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 옮았다면 — 상해 고소와 위자료, 실제 인정된 금액
성병 옮았다면 — 상해 고소와 위자료, 실제 인정된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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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 옮았다면 — 상해 고소와 위자료, 실제 인정된 금액 

전우석 변호사

교제하던 상대에게서 성병을 옮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이걸 처벌할 수 있는지, 그리고 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답부터 말씀드리면 둘 다 가능하고, 실제로 형사에서는 벌금부터 징역형의 집행유예까지, 민사에서는 위자료 3,000만 원까지 인정된 판결들이 나와 있습니다. 다만 결과가 갈리는 지점이 분명해서, 무엇을 남겨 두었는지가 사건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법적으로는 성병을 옮기는 것이 상해에 해당합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 유형에서 유죄가 되려면 네 가지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상대가 그 당시 성병을 보유하고 있었을 것, 내가 그때는 감염되어 있지 않았을 것, 그 관계를 통해 상대의 균이 나에게 전염되었을 것, 그리고 진단된 증상이 그 경로로 감염된 성병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2도6250 판결). 고소를 준비한다면 이 네 칸을 각각 무엇으로 채울지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실제 결론을 가르는 것은 상대가 보균자였느냐가 아니라, 그 관계를 가질 무렵 옮길 수 있는 상태임을 알고 있었느냐입니다. 유죄로 간 사건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상대가 성기 수포 같은 전형적 증상으로 병원 진료를 받고 치료약을 처방받은 이력이 있었거나,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콘돔도 쓰지 않았거나, 나중에 피해자에게 그 바이러스의 전염 경로를 설명할 만큼 잘 알고 있었던 정황이 남아 있었습니다. 반대로 무죄가 선고된 사건들에서는 상대가 과거 양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이후 음성이 나왔고 관계 무렵에는 아무 증상이 없었습니다. 증상 없이 재발해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상태는 본인도 알기 어렵다는 이유로 고의가 부정된 것입니다.

여기서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고의가 인정되지 않을 때 과실치상으로 돌리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기 쉬운데, 검사가 항소심에서 과실치상을 예비적으로 추가했는데도 예견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아 함께 무죄가 된 사건이 있습니다. 과실치상은 안전판이 되어 주지 못합니다. 게다가 과실치상은 반의사불벌죄여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한 번 밝히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증거의 무게중심은 상대의 진료 기록에 있습니다. 실제 유죄 판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법원이 해당 의료기관에 보낸 사실조회 회신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문서송부촉탁 결과였습니다. 상대가 언제 어떤 증상으로 진료받고 무엇을 처방받았는지, 그리고 내가 그 전까지 같은 질환으로 진료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 이 두 자료로 동시에 증명됩니다. 상대가 내민 음성 결과지 사본을 놓고 다투기보다, 수사기관이 발급 의료기관에 직접 확인하도록 요청하는 편이 훨씬 강한 방법입니다.

검사 결과를 읽는 방법도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감염 초기에는 소변검사에서만 양성이 나오고 혈액검사는 음성으로 나올 수 있어, 혈액검사 음성이 곧 감염 부정을 뜻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항체 수치가 정상 범위를 크게 넘으면 "오래전 감염이어도 수치가 다시 오른다"는 반박이 배척된 사례도 있습니다.

형사에서 실제로 나온 처분은 벌금 200만 원에서 600만 원, 무거운 사안에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선에 분포합니다. 이 가운데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된 사건도 여러 건 있어, 실무에서 정착된 처벌 범위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합의의 효력입니다.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서, 합의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벌금 600만 원이 선고된 사건이 있습니다. 합의는 형을 정할 때 참작되는 사정일 뿐 사건을 끝내는 열쇠가 아니므로, 합의 여부와 시점은 민사까지 함께 놓고 결정해야 합니다.

민사는 형사와 별개로 움직이는데, 형사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민사에서 상대가 인과관계나 고의를 다시 다투기는 어려워집니다. 위자료는 700만 원부터 3,000만 원까지 인정되었고, 액수를 끌어올린 사정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완치가 되지 않고 재발이 반복되는 질환이라 앞으로도 고통이 계속된다는 점, 이후의 성생활을 포함해 지속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점, 그리고 상대가 끝까지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것 하나를 덧붙이면, 형사공탁금을 받았더라도 그 명목이 "손해배상금"처럼 뭉뚱그려 기재되어 있으면 재산상 손해의 변제로 충당될 뿐이어서 위자료에서 공제되지 않는다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 공탁금을 수령했다는 이유로 민사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지금 하실 일은 병원 진료와 검사 결과를 시간순으로 확보하고, 상대와 주고받은 대화 중 증상이나 진료를 언급한 부분을 원본 그대로 남겨 두는 것입니다. 상대가 자신의 감염 사실을 언급한 메시지 한 줄이 뒤에 고의를 인정하는 결정적 정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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