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성매매 몰랐는데 임대인인 저도 처벌되나요
사건 개요
오피스텔 한 채를 세놓고 매달 월세만 받아 온 임대인들이 최근 뜻밖의 통보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임차인이 그 오피스텔을 사무실이나 주거용으로 쓴다고 해서 계약했는데, 실제로는 그 안에서 성매매 알선 영업이 이뤄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경찰이 임차인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단속하는 과정에서, 건물을 빌려준 임대인에게까지 "성매매의 장소를 제공했다"는 취지로 출석요구서가 날아오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정상적으로 계약했고, 임차인이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매일 들여다볼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임대인의 억울함이 아니라 임대인이 그 사실을 알면서도 건물을 내주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임대차계약서에 서명한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서명 뒤에 임대인이 성매매 영업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인식했으면서도 이를 용인한 정황이 있는지가 사건의 승패를 가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건물을 소유하고 임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성매매처벌법이 처벌하는 것은 '건물 제공' 그 자체가 아니라 '성매매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제공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인식'이라는 요건은 자백이 없는 이상 정황으로 추정되기 쉬워서, 임대인이 계약 당시와 그 이후의 정상적인 임대차 관계를 얼마나 구체적인 기록으로 입증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게 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또는 그 이후 어느 시점에 성매매 영업 사실을 인식했는지입니다(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다목). 이 법은 성매매의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 그리고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제19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핵심은 언제나 '알면서'라는 문구입니다 — 몰랐다면 애초에 이 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둘째, 확정적으로 알지는 못했더라도 그럴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방치했는지입니다. 형사법 일반이론상 미필적 고의, 즉 결과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경우도 고의로 인정되므로, "확실히는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임대료 체납 없이도 관리비 민원이나 출입 정황을 통해 의심할 만한 계기가 있었는데도 방치했다면, 그 자체가 미필적 인식의 근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셋째, 형사처벌과 별개로 임대료 수익 자체가 추징 대상이 될 위험입니다. 2026년 8월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임차인의 성매매 영업 사실을 알면서도 모텔을 임대해 준 건물주 사건에서, 일반 투숙객과 성매매 이용객이 뒤섞여 있어 성매매 매출만 따로 계산하기 어렵더라도 건물주가 받은 임대료(차임) 상당액 자체를 범죄수익으로 보아 추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무죄를 다투는 문제와는 별개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받은 월세 전액을 다시 토해내야 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방어 전략을 세울 때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인식이 없었다'는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하기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할 것은 수사기관이 세워 놓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막연히 "몰랐다"고 진술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계약 시점부터 입건 시점까지의 사실관계를 다음 순서로 재구성합니다.
1) 계약 체결 경위부터 '정상 임대차'였음을 세웁니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했는지, 임차인의 신분증과 연락처를 확인했는지, 계약서에 용도를 주거용 또는 사무용으로 명시했는지를 확인해 정리합니다. 임차인이 계약 당시 실제 용도를 속였다면, 그 기망 정황 자체가 임대인의 인식 부재를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 공인중개사가 있었다면 중개확인서·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를 확보해 계약 과정이 통상적이었음을 객관화합니다.
2) 계약 이후 관리 이력에서 '인지 계기'가 없었음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관리비 체납, 민원 신고, 경비실·관리사무소를 통한 이상 징후 통보, 이웃 주민의 항의 등 임대인이 실제로 성매매 영업을 의심할 만한 계기가 있었는지를 촘촘히 확인합니다. 그런 계기가 전혀 없었다면 이를 관리비 납부내역·문자메시지·통화기록 등으로 정리해, "의심할 근거 자체가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 가능한 형태로 남깁니다. 반대로 사소한 민원이라도 있었다면, 그에 대해 임대인이 어떻게 대응했는지(현장 확인, 임차인에게 시정 요구 등)까지 함께 소명해야 미필적 고의 주장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3) 수사기관이 근거로 드는 정황을 하나씩 반박합니다.
수사기관은 흔히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 단기 계약, 현금 결제, 잦은 방문객 등을 '알면서 제공했다'는 정황증거로 제시합니다. 이 각각에 대해 임대인이 통상적으로 설명 가능한 사정(주변 오피스텔의 실제 시세, 계약 기간을 짧게 정한 별도의 이유, 계좌 이체 내역 등)이 있다면 그 자료를 갖추어, 정황증거가 실제로는 '알면서 제공'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점을 하나씩 무너뜨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임대차계약서와 시세자료로 '알면서 제공'의 추정을 차단하기
인식이 없었다는 사실관계를 세운 다음에는, 그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문서 증거를 갖추는 단계가 남습니다. 진술만으로는 조사기관도 법원도 쉽게 믿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1) 임대차계약서 자체의 조건을 통상성의 증거로 활용합니다.
계약서상 용도 특약, 전대금지 조항, 위약금·해지 조항 등이 일반적인 임대차계약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짚습니다. 만약 계약서에 특이하게 현금 결제만 요구했거나, 용도를 두루뭉술하게 남겨두었거나, 계약기간을 통상보다 훨씬 짧게 잡는 등 이례적인 조건이 있었다면 그 이유를 별도로 소명해야 하고, 반대로 계약서가 표준임대차계약서 양식을 그대로 따랐다면 그 자체가 '숨길 것이 없었다'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2) 임대료가 인근 시세와 부합한다는 자료를 확보합니다.
임대료가 현저히 고액이거나 이례적으로 낮은지는 '알면서 제공했다'는 추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성매매 영업을 알고도 눈감아 주는 대가로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를 받았다면 인식의 근거가 되지만, 인근 오피스텔의 실거래가·공인중개사 시세확인서와 비교해 통상적인 수준이었다면 오히려 '정상적인 임대차였다'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나 인근 중개업소의 시세확인서를 함께 준비합니다.
3) 무죄 다툼과 별개로 추징 리스크까지 함께 대비합니다.
앞서 본 대로, 최근 대법원은 성매매 영업 사실을 인식한 임대인이 받은 임대료 상당액을 추징 대상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인식 여부를 다투는 형사 방어와는 별개로, 만약 유죄가 인정될 가능성에도 대비해 실제 받은 차임의 범위와 산정 근거를 미리 정리해 두어야, 추징액이 부당하게 확대되는 것도 함께 막을 수 있습니다. 두 단계(무죄 다툼과 추징 다툼)를 처음부터 나누어 준비하는 것이 실무상 유리합니다.
결론
임대인이라는 지위 자체가 처벌 사유는 아닙니다. 법이 실제로 묻는 것은 '성매매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건물을 내주었는가'이며, 이 인식 여부는 계약 당시와 그 이후의 구체적인 정황으로만 입증되거나 반박될 수 있습니다.
지금 입건 통보를 받았거나 조사가 예정되어 있다면, 진술을 준비하기에 앞서 임대차계약서, 관리비 납부 이력, 시세 자료부터 다시 꺼내어 계약 과정과 그 이후의 관리 정황에 빈틈은 없었는지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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