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액 50억 이상 특경법 적용되면 집행유예가 불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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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득액 50억 이상 특경법 적용되면 집행유예가 불가능한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이득액이 50억원을 넘는 대형 횡령·사기·배임 사건에서 수사 단계부터 “집행유예가 가능한지”를 묻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는 “피해자와 합의만 하고 돈만 채워 넣으면 집행유예로 끝난다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오십니다. 그런데 막상 사건이 진행되면 이득액이 50억원을 넘는 순간 법정형 자체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해져 있어, 합의와 변제만으로는 애초에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형량 구간에 진입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임의적 감경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이를 적용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법관의 재량에 속한다는 점을 전원합의체로 다시 확인했습니다. 즉 감경사유가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형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유를 재판부에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이득액 50억원 이상 특경법 사건에서 집행유예가 왜 원칙적으로 어려운지, 그럼에도 예외적으로 가능성이 열리는 경우는 무엇인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이득액 50억원 이상이면 법정형 자체가 이미 집행유예의 문턱을 넘어섭니다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1호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집행유예 상한인 3년을 이미 초과합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제3조 제1항은 사기·횡령·배임·공갈 등 형법상 재산범죄로 취득한 이득액을 기준으로 가중처벌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62조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하는 경우에 한해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을 때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애초에 선고형이 3년을 넘으면 집행유예 자체를 검토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득액 50억원 이상 사건의 법정형 최저선은 이미 5년입니다. 재판부가 별도의 감경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법정형 그대로 선고형을 정한다면, 아무리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어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법적 근거 자체가 없습니다. 이 지점이 “이득액 50억원 이상이면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으로 확정되는 순간, 법정형의 최저선 자체가 이미 집행유예 상한인 3년을 넘어서게 됩니다.


2. 그럼에도 법률상 감경과 작량감경이 겹치면 이론상 문턱 아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유기징역을 감경하면 형기가 2분의 1로 줄어들고, 이 감경이 두 차례 적용되면 처단형이 3년 아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는 유기징역을 감경할 때 그 형기를 2분의 1로 줄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자수, 종범(방조범), 심신미약, 미수 등 형법이 정한 감경사유가 인정되고 재판부가 이를 적용하기로 하면, 법정 최저형 5년은 2년 6월까지 내려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 형법 제53조의 작량감경, 즉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을 때 법관이 재량으로 형을 낮추는 절차까지 함께 적용되면(형법 제56조가 정한 가중·감경의 순서에 따라 중복 적용이 가능합니다), 처단형의 하한은 이론상 3년 아래로까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비로소 형법 제62조가 정한 집행유예의 형량 요건에 진입하게 됩니다.

다만 이 감경은 피고인의 권리가 아닙니다. 최근 대법원은 임의적 감경사유의 법적 성격에 관해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임의적 감경의 경우에는 감경사유의 존재가 인정되더라도 법관이 형법 제55조 제1항에 따른 법률상 감경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다만 법관이 그에 따라 징역형에 대해 법률상 감경을 하는 이상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상한과 하한을 모두 2분의 1로 감경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 21. 선고 2018도5475 전원합의체 판결).

즉 자수나 종범 같은 사유가 실제로 존재하더라도, 감경을 적용할지 말지는 재판부의 재량이고, 감경을 하기로 했다면 상한·하한을 모두 절반으로 낮추는 정해진 방식대로만 이루어집니다. 감경사유를 얼마나 구체적인 증거와 정황으로 뒷받침하느냐가 실제 결론을 좌우합니다.

감경은 권리가 아니라 재판부의 재량이며, 그 재량이 두 차례 겹쳐야 비로소 집행유예의 문턱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3. 이득액을 얼마로 산정하느냐가 실제로는 가장 큰 승부처입니다

50억원이라는 숫자 자체가 다투어지면, 애초에 어느 법정형 구간이 적용되는지부터 달라집니다.

특경법의 이득액은 범죄구성요건의 일부이자 가중처벌의 기준입니다. 대법원은 이 이득액을 산정할 때 지켜야 할 원칙을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죄에 있어서는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 가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그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죄형균형 원칙이나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같은 판결은 부동산을 편취한 경우,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이나 압류·가압류가 걸려 있다면 시가에서 피담보채권액 등 부담액을 공제한 실제 교환가치를 이득액으로 보아야 한다는 기준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장부상 액면가나 명목상 거래금액을 그대로 이득액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공동정범이 여러 명 관여한 사건에서도 전체 피해액을 관여자 전원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가담 정도와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을 따져 각자의 이득액을 분리해 산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산정 다툼에서 이득액이 50억원 아래로, 나아가 5억원 아래로 내려가면 적용 법조 자체가 바뀌어 집행유예 가능성의 구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50억원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엄격하게 다투는 것이, 감경 주장보다 앞서 검토해야 할 실질적인 방어선입니다.


