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음주운전으로 두 번째 적발되어 운전면허가 취소된 분들이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으로 다시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문의해 오시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예전에 벌금만 내고 끝났으니 이번에도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 이의신청부터 넣어보면 취소가 유예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통지서에 적힌 60일의 이의신청 기한을 넘기고 나서야 상담을 오시거나, 이의신청이 접수는 됐지만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인한 취소”라는 이유만으로 애초에 감경 심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아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행정심판·행정소송 실무에서는 음주운전 재범에 대한 면허취소 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매우 좁게 인정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의신청이 막혔다고 해서 모든 구제수단이 끝난 것은 아니며, 어떤 사정을 어떤 절차로 다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음주운전 2회로 면허가 취소됐을 때 이의신청과 행정심판·행정소송이 각각 어떤 요건과 한계를 가지는지, 그리고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음주운전 2회부터는 혈중알코올농도와 관계없이 면허가 취소됩니다
정지와 취소를 가르는 기준은 수치보다 위반 횟수입니다.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거나 음주측정에 불응한 경우 시·도경찰청장이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정지시킬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구체적인 기준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28에 위임되어 있습니다.
처음 적발된 경우라면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은 면허정지, 0.08퍼센트 이상이거나 음주측정을 거부한 경우 또는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는 면허취소로 나뉩니다. 그런데 두 번째 음주운전부터는 이 수치 구간이 의미를 잃습니다. 별표28은 과거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경우를 정지가 아닌 취소 사유로 별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수치가 낮게 나왔으니 정지에서 그치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대부분 빗나갑니다. 재범이라는 사실 자체가 취소 사유가 되므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을 근소하게 넘겼다는 사정은 취소 여부 자체보다는 뒤에서 볼 재량권 다툼 단계에서나 고려될 여지가 있는 사정입니다.
2회째 음주운전부터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낮게 나오더라도 정지가 아니라 취소 처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2. 이의신청 제도는 있지만 재범자는 감경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제외됩니다
60일의 기한을 지켜도, 심의 자체에서 걸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로교통법 제94조는 운전면허 취소·정지 처분에 이의가 있는 사람이 처분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시·도경찰청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시·도경찰청은 운전면허행정처분 이의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처분을 유지하거나 감경할지를 정합니다.
문제는 심의 대상이 되는 감경 사유가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중요한 수단이 되는 경우나 모범운전자·교통봉사활동 경력 등이 대표적인 감경 사유인데,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28은 이런 사유가 있더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감경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단서를 함께 두고 있습니다.
이 감경 제외 사유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일정 수준을 넘는 경우, 음주운전으로 인적피해 교통사고를 낸 경우, 그리고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적발되어 취소된 경우가 포함되어 있어, 실무상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취소된 사안 대부분은 애초에 감경 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따라서 이의신청 자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한 안에 접수해 두는 것은 뒤에 볼 행정심판·행정소송 절차를 준비하는 시간을 버는 의미도 있습니다. 다만 이의신청만으로 처분이 뒤집힐 것이라고 기대하기보다는, 처음부터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까지 함께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재범 사안에서 이의신청은 기한을 지키는 의미는 있어도, 그 자체로 처분을 뒤집는 수단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3.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는 재량권 일탈·남용을 다툴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이의신청이 막혀도,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점은 별도 절차로 다툴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과 별개로, 처분에 불복하려는 사람은 행정심판법에 따라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에 행정심판위원회에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행정소송법에 따라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관할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의신청과 달리 이 절차들은 정해진 감경 사유 안에서만 심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처분 자체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는지를 폭넓게 심리합니다.
실무에서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판단할 때 자주 고려되는 사정으로는 운전이 생계와 직결되는 유일한 수단인지, 앞선 위반과 이번 위반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어느 정도인지, 혈중알코올농도가 취소 기준을 근소하게 넘긴 수준인지, 이번 운전으로 인적·물적 피해가 실제로 발생했는지, 그리고 음주운전 예방교육이나 치료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이수했는지 등이 있습니다. 다만 음주운전, 특히 재범에 대해서는 도로교통 안전이라는 공익이 강조되는 만큼 이런 사정이 있다고 곧바로 처분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고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취소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처분등이나 그 집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본안이 계속되고 있는 법원은 신청 또는 직권으로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할 수 있고, 다만 이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제3항).
실제로 취소소송이나 행정심판을 청구하면서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면허의 효력이 유지되어 그 기간 동안은 운전이 가능해집니다. 다만 재범 음주운전처럼 도로교통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는 사안에서는 공공복리를 이유로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신청 단계에서부터 구체적인 소명자료를 충분히 갖춰야 합니다.
이의신청이 막혀도 행정심판·행정소송을 통해 재량권 일탈·남용을 다툴 수 있고,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재판 중 면허 효력을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4. 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받으려면 구체적인 사정과 자료가 필요합니다
“억울하다”는 호소만으로는 부족하고, 사정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결과를 가릅니다.
