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사용청구권, 담장 고치며 이웃 땅 쓸 때 청구 범위와 주거 진입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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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사용청구권, 담장 고치며 이웃 땅 쓸 때 청구 범위와 주거 진입 한계 

강대현 변호사

담장이 낡아 다시 쌓아야 하는데 내 땅 폭만으로는 비계도 못 세우고, 결국 이웃 토지를 밟아야만 공사가 되는 상황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그냥 들어가도 되는지, 이웃이 거부하면 공사를 포기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민법은 이런 상황을 위해 인지사용청구권이라는 법정 권리를 따로 두고 있지만, 청구할 수 있는 범위와 들어갈 수 있는 장소에는 뚜렷한 한계가 그어져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담·건물의 축조나 수선을 위해 이웃 토지를 사용해야 할 때 어디까지 청구할 수 있고, 주거 공간에는 왜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지, 이웃이 거부하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인지사용청구권의 근거 — 민법 제216조가 인정하는 법정 권리

이웃 토지를 사용할 권리는 관행이나 호의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민법 제216조 제1항이 명시한 법정 청구권입니다. 이 조문은 "토지소유자는 경계나 그 근방에서 담 또는 건물을 축조하거나 수선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내에서 이웃 토지의 사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상린관계, 즉 인접한 토지 소유자들 사이의 이용을 조정하기 위해 민법이 마련한 여러 규정 중 하나로, 소유권의 배타성을 일부 양보하도록 강제하는 대신 그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잡고 있습니다.

조문을 그대로 적용하려면 몇 가지 요건이 함께 충족돼야 합니다. 우선 공사 목적이 담이나 건물의 축조 또는 수선이어야 하고, 단순히 이웃 땅이 편해서 쓰려는 경우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위치도 경계나 그 근방이어야 하므로 경계에서 멀리 떨어진 부분까지 청구할 근거는 없습니다. 그리고 사용 범위는 그 공사에 실제로 필요한 최소한으로 한정됩니다. 이 요건들이 하나라도 빠지면 청구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공사 계획을 세울 때부터 이 네 가지를 먼저 짚어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 공사 목적 — 담 또는 건물의 축조·수선(신축·증축·보수 포함, 무관한 용도의 이용은 제외)

  • 위치 요건 — 경계 또는 그 근방(경계에서 멀리 떨어진 부분은 청구 대상 아님)

  • 범위 요건 — 공사에 실제로 불가피한 최소한의 범위(발판 설치, 자재 반입 등)

  • 승낙 요건 — 이웃의 협조가 원칙, 거부 시에는 별도 절차로 전환

이 조문은 지상권자와 인지소유자 사이, 전세권자와 인지소유자·지상권자 사이에도 준용됩니다(민법 제290조·제319조). 즉 반드시 소유자끼리의 관계에서만 문제 되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이 아닌 지상권자·전세권자가 담장을 수선해야 할 때도 같은 논리로 이웃 토지 사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청구의 주체가 되려면 그 담이나 건물에 대한 정당한 권원이 있어야 하고, 단순히 사실상 이용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인지사용청구권은 이웃 토지를 마음대로 쓰는 권리가 아니라, 담·건물의 축조·수선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인정되는 법정 청구권이다.

청구할 수 있는 "필요한 범위" — 최소 침해 원칙

실무에서 다툼이 가장 잦은 지점은 바로 이 "필요한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입니다. 법문이 구체적인 수치를 정해두지 않은 만큼, 공사의 성격(비계 설치인지 굴착인지), 이용이 공사 기간 중 일시적인지 아니면 자재 적치처럼 장기화되는지, 자기 토지 안에서 해결할 대체수단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 정해야 합니다. 대체수단이 있는데도 이웃 토지부터 쓰겠다고 하면 필요성 자체가 부정될 여지가 큽니다.

예를 들어 담장을 재축하면서 비계를 세워야 하는데 내 땅 폭이 좁아 이웃 토지 쪽으로 폭 30센티미터 정도만 일시적으로 걸쳐야 하는 상황이라면, 공사 기간에 한정된 최소한의 이용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공사와 무관하게 자재를 몇 달씩 적치하거나, 공사가 끝난 뒤에도 통행로처럼 계속 사용하려 한다면 이는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어서 청구권의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사용 기간과 면적을 공사 계획서에 구체적으로 특정해 두는 것이 이런 다툼을 줄이는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필요성 판단은 공사 시작 시점 한 번으로 고정되지 않습니다. 발판을 걷고 마무리 미장만 남은 단계라면 처음 계획했던 폭만큼 계속 사용할 필요성은 이미 줄어든 것이고, 이웃이 이 시점에 축소를 요구하면 그 요구에 맞춰 사용 범위도 함께 줄여야 합니다. 반대로 굴착 중 예상치 못한 지반 문제로 보강 공사가 추가되는 경우처럼 애초 계획보다 더 넓은 범위가 필요해졌다면, 그 확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통지하고 다시 협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용 범위를 처음 정한 그대로 고정된 권리로 여기고 공사 진행 상황과 무관하게 계속 점유하는 것은 "필요한 범위" 요건을 벗어날 위험이 큽니다.

