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사나 단체의 자금을 관리하던 직원, 경리 담당자가 한 번에 큰돈을 빼돌린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써 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형사 사건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한 번에 몇 십만 원, 많아야 몇 백만 원씩이었고, 그것도 몇 달에 한 번 정도라 큰 죄가 안 될 줄 알았다”는 생각으로 회사 계좌나 법인카드를 반복해서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회사 측이 몇 년치 거래내역을 전부 뽑아 하나하나 더하기 시작하면,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액수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렇게 여러 차례에 걸쳐 나뉘어 이루어진 횡령 행위라 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전체를 하나의 범죄로 묶어 합산된 금액을 이득액으로 처벌하는 법리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조금씩 나눠 쓴 금액이 합쳐서 2억원에 이르는 경우 어떤 기준으로 하나의 범죄로 묶이는지, 그리고 그 형량 수위는 실제로 어떻게 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조금씩 나눠 썼어도, 합쳐진 금액 전체가 처벌의 기준이 됩니다
여러 번에 걸친 소액 인출도 하나의 범죄로 묶이면 합산 금액이 곧 이득액이 됩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 처벌 수위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득액’, 즉 범죄행위로 취득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입니다. 벌금형에 그칠지, 실형이 나올지, 특별법이 적용될지가 전부 이 금액을 중심으로 갈립니다.
문제는 이 이득액이 반드시 ‘한 번의 인출’ 단위로 계산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판례상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여러 차례에 걸친 인출 행위가 포괄하여 하나의 범죄, 이른바 포괄일죄로 평가되고, 그 경우 인출 시점마다가 아니라 전체 기간에 걸쳐 가져간 금액을 모두 더한 값이 이득액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한 번에 몇 십만 원, 몇 백만 원씩이었을 뿐”이라며 소액이라는 점을 강조해 방어하려는 경우가 많지만, 그 인출들이 하나의 범죄로 묶이는 순간 적용되는 형량 구간 자체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소액을 여러 번 반복했다는 사정은 오히려 계획적·상습적 범행으로 평가받아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차례 나눠 쓴 금액도 하나의 범죄로 묶이면, 그 합계액이 곧 처벌 기준이 되는 이득액입니다.
2. 포괄일죄로 인정되려면 단일한 범의와 동일한 피해법익이 필요합니다
인출 대상과 방법이 같고 시간적으로도 이어져 있어야 하나의 범죄로 묶입니다.
여러 번의 인출 행위가 자동으로 하나의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포괄일죄가 성립하려면 ①피해법익이 단일할 것(같은 회사, 같은 자금 관리 관계일 것) ②범행의 태양이 동일할 것(비슷한 방법으로 반복될 것) ③단일하고 계속된 범의에 기인한 일련의 행위로 평가될 것이라는 요건을 요구합니다.
이 법리는 오래전부터 확립되어 지금까지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단일하고도 계속된 범의하에 동종의 범행을 일정기간 반복하여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각 범행을 통틀어 포괄일죄로 볼 것이나, 이러한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을 인정할 수 없는 때에는 각 범행마다 별개의 죄가 성립하는 것이므로 경합범으로서 처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도2609 판결).
반대로 말하면, 인출 방법이 판이하게 다르거나(예: 초반에는 현금 인출, 나중에는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중간에 상당한 공백기가 있어 단일한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거나, 자금의 관리 주체나 피해자가 중간에 바뀌었다면 포괄일죄로 묶이지 않고 각 행위가 별개의 경합범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포괄일죄와 경합범의 구별 기준을 정리한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도11318 판결도, 이 구별이 특별법 적용 여부와 이득액 합산 여부를 가르는 중대한 갈림길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인출 대상·방법이 같고 범행 사이에 시간적 공백이 크지 않아야, 비로소 전체 금액이 하나로 합산됩니다.
3. 2억원이면 아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적용 문턱 아래입니다
5억원을 넘지 않으면 업무상횡령죄만 적용되지만, 그 자체로도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형법 제356조는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여 타인의 재물을 횡령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단순횡령(형법 제355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보다 형이 무거운 이유는, 업무상 지위에서 비롯된 신뢰를 이용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여기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 되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량 구간 자체가 뛰어오르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해집니다. 합쳐서 2억원이라면 아직 이 특경법 적용 문턱을 넘지는 않은 단계로, 형법 제356조 업무상횡령죄만 적용됩니다.
다만 “특경법 대상이 아니니 가볍게 끝난다”고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업무상횡령죄 자체의 법정형 상한이 10년 이하의 징역이라, 2억원대 사안이라도 죄질에 따라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또한 인출이 계속 반복되어 포괄일죄로 묶인 금액이 누적되고 있다면, 5억원 문턱을 넘는 순간 적용 법조 자체가 바뀌면서 형량 구간이 한 단계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뛰어오릅니다.
