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 응했다가 위장수사 경찰에 적발됐다면 — 함정수사 항변
사건 개요
조건만남을 알선하거나 홍보하는 게시글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채팅 애플리케이션 어디에나 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게시글에 응했다가 약속 장소에 나간 순간 현장에서 경찰에게 검거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대방과 문자로 조건과 장소를 조율하고 나갔을 뿐인데, 알고 보니 그 게시글부터 대화 전부가 사법경찰관리가 신분을 숨기고 운영한 위장수사 계정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경찰이 먼저 미끼를 던져놓고 나를 잡은 것 아니냐"는 억울함입니다. 실제로 2021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개정으로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 수사를 위해 신분을 숨기거나 위장해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습니다. 문제는 이 권한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 그리고 그 한계를 넘었는지가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된다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건만남 광고에 응했다가 위장수사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 처벌이 자동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장수사가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켰는지, 그리고 경찰의 접근이 이미 있던 범의에 기회를 준 것인지 아니면 없던 범의를 새로 만들어 낸 것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툼의 축이 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수사기관이 사용한 방법이 신분비공개수사(아청법 제25조의2 제1항, 신분을 숨기고 접근해 증거를 수집하는 정도)인지, 아니면 더 강한 개입인 신분위장수사(같은 조 제2항, 위장 신분으로 문서를 작성하거나 실제 거래·계약을 하는 수준)인지입니다. 둘째, 신분위장수사였다면 검사의 청구를 거쳐 법원의 허가(아청법 제25조의3)를 받았는지, 허가받은 기간(3개월, 연장 시 총 1년 한도)과 범위를 지켰는지입니다. 셋째, 경찰의 접근 방식이 함정수사 법리상 '기회제공형'(이미 범행 의사가 있던 사람에게 기회만 준 경우로 적법)인지 '범의유발형'(범행 의사가 없던 사람을 유인·설득으로 새로 범의를 일으킨 경우로 위법)인지입니다.
이 세 지점은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절차를 지키지 않은 위장수사에서 나온 증거는 그 자체로 다툴 여지가 생기고, 범의유발형으로 인정되면 증거능력과는 별개로 공소제기 자체가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신분위장수사의 적법 요건을 조목조목 확인하기
위장수사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요건을 다 갖췄다면 적법한 증거수집 방법으로 인정됩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먼저 수사기관이 실제로 어떤 방식을 썼고, 그것이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켰는지부터 하나씩 따집니다.
1) 신분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를 구별합니다.
단순히 경찰이 신원을 밝히지 않고 채팅에 응하거나 게시글에 댓글을 단 정도라면 신분비공개수사(아청법 제25조의2 제1항)로, 소속 경찰관서 내부 승인만으로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광고 게시글 자체를 작성해 올리거나 조건과 금액을 먼저 제시하며 실질적인 거래 형태를 갖췄다면 신분위장수사(같은 조 제2항)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분위장수사는 검사의 청구와 법원의 허가가 필수이므로, 수사기록에서 그 게시글과 대화를 누가 어떤 근거로 만들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법원 허가서의 존재와 범위를 확인합니다.
신분위장수사라면 반드시 법원의 허가서가 있어야 하고, 허가 기간은 3개월을 넘을 수 없으며 연장하더라도 총 기간이 1년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아청법 제25조의3). 정식 허가 없이 이루어졌거나, 허가받은 대상범죄·기간·방법의 범위를 벗어난 수사라면 그 자체로 절차 위반입니다.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통해 허가서 사본을 확보하고, 실제 수사 진행 경과와 허가 내용이 일치하는지 대조합니다.
3) 절차 위반 시 증거능력과 공소제기 자체를 다툽니다.
허가 범위를 벗어나 수집된 증거는 아청법 제25조의6에 따라 사용이 제한되고,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의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절차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다면 공소제기의 절차 자체가 법률 규정에 위반해 무효라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의 공소기각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광고를 누가 먼저 올렸는지로 함정수사 항변을 세우기
절차가 다 지켜졌더라도 싸움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함정수사 법리는 절차와 별개로, 애초에 경찰이 없던 범죄 의사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닌지를 봅니다. 이 지점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사건의 시작점을 다시 재구성하는 데 집중합니다.
1) 최초 접촉자가 누구인지부터 특정합니다.
의뢰인이 스스로 조건만남을 검색해 능동적으로 연락한 것인지, 아니면 경찰이 먼저 유인성 광고를 올려 접촉을 시작한 것인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대화 내역과 게시글 작성 시점, 최초 발신자를 확인해 누가 먼저 조건과 만남을 제안했는지를 시간 순으로 정리합니다.
2) 유인의 강도와 반복성을 판단기준에 맞춰 정리합니다.
법원은 범죄의 종류와 성질, 유인자의 지위와 역할, 유인의 경위와 방법, 유인에 대한 피유인자의 반응, 피유인자의 처벌 전력, 유인행위 자체의 위법성 등을 종합해 함정수사의 위법 여부를 판단합니다. 의뢰인이 처음에는 거절하거나 망설였는데도 경찰 쪽에서 가격을 낮추거나 반복해서 설득해 응하게 만든 정황이 있다면, 이는 이미 있던 범의에 기회를 준 것이 아니라 없던 범의를 새로 유발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커집니다.
3) 인정 가능성에 따라 전략을 이원화합니다.
범의유발형으로 인정될 만한 정황이 뚜렷하다면 위법수집증거배제와 공소기각을 정면으로 주장합니다. 반대로 의뢰인이 이미 스스로 조건만남을 찾고 있었고 경찰은 그 기회에 응했을 뿐이라는 사정이 뚜렷하다면(기회제공형), 이 항변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우므로 무리하게 매달리기보다 초범 여부·반성 정도·재범방지 자료 등 양형 단계의 대응으로 방향을 조기에 전환합니다.
결론
조건만남 광고에 응했다가 위장수사에 걸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과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경찰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 접근했는지, 그리고 그 접근이 이미 있던 의사에 기회를 준 것인지 없던 의사를 만들어 낸 것인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수사 초기에는 당황해 진술부터 하기 쉽지만, 이 단계에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에 따라 이후 대응의 폭이 크게 달라집니다. 조건만남 광고 관련 수사를 받게 됐다면, 위장수사의 적법성과 함정수사 해당 여부부터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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