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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형사고소, 업무상과실치사상 성립 요건과 민사소송 병행으로 배상받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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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형사고소, 업무상과실치사상 성립 요건과 민사소송 병행으로 배상받는 법 

강대현 변호사

수술 후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거나 예상치 못한 사망에 이르렀을 때, 유족이나 환자는 병원 측의 사과나 설명만으로는 답답함을 풀기 어렵습니다. 의료진에게 형사책임을 묻고 싶어도 "의사를 감옥에 보내는 게 목적이 아니라 제대로 된 배상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이 완전히 다른 절차이고 입증책임의 무게도 다르다는 점인데, 이 차이를 모르고 한쪽만 진행하면 받을 수 있었던 배상을 놓치거나 시간만 허비하는 일이 생깁니다. 이 글에서는 의료사고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어떻게 성립하는지,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병행할 때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업무상과실치사상죄란 — 의료사고가 형사사건이 되는 지점

의료사고에서 문제 삼는 형사범죄는 대부분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입니다. 이 조문은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단순 과실치사상죄보다 형이 무겁게 설계된 이유는 명확합니다. 의료행위처럼 사람의 생명·신체를 직접 다루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일반인보다 더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를 요구하는 것이 법의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세 가지가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첫째, 의료인이 업무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사실(업무상과실). 둘째, 환자가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은 결과. 셋째, 그 과실행위와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입니다. 셋 중 하나라도 증명되지 않으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인과관계는 "그 과실이 없었다면 그런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하는데, 사람의 몸은 워낙 변수가 많아 이 지점에서 다툼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집니다.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피해자 본인이 고소하지 않아도 수사가 개시될 수 있고, 환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직계존비속 등 유족이 고소인이 될 수 있습니다. 고소기간에도 별도 제한이 없어 아래에서 설명할 공소시효 안에만 고소하면 됩니다.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주의의무 위반, 사상의 결과, 그리고 그 둘 사이의 인과관계가 모두 증명되어야 성립한다 — 이 중 인과관계 증명이 의료사고 형사사건에서 가장 큰 난관이다.

의료과실 성립요건 — 법원은 무엇을 주의의무 위반으로 보나

의료행위에는 다양한 방법과 재량이 존재하기 때문에, 결과가 나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곧바로 과실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실무에서 통용되는 기준은 "해당 진료가 이루어진 시점의 임상의학 수준에서, 같은 상황에 놓인 평균적인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했는가"입니다. 최신 논문에 소개된 이례적인 치료법을 쓰지 않았다고 해서 과실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점·그 여건에서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주의를 기울였는지가 기준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진단 단계에서 필요한 검사를 누락하지 않았는지, 시술·수술 단계에서 표준적인 절차를 지켰는지, 수술 후 경과관찰 단계에서 이상징후에 제때 대응했는지가 각각 별도로 평가됩니다. 예를 들어 수술 직후 활력징후가 불안정했는데도 별다른 추가검사 없이 방치하다가 상태가 악화된 경우라면, 수술 자체의 과실 여부와 별개로 경과관찰 소홀이 독립된 과실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형사절차에서는 검사가 이 과실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진료기록에 과실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남아 있더라도, 다른 원인으로 결과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면 무혐의나 무죄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이 증명책임의 무게가 왜 민사소송을 별도로 준비해야 하는지의 출발점이 됩니다.

여러 의료진이 함께 개입한 사안일수록 과실을 특정하는 작업이 더 까다로워집니다. 집도의·마취과의·간호인력이 각기 다른 역할을 맡은 수술이라면, 결과에 이르게 한 과실이 어느 단계·누구의 판단에서 비롯됐는지를 구분해야 개별 의료인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진료기록만으로 이 역할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수사 단계에서 관련자 전원을 상대로 진술을 확보하고 각자의 업무범위를 특정하는 작업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형사와 민사, 입증책임이 다른 이유 — 병행이 필요한 근본 이유

형사절차와 민사절차는 같은 사실관계를 다루면서도 증명의 기준이 다릅니다. 형사에서는 검사가 유죄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 하지만, 민사에서는 원고인 환자·유족이 상대방보다 더 우월한 정도로 증명하면 충분합니다. 이 차이는 의료소송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은 환자 측이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서 있었던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과실 있는 행위를 증명하고 그 결과 사이에 의료행위 외의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까지 증명하면, 의료진이 그 결과가 과실이 아닌 다른 원인 때문이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인과관계를 추정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다는 법리를 확립했습니다.

