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 개요
의뢰인 A씨(40대)는 작은 회사를 운영하던 사람입니다. 고교 동창인 B씨와는 오랜 사이였고, 2020년 무렵 중고차 매매 사업을 함께 해 보자는 이야기가 오가면서 여러 차례 돈이 오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변제가 어려워지자 B씨는 A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A씨가 갚을 의사도 능력도 없이 돈을 빌렸다며 여섯 차례에 걸친 1억 4,810만 원, 그리고 별도의 350만 원까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의뢰인의 입장은 처음부터 한결같았습니다. 갚지 못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속여서 가로챌 생각으로 빌린 돈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 사건의 쟁점과 어려움
돈을 빌린 사실 자체는 다툼이 없었습니다. 사기죄의 성패는 오직 하나, '빌리던 그 시점에' 기망과 편취의 고의가 있었느냐에 달려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갚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수사기관은 '못 갚았다'는 결과에서 거꾸로 출발해 '처음부터 속였다'는 그림을 그리기 쉽습니다. 실제로 검찰은 A씨가 이미 적지 않은 채무를 진 상태였다는 점을 기망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금액이 1억 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대로 유죄가 되면 벌금으로 끝나기 어려운, 실형까지 각오해야 하는 규모였습니다.
■ 변호인의 조력
변호인은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빌리던 그 시점'을 재구성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카카오톡 대화의 발굴 — A씨는 돈이 오가던 시기에 자신의 금융기관 대출채무 내역(약 1억 9,400만 원)을 캡처해 B씨에게 그대로 보내 주었습니다. B씨는 그 내역을 보고 오히려 앞으로의 대출 계획을 함께 의논하는 답을 보냈습니다. 상대가 채무 상황을 훤히 알면서 이루어진 거래라는, 기망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장면이었습니다.
돈이 실제로 쓰인 곳 —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받은 1,500만 원은 실제로 중고차 매매 사업장의 임대차계약 체결과 운영에 쓰였습니다. 계약서와 지급 내역을 제출해 용도를 속인 것이 아님을 증명했습니다.
변제의 흔적들 — A씨는 상당 기간 B씨 명의의 카드대금과 할부금을 대신 납부했고(한 해 3,800만 원대), 빌린 7,000만 원 중 3,700만 원은 B씨 명의의 대출을 갚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애초에 갚지 않을 사람의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이체 기록으로 보였습니다.
변제능력의 입증 — 회사 매출이 2019년 약 1억 8,800만 원, 2020년 약 1억 5,100만 원으로 정상 영업 중이었고 연체는 그 뒤에야 시작되었다는 자료를 정리해, 빌리던 시점의 변제능력을 뒷받침했습니다.
증인신문 — 법정에서 B씨를 상대로 한 반대신문을 통해, B씨 스스로 수익을 기대한 투자 성격의 거래였음을 인정하는 진술을 끌어냈습니다. 이렇게 세 차례의 변호인의견서와 증인신문, 참고자료 제출로 법원을 설득해 갔습니다.
■ 적용 법리
사기죄는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빌릴 당시에 갚을 의사와 능력이 없으면서 상대를 속였어야 하고, 그 후 사정이 나빠져 갚지 못하게 된 것만으로는 사기가 되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빌리는 사람의 신용 상태를 인식하고 있었던 경우에는 기망을 인정하기 어렵고(2012도14516), 사업이 어려운 상태에서 빌렸다는 사정만으로 편취 고의를 단정할 수 없다(2008도2893)고 봅니다. 민사상 채무불이행과 형사상 사기의 경계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결과
법원은 여섯 차례에 걸친 1억 4,810만 원 부분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별도의 350만 원 —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서 빌려 곧바로 주식 투자에 쓴 부분 — 은 유죄로 인정되어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되었습니다. 1억 원대 사기 피고인이라는 처음의 무게에 비추어 보면, 사건은 대부분 무죄와 소액의 벌금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 이 사례의 의의
이 사건의 무죄는 화려한 변론이 아니라 카톡 캡처 한 장, 이체 내역 한 줄에서 나왔습니다. 돈거래의 기록은 양면의 칼입니다. 수사기관에는 기소의 재료가 되지만, 시간 순서대로 제대로 정리하면 가장 강한 무죄의 증거가 됩니다. 그리고 변호인은 유리한 부분만 골라 다투지 않았습니다. 다투기 어려운 소액 부분은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다퉈야 할 본체에 힘을 집중한 것이, 결과적으로 변론 전체의 신뢰를 지켰습니다.
■ 맺음말
돈을 갚지 못했다고 모두 사기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결과에서 출발한 수사는 생각보다 쉽게 '처음부터 속였다'는 결론으로 나아갑니다. 대여금 분쟁이 형사 고소로 번졌다면, 거래 당시의 대화·이체·계약 기록을 시간 순서로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빌리던 그 시점에 상대에게 무엇을 알렸고 그 돈으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그 기록이 가장 강력한 방어 자료가 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원주형사전문변호사]1억 4천만 원 사기 기소, 대부분 무죄](/_next/image?url=https%3A%2F%2Fd2ai3ajp99ywjy.cloudfront.net%2Fassets%2Fimages%2Fpost%2Fcase_title.jpg&w=3840&q=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