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으라고 시킨 적 없는데 아청물 제작 혐의를 받고 있어요
찍으라고 시킨 적 없는데 아청물 제작 혐의를 받고 있어요
법률가이드
미성년 대상 성범죄디지털 성범죄

찍으라고 시킨 적 없는데 아청물 제작 혐의를 받고 있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메신저나 화상채팅 앱에서 미성년자와 대화를 나누다가, 상대방이 스스로 찍어 보낸 사진이나 영상 때문에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상당수는 “나는 찍으라고 시킨 적이 없다”, “상대방이 알아서 찍어 보낸 것뿐이다”라는 생각으로 조사에 임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를 받아보면, 직접 “촬영해서 보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정만으로는 혐의를 벗기 어렵다는 설명을 듣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의 범위를 촬영기기를 직접 조작한 경우로 좁게 해석하지 않고, 촬영을 기획하거나 구체적으로 지시해 상대방이 스스로 찍게 만든 경우까지 포섭하는 기준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직접 촬영을 지시하지 않았는데도 제작 혐의가 적용되는 법적 근거와, 소지·시청 등 다른 혐의와 어떻게 구별되는지, 그리고 실제 수사·재판 절차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직접 촬영을 지시하지 않아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제작’은 촬영기기를 직접 조작한 경우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해 성적 행위 등을 하는 내용을 필름·비디오물·화상·영상 등으로 표현한 것을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정의합니다. 같은 법 제11조 제1항은 이런 촬영물을 만들어내는 행위를 ‘제작’으로 규정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으로 처벌합니다.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대법원 판례는, 피고인이 촬영 현장에 없었거나 촬영기기를 직접 조작하지 않았더라도 ‘제작’이 인정될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직접 그 촬영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촬영물을 만드는 것을 기획하고 타인으로 하여금 촬영하게 하거나 구체적으로 지시하였다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에 해당하고, 이러한 법리는 아동·청소년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을 대상으로 촬영하게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340 판결).

즉 피고인이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직접 쥐고 촬영 버튼을 눌렀는지가 아니라, 촬영이라는 결과를 기획하고 구체적으로 이끌어냈는지가 ‘제작’ 여부를 가르는 기준입니다. 상대방에게 신체나 성적 행위를 촬영해 전송하도록 요청하거나, 화상통화 중 특정 행동을 유도해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을 촬영하게 만들었다면 이 기준에 포섭될 수 있습니다.

‘제작’ 여부는 누가 촬영 버튼을 눌렀는지가 아니라, 촬영을 기획·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로 판단됩니다.


2. 요청·유도 정황이 구체적일수록 제작 혐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대화 내용에 촬영을 이끌어낸 정황이 담겨 있다면 ‘시킨 적 없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수사기관은 통상 메신저·SNS 대화 내용 전체를 복원해, 피의자가 어떤 말이나 행동으로 상대방의 촬영·전송을 이끌어냈는지를 살펴봅니다. “찍어서 보내”라는 직접적인 명령형 문장이 없더라도, 특정 신체 부위나 행위를 반복적으로 요구하거나 촬영을 전제로 한 대화를 이어갔다면 앞서 본 판례가 말하는 ‘기획·지시’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화상채팅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특정 행동을 하도록 요구한 뒤, 상대방이 스스로 화면을 녹화하거나 캡처해 전송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방이 촬영하고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그 상황을 유지·유도했다면, 촬영기기를 직접 조작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모든 수신 행위가 제작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의자의 사전 요청이나 유도 없이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촬영물을 전송한 경우라면, 제작이 아니라 소지·시청 등 더 가벼운 혐의로 구성될 여지가 있습니다. 대화의 시점, 촬영 요청의 구체성, 촬영과 전송 사이의 인과관계를 하나하나 따져보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시킨 적 없다”는 진술은, 대화 전체에서 촬영을 기획·유도한 정황이 없다는 것이 확인될 때에만 실질적인 방어가 됩니다.


3. 제작과 단순 소지는 법정형과 입증 구조가 전혀 다릅니다

혐의 자체를 다투는 것과, 더 가벼운 혐의로 다투는 것은 방어 전략이 다릅니다.

앞서 본 대로 제작죄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는, 국내 형사법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법정형 축에 속하는 범죄입니다. 집행유예 선고 자체가 매우 제한적으로만 고려되는 유형이기도 합니다.

반면 촬영물을 소지하거나 시청하는 데 그친 경우는 같은 법 안에서도 제작보다 낮은 법정형이 적용되는 별도 조항으로 다뤄집니다. 따라서 수사 초기에 자신이 어떤 조항, 어떤 혐의로 입건되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이후 대응 방향을 정하는 데 결정적입니다.

