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등기된 집을 임대했다가 사기 혐의 받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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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임대차

신탁 등기된 집을 임대했다가 사기 혐의 받았다면 

김강희 변호사


신탁 등기된 집을 임대했다가 사기 혐의 받았다면


사건 개요


A씨는 자신 명의로 분양받은 오피스텔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서, 대출 관행에 따라 신탁회사와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등기부상 소유권은 신탁회사로 넘어갔지만, A씨는 예전과 다름없이 그 오피스텔을 관리하며 임차인을 들이고 임대료를 받아 왔습니다. 은행 대출을 위해 형식적으로 거친 절차라고만 여겼을 뿐, 자신이 더 이상 그 집을 임대해 줄 권리가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감각은 없었습니다.

문제는 새 세입자 B씨와 계약하면서 불거졌습니다. B씨는 보증금을 치르고 입주한 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으러 갔다가, 등기부등본에서 처음으로 신탁 등기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자신이 계약한 상대방은 소유자가 아니었고, 신탁회사(수탁자)의 동의 없이 체결된 계약이라 대항력조차 온전히 보장받기 어려운 처지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입니다. B씨는 "소유자도 아닌 사람에게 속아 보증금을 냈다"며 A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A씨는 신탁 구조를 잘 몰랐을 뿐이라고 항변하는 처지에서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A씨 같은 임대인들이 가장 당혹스러워하는 지점은, 자신은 오히려 종전처럼 관리해 온 것뿐이라는 인식이었는데 그 인식 자체가 '기망의 고의'로 뒤집혀 읽힌다는 사실입니다. 신탁 등기 부동산을 임대한 행위가 곧바로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인식과 권한의 실체를 소명하지 못하면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신탁법 제2조는 신탁을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재산을 이전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 목적에 따라 이를 관리·처분하게 하는 법률관계로 정의합니다. 판례는 이 이전의 효력을 엄격하게 보아, 신탁재산의 소유권은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에게 완전히 귀속되고 위탁자에게는 유보되지 않는다고 확인해 왔습니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70460 판결). 신탁법 제31조 역시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권한이 원칙적으로 수탁자에게 있음을 규정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A씨에게 애초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었는지—신탁원부·신탁계약서에 위탁자가 수탁자의 사전 승낙을 받아 자기 명의로 임대할 수 있다는 특약이 있었는지입니다. 둘째, 그 특약이 있었다면 A씨가 실제로 승낙 절차를 거쳤는지입니다. 셋째, 절차를 거치지 못했더라도 A씨가 자신에게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이를 숨겼는지, 아니면 종전 관행을 그대로 신뢰한 것인지입니다. 넷째, B씨에게 신탁 사실을 고지했는지입니다.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는 기망행위와 그로 인한 착오, 착오에 기한 처분행위, 그리고 편취의 고의가 모두 갖추어져야 성립합니다. 신탁 등기를 숨기고 임대차계약을 맺은 사실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계약 당시 A씨에게 권한이 없음을 알면서도 있는 것처럼 꾸며 보증금을 받으려는 고의가 있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계약이 신탁법상 무효라는 민사적 결론과, 형사상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는 결론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신탁 구조에 대한 인식을 사실관계로 재구성하기


가장 먼저 무너지기 쉬운 지점은 "권한이 없다는 걸 알면서 숨겼다"는 수사기관의 전제입니다. 그 전제를 그대로 두면 임대인의 관행적 관리 행위조차 계획적 기망으로 읽힙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인식의 실체를 재구성합니다.

1) 신탁계약서·신탁원부의 임대권한 조항을 먼저 확보합니다.

담보신탁계약 다수에는 위탁자가 수탁자의 사전 승낙을 받아 자기 명의로 신탁 부동산을 임대할 수 있다는 특약이 실제로 들어가 있습니다. 이 조항의 존재와 문언을 신탁원부·신탁계약서 원본으로 확인해, A씨가 애초 권한 자체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승낙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관계부터 세웁니다. 이 구분이 고의를 판단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2) 수탁자와의 실제 교신 기록을 확보합니다.