이 입증책임 완화 법리는 민사소송에만 적용되고, 형사절차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검찰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을 내리더라도,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진행한 민사소송에서는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반대로 형사에서 유죄가 확정되었다고 해서 민사 배상액이 그대로 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환자 측의 기왕증이나 다른 요인이 결과에 기여했다고 인정되면 과실상계나 책임제한으로 배상범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결국 형사고소 하나로 결론이 나기를 기다리기보다, 처음부터 민사소송을 함께 준비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형사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소멸시효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해 두고, 형사절차에서 확보되는 자료를 민사에 옮겨 활용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흔히 쓰이는 전략입니다.

형사는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 민사는 우월한 증명으로 기준이 다르다 — 형사 불기소가 민사 패소를 의미하지 않고, 형사 유죄가 민사 전부승소를 보장하지도 않는다.

형사고소 절차 — 고소장 접수부터 진료기록 확보까지

형사고소는 관할 경찰서나 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됩니다. 고소장에는 피고소인(주치의·집도의·간호인력 등 과실이 의심되는 의료인)을 특정하고, 언제·어떤 진료 과정에서·어떤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막연히 "병원 잘못"이라고만 적으면 수사기관이 조사 범위를 잡기 어려워 처리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고소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은 해당 병원에서 진료기록·수술기록·간호기록 등을 압수수색으로 확보하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나 대한의사협회, 필요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진료행위의 적정성에 대한 감정을 의뢰합니다. 감정 결과가 과실 여부 판단의 핵심 자료가 되기 때문에 감정에만 수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 감정에서 과실이 소극적으로 판단되면 불기소로, 적극적으로 판단되면 기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 결과에 이의가 있다고 곧바로 다시 다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불기소처분에 불복한다면 고소인은 관할 고등검찰청에 항고를 제기해 재수사나 재기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항고까지 기각되면 재정신청으로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이 절차들은 처음 제출한 감정 결과를 뒤집을 만한 새로운 자료나 논거를 갖췄을 때 실효성이 있으므로, 불기소 통지를 받은 즉시 이유서를 검토해 무엇이 부족했는지부터 파악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 고소장 필수 기재사항 — 고소인·피고소인 인적사항, 범죄사실(시점·과실행위·결과), 증거자료 목록.

  • 사전 확보하면 유리한 자료 — 진료비 영수증, 입퇴원확인서, 수술동의서 사본, 진료 당시 대화 녹취나 메모.

  • 고소 전 진료기록 사본 발급을 병원에 요청해 두면, 이후 수사기관이 확보한 원본 기록과 대조할 기준이 생긴다.

민사소송 병행 전략 — 형사수사 자료를 민사 증거로 옮기는 법

형사고소의 실질적인 이점 중 하나는 강제수사력입니다. 병원이 진료기록을 임의로 내주지 않으려 하거나 수정·누락의 의심이 있는 경우, 민사소송의 문서송부촉탁이나 사실조회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반면 형사절차의 압수수색은 원본 기록을 강제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확보된 진료기록과 감정서, 관련자 진술조서는 민사소송에서 검사·판사에게 제출된 원본을 기준으로 문서송부촉탁을 신청해 그대로 증거로 옮겨올 수 있습니다.

검찰의 불기소처분이유서나 기소 여부 자체도 민사법원의 심증형성에 참고자료로 작용합니다. 법적으로 민사법원이 형사처분 결과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수사기관이 감정을 거쳐 정리한 과실 판단 내용은 민사에서 별도로 사감정을 신청하는 수고를 줄여줄 수 있습니다. 다만 형사에서 불기소되었다고 민사소송 자체를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증명책임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진행 순서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형사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그 자료를 바탕으로 민사를 제기하면 증거 수집 부담이 줄어들지만, 수사가 길어지면 그만큼 민사소송 제기가 늦어져 소멸시효가 임박할 위험이 있습니다. 반대로 형사와 민사를 동시에 진행하면 시효 위험은 줄지만 초기에는 형사 수사자료 없이 별도로 진료기록 사본과 의학적 소견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 — 진료상 과실과는 별개로 다투는 방법

