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김용현 변호사입니다.
형사고소를 마친 피해자분들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 "그래서 제 돈은 언제 받을 수 있나요"입니다. 유죄판결이 나와도 그것만으로 돈이 돌아오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원칙적으로는 민사소송을 따로 제기해야 합니다. 이미 형사절차로 지쳐 있는데 비용과 시간을 다시 들여야 하는 셈입니다.
그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된 것이 배상명령입니다. 다만 모든 사건에 쓸 수 있는 것도, 모든 손해를 담을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신청 전에 따져볼 점이 있습니다.
※ 여기서 잠깐 - 배상명령
형사재판을 하는 법원이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같은 판결로 피고인에게 피해 배상을 함께 명하는 것을 말합니다.
민사소송을 따로 하지 않고도 집행할 수 있는 문서를 손에 넣게 되는 제도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1. 어떤 사건에서 신청할 수 있나요?
모든 범죄가 대상은 아닙니다. 법이 죄명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두었습니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
크게 보면 재산 피해와 신체 피해가 눈에 보이는 죄들입니다. 형법상 상해(제257조 제1항), 중상해, 특수상해의 일부, 상해치사, 폭행치사상의 일부와 함께 과실치사상의 죄, 강간과 추행의 죄, 절도와 강도의 죄, 사기와 공갈의 죄, 횡령과 배임의 죄, 손괴의 죄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 죄들을 가중처벌하는 죄와 그 미수범도 포함됩니다(같은 항 제3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처럼 피해액이 커서 가중처벌되는 경우가 여기 해당합니다.
성범죄 쪽도 별도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0조부터 제14조까지, 제14조의2, 제14조의3, 제15조의 죄, 그리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2조, 제14조, 제15조의2의 죄입니다(같은 항 제2호). 허위영상물 반포 등(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과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강요(같은 법 제14조의3)도 대상에 들어 있습니다.
☞ 목록에 없는 죄라면 방법이 없나요?
한 가지 길이 남아 있습니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손해배상액에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위 목록에 없는 죄에 대해서도 그 합의된 금액에 관하여 배상을 명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합의는 했는데 상대가 나중에 말을 바꿀까 걱정되시는 상황이라면 눈여겨보실 만한 조항입니다.
2. 무엇까지 배상받을 수 있나요?
법원이 명할 수 있는 것은 범죄행위로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 치료비 손해, 그리고 위자료입니다(같은 조 제1항).
여기서 제도의 가장 큰 한계가 나옵니다. 이 세 가지에 들어가지 않는 손해는 담기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상해를 입어 치료를 받았다면 치료비는 배상명령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부상 때문에 일을 못 해 잃게 될 장래의 소득은 성격이 다릅니다.
직접적 피해의 범위를 넘어서는 손해까지 받으시려면 결국 민사소송이 필요합니다. 피해가 복합적이라면 처음부터 민사로 가는 편이 나을 수 있고, 이 판단이 배상신청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검토입니다.
3. 법원이 배상명령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나요?
있습니다.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법원은 배상명령을 해서는 안 됩니다(같은 조 제3항).
피해자의 성명·주소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않은 경우
피고인의 배상책임 유무나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
배상명령으로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거나,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
실무에서 부딪히는 곳은 세 번째입니다. 배상명령은 형사재판에 얹혀 가는 간이 절차이므로, 피고인이 손해액을 다투기 시작하면 법원은 여기서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아 각하하는 쪽으로 기웁니다.
그럼 다툼이 없으면 안심해도 될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네 번째 사유가 남아 있어서, 심리에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되면 그 자체로 각하될 수 있습니다.
4. 누가, 언제까지 신청해야 하나요? (중요)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와 그 상속인입니다(같은 조 제1항).
검사는 대상 죄로 공소를 제기하면 지체 없이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에게,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에게 배상신청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통지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25조의2).
☞ 마감은 변론종결입니다
신청은 제1심 또는 제2심 공판의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사건이 계속된 법원에 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26조 제1항).
이 마감은 날짜로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 오히려 위험합니다. 재판이 몇 회로 끝날지는 진행을 봐야 알 수 있고, "다음 기일에 내야지" 하고 미루는 사이 그날 변론이 종결되어 버리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증거 준비가 덜 되었더라도 일단 신청서를 접수해 두는 편이 안전한 이유입니다. 신청서에는 인지를 붙이지 않으므로 별도의 인지대 부담도 없습니다(같은 항 후단).
신청서에는 피고사건의 번호와 사건명, 계속된 법원, 신청인의 성명·주소, 대리인이 있다면 그 성명·주소, 상대방 피고인의 성명·주소, 배상의 대상과 내용, 배상 청구 금액을 적고 서명·날인합니다(같은 조 제3항). 피고인 수만큼 부본도 함께 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피해자가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경우라면 말로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같은 조 제5항).
☞ 이미 민사소송을 냈다면
배상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 같은 피해에 관하여 다른 절차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법원에 계속 중이면 배상신청이 막힙니다(같은 조 제7항).
