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외국으로 데려간 배우자 — 헤이그 반환청구
아이를 외국으로 데려간 배우자 — 헤이그 반환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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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외국으로 데려간 배우자 — 헤이그 반환청구 

김강희 변호사


아이를 외국으로 데려간 배우자 — 헤이그 반환청구


사건 개요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른 상황에서 한쪽 배우자가 "친정에 다녀오겠다", "방학 동안 외갓집에 보내겠다"며 아이를 데리고 외국으로 나간 뒤 연락을 끊거나, 처음부터 돌아올 생각이 없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은 배우자는 하루아침에 아이의 얼굴도, 목소리도 듣지 못하는 상태에 놓이고, 상대방이 그 나라에서 이혼이나 양육권 소송을 먼저 제기하기라도 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집니다.

이런 상담을 받으면 의뢰인은 대개 "당장 데려올 방법이 없느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감정적인 호소나 국내 법원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아이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이가 있던 나라와 아이가 옮겨간 나라가 모두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의 체약국이라면, 이 사안은 "누가 아이를 더 잘 키우는가"를 다투는 양육권 본안이 아니라 아이를 원래 생활하던 곳으로 우선 돌려보낼 것인지를 신속하게 판단하는 별도의 절차, 즉 협약상 반환청구로 다루어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이의 상거소(常居所)가 대한민국이었고 상대방이 정당한 동의 없이 아이를 데려가거나 약속된 시점에 돌려보내지 않았다면, 아이가 옮겨간 체약국에서 협약에 따른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결과는 감정이 아니라, 협약이 요구하는 요건을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증거로 갖추었는가에서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승패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아이가 이동 직전 실제로 생활의 중심을 두고 있던 곳, 즉 상거소가 대한민국이었다고 인정될 수 있는지입니다. 둘째, 상대방의 행위가 협약이 말하는 '불법적인 이동' 또는 '불법적인 유치'에 해당하는지—즉 애초 동의 없이 데려간 것인지, 아니면 일시 출국에는 동의했지만 약속한 시점에 돌아오지 않은 것인지입니다. 셋째, 신청인에게 협약이 보호하는 양육권이 있었고, 이동 당시 이를 실제로 행사하고 있었는지입니다. 넷째, 상대방이 내세울 반환거부사유—1년 경과 및 정착, 동의·추인, 아이에 대한 중대한 위해, 아이 본인의 의사—를 어떻게 미리 차단할 것인지입니다.

여기서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의 전속관할은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 제11조·제12조에 따라 아이가 대한민국으로 불법적으로 이동·유치된 경우, 즉 국내로 데려온 사건에 대한 것입니다. 지금처럼 아이가 대한민국에서 외국으로 옮겨간 경우라면, 국내 법원에 곧바로 반환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법무부(중앙당국)를 통해 아이가 있는 체약국으로 반환지원 신청을 이송하고, 그 나라 법원이 협약에 따라 심리하는 절차를 밟게 됩니다. 이 구조를 정확히 알아야 첫 단추부터 어긋나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협약 적용요건을 증거로 세우기 — 상거소·양육권·불법성


협약은 감정이 아니라 요건으로 움직입니다. 가장 먼저 무너지면 안 되는 지점이 바로 이 세 가지 요건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구성합니다.

1) 아이의 '상거소'를 기록으로 증명합니다.

상거소는 국적이나 주민등록상 주소가 아니라 실제 생활의 중심이 어디였는가로 판단됩니다. 어린이집·학교 재원 기록, 예방접종과 진료 기록, 거주 기간과 형태, 부모 모두의 근무지와 생활 근거지 등을 시계열로 정리해, 이동 직전 아이의 생활 중심이 대한민국이었음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합니다. 단기 방문이나 어학연수처럼 애초 일시적 체류였던 기간은 상거소 산정에서 분리해 설명해야, 상대방이 "원래 거기서 살았다"는 식으로 사실관계를 흐리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협약이 보호하는 '양육권' 침해를 법적으로 구성합니다.

이혼이 아직 성립하지 않았거나 법원이 양육자를 별도로 정하지 않은 상태라면, 민법상 부모는 공동으로 친권과 양육권을 행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상태에서 한쪽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아이를 데리고 출국했다면, 그 자체로 상대방의 공동양육권을 침해한 것이어서 협약상 '불법적 이동'의 요건을 충족합니다. 이미 별거 중이었거나 사실상 주된 양육자가 있었더라도, 법원의 정식 양육권 결정이 없었다면 이 공동양육권 구조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을 서면에 명확히 반영합니다.