제작 혐의 자체를 다투는 경우와, 제작이 아니라 소지·시청 정도로 혐의를 낮추어 다투는 경우는 준비해야 할 자료와 주장의 구조가 다릅니다. 전자는 촬영 과정에 대한 기획·지시가 없었음을, 후자는 설령 요청 정황이 있더라도 그것이 실제 촬영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인과관계가 약하다는 점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어떤 조항으로 입건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방어 전략을 세우는 첫 단계입니다.


4. 미수에 그치거나 곧바로 삭제해도 제작죄 성립은 부정되지 않습니다

촬영물이 만들어진 시점에 이미 범죄는 완성되며, 이후 사정은 대개 양형에서만 참작됩니다.

제작죄는 촬영물이 실제로 만들어져 재생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게 된 시점에 이미 완성됩니다. “호기심에 한 번 받아본 것뿐”이라거나 “받은 뒤 바로 삭제했다”는 사정은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일 뿐, 죄의 성립 자체를 부정하는 사유가 되지는 못합니다.

또한 실제로 촬영이 완성되지 않고 시도에 그친 경우라도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어, 결국 촬영물을 받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유형의 요구를 반복했다면 상습범으로 가중처벌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상대방과의 관계, 나이 차이, 대화가 오간 기간과 빈도, 유사한 요구를 반복했는지 여부는 모두 유죄 여부뿐 아니라 양형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 요소들을 정리해두는 것이 이후 절차 대응에 중요합니다.


5. 수사는 대화 복원에서 시작되며,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인지 단계부터 메신저 대화 전체가 증거로 확보된다는 점을 전제해야 합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 사건은 통상 피해자·보호자의 신고나 수사기관의 자체 인지로 시작되어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조사 → ②메신저·SNS 대화 내용과 전송기록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대화 내용은 이미 삭제된 메시지까지 복원해 확보되는 경우가 많고, 피의자의 진술과 실제 대화 내용이 어긋나면 진술의 신빙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조사에 앞서 실제 대화 내용을 스스로 먼저 정확히 파악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사에 대응하기 전에는 감정적으로 부인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문제 된 대화가 이루어진 메신저·앱의 대화 내용을 삭제 전 상태로 최대한 확보하거나, 기억나는 범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2. 촬영 요청으로 보일 수 있는 발언과 촬영 시점, 전송 시점을 대화 흐름에 따라 구분합니다.

  3. 상대방의 연령을 인식한 시점과 이를 뒷받침할 정황(대화 중 언급, 프로필 정보 등)을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혐의 구성 자체를 다툴 부분과 양형에서 다툴 부분을 구분해 실질적인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 혐의는 그 무게 때문에 조사 통보를 받은 순간부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해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은 아동·청소년과 보호자 입장에서는 대화 내용이 삭제되기 전에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대화 기록, 전송 시점, 상대방의 연령 인식 정황이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처벌불원 협상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도 “찍으라고 시킨 적 없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어떤 말과 행동을 주고받았는지, 그것이 촬영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측 형사고소 대리와 혐의를 받는 의뢰인 측 변호 양쪽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대화 내용을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촬영해달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도 제작 혐의가 인정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명시적인 지시가 없었더라도 촬영을 기획하거나 구체적으로 이끌어낸 정황이 대화 내용 등으로 확인되면 대법원 판례상 ‘제작’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런 정황이 전혀 없었다면 소지 등 더 가벼운 혐의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상대방이 성인인 줄 알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연령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정은 고의를 다투는 핵심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화 내용, 프로필, 학교 관련 언급 등 정황상 미성년자임을 알 수 있었다고 판단되면 인정되기 쉽지 않으므로, 관련 정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두어야 합니다.

Q. 받은 촬영물을 바로 삭제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촬영물이 만들어진 시점에 이미 범죄가 완성되므로, 이후 삭제했다는 사정만으로 성립 자체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삭제 경위와 시점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Q. 제작죄로 조사받으면 반드시 구속되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법정형이 무겁고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초기 대응에서 이러한 우려를 얼마나 해소하는지가 중요합니다.

Q. 미수에 그쳤어도 처벌되나요?

A. 네, 제작이 완성되지 않고 시도에 그친 경우에도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촬영물을 받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혐의에서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지만, 법정형 자체가 무거운 범죄라 합의만으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혐의 구성 자체를 다투는 작업과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7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