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거주하다 보면 천장에서 물이 새어 곰팡이가 피거나 도배지가 젖는 누수 피해를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은 '윗집 문제'라고 생각해 윗집과 소송이나 합의를 진행하곤 하는데요.
만약 외벽이나 측벽 같은 '공용부분'의 균열 때문에 누수가 생겼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누수 때문에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생한 임대료 손실까지 관리사무소(입주자대표회의)에 물어낼 수 있을까요?
최근 판결된 실제 사안(수원지방법원 2025가합11544)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쉽고 명확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1. 사건의 개요
원고(집주인): 아파트(3층) 소유자
피고: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공동주택 관리주체)
상황:
집주인은 세를 주고 있었는데, 세입자로부터 "안방 천장에서 물이 새고 곰팡이가 핀다"는 연락을 받음.
세입자가 계약 만료 후 퇴거했으나, 누수 문제로 새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집이 공실이 됨.
집주인은 외벽 균열로 인한 누수라 주장하며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① 천장 보수비용, ② 외벽 균열 보수공사 이행, ③ 공실 기간 동안의 월세 및 관리비 손해배상을 청구함.
2. 주요 쟁점과 법원 판단
쟁점 1. 아파트 외벽 균열로 인한 누수, 입주자대표회의 책임이 맞을까?
판단: YES (책임 있음)
법원의 판결 이유: 아파트 외벽(측벽)은 건물의 안전과 외관을 유지하는 공용부분에 해당합니다. 감정 결과, 외벽 균열 부위로 들어간 빗물이 안방 천장 슬래브를 타고 들어온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결과: 민법 제758조(공작물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에 따라, 공용부분 관리를 소홀히 한 입주자대표회의가 안방 원상회복 비용(937,750원)을 배상하고, 외벽 균열 보수공사(V-컷팅, 방수, 도장 등)를 직접 이행하라고 명했습니다.
쟁점 2. 누수 때문에 세를 못 줬으니, 공실 기간의 '월세+관리비' 전액을 받을 수 있을까?
판단: NO (전액 인정 불가, 직접 사용 불능 기간 5일 치 월세만 인정)
집주인 주장: "누수 때문에 계약을 못 했으니, 2025년 9월부터 공사가 끝날 때까지 매월 121만 원(월세 110만 원 + 기본관리비 11만 원)을 배상하라."
법원의 판결 이유:
1. 세입자가 나간 후 조사했을 때 누수는 이미 중단된 상태였고, 피해 규모도 크지 않았습니다.
2. 단순 도배 및 방수 공사로 조치할 수 있었던 수준이므로, '누수 때문에 새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다'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3. 다만, 누수 원인을 탐지하고 보수 공사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5일) 동안은 집주인이 집을 정상적으로 사용·수익하지 못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하여, 5일 치 월세 상당액(183,333원)만을 인정했습니다.
(참고: 기본관리비는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더라도 원래 내야 하는 돈이므로 손해배상 범위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번 판결이 주는 실무 팁
1. 누수 원인이 '외벽/공용부'라면 관리주체에게 청구 가능하다.
누수 피해 발생 시 감정이나 전문 진단을 통해 원인이 외벽·옥상 등 공용부분에 있음을 입증하면,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를 상대로 수리비 및 방수공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2. 공실로 인한 월세 손해는 인과관계 입증이 매우 어렵다.
누수로 인해 집을 임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몇 달 치 월세 전액을 배상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법원은 누수 피해의 정도, 실제 공사 소요 기간 등을 따져 '실제 수리 및 조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며칠 분의 임대료)'만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3. 피해 발생 시 조기 보수 노력이 중요하다.
손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방수/도배 등 간단한 보수를 먼저 진행하거나, 원인 규명을 신속히 신청하는 등 피해 최소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법률 분쟁에서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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