사용 범위는 공사에 불가피한 최소한으로 한정되고, 그 필요성이 사라지면 사용 권한도 함께 소멸한다.

주거 진입의 한계 — 승낙 없이는 절대 들어갈 수 없는 이유

민법 제216조 제1항 단서는 "그러나 이웃 사람의 승낙이 없으면 그 주거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이는 이웃 토지의 마당이나 공터 같은 부속 공간과, 사람이 실제로 생활하는 주거용 건물 내부를 구분해 다르게 취급한다는 의미입니다. 마당이나 정원처럼 주거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은 필요한 범위 안에서 승낙 없이도 사용을 청구할 수 있지만, 방이나 거실 같은 생활공간 내부로는 승낙 없이 절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주거의 평온과 사생활 보호가 공사의 편의보다 우선한다는 취지입니다.

만약 담장 수선을 위해 부득이 이웃 주택 실내를 통과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라면 반드시 사전에 동의를 받아야 하고, 이웃이 거부하면 그 부분만은 강제로 진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때 동의 없이 임의로 들어가면 인지사용청구권의 보호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 형법 제319조가 정한 주거침입죄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결국 실내 통과가 불가피한 공사라면 처음부터 다른 진입 경로나 가설 방법을 찾아 주거 내부를 피하는 방향으로 공사 계획을 조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웃 토지의 마당은 필요범위 안에서 사용을 청구할 수 있어도, 주거용 건물 내부는 승낙 없이는 절대 들어갈 수 없다 — 이 구분이 인지사용청구권의 핵심 한계다.

이웃이 거부할 때 — 협의가 안 되면 밟아야 할 절차

인지사용청구권은 "청구권"이지 스스로 실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력집행권이 아닙니다. 이웃이 사용을 거부한다고 해서 담을 넘거나 임의로 진입하면 오히려 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거부가 계속되면 별도의 법적 절차로 넘어가야 하며, 그 절차는 대개 협의 시도 → 소송 또는 가처분 → 법원의 범위 확정 순서로 진행됩니다.

먼저 서면으로 공사 목적과 필요 범위, 예정 기간을 구체적으로 통지해 협의를 시도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래도 협의가 안 되면 인지사용청구권에 기한 이행청구 소송을 제기하거나, 공사가 급한 경우 사용을 허용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공사의 필요성, 대체수단의 유무, 이웃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해 사용을 인정할지, 인정한다면 어느 범위와 기간에서 허용할지를 정합니다.

본안 소송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공사 일정이 촉박한 경우에는 임시로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을 함께 신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법원은 사용을 허용하는 대신 담보 제공이나 원상회복 확약, 손해 발생 시 신속한 배상 조건 등을 함께 붙이는 방식으로 이웃 측의 불안을 낮추는 절차를 취하기도 합니다. 소송이나 가처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통지 단계에서 공사 범위·기간·손해 발생 시 처리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협의 가능성을 높이는 편이 실무적으로는 더 유리합니다.

  • 1단계 — 서면 통지로 공사 목적·기간·필요 면적을 구체적으로 알림

  • 2단계 — 협의 결렬 시 인지사용청구권에 기한 이행청구 소송 또는 사용을 허용해달라는 가처분 신청

  • 3단계 — 법원이 공사 필요성과 이웃의 불이익을 비교해 사용 범위·기간·조건을 정함

  • 주거 부분 — 소송으로도 강제 진입이 아니라 협조를 명하는 방식으로 처리됨

이웃이 거부한다고 임의로 담을 넘어 들어가면 안 되고, 협의가 안 되면 법원의 재판을 통해 사용 범위를 정하는 것이 정공법이다.

손해가 생겼다면 — 별도로 남는 보상청구권

민법 제216조 제2항은 "전항의 경우에 이웃 사람이 손해를 받은 때에는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사용 자체가 적법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이웃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면 이를 전보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용의 적법성과 손해의 보상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공사가 정당하게 허용된 범위 안에서 이뤄졌다고 해서 손해배상 의무까지 자동으로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인지 사용 과정에서 이웃의 화단이 훼손되거나 잔디가 죽거나, 통행로가 막혀 영업이나 출입에 지장이 생겼다면 그 실제 손해만큼 보상해야 합니다. 보상 범위는 실제로 발생한 손해에 한정되고, 실무적으로는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예상되는 손해 범위와 원상회복 방법을 미리 협의해 두고, 공사가 끝난 뒤 실제 손해를 정산하는 방식이 다툼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인지 사용이 적법하더라도 이웃에게 손해가 생겼다면 보상 의무는 별도로 남는다 — 사용 허락과 손해 보상은 별개의 문제다.

