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배우자가 살던 전셋집, 상속인과 임차권 승계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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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혼 배우자가 살던 전셋집, 상속인과 임차권 승계 다툼 

김강희 변호사


사실혼 배우자가 살던 전셋집, 상속인과 임차권 승계 다툼


사건 개요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오랜 세월 부부처럼 살아온 사실혼 배우자들이 있습니다. 전셋집도 함께 구했고, 계약서 명의는 두 사람 중 한 명, 그러니까 세상을 먼저 떠난 쪽으로 되어 있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임차인 명의였던 배우자가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시작됩니다. 남은 사실혼 배우자는 그동안 살던 집에서 계속 지내고 싶은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한 배우자의 부모나 형제자매가 "법정 상속인은 우리다, 임차권도 우리 몫"이라며 나타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의 사연을 들어 보면,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남'처럼 여기고 순순히 집을 비워 주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상속인 쪽에서는 "혼인신고도 안 한 사람이 무슨 권리가 있느냐"며 임대인에게 직접 연락해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거나 명도를 압박하기도 합니다. 양쪽 모두 감정이 앞선 채로 부딪히지만, 실제 결과를 가르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법이 정한 승계 요건에 이 사안이 어디에 해당하는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실혼 배우자라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임차권을 단독 또는 공동으로 승계받을 수 있고, 그 요건에 따라 상속인의 개입 여지 자체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 요건은 자동으로 증명되지 않으며, 상속인이 그 집에 실제로 함께 살고 있었는지, 사실혼 관계의 실질이 있었는지가 다투어지면서 승패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갈림길이 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사망 당시 법정 상속인이 그 주택에서 임차인과 함께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었는지입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 상속인이 따로 살고 있었다면 사실혼 배우자에게 승계의 길이 열리지만, 상속인이 그 집에서 동거하고 있었다면 원칙적으로 그 상속인이 우선 승계하고 사실혼 배우자는 배제됩니다. 둘째, 사실혼 관계의 실질—단순한 동거가 아니라 생계를 함께하며 부부에 준하는 공동생활을 해 왔다는 사실—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입니다. 셋째, 승계 대상이 되는 채권·채무의 범위, 특히 보증금반환채권처럼 임대차 관계에서 생긴 것과 무관한 재산을 어떻게 구분해 상속인의 개입 여지를 좁히는가입니다.

이 세 가지는 순서대로 확인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상속인의 동거 여부가 먼저 정리되지 않으면 사실혼 관계를 아무리 입증해도 승계 자체가 인정되지 않고, 승계가 인정되어도 채권·채무 범위가 불분명하면 보증금을 둘러싼 다툼이 별도로 이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승계 요건을 법이 정한 세 갈래에 정확히 맞춰 입증하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는 상황을 세 갈래로 나눕니다. 상속인이 그 집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면 상속인이 승계하고, 상속인이 없다면 사실혼 배우자가 단독으로 승계하며(제1항), 상속인이 있지만 따로 살고 있었다면 사실혼 배우자와 2촌 이내 친족이 공동으로 승계합니다(제2항).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이 세 갈래 중 실제 사안이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정확히 세웁니다.

1) 상속인의 동거 여부를 객관적 자료로 먼저 확정합니다.

사망 당시 상속인이 그 주택의 주민등록에 함께 등재되어 있었는지, 실제 생활의 근거지가 어디였는지를 주민등록초본, 우편물 수령 내역, 통신사 위치 기반 이용 내역, 관리비 납부 명의 등으로 확인합니다. 상속인이 별도 주소에서 독립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사실혼 배우자에게 승계의 문이 열립니다. 반대로 상속인이 실제로 함께 살고 있었다면, 사실혼 배우자가 아무리 오래 함께했더라도 승계는 상속인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처음부터 냉정하게 짚고 대응 전략을 다시 세웁니다.

2) 사실혼 관계를 '가정공동생활'의 실질로 재구성합니다.

법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동거가 아니라 생계를 함께한 부부 공동체로서의 실질입니다. 동거 기간과 주소 이력, 생활비·공과금을 공동으로 부담한 계좌 내역,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경조사에 배우자로서 참석한 사진·초대장, 지인·이웃의 진술서 등을 모아 혼인 의사와 공동생활의 실질을 뒷받침합니다. 상속인 측이 사실혼 관계 자체를 부인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이 자료는 승계를 주장하는 시점이 아니라 평소부터 남겨 둔 형태일수록 다툼에서 유리합니다.

3) 2촌 이내 친족 공동승계자의 존재 여부를 확인합니다.

상속인이 따로 살고 있어 제2항이 적용되는 경우, 사실혼 배우자는 단독이 아니라 그 주택에서 함께 살던 2촌 이내 친족과 공동으로 승계합니다. 공동승계자가 있다면 승계 지분과 이후 보증금 처리에서 그 친족과의 협의가 함께 필요해지므로, 이 단계에서 미리 대상자를 특정해 두어야 나중에 협의가 꼬이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승계 이후 재산관계를 정리하고 상속인의 개입 여지를 차단하기


승계 요건이 인정되어도, 그 뒤에 이어지는 보증금·채무 처리가 불명확하면 상속인과의 다툼이 다른 형태로 되풀이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승계되는 채권·채무의 범위를 임대차 관계로 한정해 못박습니다.

제9조에 따라 승계인에게 넘어가는 것은 임대차 관계에서 생긴 채권·채무—보증금반환채권, 수선청구권, 차임 지급·원상회복 의무 등—에 한정됩니다. 사망한 임차인의 예금·부동산 등 다른 일반 재산은 이 승계와 무관하게 통상의 상속 절차를 따릅니다. 이 구분을 임대인과 상속인 모두에게 서면으로 분명히 알려, "임차권을 승계했으니 다른 재산도 나눠야 한다"는 식의 혼동에서 비롯된 개입을 차단합니다.

2) 반대의사 표시 기한을 점검해 채무초과 리스크를 관리합니다.

승계는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법률상 당연히 이루어지지만, 밀린 차임이나 원상회복 비용 등 채무가 보증금보다 많은 경우라면 임차인이 사망한 후 1개월 이내에 임대인에게 반대의사를 표시해 승계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사안에 따라서는 이 기한을 지키는 것이 오히려 사실혼 배우자에게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으므로, 승계를 받아들일지 거부할지를 채무 상황부터 점검한 뒤 기한 내에 결정합니다.

3) 임대인에게 승계 사실을 통지해 보증금 반환의 상대방을 명확히 합니다.

상속인이 승계를 부인하며 임대인에게 별도로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 임대인은 누구에게 지급해야 할지 몰라 반환을 미루거나 공탁으로 넘기기도 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승계 요건을 갖춘 자료와 함께 임대인에게 승계 사실을 명확히 통지하고, 상속인의 이의가 이어지면 임대인이 이중지급 위험 없이 사실혼 배우자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근거를 정리해 제공합니다.


결론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살던 집에서 아무 권리도 주장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상속인이 없거나 따로 살고 있던 경우, 그 집에서 실제로 가정공동생활을 해 온 사실혼 배우자에게 명시적으로 임차권 승계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권리는 상속인의 동거 여부와 사실혼 관계의 실질을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로 증명하는가에서 인정 여부가 갈립니다. 상속인이 갑자기 나타나 다투기 시작한 상황이라면, 지금 살고 있는 근거가 법이 정한 세 갈래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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