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학원 강사분들 사이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통보받은 뒤 지금 다니는 학원을 계속 다녀도 되는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기소유예면 무죄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냥 계속 출근하면 되죠”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반대 방향의 오해도 흔합니다. “기소유예를 받았으니 무조건 강사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지레짐작해 스스로 학원을 그만두거나, 반대로 원장님이 정확한 근거 없이 “취업제한 대상이니 당장 나가라”고 통보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둘 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제56조가 정한 실제 요건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내리는 판단입니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제도의 대상을 법원의 유죄 판결이 확정된 자로 엄격히 한정하고, 일률적 제재가 아니라 재범 위험성을 개별적으로 따지는 방향으로 정리해왔습니다. 기소유예는 이 제도가 예정한 ‘형의 선고’와는 법적 성격 자체가 다릅니다.
아래에서는 아청법 제56조 취업제한명령이 정확히 어떤 경우에 발동되는지, 기소유예가 왜 여기 해당하지 않는지, 그리고 그렇다고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지점이 무엇인지 최근 법령과 실무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학원도 아청법상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에 해당해 취업제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학원 강사가 걱정하는 것 자체는 근거 없는 기우가 아닙니다.
아청법 제56조 제1항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또는 성인대상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에 대해, 법원이 판결로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에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취업제한명령을 함께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상 기관 목록 3호에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2조의 학원·교습소·개인과외교습자가 명시되어 있는데, 아동·청소년의 이용이 제한되지 않은 일반 학원이라면 그대로 포함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조항이 막는 대상이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뿐 아니라 그 기관에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 전체라는 점입니다. 즉 원장이 아니라 고용된 강사라도, 취업제한명령을 선고받으면 해당 기간 동안 그 학원은 물론 다른 학원에도 취업할 수 없습니다.
취업제한 기간은 법원이 사건마다 정하되 제56조 제2항에 따라 최대 10년을 넘지 못합니다. 다만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법원이 취업제한명령 자체를 선고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단서가 마련되어 있어, 일률적으로 10년이 자동 부과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학원 강사도 명백히 아청법 제56조가 정한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종사자에 포함되며, 취업제한명령을 선고받으면 최대 10년간 학원 취업이 막힐 수 있습니다.
2. 취업제한명령은 법원이 형을 선고할 때만 붙는 것이며 기소유예에는 애초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과 법원의 유죄 판결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절차입니다.
제56조 제1항의 문언을 다시 보면, 취업제한명령은 “법원은 …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에는 판결로 … 선고하여야 한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즉 사건이 재판까지 넘어가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고 형(집행유예·벌금형 포함)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해 그것이 확정되어야 비로소 발동하는 제도입니다.
기소유예는 이와 전혀 다른 절차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7조(기소편의주의)는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기소유예는 이 조항에 따라 검사가 범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여러 정상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한 불기소처분입니다. 애초에 법원의 재판 자체가 열리지 않으므로, 취업제한명령의 전제가 되는 ‘판결’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조항이 처음부터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자’만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헌법재판소는 과거 구법이 개별 사정을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10년 취업제한을 부과한 부분을 위헌으로 판단했고, 그 결과 지금의 제56조에는 재범 위험성을 개별적으로 따지는 단서가 신설됐습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성범죄 전력만으로 그가 장래에 동일한 유형의 범죄를 다시 저지를 것을 당연시하고, 형의 집행이 종료된 때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전에는 결코 재범의 위험성이 소멸하지 않는다고 보며, 각 행위의 죄질에 따른 상이한 제재의 필요성을 간과함으로써 … 10년 동안 일률적인 취업제한을 부과하고 있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과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헌법재판소 2016. 3. 31. 2013헌마585등 결정).
같은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취업제한이 형벌 자체는 아니라고도 밝혔습니다. 다만 그 발동 요건이 여전히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자’인 것은 그대로이므로, 애초에 형이 선고된 적 없는 기소유예 사안에는 이 명령이 적용될 자리가 없습니다.
법원의 유죄 판결 없이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만 받은 경우, 아청법 제56조가 정한 ‘판결로 선고하는 취업제한명령’ 자체가 애초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3. 성범죄 경력조회에서도 기소유예 사실은 취업제한 대상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학원장이 강사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취업제한대상자’인지 여부뿐입니다.
아청법 제56조 제4항·제5항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의 장에게 취업 예정자와 재직 중인 취업자등에 대해 성범죄 경력을 확인할 의무를 지웁니다. 본인의 동의를 받아 관할 경찰관서에 성범죄 경력 조회를 요청하는 방식이며, 학원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 조회 회신의 내용은 법령으로 명확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아청법 시행령 제25조 제3항은 “경찰관서의 장은 … 취업자등이 법 제56조제1항에 따라 운영,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 제공이 제한되는 사람(취업제한대상자)인지 여부만을 확인하여 회신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회신서에는 형사처분의 세부 내용이 아니라 취업제한대상자 해당 여부만 표시됩니다.
취업제한대상자란 앞서 본 대로 법원의 유죄 판결(형 또는 치료감호)이 확정된 사람으로 한정됩니다. 기소유예만 받은 사람은 이 정의 자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학원장이 정기적으로 성범죄 경력조회를 하더라도 조회 결과에는 아무 이상 없음으로 회신됩니다.