경계선부근의 건축(민법 제242조)과 헷갈리지 말아야 할 것

인지사용청구권과 자주 혼동되는 규정이 경계선부근의 건축을 정한 민법 제242조입니다. 이 조문은 "건물을 축조함에는 특별한 관습이 없으면 경계로부터 반 미터 이상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정하고, 이를 어기면 인접 토지 소유자가 건물의 변경이나 철거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판례는 착공 후 1년이 지나거나 건물이 완성된 뒤에는 변경·철거가 아니라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이의를 제기할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제242조는 "내 건물을 경계로부터 어디에 지을 수 있는가"의 문제이고, 제216조는 "그 공사를 위해 남의 땅을 얼마나 밟을 수 있는가"의 문제로 서로 다른 국면을 규율합니다. 실제 담장 공사에서는 두 조문이 동시에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 담장을 경계에서 얼마나 띄워 세울지는 제242조가, 그 공사를 위해 이웃 땅을 얼마나 밟아도 되는지는 제216조가 각각 답을 주는 구조입니다.

어디에 지을지는 경계선부근의 건축 규정이, 짓는 동안 남의 땅을 얼마나 쓸지는 인지사용청구권이 각각 답한다 — 두 조문을 섞으면 안 된다.

실무에서 챙겨야 할 것들 — 분쟁을 줄이는 절차

담장·건물 수선을 위한 인지 사용은 사전 준비만 제대로 해두면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크게 줄어듭니다. 경계 자체가 불분명한 상태로 공사부터 시작하면 "필요한 범위"를 다투기 전에 경계가 어디인지부터 다투게 되므로, 지적측량으로 경계를 먼저 확정해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또한 담장이 경계선에 걸쳐 있어 민법 제239조에 따라 상린자의 공유로 추정되는 경우라면, 수선 비용 분담 문제까지 함께 짚어야 사용 범위 협의가 원만하게 끝납니다.

공사 착수 전 서면 통지와 사후 정산 절차를 갖춰두면, 이웃이 거부하더라도 협의의 여지를 넓히고 소송으로 갈 경우에도 유리한 자료가 됩니다.

  • 착공 전 서면으로 공사계획·예상 사용범위·기간을 구체적으로 통지

  • 경계가 불분명하면 지적측량을 먼저 실시해 분쟁의 출발점을 없앰

  • 공사로 인한 원상회복·손해보상 범위를 사전에 문서로 합의

  • 담장이 경계에 걸쳐 공유로 추정되는 경우(민법 제239조)라면 비용분담도 함께 협의

  • 이웃이 끝내 거부하면 임의 진입 대신 이행청구·가처분 등 절차로 전환

자주 묻는 질문

Q. 이웃이 승낙하지 않으면 담장 공사를 아예 못 하나요?

A. 이웃 토지의 마당처럼 주거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은 승낙이 없어도 필요한 범위에서 사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의로 들어가는 것은 안 되고, 거부가 계속되면 인지사용청구권에 기한 소송이나 가처분으로 사용 범위를 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Q. 이웃 주택 안으로 들어가야만 공사할 수 있는 상황이면 어떻게 하나요?

A. 주거 내부는 민법 제216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승낙 없이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동의를 받지 못하면 가설 위치를 바꾸거나 다른 통로를 확보하는 등 대체 방법을 찾아야 하고, 무단으로 들어가면 주거침입 문제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Q. 공사 때문에 이웃 화단이 망가졌는데 배상해줘야 하나요?

A. 네. 인지사용청구권에 따른 사용이 적법했더라도 민법 제216조 제2항에 따라 실제 발생한 손해는 보상해야 합니다. 사용이 정당했는지와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Q. 담장을 경계에서 얼마나 띄워야 하나요?

A. 특별한 관습이 없다면 민법 제242조에 따라 경계로부터 50센티미터 이상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이를 어기고 지었다면 인접 토지 소유자가 변경이나 철거를 청구할 수 있으나, 착공 후 1년이 지나거나 건물이 완성된 뒤에는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이웃이 계속 거부하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나요?

A. 우선 서면으로 공사 계획과 필요 범위를 통지해 협의를 시도하고, 그래도 거부하면 인지사용청구권에 기한 이행청구 소송이나 사용을 허용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공사의 필요성과 이웃의 불이익을 비교해 사용 범위와 조건을 정합니다.

Q. 담장이 경계선에 걸쳐 있으면 수선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요?

A. 경계에 설치된 담장은 민법 제239조에 따라 상린자의 공유로 추정되는 경우가 많아, 이런 담장의 유지·수선 비용은 원칙적으로 쌍방이 나누어 부담하는 것으로 봅니다. 다만 한쪽이 단독으로 설치·소유한 담장이라면 이 추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소유관계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맺음말

담을 고치거나 새로 쌓는 공사가 내 땅만으로 안 될 때, 민법은 인지사용청구권으로 이웃 토지를 쓸 길을 열어주지만 그 범위는 공사에 필요한 최소한으로, 그리고 주거 내부는 승낙 없이 절대 들어갈 수 없다는 두 가지 한계로 엄격히 묶여 있습니다. 필요한 범위를 벗어난 사용이나 주거 무단 진입은 그 자체로 분쟁을 키우고 손해배상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경계 담장 공사는 사소해 보여도 경계측량과 서면 통지, 사용 범위 확정을 미리 해두는 쪽이 분쟁을 훨씬 줄여줍니다. 특히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처럼 노후 주택가와 재건축·리모델링이 맞물려 담장 경계 분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공사에 착수하기 전 자신이 청구할 수 있는 사용 범위와 이웃과의 협의 방식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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