4. 감경사유가 있어도 집행유예가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 이유

결격사유와 양형기준상 특별가중인자가 겹치면, 처단형이 낮아져도 실제 선고는 실형으로 기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법 제62조 단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뒤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때부터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해서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과거 동종 또는 이종 범죄로 금고형 이상을 받은 전력이 있다면, 처단형이 3년 이하로 내려오더라도 이 결격사유에 걸려 집행유예 자체가 봉쇄될 수 있습니다.

또한 양형위원회의 횡령·배임 및 사기 양형기준은 이득액이 다액일수록 특별가중인자로 분류하고,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범행이 계획적·조직적인 경우를 가중요소로 평가합니다. 처단형이 이론상 3년 아래로 내려왔다 해도, 양형기준상 가중요소가 많으면 재판부가 실형을 선택할 재량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감경사유가 겹쳐 집행유예까지 이어지려면, 초범이라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자수, 수사 초기 단계의 전액 또는 상당 부분 피해 변제·공탁, 가담 정도가 주도적이지 않았다는 점, 피해자와의 실질적 합의 등 복수의 정상참작사유가 함께 인정되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감경사유는 집행유예로 가는 문을 여는 열쇠일 뿐, 그 문 뒤에 결격사유와 양형기준상 가중요소가 남아 있다는 점까지 함께 대비해야 합니다.


5. 고소·수사 단계부터 감경사유를 준비해야 승부를 볼 수 있습니다

처단형을 낮추는 작업은 재판이 시작된 뒤가 아니라 수사 초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특경법 위반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인지 및 조사 → ②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구속영장 청구 여부 판단 → ③기소 후 법원(수원지방법원) 공판 진행 → ④양형 심리 및 선고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사건은 구속 수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수사 초기부터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이득액이 50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있는 사건이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이득액 산정의 근거가 된 계약서·거래내역·감정평가서를 확보해 실제 교환가치 기준으로 재계산이 가능한지부터 확인합니다.

  2. 자수·피해 변제·공탁·합의 등 감경사유로 주장할 수 있는 정황과 그 시점을 정리해 수사기관 진술 전에 뒷받침 자료를 갖춥니다.

  3. 공동정범이 있는 사건이라면 각자의 가담 정도와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을 구분할 수 있는 자료를 별도로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특경법 사건 방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면, 이득액 산정 다툼과 감경사유 주장을 병행하는 전략을 초기 단계부터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이득액 50억원 이상 특경법 사건은 “어차피 실형이니 뭘 해도 소용없다”는 체념과 “합의만 하면 된다”는 근거 없는 낙관 사이에서, 정작 필요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고 회수를 원하는 쪽 입장에서는 이득액 산정 근거와 상대방의 자력을 명확히 정리해 두는 것이 형사 절차와 별개로 민사상 회수 가능성을 높입니다. 반대로 형사처벌에 직면한 쪽 입장에서도 “법정형이 이미 5년 이상이니 방법이 없다”고 지레 포기할 것이 아니라, 이득액 산정 다툼과 감경사유 주장을 함께 준비하면 결과가 달라질 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저는 특경법 위반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처벌을 다투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이득액 규모의 사건이라도 산정 방식과 감경사유를 어떻게 준비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이득액이 크다고 지레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처단형을 다투는 여러 단계가 아직 남아 있는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득액이 50억원이 넘으면 무조건 실형인가요?

A. 법정형의 최저선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법률상 감경과 작량감경이 함께 인정되면 처단형이 3년 이하로 내려가 집행유예 요건에 진입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Q. 피해금액을 전부 공탁하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나요?

A. 공탁만으로 법정형 구간 자체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다만 정상참작사유의 하나로 평가되어 작량감경이나 실제 선고형 결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이득액 산정을 다툴 수 있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A. 장부상 액면가나 명목 거래금액이 아니라 실제 교환가치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부동산이라면 근저당·압류 등 부담을 공제한 실제 가치로, 공동정범 사건이라면 개별 가담자별 실질 귀속 이익으로 따로 산정할 여지가 있습니다.

Q. 초범이면 감경에 유리한가요?

A. 유리한 사정 중 하나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수, 피해 변제, 가담 정도, 합의 여부 등 여러 정상참작사유가 함께 인정되어야 처단형이 실제로 낮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 과거에 다른 사건으로 금고형을 받은 적이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A.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뒤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형법 제62조 단서의 결격사유에 해당해, 처단형이 3년 이하로 내려오더라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없습니다.

Q. 공동정범 중 저만 가담 정도가 낮았는데도 같은 이득액이 적용되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과 가담 정도에 따라 공동정범이라도 개별 이득액을 분리해 산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이 부분을 다투는 것이 방어의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Q. 항소심에서 새로운 감경사유를 주장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1심 이후에 이루어진 추가 변제나 합의, 새로 확보한 자료도 항소심 양형 심리에서 참작사유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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