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채팅 애플리케이션이나 SNS에서 대화만 나누고 실제로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상대방이, 갑자기 자신이 미성년자였다며 신고하겠다고 통보하고 합의금 명목의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다수는 “만난 적도 없는데 무슨 죄가 되겠어”, “그냥 몇십만 원 보내고 조용히 끝내자”는 생각으로 상대의 요구에 일단 응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한 번 송금하고 나면 요구 금액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합의금이 더 필요하다”는 식으로 추가 요구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실무에서는 이런 방식의 요구가 실제 미성년자 여부나 형사책임 유무와 무관하게, “신고하겠다”는 해악의 고지로 상대를 겁주어 돈을 받아내는 행위 자체만으로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이 거듭 확인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대화 내용에 따라서는 요구를 받는 쪽에게도 별도의 형사책임 검토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 어느 한쪽만 안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만난 적이 없는데도 미성년자라며 신고를 언급하고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가 어떤 범죄로 다뤄지는지, 그리고 이런 연락을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실무 흐름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만난 적이 없어도, “신고하겠다”며 돈을 요구하면 그 자체로 공갈죄가 성립합니다
실제로 범죄가 있었는지와 별개로, 협박으로 재물을 받으면 공갈죄입니다.
형법 제350조는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갈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에게 해악을 고지해 겁을 먹게 하고, 그 상태에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받아냈다는 인과관계만 확인되면 충분합니다.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말 미성년자인지, 진짜로 경찰에 신고할 의사가 있는지는 공갈죄 성립 여부와 별개의 문제입니다. 설령 상대방이 어떤 형태로든 정당한 권리나 사정이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실현 수단이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범위를 넘는다면 여전히 공갈죄가 됩니다.
피해자에 대하여 정당한 권리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공갈죄의 성립이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고, 권리행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나 정도를 넘는 경우에는 공갈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6. 9. 24. 선고 96도2151 판결).
실무에서 확인되는 이런 유형의 요구는 대부분 전문적인 수법으로 이뤄집니다. 계좌이체 대신 추적이 어려운 문화상품권 핀번호를 요구하거나, 조작된 민원 접수 화면을 캡처해 보여주며 공포심을 키운 뒤 추가 합의금을 요구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상대가 실제로는 미성년자가 아니거나, 애초에 신고할 증거조차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난 적이 없다는 사정은 상대의 요구가 공갈인지 여부를 바꾸지 않습니다. “신고하겠다”는 말로 돈을 받아내려 한 순간, 그 행위 자체가 형법상 공갈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 실제로 미성년자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협박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상대가 나이를 속였더라도 공갈죄·협박죄 성립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형법 제283조는 사람을 협박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면, 협박을 수단으로 돈까지 받아냈다면 공갈죄(형법 제350조)가 적용되어 처벌불원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처벌이 진행됩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이 상대의 나이입니다. 상대가 실제로 미성년자인지, 아니면 미성년자를 사칭한 성인이거나 여러 명이 조를 짜서 접근한 경우인지는 협박·공갈죄의 성립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채팅으로 성인을 유인한 뒤 신체 접촉 등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하다가 적발된 10대 조직형 사례도 보도된 바 있습니다.
“상대가 진짜 미성년자가 맞는지”, “정말 신고할 증거를 갖고 있는지”를 스스로 확인하려다 시간을 끄는 사이 요구 금액이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위를 따지기보다, 우선 요구 자체가 정당한 법적 절차가 아니라 협박·공갈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상대가 나이를 속였는지, 정말 신고할 생각이 있는지는 나중에 확인할 문제이고, “신고하겠다”는 말로 돈을 요구한 행위 자체는 이미 협박·공갈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3. 대화 내용에 따라 상대방 요구와 별개로, 스스로도 형사책임을 검토해야 할 수 있습니다
만남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대화 내용 자체가 문제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만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는 19세 이상인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반복하거나, 성적 행위·만남을 요구하는 행위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조항은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실제로 만나지 않았거나 사진·영상을 주고받지 않았더라도 대화 내용만으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조항이 적용되려면 대화 상대가 실제로 아동·청소년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상대가 미성년자를 사칭한 성인이었거나 나이를 특정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이 조항이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판단될 여지가 있어, 섣불리 스스로 유죄라 단정할 것도 무죄라 단정할 것도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실제로 만났는지 여부가 아니라, 대화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입니다. 성적인 내용의 대화가 반복됐는지, 상대가 스스로 나이를 밝힌 시점이 언제인지, 만남이나 사진을 요구한 사실이 있는지에 따라 상대방의 협박·공갈 책임과는 별개로 본인의 형사책임 여부도 함께 검토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나지 않았으니 아무 문제 없다”는 판단은 섣부를 수 있습니다. 상대의 협박에 대응하는 것과 별개로, 대화 내용 자체에 대한 냉정한 검토가 함께 필요합니다.
