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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폭행, 때린 사람 특정 못해도 가담자 전원에게 배상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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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폭행, 때린 사람 특정 못해도 가담자 전원에게 배상 청구할 수 있다 

강대현 변호사

여러 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폭행을 당하면, 피해자는 대개 누가 먼저 손을 댔는지, 누구의 발길질에 갈비뼈가 부러졌는지조차 순서대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때린 사람을 정확히 특정하지 못하면 배상을 못 받는다"고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민법은 애초에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집단폭행에서 개별 가해행위를 특정하지 못해도 가담자 전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실제 소송에서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집단폭행 피해, "누가 때렸는지 모른다"는 벽

일반적인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특정 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 명이 뒤엉켜 한 사람을 집단으로 폭행한 경우, 피해자는 물론이고 목격자조차 누구의 주먹이 어느 부위에 맞았는지, 어떤 순서로 폭행이 이어졌는지 정확히 재구성하기 어렵습니다. 형사 수사가 진행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사기관이 각 가담자별로 구체적인 가해 부위와 정도까지 낱낱이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가 흔히 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가해자를 개별적으로 특정하지 못하면 손해배상 청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민법은 여러 사람이 관련되어 손해를 가한 경우를 별도로 규율하는 조항을 두고 있고, 이 조항의 취지가 바로 "누가 정확히 때렸는지"를 개별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부담을 피해자에게서 덜어주는 데 있습니다. 다음 항목에서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민법 제760조 — "누가 때렸는가"보다 "함께 가담했는가"를 묻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규정이 민법 제760조(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입니다. 제1항은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공동 아닌 수인의 행위중 어느 자의 행위가 그 손해를 가한 것인지를 알 수 없는 때에도 전항과 같다"고 규정하고, 제3항은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고 명시합니다.

일반 불법행위(민법 제750조)라면 피해자가 특정 가해자의 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하나하나 증명해야 하지만, 제760조가 적용되는 상황에서는 그 부담이 크게 완화됩니다. 여러 명이 한 덩어리로 몰려가 피해자를 폭행한 전형적인 집단폭행이라면 제1항이 적용되어, 개별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각자 따로 증명할 필요 없이 가담 사실만으로 전원이 연대책임을 집니다. 설령 가해행위 자체가 각자 독립적으로 이루어져 누구의 행위가 결정적이었는지조차 구별할 수 없는 경우라도 제2항이 같은 결론을 이끌어냅니다. 어느 쪽으로 보든 결론은 같습니다. 가담이 확인되면 전원이 배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민법 제760조는 "누가 정확히 때렸는가"가 아니라 "손해를 낸 행위에 관련공동성을 갖고 가담했는가"를 묻는다 — 이 전환이 집단폭행 피해자의 증명 부담을 크게 낮춘다.

판례가 요구하는 것은 사전 공모가 아니라 "관련공동성"

그렇다면 제760조가 말하는 "공동"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여러 명이 사전에 짜고 폭행을 모의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1. 5. 8. 선고 2001다2181 판결은 "수인이 공동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의 경우 행위자 상호간의 공모는 물론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객관적으로 그 공동행위가 관련공동되어 있으면 족하고, 그 관련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함으로써 그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는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다13900 판결 역시 동일한 법리를 확인하면서, 방조에 관해서는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킨다고 설시했습니다.

이 법리를 집단폭행에 대입하면, 처음부터 여러 명이 작정하고 몰려간 경우뿐 아니라 우연히 시비가 붙은 자리에서 곁에 있던 사람들이 가세해 함께 폭행에 이른 경우도 관련공동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몸싸움을 벌이던 중 지나가던 제3자들이 한쪽 편을 들어 함께 발길질을 했다면, 그 제3자들이 사전에 모의한 사실이 없더라도 현장에서 실제로 가담한 이상 공동불법행위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사전 계획성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실제 가담 여부가 판단의 중심입니다.

