를 대리하거나 중개해야 하며, 한두 번의 일회성 거래로는 대리상이 되지 않습니다. 영업사원처럼 회사 지휘를 받으며 일하는 사람은 근로자성이 인정될 수는 있어도 대리상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대리상과 구별해야 할 개념이 여럿 있습니다. 위탁매매인(상법 제101조)은 자기 이름으로 그러나 타인의 계산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자이고, 흔히 말하는 "대리점"이나 "총판"·"특약점"은 공급자로부터 물건을 사들여 자기 이름과 자기 계산으로 되파는 구조인 경우가 많아 형식적으로는 대리상이 아닙니다. 계약서 제목에 '대리점 계약서'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로 물건을 직접 매입해 재고 위험을 스스로 떠안고 재판매하는 구조라면 법적으로는 대리상이 아니라 매매업자에 가깝습니다.

  • 대리상 — 본인(공급자)의 이름과 계산으로 거래를 대리·중개, 재고 위험을 지지 않음.

  • 위탁매매인 — 자기 이름으로, 타인의 계산으로 거래.

  • 대리점·총판·특약점(매매형) — 자기 이름과 자기 계산으로 매입 후 재판매, 재고·가격 위험을 스스로 부담.

보상청구권이 성립하는 두 가지 요건 — 신규고객 획득과 본인의 계속된 이익

상법 제92조의2 제1항은 "대리상의 활동으로 인하여 본인이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거나 영업상의 거래가 현저히 증가하고 이로 인하여 계약의 종료 후에도 본인이 이익을 얻고 있는 경우"에 대리상이 상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요건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대리상의 활동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했거나 기존 거래가 눈에 띄게 늘어났을 것, 다른 하나는 계약이 끝난 뒤에도 본인(공급자·회사)이 그 신규 고객들과의 거래로 계속 이익을 얻고 있을 것입니다. 두 요건 모두 충족돼야 하며, 어느 한쪽이 빠지면 보상청구권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가령 어느 지역 총판 자격으로 5년간 활동하며 거래처 없던 지역에 신규 병원·약국 40곳을 새로 뚫어놓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계약 종료 후 본사가 이 40곳과 직거래를 이어가거나 다른 대리상을 통해 계속 공급하며 이익을 얻고 있다면 두 번째 요건은 충족됩니다. 반대로 계약 종료와 함께 본사가 그 지역 영업 자체를 접거나 거래처 대부분이 이탈해 더 이상 이익을 얻지 못한다면, 신규 고객을 개척한 사실은 있어도 '계속된 이익'이라는 요건이 빠져 보상청구권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신규 고객을 개척한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계약이 끝난 뒤에도 본인이 그 고객들로부터 이익을 계속 얻고 있어야 비로소 보상청구권이 성립한다.

조문은 "새로운 고객을 획득"한 경우와 "영업상의 거래가 현저히 증가"한 경우를 나란히 두고 있어, 완전히 새로운 거래처를 뚫은 경우가 아니어도 보상청구권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도 소량씩 거래하던 거래처였는데 대리상이 담당한 이후로 주문량이 몇 배로 늘었고, 계약 종료 후에도 본사가 그 늘어난 물량을 그대로 이어받아 거래하고 있다면 '현저한 증가' 요건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때는 단순히 시황이 좋아져 거래량이 늘었는지, 아니면 대리상의 영업활동이 실제 원인이었는지를 구분해야 하므로 그 인과관계를 뒷받침할 자료가 더 중요해집니다.

대리상의 책임 있는 사유로 끝났다면 — 보상청구권이 배제되는 경우

같은 조항 단서는 "계약의 종료가 대리상의 책임있는 사유로 인한 경우"에는 보상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대리상이 스스로 영업을 접거나 업종을 바꿔 계약이 끝난 경우, 경업금지의무나 계약상 의무를 어겨 본사가 이를 이유로 해지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신규 고객을 아무리 많이 개척했더라도 계약 종료의 원인이 대리상 쪽 귀책사유에 있다면 보상 자체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계약기간이 정해진 대로 만료됐거나, 본사 쪽 사정(경영 악화, 사업 재편, 정당한 이유 없는 일방적 해지 등)으로 계약이 끝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배제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대리상이 먼저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경우라도 그 원인이 본사의 계약 위반이나 불합리한 처우에 있다면, 형식적으로 대리상이 해지를 통보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책임 있는 사유'로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계약 종료 경위를 문서(해지통보서·이메일·내용증명)로 남겨두는 것이 나중에 이 부분을 다툴 때 중요한 이유입니다.

