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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접근금지가처분, 잠정조치 종료 후 공백을 막는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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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접근금지가처분, 잠정조치 종료 후 공백을 막는 절차 

김상훈 변호사

경찰에 신고해 스토킹행위자에 대한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받아냈다는 분들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같은 불안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정조치는 기간이 정해져 있고, 형사사건이 불기소나 약식명령 등으로 마무리되면 그 효력도 함께 끝나기 때문입니다. "이 조치가 끝나면 다시 무방비 상태가 되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잠정조치와는 별개로 피해자 본인이 직접 법원에 신청할 수 있는 민사상 접근금지가처분이라는 절차가 있고, 두 절차는 신청 주체·기간·위반 시 제재 구조가 전혀 다릅니다. 어느 시점에 무엇을 준비해야 보호에 공백이 생기지 않는지가 핵심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잠정조치와 민사상 접근금지가처분, 서로 다른 두 절차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 제9조가 정한 잠정조치는 형사사건의 한 갈래입니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 사법경찰관이 법원에 잠정조치를 신청하고, 검사가 이를 청구하며, 법원이 결정으로 접근금지 등을 명합니다. 신청부터 결정까지 피해자 본인이 직접 나서는 절차가 아니라, 수사기관을 거쳐 진행되는 구조입니다.

반면 민사상 접근금지가처분은 피해자가 채권자가 되어 스토킹행위자를 상대로 직접 법원에 신청하는 절차입니다. 형사사건이 진행 중인지, 이미 종결됐는지, 애초에 신고를 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잠정조치가 끝나거나 아예 잠정조치 대상이 아니었던 상황에서도 이 절차만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 많은 분들이 혼란을 겪는 지점은 두 절차를 "둘 중 하나만 고르는 것"으로 오해한다는 데 있습니다. 잠정조치는 형사사건의 진행 상황에 종속돼 시작·연장·종료가 반복될 수 있는 반면, 민사가처분은 그와 별개로 존속하는 독립된 보호수단입니다. 두 절차의 성격을 이해해야 잠정조치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공백 없이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잠정조치의 요건·기간과 민사가처분의 근거·위반 시 제재

먼저 잠정조치의 근거와 한계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법원은 스토킹범죄의 원활한 조사·심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결정으로 잠정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스토킹처벌법 제9조).

  • 1호 — 스토킹범죄 중단에 관한 서면 경고

  • 2호 — 피해자 또는 동거인·가족, 그 주거등으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 3호 —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 4호 — 국가경찰관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2호·3호에 따른 잠정조치 기간은 3개월을, 4호는 1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필요하면 연장이 가능하지만 어디까지나 형사사건의 수사·재판 진행에 맞춰 정해지는 한시적 처분입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어, 2호·3호 잠정조치를 위반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스토킹처벌법 제20조 제2항). 다만 이 처벌은 형사사건이 불기소·약식명령 등으로 마무리되거나 잠정조치 기간이 만료되면 더 이상 적용될 근거가 없어진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민사상 접근금지가처분은 이와 다른 근거에서 출발합니다.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이 정한 임시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으로, 피보전권리는 스토킹행위로 침해되는 인격권과 사생활의 평온에 기한 방해배제·예방청구권입니다. 대법원도 인격권 침해는 사후 금전배상만으로 완전한 회복이 어려우므로 침해행위의 정지·예방을 구하는 금지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왔고(대법원 1996. 4. 12. 선고 93다40614, 40621 판결), 그 금지청구권이 인정되려면 피해자가 보호받는 이익과 가해자가 입는 불이익을 비교해 피해자 쪽 이익이 더 커야 한다는 기준도 확립돼 있습니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1다31225 판결). 보전처분인 만큼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라는 두 요건을 각각 소명해야 하며, 스토킹행위가 반복돼 왔고 앞으로도 재발할 우려가 크다는 사정이 소명 자료의 핵심입니다.

가장 실질적인 차이는 위반 시 제재 구조입니다. 잠정조치 위반은 형사처벌로 이어지지만, 민사가처분 위반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간접강제(민사집행법 제261조)로 강제합니다. 법원이 가처분과 함께 또는 별도 신청을 받아 "위반 1회당 얼마를 피해자에게 지급하라"는 배상 명령을 함께 정해두면, 위반이 확인될 때마다 형사고소와는 별개로 곧바로 그 금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접근금지가처분 사건에서 위반 1회당 수십만원대의 간접강제금이 정해진 사례들도 확인됩니다. 형사처벌은 국가가 소추권을 갖고 있어 피해자가 직접 좌우할 수 없는 반면, 간접강제금은 위반 사실만 소명되면 피해자가 곧바로 금전으로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상 체감되는 억지력이 다릅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잠정조치 종료 전에 가처분을 준비하는 다섯 단계

정리하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준비합니다.

  • 잠정조치 현황과 만료 시점부터 확인 — 현재 몇 호 잠정조치가 언제까지 유지되는지, 연장 신청이 가능한 상태인지, 수사·재판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먼저 정리합니다. 잠정조치 만료일이 다가오는데 형사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연장 신청과 별개로 민사가처분을 함께 준비해야 공백을 막을 수 있습니다.

  • 민사가처분 신청서와 소명자료 준비 — 문자·SNS 메시지, 통화기록, 주거지 배회·미행을 촬영한 영상, 목격자 진술서, 112 신고 접수 내역 등 스토킹행위가 반복돼 왔다는 사정을 뒷받침할 자료를 모읍니다. 잠정조치 결정문이나 수사기관의 사건처리결과통지서가 있다면 스토킹 사실 자체를 소명하는 데 유리한 증거가 됩니다.

  • 담보제공과 심문기일 대응 — 임시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은 원칙적으로 채무자(가해자) 심문을 거치며, 법원이 정하는 담보를 공탁하거나 보증보험증권으로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문 과정에서 가해자 측이 스토킹 사실을 다투면, 앞서 모은 객관적 자료로 반박할 수 있어야 결정이 지연되지 않습니다.

  • 인용 결정에 간접강제 조항까지 확보 — 접근금지만 명하는 결정보다, 위반 시 지급할 금액을 함께 정한 간접강제 결정을 받아둬야 실효성이 생깁니다. 가처분 신청과 동시에 간접강제를 신청하거나, 인용 후 위반이 실제로 발생하면 그때 별도로 간접강제를 신청하는 방법 모두 가능합니다.

  • 형사 절차와 병행 관리 — 민사가처분을 받았다고 형사 절차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잠정조치 연장 신청, 스토킹범죄에 대한 고소·고발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민사가처분을 병행하면, 형사사건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든 접근금지 자체는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잠정조치 만료일을 미리 확인해 두어야 하는 이유

스토킹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사건이 해결됐다고 착각하는 때입니다. 잠정조치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고 있다가 그 기간이 조용히 끝나버리면, 형사사건 결론이 나기 전까지 보호받을 근거가 없는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재 잠정조치를 받은 상태라면 만료 시점부터 먼저 확인하시고, 형사사건 진행과 별개로 민사상 접근금지가처분을 준비할 시점인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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