형사 절차와 민사 청구는 별개다

형사 고소를 진행하다 보면 "검찰이 공동정범으로 기소하지 않았으니 민사 배상도 어렵지 않겠느냐"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사 절차와 민사 손해배상 청구는 목적과 증명 기준이 다른 별개의 절차입니다. 검사는 각 피의자별로 구체적인 가해행위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정도까지 증명해야 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상해가 아닌 단순 폭행 혐의로만 기소되거나 일부 가담자는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되기도 합니다.

반면 민사소송에서는 우월한 증명(고도의 개연성) 정도로 충분하고, 무엇보다 민법 제760조 자체가 개별 인과관계 증명 부담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형사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거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람이라도, 민사소송에서는 관련공동성이 인정되어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배상책임을 지는 경우가 실무상 드물지 않습니다. 형사 결과만 보고 민사 청구를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형사에서 개별 가해행위를 특정하지 못해 불기소되거나 무죄가 나오더라도, 민사에서는 관련공동성만 인정되면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 두 절차의 증명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소송에서 무엇을 증명해야 하나

집단폭행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해자가 증명해야 할 것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첫째, 피고가 폭행 현장에 있었고 그 폭행 행위에 실제로 가담했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그 행위로 인해 손해(상해, 치료비, 일실수익, 위자료 등)가 발생했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피고의 주먹이 어느 부위에 맞아 정확히 어떤 상해를 냈는지까지 개별적으로 증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자료가 가담 사실을 뒷받침하는 데 쓰입니다. CCTV·블랙박스 영상이 있다면 가장 직접적인 증거가 되고, 없더라도 목격자 진술서, 병원의 상해진단서, 형사 수사 과정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나 참고인 진술조서 등이 함께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술집 앞에서 여러 명이 한 사람을 둘러싸고 발로 차거나 밀친 CCTV 영상이 확보되었다면, 그중 누구의 발이 갈비뼈 골절을 일으켰는지 특정하지 못해도 영상에 등장한 가담자 전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 CCTV·블랙박스 영상 — 가담자 특정에 가장 직접적인 자료.

  • 목격자 진술서 — 영상이 없을 때 현장 상황을 재구성하는 핵심 자료.

  • 상해진단서·진료기록 — 손해(상해)의 발생과 정도를 뒷받침.

  • 형사 수사기록(피의자신문조서·참고인 진술조서) — 민사소송에서 문서송부촉탁으로 확보해 증거로 활용 가능.

가담자의 방어 — "나는 말리려고 있었을 뿐"이라는 항변

소송을 당한 가담자 측에서 흔히 내세우는 항변이 있습니다. 자신은 폭행에 가담하지 않았고, 오히려 싸움을 말리려고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단순히 현장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극적으로 그 자리에 있었던 것과, 실제로 폭행에 가담하거나 위협적인 태세로 다른 가담자를 부추긴 것은 구별되어야 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관련공동성이 일단 객관적 정황으로 뒷받침되면, 자신이 그 관련성에서 벗어난다는 사정(가담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가담자 쪽에서 구체적으로 밝혀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됩니다. 단순히 직접 손을 대지 않았더라도 다른 가담자를 에워싸 도망가지 못하게 막거나 폭행을 부추기는 언행을 했다면, 대법원 2000다13900 판결이 말하는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에 해당해 방조자로서 공동행위자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말리려 했다"는 주장은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 정황(만류하는 발언, 다른 사람을 붙잡는 행동 등)이 함께 제시되어야 설득력을 가집니다.