대리점·총판·특약점도 받을 수 있다 — 판례가 넓힌 유추적용

앞서 본 것처럼 형식적으로 자기 이름과 계산으로 물건을 매입해 재판매하는 대리점·총판·특약점은 상법상 대리상이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제92조의2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다28342 판결은 이런 형식적 매매업자라도 실질이 대리상과 다를 바 없다면 제92조의2를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계약 명칭이 '대리점' '총판' '딜러' 무엇이든, 실질적으로 회사의 판매망에 편입돼 있었다면 형식만으로 보상청구권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이 판결이 제시한 유추적용 요건은 세 가지입니다.

  • 계약을 통해 사실상 공급자의 판매조직에 편입되어 대리상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했을 것.

  • 계약 종료 후 공급자가 곧바로 그 고객관계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관계를 이전할 계약상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을 것.

  • 계약체결 경위, 투입한 자본과 그 회수 규모, 영업 현황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대리상과 마찬가지의 보호 필요성이 인정될 것.

자신이 형식상 '대리점' '총판' 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보상청구권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본사가 정한 영업구역·판매방식·가격정책을 따라야 했는지, 계약 종료 후 거래처 명단이나 영업권을 본사에 넘기는 의무가 있었는지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화장품 총판 계약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총판이 본사가 정한 소비자가격과 판촉 기준을 그대로 따르고, 매장 진열이나 재고 관리도 본사 지침대로 운영했다면 첫 번째 요건인 '판매조직 편입'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계약 종료 시 거래처 리스트와 매장별 판매 데이터를 본사에 인계하도록 정해져 있었다면 두 번째 요건도 충족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총판이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신규 매장을 개척하며 별다른 자기 자본 회수 없이 본사 브랜드만을 위해 영업해왔다는 사정까지 더해지면 세 번째 요건인 보호 필요성도 함께 검토됩니다. 세 요건은 서로 별개로 판단되므로, 하나가 약하다고 곧바로 유추적용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전체 사정을 종합해 살펴봐야 합니다.

보상금액은 어떻게 정해지나 — 5년 평균연보수액이라는 상한

상법 제92조의2 제2항은 보상금액이 "계약의 종료전 5년간의 평균년보수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계약 존속기간이 5년 미만이면 그 기간 동안의 평균연보수액이 기준이 됩니다. 여기서 연보수액이란 대리상이 그 활동으로 받은 수수료·마진 등 연간 수입 총액을 뜻합니다. 이 조항은 보상금의 '상한선'을 정한 것이지, 상한액을 그대로 지급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인정되는 금액은 이 상한 범위 안에서 신규 고객으로 인한 이익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지, 대리상이 그 고객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투입한 노력과 비용, 계약기간, 거래 규모 등 사정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예를 들어 계약 종료 전 5년간 연평균 수수료 수입이 6천만원이었던 대리상이라면 법이 정한 보상금 상한은 6천만원이 됩니다. 실제로 받게 되는 금액은 이보다 적을 수도, 상한에 근접할 수도 있으며 이는 개별 사안의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협상이나 소송 단계에서는 최근 수년간의 수수료 지급명세, 신규 거래처의 매출 기여도, 계약 종료 후에도 그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자료를 구체적으로 제시할수록 유리합니다.

6개월, 넘기면 사라지는 제척기간

상법 제92조의2 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보상청구권은 계약이 종료한 날부터 6월을 경과하면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이 6개월은 소멸시효가 아니라 제척기간입니다. 소멸시효는 채무자의 원용이 있어야 하고 중단·정지 사유로 늘어날 수 있지만, 제척기간은 그 기간이 지나면 권리 자체가 당연히 소멸합니다. 계약 종료일로부터 하루하루가 그대로 카운트된다고 생각하고 대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산일은 계약이 실제로 종료한 날, 즉 해지 통보의 효력이 발생한 날이나 계약기간 만료일입니다. 계약 종료 통보를 받는 즉시 그 날짜부터 6개월 뒤가 언제인지 달력에 표시해 두고, 그 안에 상대방에게 보상금 지급을 요구하는 의사표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협의로 정리되지 않을 것 같다면 기한을 넉넉히 남겨두고 소 제기까지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계약 해지통보서·만료 통지에서 정확한 종료일부터 확인.

  • 종료일로부터 6개월 기한을 즉시 달력에 표시.

  • 내용증명 등으로 보상금 지급을 요구하는 의사표시를 명확한 문서로 남길 것.

  • 협상이 지연되면 기한 내 소 제기 여부를 미리 검토해 둘 것.