앞서 본 것처럼 법원과 행정심판위원회는 생계형 운전 여부, 위반 사이의 시간적 간격, 사고 발생 여부, 재발방지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정은 진술만으로 인정되지 않고,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심리 단계에서 의미를 가집니다.
예를 들어 운전이 생계수단이라는 점은 재직증명서나 화물·여객 운송 관련 자격증, 소득 자료 등으로, 위반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운전면허대장상 처분 이력으로, 재발방지 노력은 음주운전 예방교육 이수증이나 자발적으로 참여한 치료 프로그램 수료 자료 등으로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 없이 “생계가 어렵다”는 사정만 주장하면, 그 자체로는 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또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는 일정 기간 안에 음주운전을 반복한 경우 형사처벌도 가중하고 있는데, 이 형사절차와 면허취소를 다투는 행정절차는 근거 법률과 심리 대상이 다른 별개의 절차입니다. 형사재판에서 선처를 받았다고 해서 그 사정만으로 면허취소 처분이 당연히 취소되는 것은 아니므로, 형사 대응과 행정 불복은 각각 챙겨야 합니다.
재량권 일탈·남용은 사정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자료가 있을 때에만 심리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고려됩니다.
5. 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절차별 기한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기한을 하나라도 넘기면, 남은 구제수단이 통째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절차는 대체로 ①관할 시·도경찰청(수원 지역이라면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운전면허 취소 통지서를 받고 처분일자와 60일의 이의신청 기한을 확인하는 단계 → ②기한 안에 이의신청서를 접수하고 이의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기다리는 단계 → ③이의신청이 기각되거나 처음부터 이의신청 없이 다투기로 했다면 행정심판위원회에 취소심판을 청구하거나 관할 행정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단계 → ④수원지방법원 행정부 등 관할 법원에서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리와 재판이 진행되는 단계의 순서로 흘러갑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이의신청 기한(60일)과 행정심판·행정소송 기한(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각 90일)이 서로 별개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이의신청 결과를 기다리다가 행정심판·행정소송 기한까지 함께 넘겨버리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으므로, 이의신청을 접수하는 시점부터 다른 기한도 함께 표시해 두어야 합니다.
통지서를 받은 직후에는 다음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취소통지서에 적힌 처분일자·처분사유·근거조항과 이의신청·행정심판·행정소송 각각의 기한을 확인합니다.
생계형 운전, 위반 사이의 시간적 간격, 재발방지 노력 등 재량권 다툼에 쓸 수 있는 사정과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합니다.
이의신청과 별개로 행정심판·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 여부를 함께 검토해 기한을 놓치지 않도록 합니다.
이 확인 작업을 처분 초기에 마쳐 두면, 이의신청 결과와 무관하게 다음 절차로 곧바로 넘어갈 수 있어 시간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음주운전으로 두 번째 적발되어 면허취소 통지를 받으면, “이번에도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과 “이제 정말 끝났다”는 생각 사이에서 정작 아무 절차도 밟지 못한 채 기한을 흘려보내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당장 생계나 일상에 운전이 꼭 필요한 분 입장에서는 이의신청과 행정심판·행정소송 중 무엇을 먼저 진행할지,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할지를 기한 안에 빠르게 판단해야 합니다. 반대로 이미 이의신청이 한 차례 기각된 분 입장에서도, 그것으로 끝났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재량권 일탈·남용을 다툴 사정이 있는지부터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음주운전 형사사건뿐 아니라 그로 인한 운전면허 취소처분에 대한 이의신청·행정심판·행정소송까지 양쪽을 함께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재범 사안이라도 기한 관리와 자료 준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면허취소 통지서를 받았다면 남은 기한부터 먼저 확인하시고,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의신청이 기각되면 더 이상 다툴 방법이 없나요?
A. 아닙니다. 이의신청 기각 이후에도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위원회에 취소심판을 청구하거나 관할 행정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한이 이의신청과 별개로 진행되므로 미리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
Q. 집행정지를 신청하면 재판이 끝날 때까지 운전할 수 있나요?
A.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면허의 효력이 유지되어 운전이 가능합니다. 다만 재범 음주운전처럼 공공복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되면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2회 위반 사이의 간격이 오래됐는데도 무조건 취소인가요?
A.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상 재범이면 정지가 아닌 취소 사유로 정해져 있어 원칙적으로 취소 처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그 시간적 간격은 이후 재량권 일탈·남용을 다투는 단계에서 고려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Q. 생계형 운전자라고 하면 이의신청에서 무조건 감경되나요?
A. 아닙니다. 생계형 운전은 감경을 고려하는 사유 중 하나일 뿐이고, 혈중알코올농도가 높거나 재범인 경우 등은 감경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별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나요?
A. 이의신청을 먼저 접수해 결과를 보는 경우가 많지만, 이의신청 결과를 기다리다 행정심판·행정소송 기한을 넘길 우려가 있다면 처음부터 함께 준비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형사재판에서 선처를 받으면 면허취소 처분도 취소되나요?
A. 아닙니다. 형사처벌과 면허취소는 근거 법률과 절차가 다른 별개의 문제여서, 형사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면허취소에 대해서는 별도로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행정소송을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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