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가져온 자료를 회사가 쓰면 대표이사도 함께 처벌됩니다. 그리고 "나는 몰랐다"는 주장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한 반도체 기술유출 사건에서 대표이사가 가장 무거운 형을 받았습니다. 직접 도면을 만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업 실무에서 어디를 봐야 하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Q1. 대표이사가 왜 더 무거운가요?
그 사건 선고 결과입니다.
지위형도면을 반출·사용한 연구소장징역 1년제조본부장징역 1년대표이사징역 1년 10개월법인벌금 3억 원
법원이 든 근거입니다.
사실상 1인 주주로서 범행의 이익을 직간접적으로 누림
그런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부인
연구소장의 단독범행인 것처럼 몰아감
책임을 아래로 미룬 태도가 형을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Q2. "몰랐다"가 왜 안 통했나요?
법원이 든 정황들이 그대로 점검표가 됩니다.
① 회사에 그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자체 설계 능력이 없는데 설계가 포함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② 계약 규모가 컸습니다. 회사 사정상 매우 중요한 거래여서 대표가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③ 보안시스템이 오히려 근거가 되었습니다. 도면 불출에 대표이사 승인이 필요한 시스템을 두고 있었습니다.
④ 보고 체계가 있었습니다. 출장보고서, 이메일, 회의록으로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⑤ 직원들의 진술. "중요업무를 직접 챙기는 스타일", "계약 관련 내용 대부분을 보고했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한 줄입니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해낼 수 없는 설계를 포함하여 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잘 알고 있었고, 짧은 기간 내에 설계하려면 다른 회사의 것을 참고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이 결국 피해회사의 것이라는 점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우리가 못 하던 일을 어떻게 갑자기 해냈는지" 묻지 않은 것 자체가 근거가 됩니다.
Q3. 경력직 채용 자체가 문제인가요?
아닙니다. 채용은 문제가 아닙니다.
같은 판결에서 법원은 "경력자를 고용한 것만으로 기술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근거는 이랬습니다.
채용 당시 그 사람이 전 직장 자료를 소지한 사실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고
그 자료를 회사 것으로 만들어 쓸 의사로 채용했다고 볼 증거도 없으며
채용 시점과 문제 된 계약 논의 시점 사이에 상당한 간격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채용이 아니라 그 뒤에 무엇을 했는가입니다.
Q4. 그럼 무엇을 해 두어야 하나요?
입사 단계
전 직장 자료를 반입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으십시오
전 직장 영업비밀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명시하십시오
반입 매체가 있다면 입사 전 점검 절차를 두십시오
업무 단계
산출물의 작성 경위와 근거 자료를 기록하게 하십시오
"어떻게 이걸 만들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외부 자료를 참고했다면 출처를 남기십시오
계약 단계
회사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범위가 계약에 포함되지 않는지 확인하십시오
포함해야 한다면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를 문서로 정리해 두십시오
④번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사건에서 법원이 본 것이 정확히 이 지점입니다.
Q5. 반대로 우리 기술을 지키려면요?
영업비밀로 인정받으려면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그 판결에서 인정된 근거를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① 비공지성 — 특허로 일부 공개되어도 인정됩니다.
특허공보에는 개략적 구조만 있었고 치수·공차·입체 구조·재질은 없었습니다. 법원은 역설계로 정확한 도면을 만들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② 경제적 가치 — 오래된 자료도 인정됩니다.
10년 전 도면이라는 주장에 대해, 법원은 "경쟁사가 이를 취득함으로써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절감하는 이익을 누린다"고 했습니다.
③ 비밀관리성 — '대외비' 표시가 없어도 인정되었습니다.
입·퇴사 시 비밀유지서약서
보안프로그램 설치와 문서 접근권한 차등화
퇴사자 PC 점검으로 유출 흔적 확인
결정적으로 직원 본인이 "절대 유출되면 안 되는 도면"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는 진술
표시보다 실제 관리 체계가 중요합니다.
Q6. 오래된 자료도 보호되나요?
보호됩니다. 그 사건에서는 9년의 간격에도 보호기간이 지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판단 요소들입니다.
기술의 내용과 난이도
독자 개발이나 역설계로 취득할 수 있었는지
보유자가 개발에 들인 시간
기술 발전 속도
침해자의 인적·물적 시설
종업원이었던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
개발이 어렵고 오래 걸리는 기술일수록 보호기간이 길게 인정됩니다.
하나 더 알아 두실 것
법 적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같은 사건에서 영업비밀 침해는 유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은 무죄였습니다.
산업기술보호법의 사용·공개죄는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산업기술을 전제로 하는데, 그 직원이 자료를 가져간 시점이 법 시행 전이었기 때문입니다.
두 법은 요건 체계가 다릅니다. 고소하실 때든 방어하실 때든 어느 법이 적용되는지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형이 어느 정도인지
현행법 기준입니다.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취득·사용·누설: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 원 이하의 벌금
국내의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 원 이하의 벌금
법인도 함께 처벌됩니다. 그 사건에서 법인에 벌금 3억 원이 선고되었습니다.
그리고 형사만 끝이 아닙니다. 민사 손해배상이 뒤따르고, 규모에 따라 회사 존립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의
기술유출은 터진 뒤보다 터지기 전 점검이 압도적으로 저렴합니다. 특히 경력직 채용이 잦은 기업이라면 그렇습니다.
검토할 때 저는 아래를 먼저 확인합니다.
입사 시 서약과 반입 자료 점검 절차
산출물의 작성 경위를 설명할 수 있는 기록 체계
계약 범위와 자체 수행 가능성의 일치 여부
자사 기술의 영업비밀 3요건 충족 상태
이미 문제가 되었다면 적용 법률과 취득 시점
대표이사의 인식 범위를 보여 줄 자료
문의는 로톡 상담신청으로 주시면 됩니다.
법률사무소 신임 | 이상협 변호사 경찰대학과 법무법인 광장을 거친 대표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검토합니다. 수사 실무를 아는 시각과 대형 로펌에서 다진 송무 역량으로, 다투어야 할 쟁점과 확보해야 할 증거를 처음부터 정리해 드립니다.
본 글은 실제 선고된 판결과 관련 법령에 기초한 일반적인 법률정보이며, 특정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소개한 판단은 항소심의 것으로 이후 달라졌을 수 있고, 당사자와 기업·기술은 특정되지 않도록 표현했습니다. 위 사건에는 개정 전 법률이 적용되었으므로 현행 조문을 별도로 확인하셔야 하며, 개별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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