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인 줄 모르고 하위 판매원 모집한 주부의 형사책임
사건 개요
주부 이모 씨는 몇 해 전 지인의 권유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조직에 발을 들였습니다. 처음엔 자신이 쓰던 제품을 소개하고 파는 정도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지인 두세 명을 그 조직에 함께 가입시켰습니다. 회사 쪽에서는 늘 "공동구매 형태의 재판매업"이라고 설명했고, 이 씨는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지인들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안내했습니다.
문제는 몇 달 뒤 그 조직 전체가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조직 상위 운영진이 방문판매법 위반(무등록 다단계판매조직 개설·관리·운영) 혐의로 입건됐고, 하위에서 사람을 모집한 이 씨에게도 수사 통지서가 날아왔습니다. 이 씨는 억울했습니다. 자신은 회사가 만든 자료를 그대로 믿고 지인 몇 명에게 제품을 권했을 뿐, 그게 3단계짜리 다단계 조직이고 자신이 데려온 사람의 실적에 따라 돈을 받는 구조인 줄은 전혀 몰랐다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다단계판매조직의 본질적 요소인 후원수당 구조를 인식하지 못했다면 이는 등록의무를 몰랐다는 변명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형사책임의 성립 여부 자체를 다툴 수 있는 지점입니다. 다만 이 다툼은 "몰랐다"는 진술만으로는 성립하지 않고, 그 인식 없음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정황을 얼마나 갖추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그 조직이 방문판매법이 정한 다단계판매조직의 요건—하위 판매원 모집 권유 방식, 3단계 이상의 가입 구조, 후원수당 지급 방식—을 실제로 충족하는지입니다(방문판매법 제2조 제5호). 둘째, 이 씨가 한 행위가 조직을 '개설·관리 또는 운영'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 아니면 하위 판매원을 몇 명 데려온 것에 그치는지입니다(같은 법 제13조, 제58조 제1항). 셋째, 설령 다단계조직임이 인정되더라도 이 씨에게 그 구조에 대한 인식—즉 후원수당이 지급되는 방식이라는 사실 자체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게 등록이 안 된 조직인 줄 몰랐다"는 주장은 법률을 몰랐다는 항변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만 받아들여지는 좁은 문입니다(형법 제16조, 법률의 착오). 반면 "내가 받는 돈이 하위 판매원의 실적과 연동된 후원수당이라는 것 자체를 몰랐다"는 주장은 범죄가 성립하는 데 필요한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형법 제13조가 정한 고의의 문제입니다. 이 씨의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야 할 지점은 바로 후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후원수당 구조에 대한 인식 여부를 사실관계로 재구성하기
"몰랐다"는 말은 그 자체로는 법정에서 힘을 갖지 못합니다. 몰랐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정황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정산내역으로 실제 수입 구조를 밝힙니다.
다단계판매의 핵심은 후원수당—본인의 판매실적뿐 아니라 하위 판매원의 거래실적과 조직관리·교육훈련 실적에 따라서도 경제적 이익이 지급되는 구조입니다(방문판매법 제2조 제9호). 이 씨가 실제로 받은 돈이 자신이 직접 판매한 실적에 대한 대가였는지, 아니면 자신이 데려온 지인의 매출에 연동되어 지급된 것이었는지를 정산표와 계좌 입금내역으로 하나하나 대조합니다. 받은 돈의 산정 방식 자체에서 하위 실적 연동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면, 후원수당 구조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2) 가입 당시 안내받은 설명과 실제 조직 구조를 대조합니다.
이 씨가 회사로부터 "공동구매"나 "재판매업"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면, 그 설명자료·계약서·문자 안내를 확보해 실제 조직이 표방한 사업 형태와 대조합니다. 직급 체계, 승급 조건, 하위 조직 관리에 관한 교육이나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이력이 없다면, 3단계 이상의 후원수당 구조를 안내받거나 인지할 기회 자체가 없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할 수 있습니다.
3) 다른 참여자들과의 대화기록으로 인식 수준을 뒷받침합니다.
지인들과 주고받은 카카오톡·문자 내용은 그 당시 이 씨가 실제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자료입니다. "이거 혹시 다단계 아니냐"는 의심을 표한 적이 없는지, 반대로 "이건 그냥 판매일 뿐이다"라고 지인에게 설명한 정황이 있는지를 확인해, 다단계 구조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에 일관성을 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 범위를 다투기
설령 후원수당 구조에 대한 인식 다툼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이 씨가 방문판매법이 정한 '개설·관리 또는 운영'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는지는 별개로 다툴 수 있는 지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부분을 다음과 같이 짚습니다.
1) 판매원의 지위와 운영자의 지위를 구분합니다.
방문판매법이 무겁게 처벌하는 것은 조직 자체를 개설·관리·운영한 자입니다(제58조 제1항,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 이 씨가 조직 전체의 정산, 직급 부여, 홍보자료 제작, 신규 판매원 교육 등 조직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적이 있는지, 아니면 지인 두세 명을 소개한 최말단 판매원의 지위에 그쳤는지를 구분해, 처벌조항이 겨냥하는 행위 자체에 해당하는지부터 다툽니다.
2) 공동정범 성립 범위를 구체적으로 다툽니다.
수사기관은 조직 전체를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 하위 모집책까지 공동정범(형법 제30조)으로 함께 기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범행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 즉 실행행위의 실질적 분담이 있어야 합니다. 이 씨가 조직의 의사결정이나 자금 운용에 관여하지 않고 단순히 하위 판매원을 소개하는 데 그쳤다면, 이 지점에서 가담의 정도와 범위를 구체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3)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가담 정도를 양형에 반영합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실제로 취득한 이익의 규모, 조직 내 지위, 가담 기간과 경위를 소명해 조직 상위 운영자와 이 씨 같은 말단 가담자의 처벌 수위가 같아지지 않도록 대응합니다. 초범 여부, 피해 회복이나 수사 협조 여부도 함께 정리해 양형 자료로 제출합니다.
결론
"몰랐다"는 말 한마디로는 수사기관도, 법원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몰랐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산내역, 안내자료, 대화기록을 처음부터 촘촘하게 갖추어야 하고, 동시에 자신이 실제로 어떤 행위를 했는지를 냉정하게 되짚어 처벌조항이 겨냥하는 '개설·관리·운영'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지인 몇 명을 소개했을 뿐인데 조직 전체의 책임을 나눠 지게 될 상황이라면, 인식의 문제와 가담의 문제를 나누어 지금 상황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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