수술이나 침습적 시술 전 의사는 환자에게 질병 상태, 치료방법의 내용과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과 부작용, 다른 치료방법의 존재 여부를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아 별도의 위자료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설명의무 위반은 수술 자체의 과실 유무와는 독립적으로 판단되는 쟁점이라, 진료상 과실을 증명하기 어려운 사안에서도 다퉈볼 여지가 남아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은 진료상 과실은 인정되지 않고 설명의무 위반만 인정되는 경우,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위자료를 명목으로 사실상 나쁜 결과 자체에 대한 재산적 손해까지 전보해서는 안 된다는 한계를 분명히 했습니다. 즉 설명의무 위반만으로는 환자가 입은 전체 손해(치료비·일실수입 등)를 배상받을 수 없고, 자기결정권 침해에 대한 위자료 범위에 그친다는 뜻입니다. 진료상 과실을 함께 증명해야 온전한 배상범위를 다툴 수 있다는 점에서, 설명의무 위반은 주된 청구가 아니라 보조적인 청구원인으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소멸시효와 공소시효 — 언제까지 고소·제소할 수 있나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소시효는 7년입니다. 법정형이 5년 이하 금고로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 해당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7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됩니다. 사고 발생 직후에는 병원과의 관계 때문에 고소를 망설이는 유족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료기록의 보존상태나 관련자의 기억이 흐려질 수 있어 공소시효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고소를 검토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민사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사망사고라면 사망일이 기산점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유족은 상속받은 망인의 손해배상청구권과 유족 본인의 고유한 위자료청구권을 함께 가지므로 청구범위를 정리할 때 이 둘을 구분해서 산정해야 합니다. 형사고소 결과를 기다리다 3년의 단기소멸시효를 넘기는 사례가 실무에서 종종 발생하므로, 형사 진행 여부와 무관하게 민사소송의 소멸시효는 별도로 관리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병원 측이 사과하고 합의금을 제시했는데, 형사고소를 접어도 될까요?

A. 합의는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손해배상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는 수단이지만, 제시된 금액이 실제 손해(치료비·일실수입·위자료)에 못 미친다면 신중해야 합니다. 형사고소를 유지한 채 합의를 진행하면 향후 감정 결과에 따라 협상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형사에서 불기소되면 민사소송도 포기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형사는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 민사는 우월한 증명으로 기준 자체가 달라 형사 불기소가 민사 패소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다만 불기소 이유(혐의없음의 근거)를 검토해 민사에서 보완할 증거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진료기록을 병원이 잘 안 내줍니다. 형사고소만으로 확보할 수 있나요?

A. 고소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으로 원본 진료기록을 확보할 수 있어 임의제출을 거부하는 병원을 상대로도 효과적입니다. 이후 민사소송에서 문서송부촉탁을 통해 그 기록을 증거로 옮겨올 수 있습니다.

Q. 형사와 민사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나요, 순서를 두어야 하나요?

A.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 형사 수사자료를 활용하려면 결과를 어느 정도 지켜본 뒤 민사를 제기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그 사이 소멸시효가 임박할 위험이 있다면 시효를 먼저 끊어두는 차원에서 민사를 조기에 제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설명의무 위반만으로도 소송을 할 수 있나요?

A. 가능하지만 배상범위가 제한적입니다. 진료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고 설명의무 위반만 인정되면 자기결정권 침해에 대한 위자료만 인정되고, 치료비·일실수입 등 전체 손해까지는 배상받기 어렵습니다.

Q. 유족 여러 명이 함께 고소·소송을 진행해야 하나요?

A. 고소는 유족 중 한 명이 해도 수사가 개시되지만, 민사에서 위자료를 청구할 때는 배우자·자녀 등 각자의 고유한 위자료청구권이 있으므로 함께 청구하는 것이 손해배상 총액 산정에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맺음말

의료사고는 진료기록과 의학적 판단이 뒤섞여 있어 일반인이 혼자 과실 여부를 가려내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은 목적도 증명책임의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쪽 결과만 보고 다른 쪽을 포기하거나 미루면 받을 수 있었던 배상을 놓칠 수 있습니다. 특히 형사 수사에서 확보되는 진료기록과 감정 결과는 민사소송의 증거로도 이어지므로, 두 절차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준비하는 것이 실질적인 배상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소멸시효와 공소시효처럼 시간이 정해진 요건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사고 직후의 충격과 병원과의 관계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진료기록 사본 확보와 고소 여부 검토는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시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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