실무에서 다투는 지점 —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보상청구권을 주장하는 쪽, 즉 대리상이 요건 충족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계약기간 중 신규로 확보한 거래처 목록과 최초 거래 시점, 연도별 매출·수수료 실적표, 계약 종료 후에도 본사가 그 거래처들과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정황 자료(홈페이지 거래처 안내, 후속 매출 관련 정보, 거래명세서 등)를 미리 정리해 두어야 다툼이 생겼을 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계약이 끝나고 나면 회사 내부 자료에 접근하기 어려워지므로, 종료가 임박했다는 정황이 보이면 그 전에 자료부터 확보해 두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계약서에 보상청구권 관련 조항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조항 문구만 보고 지레 권리를 포기하지 말고, 그 조항이 실제로 어떤 효력을 갖는지는 계약의 실질과 함께 검토해 볼 문제입니다. 협상 단계에서는 본사 쪽에 최근 5년간의 수수료 지급명세와 신규 거래처 매출 자료를 함께 요청해 보상금 산정의 근거로 삼는 것이 실무적으로 유용합니다.

협의 단계에서 본사가 관련 자료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까지 대비한다면, 소 제기 이후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 제도를 활용해 본사가 보유한 수수료 지급대장이나 거래처별 매출자료 제출을 법원을 통해 요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이는 소송이 진행 중일 때 쓸 수 있는 절차이므로, 협의만으로 자료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6개월 제척기간 안에 소를 제기해 절차를 미리 열어두는 편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저는 '총판' 계약서를 썼는데도 보상청구권을 주장할 수 있나요?

A. 계약서 명칭이 총판·대리점이라도 실질적으로 공급자의 판매조직에 편입돼 대리상과 유사한 업무를 했고, 계약 종료 후 고객관계를 넘겨줄 의무가 있었다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상법 제92조의2가 유추적용될 수 있습니다. 계약서 제목만으로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Q. 제가 먼저 계약을 해지했는데도 보상을 받을 수 있나요?

A. 해지를 대리상이 먼저 통보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계약 종료의 원인이 대리상 쪽의 폐업·업종변경이나 계약 위반 등 귀책사유에 있다면 보상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어, 해지에 이른 경위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Q. 보상금액은 어느 정도까지 받을 수 있나요?

A. 법은 계약 종료 전 5년간(계약기간이 5년 미만이면 그 기간) 평균연보수액을 상한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인정 금액은 이 상한 범위 안에서 신규 고객으로 인한 이익의 지속 가능성, 대리상이 투입한 노력 등 사정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Q. 6개월이 지나면 정말 아무 방법이 없나요?

A. 상법 제92조의2 제3항의 6개월은 제척기간이어서 이 기간이 지나면 보상청구권 자체가 소멸합니다. 계약 종료일을 정확히 확인하고 그 안에 청구 의사표시를 하거나 소를 제기해 두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Q. 신규 거래처를 개척했다는 사실은 어떻게 입증하나요?

A. 계약기간 중 확보한 거래처 목록과 최초 거래 시점, 연도별 매출·수수료 자료, 계약 종료 후에도 그 거래처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정황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계약 종료 전에 미리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Q. 경업금지약정 위반을 이유로 회사가 계약을 해지했다면 보상청구권은 완전히 없어지나요?

A. 실제로 경업금지의무 위반이 있었고 그것이 해지의 진짜 원인이라면 상법 제92조의2 단서에 따라 보상청구권이 배제됩니다. 다만 회사가 형식적으로 위반 사유를 내세울 뿐 실제 해지 원인이 다른 데 있었다면, 그 사유가 정말 배제사유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종료 경위를 따져 별도로 다퉈볼 필요가 있습니다.

맺음말

대리상 보상청구권은 계약이 끝난 뒤에도 자신이 만들어놓은 거래관계의 가치를 정당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다만 신규 고객 획득과 본인의 계속된 이익이라는 두 요건을 갖춰야 하고, 대리상 쪽 귀책사유로 계약이 끝난 경우에는 처음부터 배제됩니다. 계약서 명칭이 대리점·총판이라 해도 실질에 따라 보상청구권이 유추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6개월이라는 제척기간입니다. 계약 종료 통보를 받으면 곧바로 종료일을 확인하고, 신규 거래처 실적 자료부터 챙긴 뒤 기한 안에 명확한 청구 의사표시를 해두어야 합니다. 협상이 원만하지 않을 것 같다면 기한을 넉넉히 남긴 상태에서 소 제기까지 함께 준비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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