민사소송과 배상신청 중 어느 쪽으로 갈지는 동시에 진행할 수 없는 선택의 문제라고 보셔야 합니다.
5. 신청하면 어떤 효력이 생기나요?
배상신청은 민사소송에서 소를 제기한 것과 같은 효력이 있습니다(같은 조 제8항).
따라서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재판상 청구로서 의미를 가집니다(민법 제168조 제1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하므로(민법 제766조 제1항, 제2항), 시효가 다가오는 사건에서는 이 효과가 특히 중요합니다.
다만 재판상 청구라도 각하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고, 그 경우 6개월 내에 다시 재판상 청구 등을 해야 최초 청구 시점에 중단된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170조).
배상신청이 각하될 가능성이 있는 사건에서 시효만 믿고 기다리시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6. 각하되면 다시 신청할 수 있나요?
없습니다. 이 부분은 특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법원은 배상신청이 적법하지 않거나, 이유 없다고 인정되거나,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결정으로 각하합니다(같은 법 제32조 제1항).
그리고 배상신청을 각하하거나 일부만 인용한 재판에 대해서는 신청인이 불복할 수 없고, 같은 배상신청을 다시 할 수도 없습니다(같은 조 제4항).
그럼 받을 길이 완전히 막히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때는 민사소송으로 가시면 됩니다. 배상명령이 확정되면 인용된 금액의 범위에서만 다른 절차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막히므로(같은 법 제34조 제2항), 각하된 부분이나 인용되지 않은 금액은 민사로 다툴 수 있습니다.
7. 배상명령을 받으면 바로 집행할 수 있나요?
배상명령은 유죄판결의 선고와 동시에 이루어지고, 배상의 대상과 금액이 판결 주문에 표시됩니다(같은 법 제31조 제1항, 제2항). 그리고 법원은 가집행할 수 있음을 함께 선고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가집행선고가 붙으면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집행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확정된 배상명령 또는 가집행선고가 있는 배상명령이 기재된 유죄판결서 정본은 강제집행에 관하여 집행력 있는 민사판결 정본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같은 법 제34조 제1항). 이 문서로 상대방 재산에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8. 피고인 입장에서는 어떻게 되나요?
배상명령을 받은 피고인에게도 다툴 방법이 있습니다.
유죄판결에 상소가 제기되면 배상명령도 사건과 함께 상소심으로 올라갑니다(같은 법 제33조 제1항). 상소심이 원심의 유죄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면소·공소기각 재판을 하면 원심의 배상명령을 취소해야 하고, 취소하지 않았더라도 취소한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2항).
유죄판결 자체는 다투지 않고 배상명령에만 불복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상소 제기기간에 즉시항고를 하면 됩니다(같은 조 제5항).
다만 합의된 손해배상액에 관하여 내려진 배상명령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때는 무죄 등이 선고되더라도 배상명령을 취소해야 한다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같은 조 제3항). 합의금 명목의 배상명령은 유죄 여부와 분리되어 남는다는 점을 합의 단계에서 감안하셔야 합니다.
9. 확정된 배상명령의 소멸시효는 10년인가요?
여기에는 정리되지 않은 지점이 있습니다.
판결로 확정된 채권은 단기소멸시효에 해당하던 것이라도 시효가 10년이 되고, 재판상 화해나 조정처럼 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것으로 확정된 채권도 마찬가지입니다(민법 제165조 제1항, 제2항).
확정된 배상명령에도 이 조항이 적용되는지에 관하여, 확립된 대법원 판례를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배상신청이 소 제기와 같은 효력을 가지고 배상명령이 집행력 있는 민사판결 정본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10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하급심에서 받아들여진 예가 알려져 있으나, 이 글에서는 확정적으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따라서 안전하게 보시려면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3년 시효를 기준으로 관리하시는 편이 낫습니다(민법 제766조 제1항).
10. 정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배상명령의 대상과 신청 방법, 효력과 한계를 알아보았습니다.
기억해 두실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변론종결 전에 신청해야 하고 놓치면 그 심급에서는 끝이라는 것.
둘째, 직접적인 물적 피해와 치료비, 위자료까지만 담긴다는 것.
셋째, 각하되면 다시 신청할 수 없고 민사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해가 단순하고 금액이 명확하다면 배상명령은 빠르고 부담이 적은 길입니다. 반대로 손해가 복합적이거나 피고인이 액수를 다투는 사건이라면, 각하될 가능성을 고려해 처음부터 민사소송을 택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빠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나을지는 피해의 성격과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시라면 변론이 종결되기 전에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형사사건으로 인해 고민하고 계신 분들은 지체 말고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인 법무법인 영민 김용현 변호사에게 맡겨주시면 여러분께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을 수 있도록 시작부터 종결까지 최선을 다하여 믿음에 보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죄명과 손해의 성격,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2026년 8월 기준 현행 법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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