과거에도 같은 방식으로 세입자를 들이면서 신탁회사에 통지하거나 승낙을 구한 적이 있는지, 신탁회사가 이를 묵인·용인해 온 관행이 있었는지를 통화 내역, 문자, 이메일로 확인합니다. 매번 명시적 서면 승낙을 받지는 않았더라도 신탁회사가 사실상 인지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관행이 확인되면, A씨가 자신의 임대 행위를 정당한 것으로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음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3) 임차인에게 신탁 사실을 고지했는지를 정리합니다.

계약 체결 과정에서 등기부등본을 함께 열람했는지, 신탁 사실을 언급한 문자나 대화가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신탁 사실을 적극적으로 숨긴 정황이 없다면, 이는 '기망행위'라는 구성요건 자체를 흔드는 사정이 됩니다. 반대로 등기부 열람을 피하게 했거나 소유자인 것처럼 서류를 꾸민 정황이 있다면, 그 부분은 방어 전략에서 별도로 관리해야 할 약점으로 분리해 다룹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권한 범위를 소명하고 편취 고의 부존재를 입증하기


인식의 실체를 세웠다면, 다음은 그 인식이 근거 없는 착각이 아니라 합리적 범위 안의 권한 행사였음을 숫자와 문서로 소명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신탁원부상 위탁자 임대권한의 구체적 범위를 특정합니다.

신탁계약이 허용한 임대차의 조건—보증금·차임의 상한, 임대차 기간, 목적물의 용도 등—을 신탁원부에서 특정해, 이번 계약이 그 허용 범위 안에 있었는지 대조합니다. 범위 안에 있었다면 절차상 사전 승낙을 놓쳤더라도 이는 신탁계약 위반이라는 민사적 하자에 그칠 뿐, 애초부터 권한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임대인 행세를 한 경우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부각합니다.

2) 보증금의 흐름과 신탁사 정산 자료로 편취 고의 없음을 입증합니다.

받은 보증금을 개인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신탁사에 예치하거나 대출 원리금 상환에 사용한 계좌 내역, 신탁사와의 정산 자료를 확보합니다. 처음부터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의심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 사기죄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어이며, 자금 흐름이 투명할수록 편취의 고의를 부정하는 근거가 두터워집니다.

3) 민사상 무효와 형사상 고의가 별개라는 법리를 구성합니다.

수탁자의 사전 승낙 아래 위탁자 명의로 임대하도록 정한 신탁계약이라면 보증금 반환채무가 위탁자에게 귀속된다고 본 판례(대법원 2022. 2. 17. 선고 2019다300095, 300101 판결)가 보여주듯, 신탁 구조 아래에서도 위탁자 명의 임대차가 유효하게 작동하는 사례는 실무상 드물지 않습니다. 이 법리를 근거로, 설령 이번 계약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처음부터 속일 의도였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재판부와 수사기관에 명확히 구성해 제시합니다.


결론


신탁 등기된 집을 임대했다는 사실은 겉으로 보면 소유자 행세를 한 것처럼 비칠 수 있어, 수사 초기 단계에서는 임대인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기죄는 결국 계약 당시의 '고의'를 증명해야 성립하는 범죄이며, 신탁계약의 문언과 실제 관행, 임차인과의 대화 정황을 세밀히 재구성하면 그 인식이 기망이 아니었음을 보여줄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신탁이 걸린 부동산을 관리해 온 임대인이라면, 신탁계약서와 신탁원부에 자신의 임대 권한이 어디까지 적혀 있는지, 그리고 수탁자와의 관계가 어떤 기록으로 남아 있는지를 지금 미리 점검해 두시기를 권합니다. 이미 고소나 수사가 시작된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 기록들을 서둘러 정리해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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