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한 모발에서 양성 나오면 시료 오염을 주장할 수 있을까
염색한 모발에서 양성 나오면 시료 오염을 주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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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한 모발에서 양성 나오면 시료 오염을 주장할 수 있을까 

김강희 변호사


염색한 모발에서 양성 나오면 시료 오염을 주장할 수 있을까


사건 개요


얼마 전 미용실에서 탈색과 염색 시술을 받았다는 의뢰인이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지인의 마약 사건에 연루되어 참고인 조사를 받던 중 수사기관이 모발 감정을 요구했고, 그 결과를 통보받는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의뢰인은 투약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최근에 탈색·염색을 했는데 그 화학 시술 때문에 뭔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되물었습니다.

이런 상담은 드물지 않습니다. 모발 감정 결과를 처음 받아 든 의뢰인들은 대개 "나는 투약한 적이 없는데 왜 양성이 나오느냐"는 억울함과 함께, 최근에 겪은 미용 시술이나 주변 환경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그 지점을 붙잡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감정 결과를 실제로 흔들 수 있는지는 그 시술이 검사 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확히 아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막연히 "오염됐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감정 절차의 구체적인 허점을 짚어 내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염색·탈색 자체가 없던 양성을 만들어 내는 경우는 과학적으로 매우 드뭅니다. 오히려 탈색은 모발 속 약물 성분을 파괴해 검출을 어렵게 만드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이 통설입니다. 그럼에도 감정 결과를 다툴 여지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지점은 "화학 시술 때문"이 아니라 시료 채취·세척·보관 절차의 적정성에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툼의 향방을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모발 감정이 외부에 묻은 성분과 혈류를 통해 모낭 안쪽에 축적된 대사산물을 구별하기 위해 어떤 세척(decontamination) 절차를 거쳤는지입니다. 둘째, 염색·탈색이라는 화학 처리가 실제로 검사 결과에 어느 방향으로 작용하는지—양성을 만들어 내는 쪽인지, 오히려 검출을 방해하는 쪽인지—를 정확히 짚는 것입니다. 셋째, 검출된 수치가 감정기관이 정한 정량한계(cut-off)를 얼마나 웃도는지, 그리고 그것이 '체내 대사'로 볼 만한 수준인지입니다. 넷째, 시료의 채취부터 감정까지 보관·이송 과정의 연속성(관리 연속성)에 하자는 없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 중 앞의 두 가지는 과학적 사실의 문제이고, 뒤의 두 가지는 절차의 문제입니다. 방어 전략을 세울 때 이 둘을 뒤섞으면 안 됩니다. 과학적으로 무리한 주장을 밀어붙이다가 정작 절차상 다툴 수 있는 지점을 놓치는 경우가 실제로 많기 때문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감정 절차의 신뢰성을 하나씩 검증하기


모발 감정을 다투려면 먼저 그 감정이 어떤 절차를 거쳐 이뤄졌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감정 결과지 한 장만으로는 절차의 적정성을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감정 과정을 되짚습니다.

1) 세척 절차와 감정서 상세 내역을 확보합니다.

모발 감정은 표면에 부착된 성분과 체내에서 대사되어 모발 안쪽에 흡수된 성분을 구별하기 위해, 분석 전 유기용매 등으로 세척 과정을 거치는 것이 표준입니다. 세척 전후 수치를 비교해 외부 부착분을 제외하는 절차가 실제로 이뤄졌는지, 세척액에서도 성분이 검출되었는지는 감정서 원본과 시험성적서를 통해서만 확인됩니다. 변호인 의견서 제출이나 정보공개청구로 감정 경과에 대한 구체적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2) 검출 농도와 정량한계를 대조해 '단순 잔류'인지 '체내 대사'인지 가늠합니다.

감정기관은 통상 마약 성분과 그 대사산물(모체 물질이 체내에서 분해되며 생기는 물질)을 함께 검사합니다. 표면에만 묻은 성분이라면 대사산물이 함께 검출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므로, 감정서에 대사산물 검출 여부가 어떻게 기재되어 있는지를 살핍니다. 검출 수치가 정량한계에 근접한 미량인지, 아니면 명확히 상회하는 수준인지도 함께 짚어, 감정인이 어떤 근거로 '체내 흡수'로 판단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 묻습니다.

3) 시료 채취부터 감정까지 보관·이송의 연속성을 점검합니다.

모발이 언제, 누구의 입회 아래, 신체 어느 부위에서 채취되었는지, 채취 이후 밀봉·보관·이송이 어떤 경로로 이뤄졌는지는 감정 결과의 신뢰성을 좌우하는 절차적 전제입니다. 채취 시점의 확인서, 봉인 상태를 촬영한 자료, 감정 의뢰서상의 인수인계 기록에 공백이나 모순이 있는지를 확인해, 절차적 하자가 있다면 그 지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염색·탈색이라는 사실관계를 현실적으로 방어에 활용하기


염색·탈색이라는 사실 자체를 방어 논리로 쓰려면 과학적으로 무리한 방향이 아니라, 실제로 다툴 수 있는 방향으로 정교하게 다듬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살핍니다.

1) 화학 시술의 실제 영향을 정직하게 짚고 그 위에서 전략을 세웁니다.

탈색은 모발의 케라틴 구조를 산화시켜 그 안에 축적된 약물 성분을 파괴·용출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법과학 분야의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즉 탈색은 통상 검출을 어렵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없던 양성을 만들어 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부분을 의뢰인에게도 냉정하게 설명해, "화학 시술 때문에 억울하게 양성이 나왔다"는 무리한 주장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방향을 잡습니다. 대신 탈색으로 인해 실제 투약 시기나 횟수 추정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즉 감정 결과가 제시하는 '기간'과 '양'의 정확성을 다투는 쪽으로 초점을 옮깁니다.

2) 시술 시점과 모발 구간을 대조해 외부오염 가능성이 남은 구간을 특정합니다.

모발은 구간을 나누어 분석하면 시기별 투약 여부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미용실 방문 일자와 시술 부위(뿌리 쪽인지 모간부인지), 감정에 사용된 모발의 채취 부위와 길이를 대조해, 시술 과정에서 외부 물질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구간과 감정상 양성으로 판단된 구간이 겹치는지를 확인합니다. 겹치는 구간이 있다면 그 부분만큼은 외부 접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툴 근거가 됩니다.

3) 재감정과 다른 검사 결과를 함께 제시해 종합적 판단을 구합니다.

감정 결과 하나만으로 유죄 심증이 굳어지지 않도록, 소변 검사 등 다른 시기·방식의 검사 결과가 있다면 함께 제출해 상반되는 정황을 부각합니다. 필요하다면 다른 감정기관에 재감정을 신청하거나, 재판 단계에서 감정인 신문을 통해 세척 절차와 판정 근거를 직접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상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므로(제308조), 감정 결과의 절차적 흠과 정황증거를 촘촘히 쌓아 법원이 그 신빙성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 실질적인 목표입니다.


결론


탈색·염색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발 감정 결과가 저절로 뒤집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과학적으로는 검출을 어렵게 만드는 쪽에 가깝다는 점을 먼저 인정하고 시작해야, 실제로 다툴 수 있는 절차상의 허점—세척 확인, 정량한계 대조, 보관 연속성, 구간 대조—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감정 결과를 통보받은 직후, 무엇을 원인으로 지목할지보다 감정서 원본과 시술 시점 자료부터 먼저 확보해 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지금 감정 결과로 곤란을 겪고 계시다면, 그 절차 하나하나를 함께 짚어 보는 상담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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