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겨냥한 글이 커뮤니티나 유튜브에 올라왔을 때, 또는 반대로 내가 쓴 글이 어느 날 갑자기 가려졌을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것이 임시조치라는 제도입니다. 이름만 임시일 뿐, 그다음 절차가 여기서 정해집니다. 어느 쪽에 서 있든 이 제도의 구조부터 알아야 다음 수를 정할 수 있습니다.
권리를 침해당한 사람은 그 정보를 처리한 사업자에게 침해 사실을 소명해 삭제나 반박내용 게재를 요청할 수 있고, 사업자는 요청을 받으면 지체 없이 삭제나 임시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신청인과 게시자 모두에게 즉시 알려야 합니다(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1항·제2항). 정작 실무에서 걸리는 것은 제4항입니다. 권리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예상되면 사업자는 삭제가 아니라 30일 이내로 접근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이 확정되어서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 판단하기 어려워서 일단 가려 두는 구조입니다.
요청이 없어도 가려질 수 있습니다. 사업자가 스스로 권리침해라고 인정하면 임의로 임시조치를 할 수 있고, 이때도 기간은 30일 이내입니다(같은 법 제44조의3). 신고를 받은 적도 없는데 글이 가려졌다는 상담이 들어오는 이유입니다.
가려진 쪽에서 다투는 방법은 좁습니다. 임시조치 자체에는 게시자의 이의제기권이나 복원청구권이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고, 헌법재판소도 그 부분을 사업자의 약관과 정책에 맡긴 제도라고 보면서 임시조치가 표현을 영구히 금지하는 것은 아니어서 다시 게재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2026년 7월 7일부터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길을 하나 열었습니다. 이용자 규모가 일정 기준을 넘는 사업자에게 신고가 들어와 삭제나 접근차단, 계정 정지 같은 조치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신고한 쪽과 글을 올린 쪽 모두 통지받은 날부터 6개월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그 결정에 대해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내 글이 가려졌다면 어느 경로로 가려진 것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삭제를 요청하는 쪽이라면 특정이 관건입니다. 대법원은 피해자로부터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삭제·차단 요구를 받지 못했고 침해 여부를 명확히 알기 어려우며 기술적·경제적으로 관리·통제가 곤란하면 사업자에게 삭제 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6다271608 판결). 주소와 제목, 게시 시각, 화면 갈무리로 게시물을 하나하나 특정하지 않으면 요청 자체가 힘을 잃습니다. 반대로 불법성이 명백하고 구체적인 요구가 있었거나 사업자가 존재를 명백히 인식할 수 있었는데도 상당한 기간 방치했다면 부작위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전원합의체 판단입니다.
무리한 신고는 반대로 위험합니다. 저작권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유튜브에 세 차례 허위 침해신고를 해 상대방 계정이 삭제되게 만든 사건에서 업무방해죄가 인정되었습니다. 직접 압박이 아니어도 계정 삭제라는 상태를 만들어 활동을 현저히 곤란하게 했다면 위력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개정법도 같은 방향입니다. 근거 없는 신고를 반복하면 사업자가 일정 기간 그 사람의 신고를 아예 접수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무고죄는 공무소나 공무원에 대한 허위 신고를 전제로 하므로, 플랫폼에만 요청한 경우가 곧바로 무고가 되지는 않습니다.
형사 고소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거짓 사실이면 7년 이하의 징역 등으로 무거워지고,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밝힌 처벌불원 의사에 반해서는 기소할 수 없습니다(같은 법 제70조). 거짓 사실을 퍼뜨려 얻은 금품이나 이익은 몰수·추징한다는 조항도 새로 들어왔습니다.
민사 쪽도 달라졌습니다. 개정법은 허위정보와 내용을 손봐 사실처럼 보이게 만든 조작정보를 묶어 규율하면서 풍자와 패러디는 빼 두었고, 손해가 생긴 것은 분명한데 액수를 증명하기 어려우면 법원이 5천만 원 범위에서 손해액을 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정보를 퍼뜨리는 일을 업으로 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게재자가 허위임을 알면서 해칠 의도로 유통한 경우에는 인정된 손해액의 다섯 배까지 배상액을 정할 수 있습니다.
가려진 글 때문이든 가리고 싶은 글 때문이든, 30일은 이미 흐르고 있습니다. 요청하는 쪽은 그 안에 소명자료와 특정자료를 갖춰 형사·민사로 넘어갈지 정해야 하고, 가려진 쪽은 약관상 이의절차와 법정 이의신청 가운데 어느 쪽이 열려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비방 목적이나 허위성이 다투어질 대목을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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