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스마트폰과 소형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지하철이나 회사 화장실, 헬스장 탈의실 같은 일상 공간에서 순간적으로 찍은 사진 한 장 때문에 형사입건되는 상담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는 “얼굴이 안 나왔으니 문제없을 것이다”, “초범이니까 벌금 조금 내고 끝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오십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를 받아보면 삭제한 사진도 포렌식으로 복원되고, 초범이라는 사정만으로는 벌금형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촬영 대상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어느 시점부터 범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것인지를 구체적 사정에 따라 엄격히 판단하고 있어, “초범이니 벌금 정도”라는 막연한 기대와 실제 처분 사이의 간극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법정형과 벌금 액수를 좌우하는 구체적 요소, 그리고 벌금형과 실형을 가르는 기준을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초범이라도 벌금형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법정형은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며, 둘 중 무엇을 택할지는 재량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나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법정형 자체에 벌금 상한이 정해져 있을 뿐, “초범이면 벌금”이라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벌금형인지 징역형(실형이든 집행유예든)인지는 검사의 구형과 법원의 양형 재량으로 정해집니다. 초범이라는 사정은 유리하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일 뿐이고, 촬영 장소·촬영 매수·유포 여부 같은 다른 사정이 나쁘면 초범이라도 실형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판결문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이런 흐름이 확인됩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분석한 판결문에 따르면 한 시기에는 벌금형 비율이 전체 판결의 절반을 넘었지만, 이후 시기에는 벌금형 비율이 30%대로 줄고 집행유예 비율이 절반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범이면 벌금”이라는 통념은 최근 양형 흐름과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법정형에 벌금 상한이 있다는 것과, 실제로 벌금형이 선고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2. 촬영 대상이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인지부터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유·무죄와 벌금 액수 모두, 촬영 경위와 신체 부위에 대한 구체적 판단에서 갈립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성립하려면 먼저 촬영 대상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에 해당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인정되지 않으면 벌금은커녕 애초에 무죄가 됩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촬영자의 주관이 아니라 객관적 기준으로 봅니다.
촬영한 대상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에 해당하는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의 관점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하는지를 고려함과 아울러,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 등은 물론,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도13203 판결).
이 판결에서는 일상복인 청바지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하지 않고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전신 촬영한 사안에 대해 그것만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반대로 밀착 촬영이거나 신체 부위를 확대해 찍었거나, 화장실·탈의실처럼 은밀한 공간에서 촬영했다면 유죄로 인정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고, 벌금 액수도 함께 올라갑니다.
촬영 경위와 신체 부위를 구체적으로 따지는 것이 처벌 수위를 다투는 첫 출발점입니다.
3. 벌금 액수를 좌우하는 것은 촬영 매수·유포 여부·합의입니다
같은 초범이라도 촬영 매수와 유포 여부에 따라 벌금과 실형이 갈립니다.
실무에서 벌금형이 선택되는 사안은 대체로 촬영이 1회성이고, 촬영물이 외부로 유포되지 않았으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입니다. 이런 사정이 갖춰지면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로 종결되거나, 기소되더라도 벌금형이 구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촬영이 여러 차례 반복됐거나, 압수된 휴대전화에서 저장된 촬영물이 다수 발견되거나, 화장실·탈의실 같은 밀폐된 사적 공간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면 초범이라도 실형까지 고려됩니다. 촬영물을 저장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촬영 직후 사진을 지웠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촬영이 이루어져 영상정보가 입력되는 순간 이미 범죄가 완성된다고 보고, 설령 저장에 실패했더라도 실행에 착수한 정황이 인정되면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촬영대상을 피해자로 특정하고 휴대전화의 카메라 렌즈를 통하여 피해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등 휴대전화에 영상정보를 입력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행위를 개시함으로써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범행의 실행에 착수하였다(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1도749 판결).
즉 촬영을 하다 발각되어 미수에 그쳤더라도 “찍다가 들켜서 못 찍었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통하지 않습니다(성폭력처벌법 제15조, 미수범 처벌).
촬영 매수와 유포 여부, 피해자와의 합의가 벌금인지 실형인지를 가르는 핵심 변수입니다.