2억원은 특경법 적용 전 단계이지만, 업무상횡령죄만으로도 최대 10년 이하 징역까지 가능한 무거운 범죄입니다.
4. 이득액 2억원대의 실제 형량 구간과 양형 요소를 살펴야 합니다
양형기준상 이득액 1억~5억원 구간은 기본 1년~3년, 가중되면 최대 5년까지 올라갑니다.
법원은 실제 선고형을 정할 때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마련한 횡령·배임범죄 양형기준을 참고합니다. 이득액이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인 경우는 제2유형으로 분류되는데, 감경요소가 있으면 6개월~2년, 특별한 가중·감경 요소가 없는 일반적인 경우는 1년~3년, 가중요소가 있으면 2년~5년의 범위 안에서 권고형이 정해집니다. 2억원이라면 이 구간의 중간에서 다뤄지는 규모입니다.
가중요소로 작용하는 사정으로는 범행 수법이 계획적·조직적인 경우, 자금 관리 지위나 신뢰관계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정도가 큰 경우, 피해 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범행 기간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된 경우 등이 있습니다. 소액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빼낸 사안은 오히려 ‘범행 반복성’이 가중요소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초범이라는 점, 전액 또는 상당 부분을 변제·공탁했다는 점, 범행을 인정하고 자수했다는 점, 피해자와 합의에 이른 점 등은 감경요소로 작용해 집행유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적으로 2억원대 사안은 실형과 집행유예 사이의 경계선에 놓이는 구간이고, 이 경계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는 결국 피해 회복 여부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조사 단계에서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업무상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2억원대라면 특경법 적용 사안은 아니지만,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인정되면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금씩 빼 쓴 금액이 합쳐서 큰 액수가 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법인 명의 통장과 법인카드의 전체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인출·결제 시점, 금액, 빈도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각 인출·결제가 단일한 방법과 목적으로 이어져 있는지, 아니면 방식이나 시기에 큰 공백이 있는지를 확인해 포괄일죄 성립 여부를 가늠합니다.
인출된 자금이 실제로 업무 용도로 쓰였는지, 개인 용도로 흘러갔는지 카드 내역·영수증·계좌이체 내역으로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업무상횡령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포괄일죄 성립 여부와 양형 요소를 함께 검토해 실제 처벌 수위를 가늠하고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조금씩 나눠 쓴 돈이라 “설마 큰 문제가 되겠나”라고 생각했다가, 합산된 금액을 마주하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 사이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흘러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자금을 빼앗긴 회사나 단체 입장에서는 흥분한 상태로 형사 고소부터 서두르기보다, 인출 내역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포괄일죄로 묶을 수 있는지부터 검토하는 것이 이득액 산정과 대응 전략 모두에서 유리합니다.
반대로 인출 사실을 추궁받는 입장에서도 “금액이 크지 않다”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인출이 하나의 범의에서 비롯된 것인지, 개별적인 사정이 있었는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 구간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자금을 관리하던 쪽과 자금을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이득액 산정 방식과 포괄일죄 성립 여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합산된 금액 앞에서 막막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 번에 쓴 돈은 몇 십만 원씩인데, 합치면 2억원이라고 처벌 수위가 달라지나요?
A.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러 차례 인출이 단일한 범의와 동일한 방법으로 이어진 것으로 인정되면 포괄일죄로 묶여 합산된 금액 전체가 이득액으로 처벌 기준이 됩니다.
Q. 포괄일죄로 인정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각 인출 행위가 별개의 경합범으로 취급되어 이득액이 합산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개별 행위별로는 이득액이 작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지만, 여러 개의 죄가 함께 인정되어 형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Q. 2억원이면 벌금형으로 끝날 수도 있나요?
A. 이론적으로 형법 제356조는 벌금형(3천만원 이하)도 정하고 있지만, 실무상 이득액이 1억원을 넘는 사안은 양형기준상 징역형 기본영역(1년~3년)에서 다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벌금형만으로 끝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Q. 전액 변제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처벌 자체를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사후에 반환·변제할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할 수 없다고 보지만, 실제 변제·공탁은 양형에서 중요한 감경요소로 작용해 집행유예 가능성을 크게 높입니다.
Q. 5억원을 넘으면 무조건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A. 포괄일죄로 인정되어 이득액이 5억원 이상으로 합산되는 경우에 적용됩니다.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Q. 회사가 뒤늦게 알게 됐는데 공소시효는 괜찮은가요?
A. 업무상횡령죄는 법정형 상한이 10년 이하의 징역이라 공소시효는 원칙적으로 10년이고, 포괄일죄로 인정되면 마지막 범행 시점부터 진행됩니다. 다만 개별 사안마다 기산점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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