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공탁 양형 효과, 합의 거절당했을 때의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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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공탁 양형 효과, 합의 거절당했을 때의 선택지 

전우석 변호사

합의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건이 있습니다. 피해자가 연락을 받지 않거나, 합의 의사가 없다고 밝혔거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어 접촉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입니다. 형사공탁은 이런 상황에서 피고인이 피해 회복 의사를 금전으로 남길 수 있는 제도인데, 인터넷에 있는 설명 대부분이 피해자의 수령 방법을 다루고 있어 정작 공탁을 검토하는 피고인 쪽 관점의 정리가 드뭅니다.

제도의 뼈대는 공탁법 제5조의2입니다. 형사사건의 피고인은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재판이 진행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법원과 사건번호·사건명 그리고 공소장이나 조서에 기재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으로 공탁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를 알아야 공탁이 가능해 성범죄처럼 인적사항이 가려진 사건에서는 공탁 자체가 막혀 있었는데, 이 특례가 그 장벽을 없앴습니다. 공탁 통지는 공탁소의 공고로 갈음되고, 피해자는 법원이나 검찰이 발급한 증명서로 동일인 확인을 거쳐 수령합니다.

효과는 냉정하게 보아야 합니다. 공탁은 합의가 아니고,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더더욱 아닙니다. 게다가 2024년 개정으로 형사소송법에 법원이 피고인의 공탁 사실을 확인하면 판결을 선고하기 전에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규정이 신설되었습니다. 공탁을 하면 피해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재판부에 의견을 낼 기회를 갖는 구조가 법으로 정해진 것입니다.

실제 판결들은 그 의견을 무겁게 반영합니다.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없이 감형만을 노려 피해자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한 공탁은 유리한 정상으로 적극 참작할 수 없다고 본 고등법원 판결이 있고, 피해자가 수령 거부 의사를 밝히면 추가 공탁을 하더라도 형을 바꿀 사정으로 보지 않은 사례가 이어집니다. 성범죄에서는 선고를 앞두고 갑자기 한 공탁이 피해자에게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는 기습으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추가 고통을 준 사정으로 지적된 예까지 있습니다.

돈이 묶인다는 점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형사공탁을 하면 착오나 공탁원인 소멸을 이유로 한 회수가 원칙적으로 막히고, 피해자가 수령을 거절하거나 회수에 동의한 경우, 또는 무죄가 확정되거나 기소유예를 제외한 불기소 결정이 있는 경우에만 되찾을 수 있습니다. 벌금형이 예상되는 사건에서 무리한 금액을 공탁했다가 양형 반영은 못 받고 돈만 묶이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처분 전망과 금액을 함께 저울질해야 합니다.

그래서 공탁이 의미를 가지려면 그 전에 합의를 위한 진지한 시도가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양형기준이 말하는 '상당한 피해 회복'으로서의 공탁도 피해 회복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상당한 금액을 공탁한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변호인을 통한 연락 시도와 그 경위, 사과의 의사표시, 제시한 금액과 근거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고, 그 시도가 피해자의 거절이나 무응답으로 막혔을 때 공탁으로 넘어가는 구조가 되어야 재판부에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읽힙니다. 공탁 시기는 늦을수록 평가가 박해지므로, 합의 불가가 확인된 시점에 미루지 않고 결정해야 합니다.

성범죄와 스토킹처럼 피해자의 의사가 무겁게 반영되는 사건에서는 공탁이 오히려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반발을 부를 수 있어, 시도 여부와 방식 자체를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공탁이 득이 되는지부터 따져 보고, 하기로 정했다면 그동안의 회복 노력과 공탁 경위를 설명하는 양형 의견서를 반드시 함께 내야 공탁이 제 값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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