4. 유포까지 더해지면 벌금이 아니라 징역형 구간으로 넘어갑니다
촬영에서 반포·유포로 넘어가는 순간 벌금 논의 자체가 무의미해집니다.
촬영만 한 경우와 이를 반포·판매·임대·제공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경우는 법정형은 같은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지만(제14조 제2항), 실무상 처벌 수위는 크게 달라집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유포한 경우에는 제14조 제3항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선고되며, 이 구간부터는 벌금형이 아예 선택지에서 빠집니다.
촬영물이나 그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한 경우에도 제14조 제4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되므로, 직접 촬영은 하지 않았지만 유포된 촬영물을 전달받아 보관한 경우도 형사처벌 대상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상습범으로 인정되면 제14조 제5항에 따라 각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이전에도 같은 유형의 촬영 전력이 있다면, 이번 사건이 초범이라 하더라도 벌금형 가능성은 사실상 낮게 봐야 합니다.
5. 고소·수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조사 단계에서의 대응이 벌금인지 기소인지를 가르는 실질적 분기점입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은 통상 ①피해자 신고나 현장 적발로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 입건 → ②피의자 조사 및 휴대전화 등 디지털포렌식 압수수색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결정(기소유예·약식기소·정식기소) → ④정식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약식기소로 벌금형 약식명령이 나오더라도 정식재판을 청구해 다툴 수 있고, 반대로 검찰 단계에서 정식기소되면 벌금형이 아니라 법원의 징역형 선고 가능성까지 열립니다.
조사 초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이후 처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압수된 휴대전화·촬영기기에 남아 있는 촬영 파일의 개수, 촬영 시점, 저장 여부를 먼저 확인합니다.
촬영물이 메신저·클라우드 등을 통해 외부로 전송·유포된 적이 있는지 점검합니다.
피해자와의 관계, 합의 및 처벌불원 가능성을 확인하고 초기 진술 방향을 정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와 함께 대응한다면, 기소유예나 벌금형 등 유리한 처분을 받을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상담을 받는 분들은 대부분 “초범이니까 벌금 정도로 끝나겠지”라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을 미루다가, 정작 조사가 본격화된 뒤에야 다급하게 연락을 주십니다.
피해를 입은 쪽 입장에서는 촬영물이 더 퍼지기 전에 신속한 고소와 증거 보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반대로 조사를 받게 된 쪽 입장에서도 “초범이니 별일 없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보다, 촬영 경위와 유포 여부를 냉정하게 정리하는 것이 벌금형과 실형을 가르는 실질적인 변수가 됩니다.
저는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 고소를 진행하는 피해자와 조사를 받는 피의자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대응 방식에 따라 처분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벌금인지 기소인지는 초범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결과가 갈리는 그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초범이면 무조건 기소유예나 벌금형으로 끝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초범이라는 사정은 유리한 요소 중 하나일 뿐이고, 촬영 매수·촬영 장소·유포 여부에 따라 정식기소되어 징역형(집행유예 포함)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Q. 벌금형이 나온다면 보통 어느 정도 액수인가요?
A. 법정형 상한은 5천만원이지만, 실제 선고액은 촬영 횟수·장소·합의 여부에 따라 사안별로 크게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촬영이 1회성이고 유포가 없었으며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일수록 낮은 액수 쪽에 가까워집니다.
Q. 촬영한 사진을 바로 지웠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촬영이 이루어져 영상정보가 입력되는 순간 범죄가 완성된다고 보며, 삭제는 양형에서 참작될 사정일 뿐입니다. 저장에 실패했더라도 실행에 착수한 정황이 인정되면 미수범으로 처벌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는 기소유예나 벌금형 선처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정이지만, 촬영물이 이미 유포되었거나 촬영이 반복된 경우에는 합의만으로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Q. 촬영은 하지 않고 유포된 사진을 전달받아 저장만 했는데도 처벌 대상인가요?
A. 대상이 됩니다. 촬영물이나 그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한 경우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므로, 직접 촬영하지 않았더라도 형사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Q.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과 제출 자료가 기소유예·약식기소·정식기소 여부를 가르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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