성범죄 경력조회 회신서는 ‘취업제한대상자 여부’만 표시하도록 법으로 못박혀 있어, 기소유예 처분은 그 회신 결과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4. 그렇다고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별도로 확인해야 할 지점들이 있습니다
법적 결격사유가 없다는 것과 학원에서 계속 일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청법 제4장은 그 표제 자체가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의 신상정보 공개와 취업제한 등”으로 되어 있어, 등록·공개 대상 역시 유죄판결 확정을 전제로 합니다. 기소유예만 받은 경우에는 이 절차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은 조건부 기소유예입니다. 검찰이 재범방지교육 이수나 상담 프로그램 참여 등을 조건으로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 조건을 기한 내 이행하지 않으면 처분이 취소되어 다시 수사·기소 절차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조건이 붙어 있는지, 이행기한이 언제까지인지는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기소유예는 전과는 아니지만 수사기관 내부의 수사경력자료로는 남습니다. 같은 유형의 혐의가 다시 발생하면 “한 번 정상을 참작해줬는데 또 그랬다”는 사정으로 작용해 정식기소나 구속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청법상 결격사유가 없다는 것과 학원과의 근로계약·위탁계약이 유지되는 것은 별개 문제입니다. 학원 측이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나 신뢰관계 파탄을 이유로 계약을 종료하려 할 때 그것이 정당한지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정당성 문제로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5. 지금부터는 아래 순서로 서류와 조건을 하나씩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불기소이유통지서 한 장으로 상황이 다 정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통상 절차는 ①관할 검찰청(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지방검찰청)에서 불기소이유통지서를 발송 → ②처분 유형이 순수 기소유예인지, 재범방지교육 등 조건이 붙은 조건부 기소유예인지 확인 → ③조건이 있다면 이행기한 내 이수 → ④학원 측의 성범죄 경력조회 요청에 동의 절차로 응대하는 순서로 정리됩니다.
불기소이유통지서만 보고 “이제 끝났다”고 서랍에 넣어두기보다, 아래 순서로 직접 확인해두시는 것이 이후 학원과의 관계나 다른 기관 취업 시에도 도움이 됩니다.
불기소이유통지서에서 처분 유형이 ‘기소유예’인지, 조건이 붙은 조건부 기소유예인지부터 정확히 확인합니다.
조건이 있다면 이행기한과 이행방법(재범방지교육·상담 프로그램 등)을 확인하고 기한 내 이수합니다.
학원 근로계약서·위탁계약서에 형사처분 관련 통지·해지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성범죄 경력조회 요청이 오면 동의 절차에 정확히 응합니다.
이렇게 정리해두면, 학원 측이 근거 없이 계약을 해지하려 할 때나 반대로 향후 다른 기관에 취업할 때도 ‘아청법상 결격사유가 없다’는 사실을 근거를 갖춰 소명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기소유예 통지서를 받고 나면 일단 형사처벌은 피했다는 안도감이 들면서도, 학원에 계속 다닐 수 있는지, 원장님이나 학부모님이 알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는 또 다른 걱정으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분을 받은 강사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결격사유가 없다는 점을 근거 있게 설명하지 못하면, 근거 없는 소문만으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님 입장에서도, 성범죄 경력조회에 아무것도 뜨지 않는다고 무조건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조건부 기소유예의 조건 이행 여부나 향후 재범 가능성까지 함께 챙겨야 하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서 조사받는 강사·직원 측 변호는 물론,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의 채용·인사 자문까지 양쪽 입장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기소유예 처분이라도 그 이후의 대응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소유예를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A. 기소유예는 검찰의 불기소처분으로, 전과(수형인명부 기재)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수사경력자료로는 일정 기간 보관되며, 아청법상 취업제한명령의 대상도 아닙니다.
Q. 학원 원장님이 성범죄 경력조회를 요청하면 기소유예 사실이 나오나요?
A. 나오지 않습니다. 아청법 시행령 제25조에 따라 조회 결과는 ‘취업제한대상자 해당 여부’만 회신되며, 취업제한대상자는 법원의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람으로 한정되기 때문입니다.
Q. 조건부 기소유예를 받았는데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부과된 조건(재범방지교육 이수 등)을 이행하지 않으면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고 다시 수사·기소 절차를 진행할 수 있으므로, 기한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Q. 신상정보 등록이나 공개명령도 받게 되나요?
A. 아청법 제4장은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를 전제로 신상정보 등록·공개를 규정하고 있어, 기소유예만 받은 경우에는 등록·공개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Q. 학원 측이 아무 근거 없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A. 아청법상 결격사유가 없다는 점을 소명할 수 있으므로, 일방적 계약 해지가 정당한지는 근로계약·위탁계약 내용과 해지 사유를 따져봐야 하고, 부당한 경우 근로기준법상 구제 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다른 학원으로 이직할 때도 문제가 없을까요?
A. 아청법상 결격사유나 취업제한명령이 없는 이상 이직 자체에 법적 제한은 없습니다. 다만 새 학원에서도 성범죄 경력조회를 요청할 수 있으므로 동의 절차에 정확히 응하시면 됩니다.
Q. 지금 변호사 상담을 꼭 받아야 하나요?
A. 조건부 기소유예의 조건 이행, 학원과의 계약 관계, 향후 재범 시 불이익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사안이라, 통지서를 받은 시점에 한 번은 상담을 통해 정확히 정리해두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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