연대책임의 실익 — 자력 있는 가담자에게 전액 청구할 수 있다

제760조에 따른 책임은 연대책임입니다. 가담자 여러 명이 배상액을 각자 나누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는 가담자 중 누구에게든, 심지어 한 명에게만 손해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무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가담자 중 일부가 무자력이어서 승소판결을 받아도 실제로 돈을 받아내기 어려운 경우, 자력이 있는 가담자를 상대로 집중적으로 청구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5명이 함께 폭행에 가담해 치료비·일실수익·위자료를 합산한 손해액이 3천만원으로 인정되었다면, 피해자는 그중 재산 상태가 가장 확실한 1명에게 3천만원 전액을 청구하는 소송도 가능하고, 5명 전원을 공동피고로 삼아 함께 청구하는 소송도 가능합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인정되는 손해액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물론 전액을 배상한 가담자는 이후 다른 가담자들에게 각자의 부담 부분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담자들 사이의 내부 정산 문제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이 내부 정산과 무관하게, 가담자 중 누구를 상대로 하든 전액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점만 기억하면 됩니다.

소멸시효 —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손해배상 청구권도 시효의 제한을 받습니다. 민법 제766조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하고,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해도 마찬가지라고 정합니다.

집단폭행처럼 가담자가 여러 명인 사건에서는 이 "가해자를 안 날"의 기산점이 가담자별로 따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사건 초기에는 일부 가담자만 특정되고, 수사가 진행되면서 나중에 추가 가담자가 밝혀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사건 발생 직후에는 2명만 신원이 확인되어 그 2명을 상대로 먼저 소송을 제기했는데, 수사가 진행되며 1년 뒤 3명이 추가로 특정되었다면, 그 3명에 대한 3년의 소멸시효는 처음 사건이 발생한 날이 아니라 이들의 신원을 알게 된 시점부터 새로 진행됩니다. 형사 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민사소송 제기 시점과 피고 범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형사에서 폭행 혐의로 처벌받지 않은 사람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고도의 증명을, 민사는 우월한 증명을 요구해 기준이 다르고, 민법 제760조가 개별 인과관계 증명 부담을 완화하고 있어 형사에서 불기소되거나 무죄가 나온 사람도 민사에서는 공동불법행위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가담자들끼리 배상액을 나눠서 청구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민법 제760조에 따른 책임은 연대책임이므로, 피해자는 가담자 중 누구에게든 손해 전액을 청구할 수 있고 원한다면 가담자 전원을 공동피고로 삼아 함께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Q. CCTV도 없고 목격자도 불분명하면 어떻게 가담 사실을 증명하나요?

A. 형사 수사기록(피의자신문조서·참고인 진술조서)을 민사소송에서 문서송부촉탁으로 확보해 증거로 활용하는 방법이 널리 쓰입니다. 상해진단서나 사건 직후의 진술, 통화·메시지 기록 등 정황증거를 함께 정리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Q. 단순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 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가담자도 책임지나요?

A. 소극적으로 그 자리에 있었던 것과 실제 가담(위협적 가세, 부추김 등 포함)은 구별됩니다. 관련공동성이 객관적 정황으로 뒷받침되면 가담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그 가담자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하는 경우가 많아, 단순 부인만으로는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Q. 미성년자가 집단폭행에 가담한 경우도 마찬가지인가요?

A. 가담한 미성년자에게 책임능력이 있다면 본인이 배상책임을 지고, 책임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755조에 따라 감독의무자인 부모 등이 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관련공동성이 인정되면 다른 가담자들과 함께 책임 범위에 포함됩니다.

Q.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 전에 형사 고소부터 반드시 해야 하나요?

A. 순서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아 민사소송만 독립적으로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형사 고소·수사 과정에서 확보되는 증거가 민사소송에서도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아, 실무에서는 형사 고소를 먼저 진행하거나 병행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맺음말

집단폭행 피해자가 "누가 정확히 때렸는지 모른다"는 이유로 배상 청구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민법 제760조와 판례가 요구하는 것은 사전 공모나 개별 가해행위의 정밀한 특정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관련공동성입니다. 가담 사실과 손해 발생만 증명하면, 가담자 전원이 연대하여 배상책임을 지고 피해자는 그중 누구에게든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술자리나 우발적 시비에서 시작된 집단폭행 사건이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가담자가 여럿이라 오히려 누구를 상대로, 어떤 자료로 청구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는 만큼, 수사기록과 증거를 정리하는 단계에서부터 전략을 세워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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