4.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조직적으로 접근했다면 형이 더 무거워집니다
특수공갈·상습공갈로 가중되면 처벌 수위가 크게 올라갑니다.
형법은 공갈죄의 기본 형량(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외에도,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공갈한 경우를 특수공갈로 별도로 무겁게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채팅으로 접근해 신체 접촉이나 만남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사건 중에는, 혼자가 아니라 역할을 나눈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이는 조직적인 형태로 확인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같은 수법으로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했다면 형법 제351조에 따라 상습범으로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신고하겠다”는 말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경찰에 허위 신고서까지 접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형법 제156조 무고죄(10년 이하의 징역)로 별도의 형사책임까지 문제됩니다.
여럿이 조직적으로 접근했거나 반복적인 수법이라면, 단순한 일회성 공갈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돈을 보내기 전, 이 순서대로 대응해야 합니다
증거 확보가 먼저이고, 신고·상담은 그다음입니다.
이런 연락을 받았을 때 대응 절차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주거지 관할이 수원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공갈(미수) 피해를 고소장으로 접수 → ②고소인 조사에서 대화 경위와 요구 내용을 구체적으로 진술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수사 → ④필요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절차로 이어집니다. 다만 절차에 들어가기 전, 감정적으로 바로 송금하거나 무시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화 내용 전체를 캡처·백업해 삭제하지 않고 보관합니다. 신고·고소의 증거이자, 본인의 형사책임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이미 송금했다면 송금 수단(계좌이체·문화상품권 핀번호 등)과 일시·금액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변호사와 함께 상대방의 협박·공갈 책임과 대화 내용에 따른 본인의 책임 여부를 같이 검토한 뒤, 고소·응대 여부 등 대응 방향을 정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사건 대응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상대방의 공갈·협박에 대한 형사 고소와 본인의 잠재적 책임 검토를 함께 진행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채팅으로 시작된 협박은 “창피해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성적인 내용이 얽혀 있으면 가족이나 지인은커녕 경찰에도 알리기를 주저하다가, 그 사이 요구 금액만 계속 불어나는 일이 흔합니다.
협박·공갈로 돈을 뜯기고 있는 쪽이라면, 겁을 먹고 바로 응하기보다 대화 내용과 송금 내역부터 침착하게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할수록 상대는 그 반응을 이용해 요구 수위를 높입니다. 반대로 대화 내용 자체가 걸려 정말 형사책임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쪽이라면, 스스로 짐작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대화 전체를 놓고 구체적으로 검토받는 것이 결과를 바꿉니다.
저는 이런 채팅 협박·공갈 사건에서 돈을 뜯기는 쪽과, 반대로 대화 내용을 걱정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고 어떤 순서로 대응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돈을 보내기 전, 혹은 이미 보냈더라도 지금이 상황을 정리할 마지막 시점일 수 있습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그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가 진짜 미성년자인지 확인이 안 되는데, 그래도 신경 써야 하나요?
A. 네. 실제 나이와 무관하게 “신고하겠다”는 말로 돈을 요구했다면 그 자체로 공갈죄가 문제될 수 있고, 반대로 대화 내용에 따라서는 본인 책임도 함께 검토해야 하므로 진위와 별개로 대응이 필요합니다.
Q. 그냥 몇십만 원만 보내고 조용히 끝내면 안 되나요?
A. 권장하지 않습니다. 한 번 응하면 요구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고, 송금 자체가 나중에 불리하게 해석될 소지도 있습니다. 우선 대화와 송금 내역부터 보존하고 대응 방향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상대가 실제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하는데, 사실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본인 앞으로 실제 수사기관의 출석요구나 통지가 오기 전까지는 신고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허위로 신고한 사실이 나중에 확인되면 상대방에게 별도로 무고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만난 적도 없고 사진도 주고받지 않았는데 저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대화 내용에 따라 다릅니다. 성적인 내용의 대화가 반복됐거나 만남·사진을 요구한 사실이 있다면 만남 여부와 무관하게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어, 대화 전체를 두고 변호사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상품권으로 보내라고 하는데 계좌이체보다 안전한가요?
A. 아닙니다. 오히려 추적이 어려운 결제 수단을 요구하는 것은 전문적인 공갈 수법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어떤 방식이든 송금 전에 먼저 요구의 정당성부터 의심해야 합니다.
Q. 협박 문자나 메시지만 받았고 아직 돈을 보내지 않았다면 어떻게 하나요?
A. 아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협박이나 공갈미수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대화 내용을 삭제하지 말고 캡처해 보관한 뒤, 조기에 상담받는 것이 이후 대응에 유리합니다.
Q. 가족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데, 변호사 상담만으로 해결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상담과 대응 과정은 의뢰인의 의사에 따라 진행되며, 초기에 자료를 정리하고 방향을 잡아두면 이후 절차에서 불필요하게 사정이 알려지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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