3) '불법적 이동'인지 '불법적 유치'인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합니다.

처음부터 동의 없이 데려간 경우와, "2주만 다녀오겠다"는 약속을 받고 출국을 허락했으나 그 시점이 지나도 돌려보내지 않는 경우는 증명 구조가 다릅니다. 후자라면 출국 전 주고받은 문자·메신저 대화로 합의된 체류 목적과 기간을 먼저 확정해 두고, 그 기한이 지났음에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시점별로 기록해 '유치'가 언제부터 불법으로 전환되었는지를 특정합니다. 이 전환 시점이 이후 1년 기산의 출발점이 되므로 가장 정확하게 짚어야 하는 지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상대방의 반환거부 항변을 사전에 차단하기


요건이 갖춰져도, 상대방은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4항이 정한 유형의 반환거부사유—우리 법의 표현을 빌리면 1년 경과·정착, 동의·추인, 중대한 위해, 아이의 의사, 인권원칙 위배—를 내세워 다툽니다. 아이가 있는 체약국의 법원도 협약의 같은 기준으로 심리하므로, 이 항변들을 미리 예상하고 반박 자료를 갖추는 것이 결과를 가릅니다.

1) '1년 경과·정착' 항변을 막기 위해 시간을 다투듯 움직입니다.

불법적 이동·유치일부터 1년 안에 반환절차가 시작되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반환을 명해야 하지만, 1년이 지나면 상대방이 "아이가 이미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는 항변을 꺼낼 여지가 생깁니다. 그래서 사실을 알게 된 즉시 법무부 중앙당국에 반환지원 신청을 접수해 절차 개시일을 최대한 앞당기고, 만약 상대방이 소재를 숨겨 확인이 늦어졌다면 그 경위—연락 두절 시점, 소재 파악을 위해 취한 조치—를 함께 기록해 지연이 신청인 책임이 아니었음을 밝혀 둡니다.

2) '동의·추인' 주장을 반박할 자료를 미리 확보합니다.

상대방은 대개 "상대도 출국에 동의했다"거나 "그동안 묵인하지 않았느냐"고 다툽니다. 이를 막으려면 출국 전 합의는 어디까지였는지를 보여주는 대화 기록, 이동 사실을 알게 된 직후 보낸 항의성 메시지나 내용증명, 아이의 조속한 반환을 요구해 온 이력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둡니다. 침묵하거나 대응을 미룬 기간이 길수록 '묵인'으로 해석될 여지가 커지므로, 인지 즉시 서면으로 의사를 표시해 두는 것이 이 항변을 차단하는 핵심입니다.

3) '중대한 위해' 주장에는 구체적 안전조치로 맞섭니다.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항변이 "돌려보내면 아이가 위험해진다"는 주장입니다. 이 주장이 나올 것이 예상되면, 막연히 부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환 이후 아이의 안전을 담보할 구체적 조치—귀국 후 별도 거주지 마련, 접근금지·보호명령 신청, 임시 양육비 지급 방안—를 함께 제시해, 위험이 반환 자체가 아니라 사후 조치로 관리될 수 있는 문제임을 법원에 보여줍니다. 반대로 학대나 방임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 있다면 진단서·상담 기록 등 객관적 자료로 선제적으로 반박합니다.

4) 아이의 의사가 다투어질 상황에도 대비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나이와 성숙도에 이르렀다면 법원이 그 의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아이가 한쪽 부모의 영향 아래 형성된 진술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인지가 함께 검토되므로, 중립적인 절차를 통한 아이 면담이나 전문가 평가를 요청해 그 의사가 자연스럽게 확인되도록 준비합니다.


결론


아이를 데리고 나간 배우자를 상대로 한 헤이그 반환청구는, "언젠가 정리되겠지"라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순간 가장 불리해지는 절차입니다. 1년이라는 기간이 상대방에게 유리한 항변의 근거가 될 수 있고, 그 사이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집니다.

상거소와 양육권, 이동·유치의 불법성을 증거로 세우고 상대방이 꺼낼 항변을 미리 예측해 막아 두었는가가 결과를 좌우하며, 그 준비는 사실을 알게 된 바로 그 시점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 아이가 외국으로 떠난 상황에 놓여 계시다면, 무엇을 먼저 기록하고 어떤 절차부터 밟아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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